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문 자리] 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연극“무제”(부제: 생으로 부터의 침몰) 공연을 마치고

 

윤정숙 (전문가과정 졸업 / NOG 생명교육네트워크 공존 활동가)

 

어차피 썩을 몸뚱이 무슨 미련이 그리 많다고..... 어리석은 양반

1025()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 10주년 기념식에서 공연한 연극 무제에서의 나의 마지막 대사이다. 살면서 나는 미련이 많을까?

연극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낯선 것일 뿐이라는 연출가님의 말씀에 끌리어 시작한 연극하는 사람들의 길은 순탄치 않았다. 연극은 낯선 것이 아니라 감을 잡을 수 없는 혼동이었고 정해진 공연날짜는 너무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단원이 몇 명 안 되는 인원인지라 빠질 수도 없는 상황이 되어버려 선택에 대한 후회마저 생겼다. 그러다 조금씩 자기 역할을 잡아가는 동료를 보며 감탄과 희망이 생겼고 우리는 조금씩 적응하고 성장하게 되었다. 길을 걸으면서 중얼거리고, 혼자 있는 시간에 몸짓을 연구하고, 전화로 대사를 주고받기도 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 뿐인 모임 시간을 보충하였다.

연극 생초보들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공연장 무대에 세워야 했던 연출가님의 심정은 어땠을까? 참 막막하셨을 텐데 혼자 고민하고 연구하면서 우리 배우들에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워주시고 한 편으론 자만심을 경계시키셨다. 연출가님은 공연 2주 전의 마음가짐, 1주 전 준비, 공연 직전의 자세 등 꼭 필요할 때 정확한 지적을 해주며 이끌어 주셨다. 배우는 한 사람의 역할을 하는 것이지만 자기만 생각하면 안 되고 전체 속에서의 자기를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 틈 날 때 마다 대본을 읽어야 한다는 기본까지. 그렇게 서서히 우리는 낱낱의 하나에서 우리라는 팀으로 하나가 되어 갔다.

드디어 공연 날이 되었다. 분장조차 생소한 우리들에게 연출가님이 손수 한 명 한 명 분장시켜 주실 때의 비장함, 실수하지 않으려 계속 대사를 되새기며 무대 뒤에서 기다리던 때의 떨림, 동료가 잠시 대사를 멈칫한 순간의 숨 막힌 긴장, 실수 없이 다 해내었을 때의 희열 등 모두 일심동체였던 듯하다. 배우, 스탭 막론하고.

연극내용이 어떤 가정에서든 있을 수 있는 일이라서 그런지 관객들의 호응이 좋았다. 물론 생 초보 일반인들이 했다는 데 대한 격려가 더 컸으리라. 사회자가 불러내어 무대인사로 다시 섰을 때 비로소 만감이 교차하였다. 드디어 해내었구나. 8개월 간의 불안과 고민, 노력이 헛되지 않았구나...

기존 연극인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평균나이 65세의 일반사람들이 대사 외우기부터 시작하여 전혀 생소한 일을 시작하여 끝까지 함께 한다는 것은 보통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각자의 시간과 삶의 패턴을 내려놓고 함께 맞추어 가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기에. 또한 스탭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배우들은 오직 자기 역할에만 집중할 수 있었음에 너무 감사했다.

우리 공연을 보신 분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각자의 몫이지만, 우리가 표현한 이야기가 어떤 삶을 살고 어떻게 생을 마무리 할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 같았으리라.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 10주년 기념식을 마치고 참석한 세계호스피스·완화의료의날 기념 음악회에서 남자의 자격팀의 함창을 보고 들으며 합창이나 연극이나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지휘자의 손길에서 아름다운 화음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연극은 연출가의 손으로 어우러지는 구나. 각자의 개성을 죽이기도, 부각시키기도 하면서.

그 나이에 연극이라니?” “그 멀리까지 연습하러 가느냐?”는 핀잔도 이겨내었고,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도 극복하였다. 함께하는 속에서 자신을 죽이고 남을 받아들이는 것도 배웠다. 긴장 속에서도 자신을 지키는 경험도 소중했다. 늦은 나이라고, 어려운 일이라고 주저하는 분들께 당당히 말씀드릴 수 있다. ‘가슴이 뛰는 일이라면 언제든지 시도해보시라

내 인생에 이런 기회를 선택한 내가 대견스러우며 함께한 모든 분들께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다. 나는 연극에 참가하여 공연까지 한 것에 아무런 미련이 없다. 동료들은 이런 소감을 말하였다.

삶 자체가 연극인 것 같다."

마치고 나니 안도감, 환희심이 나더라. 우리가 화합이 잘 되었고 개개인의 특성이 어우러져서 마무리를 잘 한 것에 기쁘고 감사하다. 요즘은 TV를 보면 연기를 분석하게 되고 생활에서도 연극과 연계시키게 된다."

내가 할 때는 그저 그랬는데 다른 분 하시는 것 보면 맘이 짠하고 울컥했다.”

주제를 잘 잡았다.”

각자 자기 역할을 참 잘해주었다.”극단 운영의 어려움을 절실히 느꼈다.”

도와주어야겠다 싶어 어설프게 시작했는데 갈수록 일이 많아져서 내가 잘못 들어왔구나 싶었다.”

매주 모이는 자체가 즐거웠다. 연극을 본 적도 별로 없는데 가까이서 연극 만드는 것을 보니 재미있었고 앞으론 연극 공연을 보러 다녀야겠다.”

연출가님의 탁월한 지도력과 적절한 시간에 보조 선생님 투입으로 실력이 늘었다. 대본 몇 번 바뀔 땐 이러다 되겠나 싶었는데 역시 전문가이시다. 배울 땐 전문가에게 배워야 한다.”

항상 좋으리라는 기대는 버려야 한다. 안 좋았거나 실패할 때 이겨내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공존 팀은 연습량은 부족하나 집중력이 좋고 공존이란 밭이 좋다. 연극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아는 듯 서로 도와주는 모습 좋았다.”

 

Posted by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

[가능한 선택]

기회와 희망의 인연이 닿을 수 있는 가능한 선택에서는 교육행사세미나 등의 내용들을 공유합니다.



선택 하나 :) 구사론 강의, 논리(딱쎌)공부, 생사의 장 무료 공개특강


*논리(딱셀)공부 신청 바로가기
https://goo.gl/forms/aLmmQlbtP15CYNPw2

 

*구사론 강의 신청 바로가기
https://goo.gl/forms/KYExsACDpji9WZ3l2

 

*생사의 장 공개특강 신청 바로가기
https://goo.gl/forms/MTXwZc8aFddZWvP93

 

 

선택 셋:)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


사전연명의료 의향서 상담문의 : 052.255.830

알기쉬운 연명의료결정제도 자세히 보기(클릭클릭)


선택 둘 :) 2회 봄 시민공개특강 <치유와 성장의 힐링극장>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등장인물들의 삶을 조망하고 자신의 삶 속에서 드러난 문제를 지지와 격려를 통해 해결하고 치유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힐링극장의 메시지는 살아가는데 디딤돌이 되어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강의별 매월 2번째 화요일, 선착순 접수 마감합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접수 바로가기(클릭클릭)

Posted by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

 

[마음이 머문 자리]

마음이 머문 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임 주 은 │ 청춘연사(명상심리학 석사과정 2학기 재학생)



 

 

어린 날, 학원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서 문득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될까?’ 라는 다소 모호한 주제가 번뜩 떠올라 갖가지 상상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지속하며 집까지 걸어왔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발표준비를 하면서 어릴 적 기억이 하나 둘씩 떠올랐는데 꼭 어릴 적 소중히 가지고 놀았던 인형과 장난감들이 들어있는 함을 오랜만에 꺼내 본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여운들이 아직도 내 마음속을 맴돈다.

 

6살 처음으로 외증조할머니가 돌아가셨던 때 그날의 기억부터 호스피스병동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지금까지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는 이 과정에서 나는 죽음이 무엇인지 막연한 느낌들만 고스란히 담아두었던 것 같다. 두서없이 담아두었던 느낌과 감정들을 이번 연사를 준비하면서 하나하나 꺼내어 보았다.

 

처음 사별경험에서부터 지금의 경험에서 공통되게 느껴지는 감정들을 주제로 끌어내어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으로부터 느껴지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 공포를 시작으로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지점으로 가버린 고인으로 인해 묵묵히 담아두었던 죄책감에 대한 감정을 끄집어내면서 내가 죽음이라는 단어를 가볍게 떠올리지 못한 원인을 이해하게 되었다.

 

죽음에 대한 생각을 이어나가면서 죽음을 두려워했던 20대 초반의 나와 가까운 이의 임종을 경험하며 나에게 죽음이 오기 전까지 나는 어떻게 살아야할까에 대해 고민했던 20대 중반의 나도 만나게 되었다. 고교시절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할 때부터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다며 이와 같은 모토로 돈이 목적이 아닌 나의 보람이 우선인 직업을 갖고자했던 나의 바람이 당면할 죽음에 대한 대비였음을 다시금 자각하게 되었다. 이렇듯 어린 날 문득 들었던 죽음에 대한 호기심어린 생각이 지금까지 미미하게, 때로는 강렬하게 이어져오고 있었다.

 

혼자만 조심스럽게 꺼내어보던 죽음에 대한 생각과 얽혀있던 감정들을 대중들에게 드러내 이야기를 하면서 복잡하고 심오하기만 했던 주제가 좀 더 명쾌하고 정리되어 다가오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여정의 의미를 좀 더 깊이 새길 수 있었다.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살아감에 대해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과 같다. 가치 있고 의미 있게 살아가는 법을 알기 위해 죽음을 더욱 자유롭게 사유해나가며... 죽음 앞에 좀 더 자유롭고 여유 있는 나의 모습을 그려본다.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 제8회 호스피스세미나 죽음, 청춘이 묻다 생명을 경외 시 하는 사회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미래세대인 청춘들에게 죽음에 대한 물음을 던져, 그들이 생각하는 죽음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깊이 성찰해 볼 수 있는 자리로 마련되었으며,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석사 2학기 재학생 임주은님께서 청춘연사로 강연하였고, 석사 4학기 재학생 손재선님께서 사진촬영 재능기부를 해주셨습니다.^^

 

Posted by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

[만남이 머문 자리]

만남이 머문 자리에서는 정성스러운 만남을 가져 보려 합니다. 소중한 인연들과 마음으로 소통하고 나누고 싶습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법휘스님을 만났습니다.

 

봄비 내려 촉촉한 월요일 오후, 마음 편집진들은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딱 오늘 같은 봄날에 만나고 싶은 사람. 대학원 졸업생 법휘스님을 만나러 가는 길입니다법휘스님의 마음을 만나러 가는 길, 함께 동행 해 보실까요?

 

 

올해 3월에 졸업하시고 정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저와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사실 지금 이 생활을 결정하기까지 많이 고민했고, 저에겐 많은 용기가 필요했거든요. 정말 많이 고민했고 두려웠지만 요즘에는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지금 경험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또 다른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에 망설이고 두려워하겠구나 싶거든요.


 

함께하는 시간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요?


함께하는 시간이라는 것은 나의 느낌? 생각? 그런 내 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고, 그것을 따라가는 시간이예요.

지금의 생활이 내가 걸어보지 않은 길이고, 익숙하지 않은 패턴이다 보니 많이 힘들었던 거거든요. 지금은 마음의 안정이 많이 되었지만, 이렇게 될 때까지 많이 갈등하고, 방황하고, 많이 두려웠어요. 내가 지금 잘하는 건가? 이렇게 해서 어떡하지? 시간이 갈수록 괜찮아지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힘들어 지는 거예요. 그런데 지금이 아니면 나는 앞으로 두 번 다시 이 생활을 경험하지 못할 것이고, 선택하지 못할 거라는 그 마음이 저를 멈추어 세우더라고요차라리 무언가 하고 있을 때에는 불안은 없거든요. 뭔지 모르지만, 가면 되니까.


이제 시작인 것 같아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걱정되지 않고, 두렵지 않고, 처음 어떤 곳을 갈 때에도 위축되지 않고 긴장되지 않게 되는 나의 모습들을 경험하고 있는 것 같아요저는 늘 안전하고 확실한 것만을 찾아왔었고 결정해왔었거든요. 그것들은 안전하고 확실하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고민이 필요치 않았어요. 그냥 열심히만 하면 되니까.

 

 

지금의 결정이 스님께 굉장히 치열한 결정이셨구나 싶어요.


저만 아는, 아무도 모르는 치열함이죠.(웃음)

저는 나 자신이 독립적이라는 것을 정말 1%도 의심하지 않았어요. 근데 어느날 저에게서 엄청난 의존성을 본거예요. 그 의존성을 보는 순간 저의 모든 것이다 무너지는 거예요. 나의 모든 선택은 누군가의 손잡음이었던 거예요.


그 손을 내가 얼마나 간절하게 잡고 가려고 하는지 그걸 보니까 내 삶이 너무 두려운 거예요. 늘 잡아주는 사람이 있고 끌어주는 길이 보였기 때문에 그게 없을 때 나를 얼마나 힘들게 할 수 있을지를 몰랐는데 딱 놓고 보니까 너무 무섭고 막막한거예요.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혼자 내 길을 가는 것을 경험하지 않으면 난 영원히 이 손을 놓지 못하겠구나 싶더라고요.


근데 이게 정말 힘들더라구요. 미치도록 무언가를 자꾸 하고 싶은 거예요나의 소리, 나와 친해지는 거, 내 소리에 귀 기울인다는 것이 너무 힘든거예요.

 


지금은 그 소리가 들리세요?


이제 주위의 소리에 집착하지는 않게 된 것 같아요. 내가 뒤쳐진다는 느낌, 함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안, 비교라든지 그런 부분에서는 많은 부분 편안해지고 자유로워진 거 같아요.


참 아이러니 하게도 제가 만나는 환자분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분들이잖아요. 그분들이 제게 하는 공통된 이야기가 있어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삶은 의미가 없다고요. 그러면 저는 이야기하잖아요. 당신이라는 존재 자체, 그것만으로 이미 가치가 있는 거라고, 그러면서 너무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 자체를 과연 의미 있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죠.


열심히 하되 자기 안에 충만 되어있는 존재의 의미는 잊지 않아야 할 것 같아요.

 


대학원에서의 여정에 대해 말씀해 주시면 좋겠어요.


그 여정을 딱 한마디로 말한다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좋은 도반을 만날 수 있었던 곳이라는 것.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가지고 있던 나의 큰 문제들을 풀어 낼 수 있는 시작점이었던 것 같아요.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것을 했고, 그 과정은 어떤 결과물을 얻는 과정이라기보다는 내 앞으로의 삶을 위한 자양분? 토대를 닦는 시간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관계라 하면 어떤 관계를 말씀하시는지요?


누구나 자신이 아는 자신의 모습이 있잖아요. 그리고 관계 속에서 함께 하면서의 또 다른 내 모습이 있구요.

우리는 많은 부분 그런 모습들을 잘 통합할 수 있고, 관계도 잘하면서 자신의 삶을 잘 이루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 같은 경우는 나 혼자일 때에는 별 어려움이 없는데 남들이 아는 나, 관계 속에서 존재하는 나는 늘 너무 힘겹고, 어려움이 컸어요.


관계라고 하면 가깝게는 우리 은사스님일 수도 있고, 또 내 주변에 도반일 수도 있고 더 나아가서는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일 수 있는데 그런 속에서 나의 온전하지 못한 부분들을 만나게 되니까요. 누구나 그 정도는 그렇잖아? 그럴 수 있잖아?” 하며 살아가기도 하고 살아갈 수도 있는데 저는 그런 부분들이 계속 궁금했고, 어떻게 하면 나아질 수 있을까? 좀 더 괜찮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고 찾고 있었거든요. 그런 마음들이 아마도 나를 정토마을로 오게 한 것 같아요.

 


그 기간이 3년이었어요. 3년이란 기간이 짧지도 길지도 않은데, 스님께서 짧게 말씀해 주신 그 여정이 굉장히 길게 느껴져요. 그 시간 안에서 스님의 그런 어려움들이 해결이 되셨나요?


... 해결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다만 무엇이 문제였는지, 무엇이 필요했는지를 알게 된 것 같아요.

무엇이 문제였냐고 물어본다면, 그것은... 늘 나를 과거 속에 가두는 내 모습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더 이상 어떤 새로운 것, 내가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에 대한 가능성을 내 스스로 선을 긋고 과거 속에만 머물렀던 것이 나에게 가장 큰 문제였던 것 같아요. 찾은 해결 방법이라고 한다면 나를 믿고 나를 사랑하고 그것으로부터 출발하면 된다는 것, 용기가 생긴 것 같아요.

 

 

대학원과 함께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시다면 어떤 순간일까요?


사람들의 변화됨을 마주할 때인 것 같아요.

솔직히 자신의 변화는 잘 못 느끼잖아요. 그런데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가벼워지고 밝아지고 그런 모습들을 마주할 때 그때가 가장 기억되는 순간들이지 않았나 생각해요.

 


공부를 해 오신 그 시간 안에서도 어려운 고비가 있으셨을 것 같아요.


일과, 공부와, 공동체의 여러 가지 생활을 함께 했던 부분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체력적으로 너무 많이 힘들었거든요. 힘드니까 공부에 더 집중하지 못 한 부분도 있고, 그것이 계속 반복 되니까 내 스스로에게서 밀려오는 정체되어 있는 느낌들? 그런 것들이 가장 힘들지 않았나 싶어요.

 


너무 많은 일을 하다 보니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고, 어느 것도 완벽히 할 수 없는... 우리 공동체 스님들의 힘듦이네요.


그런 힘듦 속에서도 좋은 점이 분명히 있어요. 생활 속에서 공부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을 찾게 되니까요. 기도가 되었든 행사나 활동이 되었든 그런 곳에서 함께하며 이루어 낼 수 있는 것들이 있다는 것, 그런 것들을 펼칠 수 있는 장이 있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점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자기 균형이 없다면 아무래도 소홀해지는 부분들이 생겨나고 그게 반복된다면 몸과 마음이 모두 힘들어지는 거죠.

 


공동체로 본다면 스님이 가신 자리에 또 누군가가 와서 그 일을 하게 될 텐데요. 누구일지 모르지만, 그 분들게 해주고 싶은 당부의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제가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주위의 어떤 인정이나 기대보다는 자신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일들을 찾아서 하는 것이 좀 더 오래 소진되지 않고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하는 거예요.

 

 

스님께서는 영적돌봄가로 활동하고 계시는데요. 그 여정이 궁금합니다.


이 영적돌봄의 일은 정말 정토마을이 저에게 준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이 일은 정토마을이 아니었다면 절대 나에게 인연지어질 수 없던 일이고, 그곳에서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뛰어들지 않았다면, 뭔가 생각하고 움직였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었을 거예요. 그때에 시작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지금이 있는 것 같아요.


지금은 비록 정토마을과 떨어져서 나 혼자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나에게 큰 힘이 되어주고 있는 것 같아요.

저에게 참 많은 공부가 되고, 앞으로도 이 길에서 얻게 될 삶의 배움? 인간에 대한, 존재에 대한 가치에서 오는 것들을 경험하게 해 준 일이죠.


아마 영적돌봄가로서의 활동이 있었기에 내 모습을 잘 성찰하고 용기 내어 지금의 어려움, 힘듦들을 잘 이겨낼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스님은 영적돌봄가 법휘스님이라는 이름을 평생 가져가실 건가요?


여력이 닿는다면 늘 그 이름과 함께하고 싶어요.

 


지금은 영적돌봄가 스님들께서 각자 자기만의 몫을 하고 계신데 계속 혼자서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잖아요. 스님이 지금 경험하는 것들을 나누어 주실 생각이 있으신지요?


이 일은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것이 함께 배워질 때 이 활동을 끝까지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영적돌봄가 각자의 힘듦은 개인의 문제로 끝이 아니라 그걸 서로 나눌 때만이 같이 성장할 수 있고 힘이 되어줄 수 있다는 걸 저는 경험했거든요. 함께해야 하고, 함께 해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스님께서 앞으로 그리시는 모습이 있으신가요?


사람들 속에 있을 때, 그 누구를 만나도, 관계 속에서 늘 편안하고 자유로운 그런 모습? 저는 제가 그랬으면 좋겠어요.


 

우리 웹진 이름이 마음이잖아요. 스님께서 생각하고 느끼는 마음을 한마디 또는 한 문장으로 표현해 주신다면요?


... 이걸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저에게 있어 마음은 [완성된 빈 도화지]이다. 그것 자체만으로, 어떤 식으로 그려지든, 어떤 모습이든 그것 자체로 온전하다.

그래서 저는 마음은 완성된 빈 도화지라고 말하고 싶어요.


 

사랑하는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우리 대학원에 오신 분들은 자신의 여정을 떠난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그 여정에는 분명 좋은 일만 있지 않고 그것이 주는 아픔 또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좋은 일과 함께 힘든 일들도 올 텐데 그때 그 경험을 소중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어떤 경험이든 다 소중하고 의미가 있고 그것이 그 사람의 삶에 분명히 중요한 부분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경험이 올 때 피하지 말고 함께 머물기를. 그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네요.

 

인터뷰를 하는 지금 이 순간의 경험이 너무 좋다고 말씀하시는 스님, 오늘 스님의 말씀 중에서 함께 해야 할 수 있다는 말씀이 굉장히 소중하게 들렸습니다. 공동체의 생활 속에서 힘든 여정을 지내오신 스님이지만, 지금의 스님은 어쩌면 더 커다란 공동체를 그리고 계신 것 같습니다분주하게 움직이던 공부와, 활동들에 잠시 쉼표를 찍고 청소하고 밥하고 기도하는 살림을 살고 계신 스님의 오늘에서 정성스러움이 느껴져 저절로 듣는 마음 또한 따뜻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진심어린 마음의 이야기를 나누어주신 스님께 감사드립니다.

 

 


Posted by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

[마음이 머문 자리]

마음이 머문 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6회 호스피스세미나 후기

마음 안에 작은 연꽃을 피워내며...

 

석사과정  법 휘(4학기)

 

 

 가을 단풍이 곱게 물든 10월에 열렸던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 제6회 호스피스세미나를 준비하면서 나는 그것이 어떠한 것인지 모르기에 용감하게 한다고 말할 수 있었다.

 

2013, 모르기에 용감하게 들어설 수 있었던 정토마을과의 인연, 그때가 떠오릅니다. 이곳은 나만의 보물섬을 찾아 떠나 처음 만나게 된 정말 정토(淨土)의 마을이었습니다. 삶과 죽음이 함께 공존하며 그 속에서 사람들은 치열하게 삶을 살아내고 또 죽음이라는 거대한 힘에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리는 이곳에서 저는 2년 동안 많은 환자들을 만났고 그들의 마지막을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뒤를 돌아볼 여유도 없이 달려왔던 그 시간들을 이번에 호스피스의 불교적 영적돌봄세미나에 담으면서 그 시간들과 함께한 우리가 얼마나 아름다웠고 행복했으며 아프고 또 힘들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죽음 앞에서 치열하게 삶을 피어내고 있는 환자들을 만나면서 조개가 진주를 만드는 고통처럼 나 또한 내 마음 안에 작은 연꽃을 피워내기 위한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활짝 피어난 나만의 연꽃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픈 이들의 가슴속에 담아둔 많은 이야기들을 곁에서 들어주는 그런 연꽃이 되고 싶었습니다.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에서 비로소 나만의 연꽃을 그들과 함께 사랑으로 피워내는 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나를 알아차리고 성찰하는 수행을 통해 지금 이 순간을 최고로 행복하고 멋지게 살아가는 것이었습니다.

고통과 괴로움 속에서 힘들어하는 환자분들과 동행하는 모든 분들께 지금 이 순간을 선물로 드리며, 6회 호스피스세미나에 도움을 주신 고마운 분들에게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합니다.

 

 

*법휘스님은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의 영적돌봄가로 활동하시며, 지난 1016일 충북대학교병원에서 열린 제 6회 호스피스세미나 호스피스의 불교적 영적돌봄에서 통합예술치료를 통한 영적돌봄을 주제로 활동사례발표를 하였습니다.

현재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석사과정 4학기에 재학 중이며,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에서 환자들과 동행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

[만남이 머문 자리]

만남이 머문 자리에서는 정성스러운 만남을 가져보려 합니다. 소중한 인연들과 마음으로 소통하고 나누고 싶습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과 7년이란 시간을 함께하였습니다. 작년 12월 불교호스피스 교육프로그램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논문을 마치시고 3, 모두의 축하 속에 졸업을 하신 능인스님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스님의 지나온 걸음에 살며시 동행하여 봅니다.^^

 

 

 

석사 졸업까지 7년이란 시간이 걸렸잖아요. 대학원과 함께 해온 소감? 여정에 대해서 말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내가 대학원에 들어오게 된 계기는 승려로서 사람들이 하지 못하는 말들을 맘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였던 것 같아요. 정말 7년 동안 공부를 하면서 이제야 뒤돌아보니 아픈 만큼 기뻤어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행복했던 시간도 많았고... 살아있구나. 싶은 느낌?

가장 열정적인 인생을 살았던 것 같아요. 내가 이정도로 할 줄은 몰랐는데, 하다 보니 왜 그런 거 있잖아요. 힘들지만 함께하고 싶은, 그런 여정이었어요.(웃음)

 

슬럼프라는게 있잖아요. 7년 동안 공부를 하셨으면 그 안에서 어느 때인가 어려운 고비가 있으셨을 것 같아요.

 

-6년째 되던 해. 작년 이예요. 제 감정 중에 분노 조절이 안 되는 것에 대해서 가장 힘이 들었어요. 승려생활을 하면서도 분노조율이 잘 안됐었고 그게 해결되지 않다보니까 내가 공부를 해도 아무 소용이 없구나 하는 좌절감이 들었고요. 정말 책상에 있는 책을 몽땅 내던져서 태워버리고 싶은 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자연스럽게 임상(충남대학교병원 영적돌봄 활동)을 하게 되고 환자들을 만나면서 학교에서 배웠던 공부를 실천을 할 수 있었던 거예요. 거기에서 나를 이해하게 되고 대학원에서 공부했던 것들이 빛을 발하는 순간들을 만나면서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내가 너무 빨리 공부의 결실을 꺼내어 쓰려 했었나 봐요.

교학과 실천이 합일이 되는 순간 정말 큰 힘이 났던 것 같아요. 배움으로써의 갈증을 느끼고 답답하고 그러다가 임상을 통해서 환자들과 함께 숨 쉬면서 그들과 함께 울고 웃고 그랬거든요. 그런 여정을 하다 보니까 고맙지 않은 일, 감사하지 않은 것들이 없더라구요. 그러면서 공부를 하던 여정에서 고통스럽던 순간들도 참 감사한 일이었구나 생각하게 되었어요.

 

 

 

스님께는 영적돌봄가로서의 활동이 결정적 계기가 되었네요.

 

-엄청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충대(충남대학교병원)에 다니면서 내가 처음으로 내 화에 대해서 이해해주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어요. 예전에는 화가 무조건 나쁘다고만 생각을 했었는데 충대(충남대학교병원)에 있으면서 나의 화는 죽어가는 사람들과 있을 때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아이렇게 생각을 하면서 화를 조금 더 깊이 알아보려는 노력을 하게 되었고, ‘부드럽고 따뜻하고 자애로운 마음으로 다가가지 않으면 그들은 나를 받아주지 않아하는 마음으로 만났는데 그 에너지가 나에게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나에게도 이런 따뜻함이 있구나... 그게 너무 너무 좋았어요.

왜 참선이나 명상을 하면 말하기 어려운 아주 좋은 에너지들이 있잖아요. 그 에너지들을 다시 한 번 느껴보고자 또 다시 열심히 수행을 하게 되거든요?

그런 자애로움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느껴졌을 때, 그 순간에는 정말 죽는다 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때 그 시절을 돌이켜 보면 얼마 전이지만, 스님께서는 논문을 써야하는 시기였잖아요. 모든 것들이 결집되어 있는 힘든 시기셨을 텐데요. 그런 때에 그런 활동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어떤 힘이었을까? 궁금해져요. 어떤 것이 스님께 그런 힘을 주었던 걸까요?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 죽어가는 사람들을 만나잖아요. 항상 후회스러운 일이 각자 여러분야로 많은데 환자들에게는 그 순간에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가 굉장히 많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당장 몇 시간 후에 죽는 다면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정말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던 것 같아요.

저는 공부에 대한 욕심이 좀 많았어요. 논문은 나의 공부의 결정체다 생각을 하며 열심히 했었고, 논문을 쓰면서 힘겨움도 많았지만, 환자를 보면서 오늘이 항상 마지막이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마지막을 생각했던 순간이 나에겐 있었으니까. 그때 그때 순간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생겼어요.

 

졸업장 받았을 때 느낌이 어떠셨나요?

 

-... 완전 머리부터 발끝까지 힘이 쫙 빠지면서.. (웃음) 기운 없는 힘이 빠진 게 아니라 내가 지금까지 애썼던 힘이 빠지면서 이제는 정말 나의 모습으로 꽃 필 시간이 왔구나. 그랬어요.

예전에는 열등감, 불편한 마음들이 있었다면 이제는 진짜 내가 원하는, 내가 나를 그리는 모습? 어디에도 묶이지 않고 자유로운? 가장 자연스러움으로 내 기량을 펼칠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죠.

 

스님에게 7년 동안 대학원과 함께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순간이 있으시다면 어떤 순간일까요?

 

-개인적으로 내 안에서 기억나는 것은 집에서 제사 있는 날은 새벽부터 나물하고 제사 준비하고 겨울이면 눈쓸고 하면서 되게 열정적으로 준비하고 기차타고 열심히 학교에 와요. 와서는 하루 종일 졸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조는 거에 굉장히 힘들어 하면서도 그래도 가고는 있구나. 하는 마음? 그게 기억에 제일 남아요. 졸았지만 다 듣고 있었다는 거(웃음)

그리고 과목에서의 여정은 싸이코 드라마 했던거요. 싸이코 드라마는 내가 가장 아팠던 부분을 현실적으로 잘 드러내고 객관화 시켜서 보는 작용을 했었고, 미술치료, 춤테라피 같은 역동적인 수업 들이 기억이 나네요. 내 마음을 마음껏 풀어낼 수 있었던? 그런 기억들이 나요.

 

스님께서 앞으로의 꿈? 그리시는 모습이 있나요?

 

-나는 명상심리학을 전공을 했고 현대적으로 보면 상담가의 역할을 한다고 봐야 하잖아요?그런데 상담이라는 것이 직업적인 일로써의 상담이 아니라 수행면에 있어서의 상담을 하고 싶어요. 수행하는 사람들, 스님뿐 아니라 재가자들도 수행을 하잖아요. 그 수행하는 자들의 고민들을 진정성 있게 잘 듣고 함께 나누고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영화를 보면 교수가 죽어가면서도 자신의 여정을 이야기를 하잖아요. 나는 항상 그런 그림을 그리는 것 같아요. 내가 움직이는 한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대화로써 소통하지 못 하는 순간이 오더라도 에너지 자체로 그들과 함께 하고 싶어요.

막연하게 죽음은 이런 것이다. 그런 것이 아니라 진짜로 명료하게 깨어있으면서 정말 죽음의 느낌, 슬픔이 있다면 슬픔을 오롯하게 표현할 수 있는 그런 임상 상담가로서의 저를 꿈꾸어 봐요.

 

스님께 마음이란 어떤 것인지요? 한 단어로, 마음을 표현 해 주세요.

 

-나에게 마음은 돌이예요. 늘 저는 항상 마음을 다질 때 꾸준히 천천히 끊임없이이 말을 참 좋아하거든요. 돌은요. 돌 위에 떨어지는 물방울이 있잖아요? 물방울이 똑똑똑 떨어지는데 돌은 가만히 있는 듯 하지만 영향을 받잖아요. 거기에서 돌이 나는 딱딱해서 니가 아무리 떨어져도 나는 패이지 않아가 아니라, 외부의 자극도 포용하면서, 돌의 역할도 하면서... 깍여야 하는 부분은 바람에 또 깍이고 떨어져 나갈 것은 떨어져 나가고 그리고 또 붙어야 하는 것은 또 곁에 와서 붙고...

왜 연약한 나무들도 돌에 붙어서 살잖아요.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 나는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외부에서 어떤 것들이 와도 마음에 따라서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는 돌이요.

 

후배들에게 꼭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 -천히 꾸-준히 그러나 끊임없이. 단박에 끝내가지고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겠다 하는 분명한 목표가 중요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하다보면 목표지점에 닿아 있어요. 상담은 그래요. 영업이나 사업 같은 것들은 목표지점이 있어야 하지만, 상담은 목표지점 보다는 지금 이 순간, 지금이 중요해요. 지금의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자신과 대화도 많이 하고. 천천히 끊임없이 간다면 어느 순간에 자연스럽게 목표지점에 닿는 때가 있을 거예요.

 

 

 

요즘 환자를 만나고 돌아 온 스님을 뵐 때면 정말 밝은 빛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능인스님은 아침을 맞이하는 일 자체에서도 감사함을 느낀다고 하십니다. 마지막 여정에 있는 환자를 만나면서 모든 순간들에 최선을 다하게 되었다고요.

스님을 만나며 오늘 하루라는 선물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시고 이야기 나누어주신 스님께 다시 한번 두손 모아 감사드립니다.^^

Posted by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