[만남이 머문 자리만남이 머문 자리에서는 정성스러운 만남을 가져 보려 합니다. 소중한 인연들과 마음으로 소통하고 나누고 싶습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권기현 교수님을 만났습니다

 

새벽부터 촉촉한 봄비가 잔잔히 내리던 날 오전,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의 행정업무를 지원해 주고 계신 권기현 교수님을 만나러 위덕대학교 대학원을 방문하였습니다. 때마침 부처님 오신 날을 하루 앞두고 임시휴일로 지정된 날이어서인지 아무도 없는 대학원 교정은 모처럼 고요하고 아늑한 침묵이 안개처럼 스며 있었습니다.


권기현 교수님 방에 들어서자 우리를 가장 먼저 반겨준 것은 책장 칸칸마다 하나 가득 진열되어 있는 수백 개의 소형불상들이었습니다. 교수님은 그 동안 외국을 다니면서 그 불상들을 하나하나 모으셨다고 합니다. 교수님은 바리스타를 자처하시면서 손수 커피를 뽑아주셨는데 신맛이 강하고 향이 부드러워서 우리가 준비해간 마카롱과 아주 잘 어울렸습니다. 교수님은 마카롱에 대해서도 전문가 수준의 일가견이 있으셨습니다. , 이제 권기현 교수님과의 데이트에 동행해 보실까요?






교수님, 정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요?


평소대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학교는 늘 같은 시간이 반복되기 때문에 불편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우리 대학원과 위덕대학교 불교대학원 협약에 따른 행정업무를 지원해주고 계시는데요. 그림자와 같은 조력자로 늘 함께 해주시는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교수님과 우리 대학원과의 인연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인연에 관해서는 저도 잘 모릅니다. (웃음)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과의 관계는, 일단 원장이신 능행 스님하고 장익 총장님이 원래 옛날부터 아시는 분들이었고, 그때 불교대학원 원장이 장익 현 총장님이시고 제가 불교대학원 주임교수로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었던 거죠. 여러 가지 수업들은 장익 총장님이 주로 해오셨고, 우리 불교대학원 수업으로는 김경일 교수님이나 그 외의 다른 여러 교수님들이 번갈아 가면서 강의를 하게 되었고, 저 같은 경우에는 행정적인 업무로 뒤에서 지원하는 그런 입장이었죠. 그러다 보니까 행사 때마다 어쩌다가 참석은 했지만 실제 학생들하고 강의실에서 만나서 뚜렷하게 서로 대화하고 홍보하고 한 적은 없었기 때문에 조금 뭐랄까 그림자 같은 사람(?) 그림자는 아닌데... 조력자이기도 하고, 실제는 그것도 아닌데... 뭐 조력자라고 해야겠습니다. (웃음) 처음부터 제가 주임교수로 지금까지 해오고 있으니까요.

 

교수님, 사실 우리 학교 학생들 석사 수업 받을 때 교수님께서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지도를 해주셨잖아요. 그렇죠? 여기서 기말 세미나 발표도 하고 그랬었죠?


. 그렇지만 논문 발표라든지 세미나라든지 할 때 이렇게 보았지 직접적인 수업은 한번도 한 적이 없어서 실제 뭐랄까 얼굴만 알지 인간적이거나 아니면 학문적인 거나 하는 경우는 사실 적었죠. 몇 번은 행정적인 지도교수를 해온 것이 사실이지만 그것도 수업을 같이 하면서 학생들하고 만나고 해야 하는데, 교수와 학생들의 매개체라고 하는 것은 수업인데 수업이 같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렇게 되었어요. 앞으로는 수업을 들어갈 수 있는 계기가 생겨서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좀더 저도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에 대해서 깊이 알 수 있고 학생들도 저뿐만 아니라 위덕대학교에 대해서 좀더 많은 정보를 가질 수 있지 않겠나 생각됩니다.


, 교수님 기대합니다. 누구나 살면서 산과 같은 고비를 만나게 되는데요. 교수님께서도 여러 고비가 있으셨겠죠? 교수님께서 삶 속에서 가장 큰 고비, 이런 것들이 있으셨나요?


큰 고비라고 하면 좀 그렇고, 작은 고비들은 좀 있었죠. 어려움. 고비들이라 하면 어려움들인데,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면 좀 그렇지만, 사실 교수가 된 사람들은 대부분 다 교수 되기 전에 상당히 많은 어려움들을 겪는 부분들이 많죠. 저도 인도에서 공부를 하고 왔기 때문에 오자마자 상당히 여러 가지 어려움들을 겪었죠. 뭐 저뿐만 아니라 다른 교수님들도 저와 같이 유학을 갔다 오고 대학에 자리를 잡은 사람들은 그 때가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저 역시도 마찬가지로 교수가 되기 전에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좀 많았죠. 교수를 포기하려던 생각까지도 했었고. 현실적인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었죠. 그 다음에는 강사 시절인데, 대부분 다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그 외에 인간적인 상황들도 없잖아 있었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그렇게 큰 어려움들은 없었습니다.

 

교수를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고 하셨는데, 그 고비를 어떻게 넘기실 수 있었나요?


크게는 없었죠. 운이라고나 해야 될까요. 사실상 어떻게 보면 내적으로는 그때 포기를 했었습니다. 다른 쪽에다가 간다고 이야기를 했었고, 그때 마침 저쪽에서 제 자리를 만들고 있었죠. 제게 불교 일을 하는 것은 일정한 것이었고 그곳도 불교일을 하는 곳이었으니까. 그런데 그 시점에서 학교에 자리가 나서 제가 위덕대학교에 머무르게 되었죠. 크게 힘이라고 할 것은 없었고, 저의 큰 것은 불교 일을 계속적으로 하는 거고 다른 것을 했어도 비슷했을 거예요. 또 인문학 하는 사람들은 좀 뭐랄까, 대학 다닐 때부터 교수가 꿈이라고 할까 희망이라고 할까 그런 것이 마음속에 있고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죠. 그런데 사실 저는 교수가 되리라고는 생각 안했습니다. 저는 그 당시 연구원 정도만 해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었고 그때는 결혼도 하지 않아서 그 정도면 되었다고 생각했어요, 현실적으로. 이제 공부하는 거 괜찮다 했는데, 주위에 많은 친구들이 출가하는 걸 보니까 다들 괜찮게 사시더라고. 그래서 , 나도 저렇게 출가도 언제든지 가능하구나하는 마음이 떠나지 않았어요. 그랬는데 또 우연히 결혼하게 되었고, 결혼을 하고 나면 또 출가를 할 수 없으니까 이제 생활인으로서의 삶을 살게 되었죠. 생활인으로서 살게 되면 현실적인 경제적인 거나 사회적인 거나 삶에서 필요성이 있으니까 그런 부분에서 힘들었죠. 그건 저뿐만 아니라 교수 된 사람들의 거의 70프로 이상이 아마 그런 과정들을 거의 다 겪고 있는 것으로 저는 압니다. (웃음) 제 주위에 있는 교수님들 거의 다가 그렇죠. 한 두서너 분 빼고는 제가 못 봤습니다. (웃음)

 

그 때 교수님이 안 되셨으면 어떤 일을 하셨을까요?


법사 하려고 했어요. 교수 하려고 했는데 교수 되기가 어려우니까 법사라도 하려고.. 불교를 버릴 수는 없으니까 불교계의 법사가 되려고 했죠.




교수님의 인생에서 최고의 선물은 무엇인가요?


제 딸들이죠. 제가 받은 선물을 말씀하시는 것 맞죠? () 딸이 둘입니다. 와이프는,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선물이라고. 요즘에는 와이프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하는 시대지만 실제 마음은 딸들인 것 같아요. 제가 제일 잘한 일도 오히려 딸 두 명 키운 일인 것 같아요우리 불교는 무소유고 세간의 삶을 중요치 않게 생각하는데 저 같은 경우는 어쨌든 결혼을 했고 자식을 얻고 했어요. 단순한 자식과 부모의 관계보다도 제가 어떤 사람들보다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딸들이기 때문에, 제가 또 자식을 키우면서 제 스스로 많은 것을 배우고 자식을 통해서 희노애락을 겪으면서 느꼈던 그런 것들이 선물로 생각되죠. 만약에 제가 출가를 했다거나 결혼을 안 했으면,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을 거예요. 저의 부모님이 저를 키워주신 것에 대해서도 제가 자식을 키우면서 어렴풋이 이해가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자식을 통해서 세상을 많이 알게 된 그것이 세상의 선물 중 하나겠죠. 그리고 불교 공부하는 데도 도움이 크게 됐고요.

 


교수님께서 세상에 남기고 싶은 선물은 무엇인가요?


불교학자로서는 그렇지만,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제 딸들이 불교 공부는 안하지만 불교적인 삶을 살아주었으면 좋겠어요. 불교의 근본은 욕심을 덜 내는 거니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욕심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 욕심을 자제하고, 그 다음에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세상에 흔들리지 않게 살아가는 게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교수님이 그리는 앞으로의 모습은요?


제가 위덕대학교 교수로 있는 이상은 여기에서 최선을 다하고, 학생들을 위해서나 학교를 위해서나 최선을 다하는 거죠. 그 다음에는 사실 인도에서도 브라만 4주기라고 있는데 그 마지막은 세간을 떠나서, 산야시(Sanyasi)라고 해서 떠돌아다니는 그런 삶을 살아가도록 돼 있어요. 지금 우리 불교 입장에서 보니까 브라만 4주기를 타종교의 삶의 방식처럼 생각하는데 실제 불교도 그런 삶에 근거돼 있어요, 마지막에는


사실상 방금 딸 이야기나 생활 이야기도 했지만, 그게 또 불편한 것은 아니지만 마음에 걸리는 부분은 있어요. 제가 하고 싶은 것을 다 못한다는 그런 거. 가족들을 위해서 절제 아닌 절제된 삶을 살아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정말 제가 하고 싶은 것은 계속 길을 떠나는 것처럼 출가 아닌 출가의 그런 삶, 그렇게 해서 제가 세상이 좀 궁금한 것들에 관해서 방랑? 만행? 등의 삶을 살고 싶고요. 좀 더 넓은 세상, 바깥에서 제가 뭘 찾으려고 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좀 새로운 것을 보고 싶은 거죠. 제가 또 이때까지 학교 안에서만 살아왔기 때문에 학교를 벗어나면 잘 못살 것 같아요. 그래서 외국에 가서 다시 학생으로 돌아가서 어떤 공부를 하고 싶고요. 그건 또 건강이 허락되어야 합니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좀 이렇게 제가 아직도 모르는 불교, 늘 관심은 가지고 있지만 제가 그렇게 시간을 투자하지 못했던 그런 분야에 관해서 혼자 어쨌든 해야 되는 길이므로 그런 것들을 좀 더 추구하고 싶은 그런 생각이 있죠.


 


마지막으로 우리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제자들에게 진심으로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저도 경험하고 있지만 불교를 흔히 종교적인 의미로서 생각하는 부분도 있고, 자신의 수행적인 부분도 있고, 다른 여타한 부분들이 많은데 진정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서 자신이 변화해야 하는 거죠. 부처님과 동격인 사람은 변할 게 없을지 모르지만 일반인들은 그 가르침을 받들어서 스스로 변화하고 그 변화를 남들에게 삶으로서 전달해 주는 그것이 가장 중요하죠


특히 우리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학생들에게 있어서는 상담이라거나 남들에게 그런 삶을 전이해 주어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좀 더 내 삶의 변화, 지식적인 차원보다도 삶의 변화를 꾀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그건 공부를 통해서도 가능하고, 수행을 통해서도 가능하고, 또 대담을 통해서도 가능합니다. 가르치면서 배우는 것처럼


다만, 본인이 먼저 어느 정도는 성숙되어야 하죠. 완전한 성숙이 아니더라도 내가 거기서 감동받고 변화를 느끼고 나서 남들에게 이야기한다고 하면 더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입장을 견지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은 순수 학문적인 부분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훨씬 더 그런 부분들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교수님, 우리 웹진 마음의 공식질문을 드리겠습니다.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마음을 한마디 또는 한 문장으로 표현해 주신다면요?


우리 불교는 마음이라고 하지만 마음은 행동인 것 같아요. 마음을 마음으로 알기가 어려우니까 행동을 통해서 그 마음을 유추하는 거죠. 그 행동이 바르고 옳다고 하면 그 마음이 옳은 거고 행동이 옳지 못하면 그 마음이 잘못된 마음이 아닌가, 전도된 마음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되네요.

 

교수님, 긴 시간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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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이 머문 자리]

그런 날이 있지요무심히 지나치던 어떤 곳어떤 사람어떤 풍경에 새삼스레 오래도록 시선을 머물게 되는 날. '시선이 머문자리'에서는 그런 시선들을 담아보려 합니다.


대학원 졸업식, 입학식




201833,

2017학년도 졸업식 및 2018학년도 입학식이 열렸습니다.

3명의 졸업생과 6명의 신입생, 재학생과 졸업 동문 선배님들께서도 함께해 주셨습니다.

함께이기에 더욱 마음 따뜻했던 그 날의 모습에

스무 번째 시선을 머물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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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선택]

기회와 희망의 인연이 닿을 수 있는 가능한 선택에서는 교육, 행사, 세미나 등의 내용들을 공유합니다.

 

 

선택 하나 :) 2018학년도 전기 신입생 모집


 

 

▶원서접수 자세히 알아보기 


모든 학문은 삶의 현장이며, 삶은 모든 학문의 기초입니다.-박경리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2018학년도 전기 신입생을 모집합니다.

저희 대학원의 석사과정과 생명교육전문가과정은 실천학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학기당 등록금은 석사과정 350만원이며 재단 장학금이 60만원 지원되어 실납부등록금은 290만원입니다. 생명교육 전문가과정은 150만원입니다.

1120일까지 석사 추가모집이며,

1130일 생명교육 전문가가 마감됩니다.

사회의 밝은 빛이 될 훌륭한 인재를 기다립니다.

입학문의

052-255-8521, 010-4656-0180

 

선택 둘 :) 3회 특수분야 교원직무연수 <교사들의 자기치유 명상법과 힐링>

 

 

 ▶ 교원직무연수 신청접수 바로가기

 

3회 특수분야 교원직무연수 <교사들의 자기치유 명상법과 힐링>

2016년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과 울산광역시 교육청의 교육기부 협약에 따라 진행되는 사회공헌사업입니다. 본 프로그램은 교원의 심신에너지 소진예방과 자기치유 및 회복능력을 계발하여 학교현장에서 교사의 심리적 안정과 긍정적 학생 생활지도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선택 셋 :) 46기 생사의 장 불교호스피스교육

 

▶ 46기 생사의 장 불교호스피스교육 신청 바로가기


교육생분들이 남겨주신 후기로 생사의 장 소개를 대신합니다.^^

 

제 자신을 성찰하며 몸도 마음도 훨씬 가벼워지고 차분해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 39기 비구니 [정토마을소식지 2014 가을호]

 

"호스피스교육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한 성찰과 치유, 사랑을 배웠고 이해와 용서, 사랑이 나와 남이 다르지 않음을 통해 진정한 자비의 원천이 이뤄짐을 배울 수 있었따. 자신을 성찰하고 성숙할 기회는 결코 흔하지 않기에 구도심으로 참 진리를 찾아 수행하시는 분들게 진정으로 이 호스피스 교육을 추천하고 싶다."

- 40기 김** [불교신문 2015.02.09. 기사]

 

삶이 무엇인지? 죽음이 무엇인지? 음미하고 또 음미했다. 많이 울고, 많이 웃고 많이 부르짖고, 깊이깊이 내면의 바다로 빠지면서 그 끝에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나를 만나면서 어떻게 살아야 될지, 어떠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그릴 수 있었다.”

-44기 이** [정토마을소식지 2017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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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머문 자리]

마음이 머문 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마음과학과 SATI수행

 

박용구 (명상심리학 석사과정 1학기 재학생)

 

 

결혼 후 4년차에 와이프의 급작스런 암 선고와 투병생활이 시작되었다. 1년여의 병원생활과 2년여의 요양생활을 지나오면서 장밋빛 청춘의 계획들은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도 늘 건강에 대한염려와 경제적인 회복의 압박 속에서 일궈놓은 것 없는 인생 반 바퀴가 지나가고 있는 것 같다.

지금 이 시점에 내 인생에 무엇이 남았을까? 숱한 노력과 시도에도 불구하고 신화와 같은 성공의 기회들은 왜 내 삶을 비켜갔을까? 행복한 삶은 무엇이며, 잘 산다는 건 어떤 삶이어야 하는지? 마음의 고통과 삶의 무게를 덜 수 있는 방법은 있는가? 사회에서의 생업들을 뒤로하고 절집 일을 보면서, 공부와 기도로 어떤 답을 찾고자 했다.

결혼과 취업 등 새로운 삶의 출발은 기대와 희망이었다. 하지만 부부로서의 생활과 가정의 이룸이 어떤 행복과 만족을 영원히 보장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비단 내 삶에서만이 아닌 , 우리 인생의 선배들도, 주변의 많은 불행한 경우들도 그랬다. 그렇게 평온한 삶을 이어간다는 건 어려운 일인가보다.

암 투병에서 살았다고 기뻐해야하나? 살려달라고 애원해야 하나?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면 또 어땠을까? 여러 풀리지 않는 삶의 의문들 속에서 불법에 해결책이 있을 것만 같았다.

부처님은 삶의 희노애락을 어찌 받아들이고, 또 그 고통을 어찌했을까? 아님 극복하는 무슨 방법이 있었을까? 부처님 당시의 실제 수행법과 마음 다스리는 공부가 늘 궁금했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 성공한 사람이 되려면 일만 시간의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들 이야기 한다. 하다못해 다이어트나 몸짱이 되려 해도 꾸준한 습관적 몸 운동과 관리가 필수다. 완성된 인생도, 성공적인 삶 또한 숱한 시행착오와 오랜 기간 동안의 수련으로 이뤄지리라 생각한다. 이 길들여지지 않는 거친 마음은 누구의 것이며, 왜 이다지도 통제가 되지 않는 것인지? 억겁의 또는 전생의 습 때문인지? 전생의 과보, 업보 때문인지? 몸의 근육을 키우듯이 마음의 근육도 꾸준히, 습관처럼, 또는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키우다 보면 천방지축 날뛰는 마음을 붙들어 내 뜻대로 통제 할 수 있지 않을까? 나의 정신세계를 맑히고 마음을 평온히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의지가 부족한 탓인지 쉽지가 않다.

스트레스와 불안, 걱정에서 벗어나 자유로울 수 있는 삶!

그래서 나는 경전의 공부보다는, 특히 알 수 없는 공안과 화두, 신격화 된 한국불교(대승불교)보다는 부처님 당시의 수행과 설법에 관심이 많았고, 직접적인 수행법인 호흡법과 위빠사나의 알아차림 수행에 마음이 더 기울었다. 끈기와 궁구하는 노력 부족이었겠지만 앉아서 버티는 좌선은 쉽지도 않았고 마음의 움직임이 없었다. 책으로만 접하기엔 더욱 용이하지 않았고, 생업과 일상생활 속에서의 수행 실행도 쉽지 않았다.

 

그런 중 이번 여름 대학원의 여름방학특강 <마음과학과 SATI 수행>에 참여하였고, 마음의 근원과 마음을 통제할 수 있는 제 7감 존재-사티 에 대한 붓다팔라스님의 설명이 깊이 와 닿았다. 부처님의 수행법이자 깨달음의 방법인 알아차림 수행을 쉽고도 명확하게 체계화, 이론화 한 것 같았고, 마음의 나쁜 찌꺼기들의 발생을 어떻게 대응하고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하여 명확하게 설명해 주셨다.

알아차림 수행의 사용가치, 자본주의 시장에서의 접목방법, 부처님의 알아차림 수행과 우리 삶의 고통해소, 우리들 삶에서의 가치 있는 역할 등의 제시와 방안이 색다르게, 의미 있게 들리기도 했다.

상담심리학에서 상담자는 전문가이어야 하고, 인생을 잘 살아온 선험자이기도 해야 한다는 상담자 자질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난다. 나 또한 알아차림 수행의 전문가가 된다면, 내 개인의 삶의 문제 해결은 물론이고, 상담자로서, 삶의 의미를 알려주는 철학가로서, 사회운동가로서 밝고 맑은 세상을 만드는 데에도 일조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들 일상 속에서의 알아차림이 생활화된다면 삶에서의 부정적인 요소, 정신적인 문제들을 스스로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거나 그 강도를 줄여나가는 힘을 기를 수 있을 것 같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이제부터 아침과 저녁 30분씩, 바쁜 일상을 좀 쉬면서, 잠시 외부세계에서 벗어나, 나의 내면 속으로 들어가 보고자 한다.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훈련을, 매일 꾸준히 수행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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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이 머문 자리]

그런 날이 있지요. 무심히 지나치던 어떤 곳, 어떤 사람, 어떤 풍경에 새삼스레 오래도록 시선을 머물게 되는 날. '시선이 머문자리'에서는 그런 시선들을 담아보려 합니다.

 

 

 

2017학년도 1학기 기말세미나.

한학기의 배움을 정리하고, 나누고, 또 다시 한걸음 더 나아가는 시간.

학생들의 빛나는 모습에 시선을 머물러 봅니다.

그 빛나는 미소에서 내일의 대학원을 봅니다.

 

2017.06.24. 기말세미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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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이 머문 자리]

만남이 머문 자리에서는 정성스러운 만남을 가져 보려 합니다. 소중한 인연들과 마음으로 소통하고 나누고 싶습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장익 교수님을 만났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내리쬐는 햇살이 따끈한 오늘, 웹진 마음은 장익 교수님을 뵈러 경주 위덕대학교로 향합니다. 장익교수님의 마음을 만나러 가는 길, 함께 동행하실까요?

 

 

교수님과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의 인연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운명처럼 능행스님을 만난거지. 그게 아마 80년대 후반쯤 될까?


스님은 굉장히 학술적이고 공부에 진지한 분이셨어요. 그때 제가 조계사 불교대학하고 대원불교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었는데, 스님께서 그 두 군데를 다 와서 공부를 하셨어요. 그래서 인상 깊게 스님을 보고 있었고요. 결정적인 만남은 그 후 10년쯤 뒤였어요.


뭐랄까... 괴로운 일이 운명을 바꿔주는 계기가 되는 경우들이 있잖아요. 그때 저희 아버님이 진찰을 받았는데 위암 말기 판정을 받으셨어요. 저는 그때까지 한 번도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생각을 해 본적이 없는데, 병원에서는 더 이상 아무 조치도 할 수 없다는 거예요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 그때부터 공부를 했어요. 그 당시에는 우리나라에 케어라든가, 암환자에 대한 호스피스라든가 하는 그런 개념이 전무했고 일본에 서적이 조금 있는 정도였어요.


일본에 니시라는 교수가 있는데 니시요법이라고 야채즙, 녹즙, 붕어체조, 인삼요법, 버섯요법, 그 당시 내가 안 해본 일이 없어요. 강원도까지 가서 약초 캐고 하면서 효자 노릇 좀 했죠. 어쨌든 아버지께서 한 2년간을 무사히 건강히 계시다가 가셨죠그 기간에 참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해요.


부끄럽게도 내가 불교학자이면서도 아버지 죽음을 정신적으로 뛰어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런 기회에 말기 암환자에 대한 케어 실습을 내 스스로 할 수 있게 되었고, 공부하는 데에도 전환점이 된 거 같아요. 학술적 공부가 내 임무라 생각했는데, ‘아 이 세상에 필요한 공부가 되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아버지 49재를 마치고는 바로 인도 행 비행기를 탔어요. 무작정 갠지스에 가서 죽음을 보고 다시 공부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새로운 각오가 필요했죠.


그렇게 돌아왔는데 능행스님이 청주에서 정토마을을 시작하셨더라고요그때 내가 갔을 때 비닐천막치고 자원봉사자 교육을 하고 있었어요. 겨울에 눈은 오고 추운데 40~50명이 비닐천막에 빽빽이 모여 있었죠. 그 열기가 정말 대단했어요. 그곳에서 강의했던 기억이 나요. 인연의 시작은 뭐 그런 정도10년 전 불교대학에서의 인연이 스님은 호스피스 쪽 길을 걸었고, 나는 그런 쪽에 관심과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그렇게 다시 연결되었던 거죠.

 


활동과 학문이 딱 결합이 되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비닐하우스 안에서의 만남이요.


상당히 감동적이었어요. 그렇게 열악한 환경인데, 모두의 정열은 정말 대단했거든.

 

 

그 인연이 대학원까지 어떻게 연결이 되었나요?


제가 97년도에 이곳 경주 위덕대학교를 오게 되었어요. 그때 스님이 언양에 건물하고 땅을 구입하신다고 한번 왔으면 좋겠다하셔서 간 적이 있어요. 가서 보니까 공장폐허에 불모지인데 위치가 참 좋았어요아 스님이 이제 가까이 오시는구나.’

내심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었죠


그리고 스님이 공부와 학업, 교육 쪽에 워낙 관심이 많으시니까 어느날 그 곳에서 마하보디상담대학을 시작하셨던 거예요. 그 대학을 하시면서 내게 연락이 왔는데, 이게 학위과정도 아니고, 전문가과정으로 운영을 하다 보니 학술적으로도 진척이 없고 학생들도 발심이 덜 하다고, 학위과정으로 어떻게 할 수 없겠나 하는 문의를 주셨죠.


당시 내 생각에는 학생들이 이론수업만 들어서는 안되고 적어도 하루쯤은 임상이라든가 실습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겸해서 그야말로 우수한 지도자를 양성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리 학교에서 일을 추진해보려 하니까 조건이 안되는 거예요. 근데 스님과 연락을 하다보니까 스님 쪽에서는 그게 가능했던 거죠. 스님은 임상이 가능하고, 우리 대학원은 이론이 가능하니까, 그러면 합쳐보자 한 거예요. 그렇게만 한다면 이 분야의 최고의 지도자를 양성할 수 있다. 그렇게 스님도 나도 오케이 하고 2007년도에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으로 승격을 하고 위덕대학교 불교대학원하고 MOU를 맺고 학위도 취득하고 임상과 실습도 겸하게 되었죠.


내가 볼 때는 가장 이상적인 배움의 장이예요.

 


그렇게 저희 대학원에서 여러 학생들이 논문을 썼는데요, 그 중에 성과적인 논문이 있었나요?


불교 쪽에서는 참 쉽지 않은 논문을 많이 냈어요. 혁신적이라고 봐야지.


불교학에서 보면 불교학, 불교사, 지역불교 이렇게 연구하다가 응용불교라고 하는 새로운 쪽이 있었는데 말이 응용이지 전문적이지 못했거든요. 대중적인 연구 정도밖에는 안되었는데 우리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같은 경우에는 응용의 분야를 명상심리라고 하는 쪽에 한정을 시켰지만, 그쪽 분야에서는 정말 최초의 논문들이었죠. 임상까지 거쳐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걸 다시 적용해서 임상적 효과를 입증하는 단계까지 간 논문이 그 당시에는 없었어요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학생들이 아주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봐야지요.


 

졸업생 분들도, 재학생 분들도, 또 입학을 고민하는 분들도 저희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에서의 학문이 사회에 어떻게 기여될 수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 합니다.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글쎄, 학문이라는 것은 원래 축적이 되어야 하고, 네트워크 형성으로 활용도가 펼쳐져 나가는 거예요지금까지는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의 네트워크 연결망이 부족했을 수 있어요. 그래서 지금까지의 졸업생들은 개인적인 공부에 그치고는 했지요.


그런데 지금은 달라요.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이 생겨나면서 새로운 계기가 열렸다고 봐요. 우리가 임상을 통해 논문도 쓸 수 있고, 현장에서 바로 케어에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주어졌기 때문에 이런 계기를 어떻게 확대할 것인가 하는 부분을 함께 고민해야 할 거예요.


능행스님께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우리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이 성공한다면 전국 어디에 가도 성공할 수 있다고요. 적어도 이런 자재요양병원 쌍둥이가 50개는 되어야 한다고요.(웃음) 그렇게 되면 학생들이 열정적으로 전국을 누비면서 활동을 하고 아픈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지도자가 되어야 해요. 분명 앞으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교수님께서는 앞으로 그리고 계신 모습이 있으신가요?


글쎄요. 그냥 이렇게 사느라고 나 자신을 잘 못 돌아봤네. 이제부터 좀 돌아보려 해요. 조만간 유럽이나 미국이나 일본 쪽으로 이 분야의 구체적 선진사례들과 학술적인 연구들을 살펴보고 싶고, 특히 그런 것들이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직접 다녀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그런 걸음을 통해서 내가 생각했던 것들을 한번 더 점검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하는데, 지금은 발목 잡힌 곳이 많아가지고 쉽게 움직여지질 않네요. (웃음)

 


교수님께서도 인생의 고비가 있으셨나요?


... 글쎄요. 저에게는 불교학을 만난 것이죠. 아마 이 길이 아니었으면 잘 먹고 잘 살았을 수도 있는데.(웃음)

어린 나이에 좀 더 쉬운 길도 있었는데 왜 힘든 이 길을 선택했을까? 그게 항상 고민이었어요. 이게 내 운명임을 받아들일 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죠. 지금은 오히려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그 고비를 운명이라고 받아들이신 계기가 있으세요?


불교학 속에서 내 스스로가 이해되고, 인생에 대한 철학적 수용이 되고, 내 삶에 대한 문제가 풀어지니까요. 불교학 쪽에서 나를 송두리째 재발견하는 계기를 줬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글쎄, 나는 두 갈림길 중에 가고 싶은 길을 가지는 못 했지만, 그 길보다 훨씬 더 잘 온 것 같아요. 지나온 지금은 그렇게 말할 수 있죠.

 

 

 

교수님의 인생에 있어서 받았던 최고의 선물은 무엇이었는지요?


불교학을 만난 것이죠. 그게 내 인생에서 제일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것이죠.

 


앞으로 남기고 싶은 선물이 있으신가요?


글쎄요. 별로 남길만한 그런 걸 갖고 있지 못한데...

 


교수님께서는 선물로 불교학을 받으셨는데, 선물을 안 주고 가신다구요?(웃음)


그런 선물이라면 뭐 좀 더 많은 사람이 불교학을 만나서 나처럼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웃음)

 


우리 웹진 이름이 마음인데요. 교수님께서 생각하고 느끼는 마음을 한마디 또는 한 문장으로 표현해 주신다면요?


마음은 화두라고 생각해요. 끊임없이 다듬고 가꾸고 찾아가야 하는 것이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닌 거죠. 마음은 그렇게 살아서 움직이는 거라고 생각해요이 마음을 잘 성찰하고 가꾸어 가야하고 찾아가야 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저희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대학원이 2년 반 과정이죠. 짧다면 짧은 시간인데, 그 시간 안에 좀 더 올인하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너무 빨리 보려고 하지 말고, 이 길에 한번 매진해서 몰두를 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미래에는 분명히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생명교육전문가과정도 멀게 느껴지지만 우리가 반드시 가야할 길이기 때문에 각자 깊이 있는 자기성찰, 그리고 학술과 실천 이런 부분에서 좀 더 적극성을 가지시라고 하고 싶습니다.

 

 

학생들은 불교가 아직 개척해 놓지 않은 길을 처음 가는 사람들인 것 같아요. 그래서 길 없는 길을 가다보니 이 길을 잘 가고 있는지, 어느 길을 가고 있는지, 좀 흔들리기도 하고 힘들어 하기도 해요.


보물은 역시 숨어있는 거니까요. 보물은 찾는 대상이니까요. 하지만 대부분의 인생을 보면 보물 만나기 직전에 그만두는 사람이 많죠.(웃음)


조금만 다른 안목으로 바라보면 길도 보이고 세상도 열리는데, 자꾸 자기의 좁은 안목으로만 세상을 보려 하니까 눈앞에 보물도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예요.


그래서 아까 제가 좀 더 적극적으로 임할 필요가 있다고 하는 것이 자세도 중요하지만 자기 내면적인 성찰이 필요하기 때문이예요그래서 스스로가 불교 생명과 윤리, 과연 이것이 이 사회에 어떤 의미가 있으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거기에 대한 깊은 자기 성찰이 있어야 해요그렇다면 분명 길도 보이고 적극성도 가지게 될 것이고, 멀지 않은 때 훌륭한 인물로 전문적인 역할을 하고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학생들 각자가 자기만의 학문적 화두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시네요.


그렇죠. 생명교육과정의 학생들에게도 부탁을 한다면, 불교 윤리는 상당히 다양해요. 그래서 어떤 가시적인 종교윤리가 아니고, 세속적 윤리도 아니기 때문에 상당히 지고지순하면서도 현실적이고, 사회에서 활용될 수 있는 방안도 굉장히 넓다고 생각해요. 근데 현재까지 불교윤리라고 이야기하는 것들을 보면 지나친 계율주의나 원칙주의에 빠져있어서 현대적인 해석을 못하고 있고, 그런 것이 오히려 본질적인 생명윤리에 접근을 못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합니다.

제가 볼 때는 불교라는 것은 진정한 인간의 완성을 위한 과정이기 때문에 생명윤리에 있어서도 불교가 해야 하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학생들이 긍지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곧 그것은 불법에 대한 긍지인데, 그 긍지가 자기에 체득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또한 명상심리와 생명윤리는 한 뿌리라고 생각해요. 자기를 돌아보는 명상이나 심리나 이것 또한 생명윤리와 접점이 있어요. 그리고 그 바탕에는 불교라고 하는 엄청난 세계가 있고요. 이걸 뿌리로 해서 다양한 전공도 앞으로 가능하고, 우리 학생들이 앞으로 할 일이 정말 많아요.


학생들 스스로 불교적 철학 안에 내가 어떤 철학으로 생명윤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의 답을 얻어야 해요. 그러면 흔들리지 않죠.


불교생명윤리라고 하는 어느 부분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철학적인 부분에서 정리가 필요하다고 봐요. 사회적 문제도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필요한데, 이것이 주인의식입니다.

 

 

인터뷰를 마친 후에도 교수님께서는 불교 생명윤리에 대하여, 학생들에 관하여, 학교에 관하여, 애정이 담긴 많은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교수님의 이야기들이 마음에 깊은 울림으로 남아 웹진을 발행하는 오늘을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리게 되었습니다애정어린 마음으로 인터뷰에 응해준신 교수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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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이 머문 자리]

그런 날이 있지요. 무심히 지나치던 어떤 곳, 어떤 사람, 어떤 풍경에 새삼스레 오래도록 시선을 머물게 되는 날. '시선이 머문자리'에서는 그런 시선들을 담아보려 합니다.

 

 

 


모든 학문은 삶의 현장이며, 삶은 모든 학문의 기초입니다.- 박경리

 

 

생명교육전문가과정 수업시간,

진지함과 치열함이,

열정과 유머가 함께 어우러진

학생들의 빛나는 모습에 시선을 머물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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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선택]

기회와 희망의 인연이 닿을 수 있는 가능한 선택에서는 교육, 행사, 세미나 등의 내용들을 공유합니다.

 

선택 하나 :)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2017학년도 신입생모집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에서 2017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합니다.

석사과정(문학석사,명상심리학 전공)은 추가모집으로 원서접수 마감일 2017120일 이며, 모집인원 5명입니다.

생명교육전문가과정은 정시 모집이며, 원서접수는 201719()부터 23()까지입니다.

 

가능한 선택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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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읽는 명상]

천천히 읽는 명상의 주인공은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김경일 교학처장님입니다. 교수님께서 들려주시는 따뜻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제약산 그림자

 

김경일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주임교수

 

겨울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한 차례 눈이 내렸지만 대부분 녹아서 사라지고 산등성이 위로만 희끗희끗 보일 정도였다. 잠시 다녀왔지만 워낙 인상이 깊은 곳이어서 다시 찾아가리라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 물론 스님께 내약도 받아둔 상태였다.

 

스님 내일 갈려고 하는데 괜찮습니까?”

스님은 특유의 투박한 목소리로 오라고 하신다.

무얼 준비해 갈까요?”

그곳은 차량이 접근할 수 없는 곳이라 일용품을 등에 지고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그냥오라고 하신다.

곡차를 준비해 갈까요?”

거듭 물었더니 스님은 곡차는 두고 쌀을 조금 가지고 오라고 하신다.

네 알겠습니다.” 하고 전화를 끊고 생각하니 약간 걱정이 앞선다. ‘쌀이라?’ 가파른 산길을 2시간 정도 걸어야하는데 쌀을 지고 간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괜히 졸라가며 물었나? 후회스런 마음이 살짝 스쳐 지나갔다.

 

좋은 도량이라는 사연을 듣고 처음 그곳을 찾아갔을 때, 마음에 드는 장뇌삼을 한 뿌리 가지고 갔다. 암자는 텅 비어 있었다. 인기척도 느껴지지가 않았다. 장뇌삼을 부처님께 올리고 참배를 하고 나오니 암자 뒤편 산위에 작업복을 입은 노인이 한 분 계셨다. 화목을 준비하시다가 사람이 오는 것을 보시고는 내려오시는 중이었다. 스님이었다. 인사를 드리니 먼 길을 오셨다면서 공양부터 하라고 하신다. 공양을 하면서 법당에 장뇌삼을 올려두었으니 마르기 전에 드시라고 했더니 스님께서는 귀한 건데 한 번에 먹느니 술을 담겠다고 하셨다. 산속 암자라 공양주는 없었지만 거처하시는 곳은 정갈하고 고즈넉했다. 그것이 스님과의 첫 인연이었다.

 

스님께 드릴 공양물을 준비하는 일은 즐거웠다. 쌀은 8킬로만 넣고 과일도 조금 넣고 간식으로 드실 과자도 넣고 김도 넣고 된장 끓일 때 넣는 멸치도 조금 넣었다. 배낭은 이미 빈틈이 없다. 약간 무거운 느낌이 들었지만 기쁜 마음으로 길을 나섰다. 산 아래 내원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는 공양주 보살님을 찾아서 암자에 가는데 며칠 주차해 두겠다는 말씀을 드렸더니, 노스님 뵌 지 한 달은 넘었다면서 건강과 끼니를 걱정하신다. 그리고는 큰 봉지에 김장김치를 넣고 또 다른 밑반찬도 몇 가지 주시면서 갖다 드리라고 하신다.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렸지만 양손에 들고 가파른 길을 오른다고 생각을 하니 좀 난감했다. 그러나 노스님이 은연중에 시키시는 좋은 수행이라고 생각하고는 가파른 바위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올라갈수록 경사는 심해지고 비탈길에는 눈까지 달라붙어 있으니 고행하듯이 걸어야했다. 암자는 제약산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어 해발 1000m는 좋을 듯했다.

 

노스님은 군불을 넉넉히 지피고는 기다리고 계셨다. 계곡을 따라 들어오다가 마지막에 수직 절벽을 타고 오르는 겨울바람은 차갑고 세찼다. 암자 마당에 걸린 빨래가 응원하는 깃발처럼 펄럭이고 있었다. 차가운 바람이 몰아치는 눈 쌓인 암자이지만 마음은 따뜻하고 편했다. 저녁공양을 하면서 뜬금없이 물었다.

혼자 계시면 외롭지는 않습니까?”

외로울 때가 있지요. 그런 마음이 일어나면 채전을 손보거나 산에 올라 나무를 하지요. 그러고 나면 그런 마음은 사라집니다.”

순수한 인간의 정이 느껴지는 말씀이었다. 노스님이 손수 만드신 음식은 참 맛있었다. 특히 된장찌개는 진미였다.

내가 공양주를 오래했어요. 경전공부에는 흥미가 없었어요. 해산 큰 스님을 뫼시고 공양주도 몇 년을 했지요.”

 

해산스님! 크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인연이 닿았던 분들은 스님을 진정한 도인이라고 말씀하신다. 공양주를 했다면 가장 지근거리에서 모셨을 터이다. 해산스님의 행적이 궁금했다.

그 분은 상()이 없었지요.”

노스님의 그 짧은 한마디가 가슴 깊숙이 들어왔다. ‘상이 없는 분그것으로 해산스님의 평가는 충분했다. 아상(我相)이 없다면 자신을 비운 분이다. 나를 비움이 무아(無我)이다. 공양주를 하면서 해산스님의 진상(眞相)을 보신 것이다. ‘상이 없었다.’ 는 그 말씀은 해산스님의 모든 삶을 담고도 남았다. 거기에 말을 더 보태면 사족이요 췌사일 뿐이다.

 

노스님은 처소에 드시고 나는 살을 에는 듯한 밤바람을 맞으며 몇 폭 남짓한 암자 마당을 서성이고 있었다. 간간이 풍경소리가 물결처럼 곱게 퍼져나가고 동천(冬天)의 별들은 처연하게 깜박이고 있었다.

 

도량석 소리에 눈을 떴다. 지장전 앞에서 스님은 천수경을 하셨다. 투박한 독경소리는 우주공간으로 퍼져 나갔다. 번뇌가 사라진 노스님의 독경은 삼라만상 두두물물 속으로 감로수처럼 스며들었다. 얼른 세수를 하고 법당에 들어가 촛불을 켜고 향을 피웠다. 지장전인데 노스님은 예불을 마치시고는 관음정근을 하셨다. 1시간 남짓 정근을 하시고 스님은 처소로 가시고 나는 혼자 법당에 앉았다.

 

우리네 삶은 온통 상을 만들고 키우고 지키고자 한다. 세월이 흘러 이미 지나간 자신의 상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부여잡고 버둥거리기도 한다. 해산 큰 스님을 모셨던 노스님께도 상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손수 공양을 준비하고 빨래하고, 지나가는 나그네가 들리면 그저 공양이나 하고 가라고 하시며 제약산의 산 그림자로 살고 계셨다.

 

하산 길의 눈바람은 여전히 차가웠으나 마음은 훈훈했다. 진불암 노스님의 상이 없었지요.’ 라는 말씀은 긴 여운을 남기며 귓전을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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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머문 자리]

마음이 머문 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함께 행복해지는 생사의 장 불교호스피스교육

 

석사과정 김수필(1학기)

 

 

생사의 장 43기 불교호스피스교육 조화로운 삶, 그리고 시작(調作)’67일 동안 스텝의 일원으로 참여하였습니다.

작년 8월에 생사의 장 41기 호스피스 교육을 받고, 위드(임상수행)팀으로 활동한지 1년도 안된 나에게 스텝의 자리는 선배님들과의 귀중한 만남과 의식이 성장하는 여정이었습니다.

전체적인 프로그램을 이해하고, 교육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배려와 마음의 변화를 민감하게 알아차려야하는 섬세함도 요구되었기에 긴장과 여유로움을 병행하는 순발력도 필요하였습니다. 원활한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저녁마다 진행된 회의와 임시회의는 분석과 토론으로 청량감을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의견을 제안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개성이 모여 조화와 균형이 이루어지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공양 때마다 제공되는 시각, 미각, 후각의 즐거움은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 이었습니다. 그 날 그 날의 프로그램에 맞는 곡 선정으로 청각의 감성을 자극하는 힐링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연수가 진행될수록 삶의 괴로움을 지배했던 분노, 슬픔, 우울, 화의 감정을 표현하고 정화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자신을 발견해 가며 기쁨에 찬 교육생들을 보며 저 또한 함께 기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웰다잉은 생과 사가 다르지 않으며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한 끊임없는 자기성찰과 행복으로 나아가는 나침판의 역할임을 되새겼습니다.

41기 때 듣지 못했던 강의를 듣는 배움의 즐거움과 당시에는 감흥 없던 프로그램이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체험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교육기간동안 봉사자들이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자신의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교육생들을 감동시키는 한편의 드라마였습니다. 생사의 장 호스피스교육이 22년 동안 이어져 온 원동력 또한 선배님과 봉사자들의 조언과 격려, 열정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교육만이 가진 절대적인 매력임이 분명합니다.

나에겐 온전히 주어진 이번 일주일은 긴장감, 책임감, 설레임 속에서 보낸 선물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많이 웃었고, 많이 안아주고, 교육생들을 위해 잘 쓰이는 내가 되기 위한 수행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스텝으로 활동할 기회를 주신 원장스님과 능인스님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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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이 머문 자리]

만남이 머문 자리에서는 정성스러운 만남을 가져 보려 합니다. 소중한 인연들과 마음으로 소통하고 나누고 싶습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승혜신 선님을 만났습니다.

 

누굴 만나면 좋을까? 이번에 떠오른 얼굴은 대학원생 승혜신 선님이었습니다. 4학기를 마치고 이제 5학기 인턴이 되시는 선, 4학기를 등록하면서 진지하게 휴학을 고민하셨던 선님께 오늘의 안부를 여쭙고 싶었습니다.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과 인연이 어떻게 시작되셨는지, 입학의 계기가 궁금합니다.


원장스님께서 권유를 해 주셨어요. 대학원에서 공부를 해 보라고요. 명상심리대학원이 있다는 건 같은 공간에 있으니까 알고 있었는데, 불교와 명상까지는 관심이 가는데, ‘심리에 대한 거부감이 좀 있어서 선뜻 선택이 되질 않았어요.


제가 이곳에 와서 불교를 처음 만났거든요. 스님들과 가깝게 생활해 본 것도 처음이었고요. 그러면서 불교 공부를 해 보고 싶었는데,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던 중에 권유를 해 주셔서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불교와 명상에 대해 접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컸어요.


살아가면서 영성적으로 채워지지 않는 부분들이 있잖아요? 달라이 라마 스님이나, 틱낫한 스님을 보면서 뭔가 온전함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모습들에서 불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면서 그런 부분들을 채워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게 되었죠.


심리에 대해서는 제가 거부감이 좀 커요. 그 부분에 대한 부담은 좀 있지만 그래도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 기쁨, 희망, 설렘 그런 마음으로 입학을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첫 번째 질문과 맥락이 비슷한데요, 대학원에 입학하셨을 때의 첫 마음, 초심을 말씀해 주신다면요?


과정 자체가 임상상담전문가과정이잖아요. 제가 병원에서 환자들을 만나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직업이다 보니까 공부가 그런 부분들에 접목이 되면서 제 자신을 다져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그리고 공부를 한다는 것 자체의 설렘? 그런 것들이 다 같이 있었어요.


 

직장 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면서도 그동안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셨지요. 어느덧 임상상담전문가과정 5학기 인턴과정을 앞두고 계신데요. 인턴과정을 앞둔 선배님의 지금 마음은 어떠하신가요?


(웃음)성실하다고요?


사실 일을 하면서 주말에 공부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특히 이번 4학기 같은 경우에는 많이 힘들었고요. 처음 입학할 때에는 몰랐는데, 2~3학기 지나면서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체력은 점점 떨어지고 몸 상태도 많이 안 좋아지더라고요.

주말이면 산에도 다니고 하면서 나름 몸 관리 한다고 노력을 했는데, 공부를 하면서는 그것도 잘 되어 지지가 않았어요.

이런 몸으로 4학기를 하게 되면 건강 유지가 힘들 것 같아서 쉬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고 그렇게 휴학을 고민했던 거예요. 공부가 하기 싫거나, 기대가 안 채워지거나 했던 게 결코 아니었어요.


4학기를 하기는 했지만, 사실 충실한 학생의 모습은 아니었어요. 명상수업 시간에 뻔뻔하게 코골며 자서 공공의 적이 되기도 했고요.(웃음) 너무 엉터리로 4학기를 하지 않았나, 했다기보다 버텨왔다 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4학기 한 한기를 너무 엉망으로 해서 교수님들께도, 후배들에게도, 또 저 자신에게도 많이 미안했어요.


 

그래서 성실한 모습이라는 이야기에 웃으셨구나. 저희는 결석을 한 번도 안 하시기에(웃음)


다니기로 한 이상은 아무리 힘들더라도, 오긴 와야 한다는 마음이었어요. 근데 힘드니까 한편으론 수업시간에라도 휴식을 가져가야 한다는, 그런 절박함도 함께 있었던 것 같고요. 그런 마음으로 4학기 수업을 했어요.(웃음)

 

 

5학기 인턴 수업은 주무실 수가 없는 수업일 텐데, 못 주무셔서 못 오시는 건 아니시겠죠?(웃음)


∙∙∙

 그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욕심이 나는 학기예요. 이번 인턴과정에 함께 할 선배님들과도 좋은 도반이었거든요. 꼭 함께 하고 싶어요.


그러면서도 그 과정 동안 과연 나 자신을 잘 이끌어 갈 수 있을까 걱정이 돼요. 제가 뭘 하면 대충하는 성격이 못 돼요. 완벽하게 잘하려고 하는 성격인데, 이렇게 대충 흘러가는 시간들이 너무 싫은 거예요. 너무 아깝고 나 자신에게도 화가

나고 그래요.


 

학업을 하시면서 이번 4학기가 선배님께 가장 큰 고비였던 건가요?


그렇죠. 체력적으로 너무 무리가 되더라고요. 회복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못 가지고 계속 피로가 누적되니까∙∙∙.


 

그럼 그 고비가 아직 극복이 안 되신 건가요? 고비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이번 학기가 저에게는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일이 겹쳐지면서 일과 생활 모든 것에서 소모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요, 그래도 몸 관리를 잘해서 마무리까지 잘해봐야 하는데∙∙∙


 그러면서도 한편 너무 욕심을 부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어쨌든 5학기 과정을 마치고 쉬어야 극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웃음)

 

 

그런 고비들 속에서도 대학원과 함께 4학기를 보내셨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시다면요?


기말 세미나 끝나고 재학생들끼리 같이 식사하고 차 한 잔 하면서 같이 이야기 나누는 자리가 마련이 되잖아요? 그때 누구는 어떻게 변했고 누구는 이렇게 변했고 누구는 처음에는 이랬는데 지금은 이렇게 달라졌다는 그런 서로의 변화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돼요. 선후배 간의 교감들을 함께 나누는 그런 시간들이 굉장히 좋았어요.


그런데 저는 동기가 없잖아요. 처음 입학해서 후배로 있을 때에는 선배님들의 모습에서 ! 저 선생님은 처음엔 그렇지 않았는데 진짜 이렇게 변화하셨구나.’ 하는 느낌들이 있었고 서로 이야기 할 수 있었어요.


사람은 변화할 수 있는 거구나. 마음공부들을 하니까 변화들이 생겨나는구나. 하면서 서로 신기해하고, 우리가 이렇게 자랐구나 하면서 확인해 주고, 그런 자리가 굉장히 좋았는데, 지금은 함께 공부했던 선배님들은 안 계시고, 후배들과는 함께 한 시간이 짧으니까 그런 이야기들이 되지 않고∙∙∙. 동기가 없는 저에게는 저의 변화를 발견해주고 이야기해 줄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굉장히 아쉬움으로 남아요.

 


이번 인턴과정에 선배님들과 함께 하시면서 본인에 대한 피드백을 받으실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헤어졌다가 다시 모이는 거니까 굉장히 새로울 것 같아요.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함께 했던 선배님들이니까∙∙∙. 기대가 돼요.

 

 

10년 후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저는 오늘 하루를 사는 사람인데∙∙∙. 저에게 10년 후는 없습니다.(웃음)

오늘 하루를 그저 살겠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받았던 최고의 선물은 무엇이었는지요?


김섬진~ 제 첫 손주 섬진이가 최고의 선물이예요. 섬진아 기뻐해 줘라~^^

 


우리 웹진 이름이 마음이잖아요. 선배님께서 생각하고 느끼는 마음을 한마디 또는 한 문장으로 표현해 주신다면요?


하늘이요. 늘 변화무쌍하고, 수시로 바뀌는 하늘.

마음도 항상 변화하고 흘러가는 거잖아요.

 

 

사랑하는 후배님들께 꼭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도반들과의 관계 속에서 서로 성장하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우리 대학원 교육과정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학업 내용도 물론 중요하지만, 영적 성장에 있어서 공부를 통한 배움보다도 도반들과의 관계 속에서 배워가는 게 굉장히 많거든요. 그 속에서 자기 성장도 되고 진정한 발전이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저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 부끄러운 선배예요. 제 위에 선배님들은 수업 분위기도 잘 이끌어 주시고 힘이 많이 되어주었는데 저는 달랑 혼자인 선배가 그런 역할을 잘해 주지 못해서 미안함이 있어요. 영향력 없는 선배라서.

 

자신의 벽을 허물고 도반들과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그 관계들 속에서 배움을 찾아갔으면 좋겠다는 후배들을 향한 승혜신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편집진들도 관계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인터뷰가 부담스럽지는 않으셨는지 질문에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주신 승혜신 선, 진솔한 이야기로 함께 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재능기부 : 교정 (이선영 - 부산 개금고등학교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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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읽는 명상 여섯 번째]

천천히 읽는 명상의 주인공은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김경일 교학처장님입니다. 교수님께서 들려주시는 따뜻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습니다.”

 

김경일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주임교수

 

 

불교대학을 다니는 보살님이 있었다. 한 번도 빠지는 일이 없었고 항상 꼿꼿하게 앉아서 열심히 듣고 기록하면서 공부를 하시는 분이다. 어느 날 손을 들고 질문을 했다. “다음 생에는 절대로 태어나고 싶지 않는데 어떻게 하면 됩니까?” 하고 물었다. 얼굴은 맑고 순진하게 보였지만 주름은 깊게 패여 있었다.

. 태어나고 싶지 않으세요?” 하고 되물었다. 잠시 망설이더니 이내 대답을 했다.

사는 것이 고달파서요. 신랑을 다시 만나기도 싫고, 그냥 안 태어나고 싶어요.” 괴롭고 고통스런 삶을 살아왔다면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불교의 궁극적인 목표를 그렇게 설명하는 경우도 있으니까 충분히 이해되는 질문이었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다음 생에는 태어나지 않겠다고 깊이 다짐을 하고 또 부처님께 지극한 마음으로 기도하면 안 될까요?” 했다. 보살님이 겪어 온 삶을 알 수는 없지만 윤회를 벗어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은 느낄 수가 있었다. 태어나지 않겠다고 기도하고 다짐에 다짐을 한다고 태어나지 않을까? 그런 노력만으로는 아마도 윤회를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우리의 마음은 크게 보면 하나의 씨앗이요, 나누어 보면 하나의 씨앗 속에 무수한 요인들 즉 작은 씨앗들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범부의 안목으로는 씨앗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한다고 유식학은 설명하고 있다. 이 부분은 무의식의 설명과 일치한다. 무의식이라는 것도 자신이 모르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미묘하고 광대하게 의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하는데 그것 역시 무의식의 개념과 일치한다. 씨앗의 존재와 작용 그리고 성질은 자신이 알지 못하지만 그것은 근본 마음이며 찰나찰나 자신을 지배하는 마음이다. 내가 모르는 마음이 나를 지배한다고 생각하면 뭔가 찜찜하고 불편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다. 씨앗이 사라지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기도한다고 씨앗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윤회를 끊겠다는 보살님의 바램은 옳다고 해도 그 방법에는 문제가 있다. 씨앗은 스스로 움직이는 힘, 즉 본능적인 욕구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씨앗 안에서 생명의 불꽃이 꺼지지 않는 한은 씨앗은 죽지 않는다. 워낙 미세하고 고요하게 작용함으로 마치 없는 듯이, 죽은 듯이 보일 뿐이다.

해외 토픽에 실린 내용이다. 3천 년이 지난 무덤을 발굴하다가 무덤 안에서 그릇에 담긴 연꽃 씨앗을 발견했다고 한다. 사람의 호기심은 끝간 데를 모른다. 씨앗을 정성껏 다루어 심었더니 싹이 낫다고 한다. 3천 년이 흘렀지만 씨앗은 죽지 않았기에 알맞은 환경을 제공하였더니 살아난 것이다. 업보나 인연은 그렇게 움직인다. 언제든지 움직일 수 있는 조건을 만나면 스스로 살아나게 된다. 노 보살님이 간절하게 바란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윤회의 씨앗이 살아 있다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싹이 트고 생명은 이어지게 된다.

보살님! 봄에 살아있는 씨앗을 땅에 묻었다고 합시다. 씨앗이 스스로 싹이 나길 원한다고 싹이 나고 원하지 않는다고 싹이 나지 않습니까?”하고 되물었더니 비가 오고 따뜻하면 무조건 싹이 나지요.”하고 대답했다. 윤회는 그렇게 이어지는 것이다. 씨앗은 그 자신의 조건에 따라 움직일 뿐이다. 윤회는 본인이 멈추고 싶다고 해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윤회의 씨앗이 소멸되어야만 멈추게 된다.

마음의 씨앗을 소멸하는 방법은 다양하게 설명할 수 있다. 자신의 내면, 즉 마음을 알아차려서 마음에 걸리는 것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것은 대혜종고 선사께서 서장에서 밝히신 애응지물(礙膺之物)을 제거하는 것과 같다. 달리 표현하면 업장을 소멸하는 것이라 해도 되고, 마음을 비우는 것이라고 해도 되고, 집착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해도 된다. 정신분석적으로 말하면 무의식의 의식화 작업이다. 미해결된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고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일이다.

태어나지 않겠다는 간절한 염원은 또 다른 원을 만들고 강력한 정동적(情動的) 집착에너지를 축적하는 일이기 때문에 오히려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 이 생에서 만들어진 모든 인연들을 조용히 내려놓겠다는 태도가 윤회를 벗어나는 바른 길이다. 사랑도 내려놓고 미움도 내려놓으면 된다.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원하지 않을 때 비로소 걸림이 없게 되는 것이며 걸림이 없으면 마음의 움직임도 멈추게 된다. 그것이 해탈이고 열반이다. 불교의 궁극은 그렇게도 설명된다.

윤회를 벗어나겠다는 노 보살님의 기도는 방향을 조금 바꿀 필요가 있다. 자신에게 고난과 시련을 안겨준 여러 인연들을 자비로서 용서하고,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흔적없이 떠나보내는 것이 좋다. 그것이 진정한 힐링이자 중도이며 또한 윤회를 벗어나는 길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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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선택]

기회와 희망의 인연이 닿을 수 있는 가능한 선택에서는 교육, 행사, 세미나 등의 내용들을 공유합니다.

 

 

                  1)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2016학년도(후기) 신입생모집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2016학년도(후기) 신입생을 모집합니다.

                  수행과 돌봄이 하나 된 실천학문의 메카,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의 가능한 선택을 많은 분들과 함께 공유해주세요.^^

 

                 2) 43기 생사의 장 불교호스피스교육 화로운 삶, 그리고 시(調作)”

 

                 43기 생사의 장 불교호스피스교육 "조화로운 삶, 그리고 시작(調作)" 교육접수가 시작되었습니다.

                 나를 만나는 오롯한 선물 같은 시간이 되실 거예요. 기꺼이 경험해 보시기를, 기꺼이 추천하고 싶습니다.

                 똑똑, 마음을 두드려 전합니다.

                 어서오세요.^^

                (45명 선착순 마감입니다. 접수를 서둘러주세요~**)

 

  

                  3) 제2회 교사 소진예방 연수교육 -자기개발과 정신건강을 위한 자각명상-

               본 교사 소진예방 연수교육은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과 울산광역시 교육청의 교육기부 협약에 따라

               사회공헌사업으로 진행됩니다.

 

                4) 대한불교조계종 승려연수교육 불교호스피스 기본과정 7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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