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문자리]

마음이 머문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임상기도교육을 마치며

 

임상상담전문가과정 이상필(4학기)

 

언젠가부터 내 생활에서 행복이 선명히 보이도록 하고 싶었다. 나는 삶의 방향도 없고 삶의 목표도 불분명했다. 안개 낀 날의 풍경처럼 내 곁에 있는 행복이 뿌옇게 가려져 있어 행복을 못 보는 것 같았다. 문득 기도를 하면 행복하게 될 거란 얘기에 기도를 해보기로 했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몰랐다. 그냥 정해진 기도문을 읽고 108배를 하는 정도였고, 그것도 하기 싫은 마음이 올라오면 한껏 게으름을 피워버렸다.

그러던 중 임상기도교육에 참석하게 되었다. 호스피스 활동을 제대로 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려니 하고 참석했다. 그러나 교육을 받으며 이 기도교육이 내 삶을 돌아보고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교육 시작부터 내가 참 부족하구나.’를 실감했다. 나는 병문안 갈 때 어떻게 인사해야 되는 지조차 잘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참 보고 싶었어요, 그리워서 왔습니다.” 이런 따뜻하고 정겨운 말들로 병문안을 기쁘게 만들 수 있다니 놀라웠다. 그런 놀라운 인사말로부터 시작해서 크고 작은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 곁에서 힘이 돼 줄 수 있는 기도와 돌봄을 알게 되고 부족한 나를 채워갈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그리고 힘든 사람 곁에서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고 위로인지를 알게 되었다. 나 자신이 환자가 되어보고 곁에서 해주는 기도소리와 염불음악을 들어보니 마음이 훈훈해지면서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큰 지지자이자 포근함을 느끼게 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하게 한다.

고통이 있는 곳에서 진정으로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주는 힘은 청정한 마음으로 진심을 다해서 하는 기도에서 오는 것 같다. 그렇게 기도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간절하고 진실한 마음이 함께하면서 서로에게 기쁨을 주는 그런 기도를 하고 싶다. 고통을 가진 사람을 설레임으로 만나고, 한순간도 상대의 고통을 놓치지 않고 바라보며, 서로에게 뿌듯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게 기도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그렇게 기도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기도하게 된다.

나는 기도하는 행복한 수행자가 되고 싶다. 그렇게 소망할 수 있게 된 것이 이번 교육의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Posted by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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