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문 자리] 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연극“무제”(부제: 생으로 부터의 침몰) 공연을 마치고

 

윤정숙 (전문가과정 졸업 / NOG 생명교육네트워크 공존 활동가)

 

어차피 썩을 몸뚱이 무슨 미련이 그리 많다고..... 어리석은 양반

1025()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 10주년 기념식에서 공연한 연극 무제에서의 나의 마지막 대사이다. 살면서 나는 미련이 많을까?

연극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낯선 것일 뿐이라는 연출가님의 말씀에 끌리어 시작한 연극하는 사람들의 길은 순탄치 않았다. 연극은 낯선 것이 아니라 감을 잡을 수 없는 혼동이었고 정해진 공연날짜는 너무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단원이 몇 명 안 되는 인원인지라 빠질 수도 없는 상황이 되어버려 선택에 대한 후회마저 생겼다. 그러다 조금씩 자기 역할을 잡아가는 동료를 보며 감탄과 희망이 생겼고 우리는 조금씩 적응하고 성장하게 되었다. 길을 걸으면서 중얼거리고, 혼자 있는 시간에 몸짓을 연구하고, 전화로 대사를 주고받기도 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 뿐인 모임 시간을 보충하였다.

연극 생초보들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공연장 무대에 세워야 했던 연출가님의 심정은 어땠을까? 참 막막하셨을 텐데 혼자 고민하고 연구하면서 우리 배우들에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워주시고 한 편으론 자만심을 경계시키셨다. 연출가님은 공연 2주 전의 마음가짐, 1주 전 준비, 공연 직전의 자세 등 꼭 필요할 때 정확한 지적을 해주며 이끌어 주셨다. 배우는 한 사람의 역할을 하는 것이지만 자기만 생각하면 안 되고 전체 속에서의 자기를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 틈 날 때 마다 대본을 읽어야 한다는 기본까지. 그렇게 서서히 우리는 낱낱의 하나에서 우리라는 팀으로 하나가 되어 갔다.

드디어 공연 날이 되었다. 분장조차 생소한 우리들에게 연출가님이 손수 한 명 한 명 분장시켜 주실 때의 비장함, 실수하지 않으려 계속 대사를 되새기며 무대 뒤에서 기다리던 때의 떨림, 동료가 잠시 대사를 멈칫한 순간의 숨 막힌 긴장, 실수 없이 다 해내었을 때의 희열 등 모두 일심동체였던 듯하다. 배우, 스탭 막론하고.

연극내용이 어떤 가정에서든 있을 수 있는 일이라서 그런지 관객들의 호응이 좋았다. 물론 생 초보 일반인들이 했다는 데 대한 격려가 더 컸으리라. 사회자가 불러내어 무대인사로 다시 섰을 때 비로소 만감이 교차하였다. 드디어 해내었구나. 8개월 간의 불안과 고민, 노력이 헛되지 않았구나...

기존 연극인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평균나이 65세의 일반사람들이 대사 외우기부터 시작하여 전혀 생소한 일을 시작하여 끝까지 함께 한다는 것은 보통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각자의 시간과 삶의 패턴을 내려놓고 함께 맞추어 가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기에. 또한 스탭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배우들은 오직 자기 역할에만 집중할 수 있었음에 너무 감사했다.

우리 공연을 보신 분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각자의 몫이지만, 우리가 표현한 이야기가 어떤 삶을 살고 어떻게 생을 마무리 할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 같았으리라.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 10주년 기념식을 마치고 참석한 세계호스피스·완화의료의날 기념 음악회에서 남자의 자격팀의 함창을 보고 들으며 합창이나 연극이나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지휘자의 손길에서 아름다운 화음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연극은 연출가의 손으로 어우러지는 구나. 각자의 개성을 죽이기도, 부각시키기도 하면서.

그 나이에 연극이라니?” “그 멀리까지 연습하러 가느냐?”는 핀잔도 이겨내었고,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도 극복하였다. 함께하는 속에서 자신을 죽이고 남을 받아들이는 것도 배웠다. 긴장 속에서도 자신을 지키는 경험도 소중했다. 늦은 나이라고, 어려운 일이라고 주저하는 분들께 당당히 말씀드릴 수 있다. ‘가슴이 뛰는 일이라면 언제든지 시도해보시라

내 인생에 이런 기회를 선택한 내가 대견스러우며 함께한 모든 분들께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다. 나는 연극에 참가하여 공연까지 한 것에 아무런 미련이 없다. 동료들은 이런 소감을 말하였다.

삶 자체가 연극인 것 같다."

마치고 나니 안도감, 환희심이 나더라. 우리가 화합이 잘 되었고 개개인의 특성이 어우러져서 마무리를 잘 한 것에 기쁘고 감사하다. 요즘은 TV를 보면 연기를 분석하게 되고 생활에서도 연극과 연계시키게 된다."

내가 할 때는 그저 그랬는데 다른 분 하시는 것 보면 맘이 짠하고 울컥했다.”

주제를 잘 잡았다.”

각자 자기 역할을 참 잘해주었다.”극단 운영의 어려움을 절실히 느꼈다.”

도와주어야겠다 싶어 어설프게 시작했는데 갈수록 일이 많아져서 내가 잘못 들어왔구나 싶었다.”

매주 모이는 자체가 즐거웠다. 연극을 본 적도 별로 없는데 가까이서 연극 만드는 것을 보니 재미있었고 앞으론 연극 공연을 보러 다녀야겠다.”

연출가님의 탁월한 지도력과 적절한 시간에 보조 선생님 투입으로 실력이 늘었다. 대본 몇 번 바뀔 땐 이러다 되겠나 싶었는데 역시 전문가이시다. 배울 땐 전문가에게 배워야 한다.”

항상 좋으리라는 기대는 버려야 한다. 안 좋았거나 실패할 때 이겨내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공존 팀은 연습량은 부족하나 집중력이 좋고 공존이란 밭이 좋다. 연극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아는 듯 서로 도와주는 모습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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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만의 여름방학 특강  

 

김두환 (생명교육전문가과정 재학중)



1.

1285년 가을 인각사.

금당 앞 넓은 뜰을 노 스님이 천천히 걷고 있다.

벌써 나뭇잎들이 많이 붉어 졌구나.”

스님, 바깥 날씨가 찹니다.”

무극(無極)이다.

연오랑 세오녀 이야기 자료는 대충 정리가 되었나?”

, 큰 스님, 수이전(殊異傳)과 여러 고기(古記)에 있는 내용을 망라해서 모아 두었습니다.”일연은 하늘을 쳐다본다. 가을 햇살이 따뜻하다.

연오, 세오라. 연오 양오, 세오 쇠오, 모두 태양속의 삼족오.”

일연(一然)은 작년 인각사에 온 이후, 유사 쓰기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무극을 비롯한 몇몇 제자들이 도와주고 있지만, 주제를 정하고 글을 쓰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몫이다. 여든의 노구이지만 이 일은 기필코 이루어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하루도 유사에서 마음이 떠난 적이 없다.

삼국유사(三國遺事)라는 가제를 두고 여러 자료들을 모으고 정리하면서 일연은 연오의 이야기를 꼭 유사 속에 넣고 싶었다. 조선에서 신라, 고구려, 백제 삼국에 이르는 수 천 년 동안 태양을 받드는 믿음은 우리 민족의 깊은 정신세계가 아니었던가.

무극, 오늘 연오랑 세오녀를 마무리 해야겠다.”

, 스님

 

2.

2019824.

포항에 있는 연오랑 세오녀 테마 공원.

여름의 끝머리였지만, 아직도 태양은 이글거렸다.

 

여름방학 불교 특강을 위덕대학 캠퍼스에서 마친 김경일 교수와 대학원 학생들이 이곳 테마공원을 일부러 찾았다. 김경일 교수의 연오랑 세오녀에 관한 강의를 듣기 위해서였다.

 

연오랑세오녀 설화는 태양을 숭배하는 집단에 관한 설화이므로 이름에 들어 있는 라는 글자는 당연히 태양 숭배 신앙과 관련해서 해석할 수밖에 없습니다. , 三足烏의 오와 같은 맥락에서 파악되어야 합니다. 일중삼족오의 신화를 따르는 집단이며, 그것을 이름으로 쓸 만큼 삼족오를 숭배한 추종세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바이칼을 거쳐 이곳 영일만까지 장구한 시간에 걸쳐 이루어졌던 인류의 이동, 아니 우리 민족의 이동을 먼저 설명한 김경일 교수는 연오랑과 세오녀가 태양을 숭배한 집단의 후예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태양을 숭배한 집단이 영일만까지 이동해 온 것은 태양이 뜨는 곳에 좀 더 가까이 가 보려는 열망의 결과였다고 봅니다.”

테마 공원 내 신라마을의 초가로 된 정자에서 강의를 듣고 있는 학생들의 마음은, 저 일출의 성지에 보다 더 접근해 보려는 연오랑 부부를 따라 바위에 두둥실 몸을 싣고 동해 바다로 향하고 있었다.

 

연오랑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서 태양을 쫒아 간 것으로 보입니다. 아니, 그렇습니다. 태양이 떠오르는 곳을 찾아서 이동해 온 조상들처럼 태양이 솟아오르는 곳을 찾아서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너 간 것입니다.”

 

김경일 교수의 목소리는 점점 확신에 차 가고 있었다.

 

일본이라는 국호가 태양 숭배와 관련이 있고, 국호의 변경 이유를 태양이 뜨는 곳이 가깝기 때문이라고 일본 스스로 밝힌 것은, 한 반도에서 일본으로 흘러간 태양 숭배 신화의 자연스런 귀착이라고 봅니다.”

 

마하보디 명상 심리 대학원의 여름 특강도 이제 서서히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고 있었다.

 

설화의 내용이나 역사적 기록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영일현 지역의 전설이나 제례 전통 그리고 지명의 의미 등을 종합해 보면, 설화속의 연오랑 세오녀 부부는 태양 숭배 집단의 제사장이거나 제례를 주관했던 인물로 짐작이 됩니다. 오늘 강의는 여기서 마치기로 하겠습니다.”

 

푸른 파도가 뜨거운 태양아래 영일만에 출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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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야외수업 후기불교와 명상심리 공부가 나에게 미친 영향 관찰

 

최성혜 (명상심리학과 석사과정 재학중)



별 생각 없이 살다가도 가끔은 어떤 일을 하기 전에 나름의 이유나 목적을 정할 때가 있다. ‘19.2월 명상심리학을 배우기로 하였을 때에도 그랬는데, 그때 나의 목표는 “쉰까지 주어진 상황에 따라 살았으니 남은 쉰은 주인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당시 쉰을 넘기는 무렵의 나에게는 당연하기도 했고 꽤 그럴싸하기도 했던 이 “문장” 혹은 “생각”이 지금도 무사할까? 혹시 무사하지 않다면 그 생각에는 어떤 흔들림이 있었을까?

 

이 보고서는 ‘19. 1학기를 보내면서, 당초의 목표에 관한 나의 생각이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보고 정리한 것으로, 작성하면서 그것이 내 안에서 납득된 생각인지 그저 남의 말을 들어 아는 것인지 더듬어 보고, 가급적 내 안에서 납득된 생각을 기록하고자 했다.


비교의 기준 : 쉰까지 주어진 상황대로 살았으니 남은 쉰은 주인으로 살고 싶다?

인식의 한계: 나는 나를 알까?

 

‘19.2월 당시 이 문장은 나에게 앞으로의 삶을 좀 더 주체적으로 살고자 하는 다짐이나 각오를 나타내는 긍정문이자, 미래의 삶에 영향을 끼칠 未來時制文이었다.


하지만 ’19년 상반기를 경과하면서, 나는 이 문장에 내가 의도하지 않은 몇 가지 판단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구체적으로 ‘① 나름 열심히 살았으나 애쓴 것보다 성과가 적다. ② 나는 현재보다 좀 더 나은 삶을 살 자격이 있다. ③ 현재는 충분히 만족스럽지 못하다.’라는 類의 것들로, 요컨대 나는 과거의 삶에 대해 어느 정도 억울해하거나 화가 나 있었던 것이고, 이런 느낌은 나의 내면에 누적되어 나도 모르게 내가 쓴 문장에서 스멀스멀 살아 있었던 것이다.

 

‘내가 하는 말이나 행동들에 내가 모르는 것들이 얼마든지 내포될 수 있다’는 경험은 내가 해석해 받아들인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도 실제와 무관할 수 있다는 것으로 확장되었다. ‘개체 간 소통’이라는 것이 이렇게 가변적인 상황에서 부실하게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상대방의 말 한마디, 눈짓, 몸짓 하나에 수없이 상처받고, 내 마음을 몰라주는 타인에게 섭섭해 하고 성내는 것은 그저 소통수단(話者의 언어, 몸짓, 눈짓⇆ 聽者의 감각기능)의 성능에 대한 기대치가 실제보다 높은데서 비롯된 해프닝은 아니었을까? 더 나아가, 그 시점에서의 인식은 시간과 더불어 계속 재구성되면서 굳어진 것일 뿐, 애당초 실제라고 할 것도 없는 것은 아니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은 내 속에 묵혀 있는 생각이든, 새로이 떠오르는 생각이든 그것들의 무게가 그다지 무거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오히려 마음이 가볍다.

 

 

탐.진.치: 내 삶은 억울했을까?

 

이전에 나는 확실히 내 삶이 무엇인가 불공정하고, 나의 선의와 노력이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것은 스스로의 경험분석에 몇몇 타인의 공감이 버무려져 내게는 명확한 사실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살면서 감내해야 할 것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그러나, 인간의 인지가 굉장히 제한적임을 납득하고, 막연히 알던 인과법칙을 꼼꼼히 배우면서 (마음이 동의하지는 않지만) 인과율(因果律)에 벗어나서 나에게만 예외적으로 내 몫이 아닌 억울함이 왔으리라는 생각을 유지하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해졌다.

 

그럼 오랫동안 내게 머물고 있는 억울함은 어디에서 왔던 것일까? 살펴보면, 딱히 구체적 사례가 떠오르지는 않지만, 살면서 그저 내게 왔으니 내 것이라고 여겼던 행운이나, 남 뒷말을 하면서 내 뒷말은 듣기 싫어하는 등 나와 남에게 다르게 적용한 기준들이 적지 않았다. 행운은 잊어버리고 억울함은 오래오래 들고 있었으니 어리석었고, 덜 주고 더 받으려 했으니 어리석었다. 억울하고 부당하다고 화를 내었고, 순리는 모르고 행운만 바라며 욕심을 내었다. 모두 도리에 맞지 않다. 탐진치였다.

 

부끄러운 깨침이지만, 자책할 것은 없다. 탐・진・치가 나 개인의 부족함이나 과오가 아니라, 감각을 가진 인간이 구조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현상이라는 가르침에서 안도와 위안마저 느낀다. 삶은 외부와의 투쟁도, 가까스로 견디어내는 것도 아닌 그저 겸허히 받아들일 무언가로 여겨지며, 순간 마음이 겸손해진다.

 

남은 과제는 탐진치를 벗어나지 못할 굴레라며 짊어지고 갈 것인지, 무모하다 하더라도 벗어나고자 시도할 것인지 정할 일이다.

 


알아차림/받아들임: 주인으로 산다는 것은?

 

입학 당시 내가 생각한 ’주인으로서의 삶‘은 대략 ‘주체적으로 삶의 방향을 정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스스로 길을 찾거나 만들어 가는 것’ 정도의 개념이었다. 내가 무엇인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도 알지 못한 채 꿈이 컸다.

 

하지만, 이제 주인으로 살기 위해서는 온갖 괴로움을 지어내는 탐・진・치를 벗어나기 위한 무모한 도전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한 학기의 수업은 도전의 방법으로 수행을 제시했다. 주인으로는 살고 싶고, 도전할 용기는 없다.

 

타협 또는 간보기. 나와 세상에 무지한 채 습관대로 사는 것은 호랑이굴에서 살아남기와 같으니 정신을 곧추세워 차려 일렁이는 흐름 속에서 가급적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의 안팎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알아차리되,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 이미 생긴 일들은 그저 받아들이려는 시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앎을 넓혀가고, 잘못된 프레임들을 거둬가다 보면 조금은 더 자유롭고 유연한 삶을 살 수 있지는 않을까?

 

그렇게 살면서 불쑥불쑥 불편한 감정을 만나면, 무턱대로 화내거나 답답해하지 않고, 재미있는 놀이거리를 만난 냥 어디서 왔는지 물어보고 보살피겠다고 마음을 내면, 설령 알아내지 못해도 시도로서 재미있고, 알면 알게 되어서 좋은 삶이 되지 않을까? 비록 그 앎이 항상적이고 불변하는 앎이 아니더라도.

 


놀이: 배운 것을 실천하기 위한 시도

 

* 명상(17회, 밴드기록): 집중하기 힘들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느낌, 이상한 증상이 생겨도 불안하지 않고 호흡에 집중하면 된다는 가르침에 감사

* 경계일지 쓰기(15건, 밴드기록): 경계에 부딪힐 때 생기는 반응을 보고, 관점을 바꾸어 반응을 조절하고, 기록하는 것은 재미있으나, 게을러 자주 하지는 못함

* 진언(30분): 생각보다 어려움이 없었으나, 명상에 더 집중하겠다는 변명으로 생략

* 운동밴드 활동(3개월): 3월부터 운동밴드 활동에 꾸준히 하면서 몸운동이 마음근육을 키운다는 걸 새삼 느꼈으나 이또한 끈기부족으로 4개월 차에 중단

* 안하던 일 하기(어린 시절 상처를 엄마께 말하기, 母子 사이에서 벗어나기, 불편하다고 여겼던 사람들과 술 마시기, 다르게 반응해보기, 경험과 느낌 말하기): 약간의 용기가 필요했지만 재미있는 시도, 상대의 반응에서 의외로 내가 자유로웠음

* 기상할 때 기분 살피기: 기억 나는 꿈을 세 번 꾸었고, 꿈의 의미를 살펴보았는데 내면의 욕구와 연결고리를 찾은 꿈은 지금도 기억하나, 현실에서 달라진 건 모르겠음

* 공익요원 테스트: 주문의 효과 체험

 


효용과 한계

 

확실히 ‘19년 2월의 나에게는 어떤 모티브가 필요했다. 대학원에서의 배움과 학우님들 교수님들은 충분히 긍정적인 모티브가 되어주셨다. 세상에 대한 인식의 확장은 나를 더 유연하게 해주었고, 알아가는 과정에서 마음속 근기도 더 단단해진 느낌이다. 나와 내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을 더 살피게 되었고, 타인에 대한 존중을 유지하면서 기대를 낮추는 방법도 어렴풋이 이해된다. 무엇인가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희망도 보인다.


이런 변화는 몸무게를 늘게 했고, 습관적으로 시달리던 체증을 완화시켰다. 목표 지향적으로 내달리던 일하기 방식을 조금은 벗어났고, 온통 마음을 빼앗겼던 원망을 잊어버리고 지나는 시간이 늘었다. 연락이 뜸하던 친구에게 먼저 전화하고, 나의 상처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도 있다.

 

입학 때 가졌던 하나의 기원문은 수없는 의문문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그때 그 기원문보다, 배우고 부딪히면서 생긴 의문문이 오히려 삶을 더 명료하게 드러내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과장일까?

 

공부는 나의 삶에 슬그머니 변화의 씨앗을 심었으나, “막무가내의 게으름”을 넘어서 지속적으로 배움을 삶과 접목시키는데 필요한 성실과 끈기는 어떻게 불러내어야 할까?

 

 

*이 글은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에서 열린 2019학년도 1학기 기말세미나에서 발표된 내용으로 발표자 최성혜님의 허락을 받아 게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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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야외수업 후기

 

송민정 (명상심리학과 석사과정 재학중)

 

햇살이 따사롭던 지난 511일 김경일 교수님과 저희 신입생 그리고 3학기 선배님들과 함께 밀양 영남 알프스 케이블카를 타고 천왕봉에 다녀왔습니다.

 

부산에서 카풀을 하고 울산을 거쳐 밀양으로 가는 길이 그날따라 유난히 아름다웠던 것 같습니다. 케이블카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케이블카 대기실에서 교수님과 일행 모두를 만나 기념 사진을 찍고 케이블카를 타러 갔습니다. 통유리로 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 온 사방천지가 5월의 푸르른 초록으로 저희를 반겨 주었습니다. 원래도 자연을 사랑했지만 명상을 알고 나서는 자연을 더 잘 느끼고 반응하는 사람으로 변하게 된 것 같아 그에 너무 감사합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주변 경치를 조금 감상하고 천왕봉을 향해 올라갔습니다. 케이블카에서 천왕봉까지는 1시간 반 가량의 짧고 완만한 등산 코스였지만 평소 운동을 안하는 저는 많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교수님, 선배님들과 담소를 나누며 가는 길에 여러 모양의 나무들도 보고 특히 가지가 여덟 개로 나뉜 특이한 소나무도 만났습니다. 저희는 이 나무를 팔정도(八正道) 나무(?)라고 이름붙이며 배운 지식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천왕봉에 올라 뿌듯한 느낌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총무님께서 챙겨주신 정성스런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좀 취한 뒤 하산하였습니다. 하산길에 막걸리와 두부김치, 그리고 인생라면을 파는 작은 주막에 들렀는데 거기서 먹었던 두부김치와 라면의 맛은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안주도 그렇거니와 그곳의 분위기와 함께한 사람들이 너무 좋아서 잘 못하는 술도 몇 잔 마셨더니 지금 여기가 바로 천국이구나 하는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다시 차를 타고 호박소로 향하였습니다. 뜨거운 햇살만큼 시원한 물줄기의 폭포와 계곡을 보며 개인적으로 소리 명상을 좀 하고 기념사진을 찍은 뒤 오늘의 명상수업을 위해 오천평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오천평은 평평한 바위가 넓게 펼쳐져 있는 곳이었는데, 평평한 바위가 그 정도의 규모로 펼쳐진 곳은 국내에서 손에 꼽을 정도라고 교수님께서 설명하셨습니다. 그 바위 사이로 물이 흐르고 사방은 숲으로 둘러 쌓인 마치 명상을 위해 만들어진 장소 같은 곳이었습니다. 저희 일행을 제외하고는 사람이 한명도 없어 더더욱 완벽한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곳 바위 한군데에 자리를 잡고 계곡물에 발을 담궈 보았습니다. 햇살은 따사로우나 아직 5월 초반의 계곡물은 살을 에일 듯한 온도로 다가왔습니다. 선배님들은 내 몸이 네 것이다이런 농을 던지시며 계곡물에서 오래 버티기 게임을 하였습니다. 몇 번이고 물에 들어갔다가 물 안에서 5초도 참지 못하는 제 모습을 보며 마음을 강하게 먹고 다시 들어가 버텨보기로 결심하였습니다. 5초가 지나고 고통스러웠지만 그 감각에 집중하기보다는 주변 경치를 감상하기로 마음 먹었더니 신기하게도 계속 버텨지고 물이 더 이상 차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명상적 체험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약간은 피곤했던 정신이 맑아지는 것도 느꼈습니다.

그 자리에서 우리 일행은 각자가 준비해 온 다양한 종류의 명상에 대해서 스피치를 하고 명상 시연을 하였습니다. 아름다운 장소에서 각자가 준비해 온 다양한 명상(숲명상, 만다라명상, 구름명상 등)을 하면서 교실 속 명상 시간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다채로운 경험을 하였고 지금 여기 이 순간에 온전하게 현존하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사람들과 아름다운 장소에서 함께했던 또 하나의 추억이 제 가슴 속에 남았네요.

모두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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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석 교수의 불교사 특강을 듣고

 

수강생 박노영

 

불교사!, 과연 짧은 시간에 수천 년의 역사를 얼마나 꺼 집어 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과 고작 오래 전 교과서에서 배운 불교의 사상이 자비라는 것과 우리나라에 전해진 루트에 따라 남방불교북방불교로 구분한다는 정도의 지극히 단편적인 나의 지식으로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갖게 했던 것은 부담이 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단박에 원하는 답을 다 구하지 못한다면 마음을 비우고 가벼운 마음으로 듣자라고 생각으로 강의를 듣게 되었지만 여전히 불교에 대한 강의는 낯설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최종석 교수님의 불교사 강의는 진행 될수록 제 생각이 바뀌게 했습니다. 간결하면서 그 선이 분명하다는 느낌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교단에서 오랜 기간 강의를 통해 몸에 밴 경험이겠지요. 시간이 지날수록 흥미진진하고 재미 있었습니다. 강의 기법에 매료되었던 탓인지 순간순간 강의 내용을 열심히 쫓아갔었지만 저에게는 앞뒤의 정리가 쉬운 일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산파가 애를 대신 낳는 게 아니다라는 말씀은 저에게는 순간 지나가는 한 줄기 불빛 같았었습니다. 그 순간의 불빛이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접근해 보지 못한 불교에 대한 여러 궁금증을 깨우는 불씨가 된다면 다음에 시간을 갖고 공부를 하면 되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지고 강의는 한결 가볍게 듣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강의가 있었던 그 며칠 후 과연 불교사를 어떻게 접근해 볼까? 잠시 생각하다가 우선 인터넷을 통해 몇 가지 궁금증을 풀어 보기로 좋을 듯해 첫째는 원시불교는 붓다가 어떠한 시대적 배경에서 수행과 깨달음을 통해 원시불교가 성립 되어졌고, 원시 불교의 경전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가? 두 번째는 활발한 전파 과정에서 상좌부와 대중 부두 2개의 부파(部派)가 주장하는 교리상의 견해가 무엇인가? 세 번째는 대승 불교가 종래의 관점을 혁신한 수행관은 무엇인가? 네 번째는 소승불교와 대승불교의 발전은 개인 수행과 대중의 구원을 우선으로 하는 교리상의 차이 무엇일까? 다섯 번째는 불교의 발생지 인도에서의 불교 가 쇠퇴해 가는 환경은 어떠했는가? 여섯 번째는 밀교가 성립 발전의 배경은 인도 불교 쇠퇴와 어떤 관계가 있는가? 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하나하나 답을 찾아 가면서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갸우뚱 거리도 했습니다만 결국은 역사라는 것이 시간의 흐름과 단편적이 방향성 무시할 수 없다는 점과 이를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불교사 특강이 불교사의 이해가 종교적 접근보다 한 발짝 비켜난 문화사를 배우는 기분이 들었다는 것은 스스로의 공부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해 주는 계기가 되어 불교에 대한 마음을 여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강의 중간중간에 화두를 던져 주셨던 말씀 중에 바라밀다심경의 핵심은 공덕을 쌓는 것이고 바라밀다경은 답안지가 아니라 문제지다란 말씀 가슴에 새겨 봅니다.

 

열강해 주신 최 교수님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함께 해주셨던 모든 불자님들께도 부처님의 자비가 늘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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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린이명상수업으로 한 해를 열어봅니다

 

 

 

파랑지역아동센터 안지현 센터장 

 

인연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울주군 상북면 궁근정리에 파랑지역아동센터를 세우고 이 지역 아이들과 함께 생활해온 지도 어언 십수 년. 한적하고 조용한 시골마을이지만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복지 업무상 수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는 시간 속에서 정토마을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과 맺은 각별한 인연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2018.12.명상수업 장면)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에서 명상수업을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사계절을 여러 해 보냈고 우리 아이들이 명상수업을 통해 성숙한 모습으로 자리를 찾아가고 있기에 커다란 보람이 느껴집니다.

 

(2018. 6. 숲명상 장면)

 

우리 아이들은 매년 3월부터 12월까지 고학년 반, 저학년 반으로 나누어 명상수업을 받았는데요. 강사이신 도우스님의 지도 아래 자존감을 높여주는 자애명상도 체험하고, 다시 태어나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도 사유하고, 진정성을 높이기 위해 자신의 감정과 내면도 표현하고, 숲에서 자연과 말없이 교감을 나누면서 자아를 찾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있다는 것이 일상생활 속에서도 느껴진답니다.

 

(명상중인 저학년반 아동)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명상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자존감을 키울 수 있고, 긍정적인 마음을 기를 수 있고, 자신을 사랑하고 살아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고,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 아이들도 명상수업 시간을 편안해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하는 것 같습니다.

 

(명상 수업 때 아동들이 작성한 글과 그림)

 

 

그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조손가정의 한 친구랍니다. 이 친구는 할머님과 단둘이 살고 있는데 센터에 처음 올 때만 해도 할머님이 돌아가시면 혼자 남게 될까봐 남모르는 두려움과 고민을 가지고 있었고 위축감도 커서 늘 마음이 쓰이고 안타까웠어요. 그러던 중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의 명상수업에 참여하여 스님과의 만남에서 많은 지도와 사랑을 받으면서 그 친구가 아픔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다른 또래아이들처럼 명랑하고 씩씩한 친구로 잘 자라주고 있으니 감사할 뿐이죠.

 

 

(2018. 12. 2018학년도 어린이명상수업 수료식) 

 

우리 파랑지역아동센터에서도 같은 지역사회에서 몇 년째 명상수업 재능기부를 해주시는 데 대한 보답을 하고 싶어서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과 같은 재단인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에서 한 달에 한번씩 고학년 친구들과 부모님이 함께 하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어요. 센터를 졸업한 중학생들도 매달 빠지지 않고 자원봉사에 꼬박꼬박 참여하고 있어 마음이 아주 뿌듯하답니다. 모두가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에서 명상수업을 계속 받았던 친구들이지요. 아이들이 명상수업을 통해 지식과 인성을 키울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스님과 여러 선생님들께 고개 숙여 감사함을 전하며, 올해에도 멋진 명상수업을 기대해 봅니다.

 

(명상수업 아동들 및 졸업생(중학생)으로 구성된 자원봉사팀)

 

 

*어린이명상수업은 2018년부터 NGO 생명교육 네트워크 공존(NGO공존)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NGO공존의 활동가로서 어린이명상수업을 지도하는 도우스님과 스태프는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졸업생, 재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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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_공존 생명교육 활동가팀에서 감마워크숍을 마치고...


윤정숙 / NGO_공존 생명교육 활동가팀장



모든 생명이 화롭고 전하며 께 행복하기를 바라는 NGO 생명네트워크_공존(이하 NGO_공존)이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생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지 1년이 되었다. 그 동안 자기심리치유치유와 성장의 힐링극장등의 주제로 시민무료특강을 9회 실시하여 많은 호응을 받았고, 여름방학 시작 무렵에 어린이 명상캠프도 실시되는 다양한 활동이 시도되었다. 그런데 막상 활동가 팀에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분명치 않아서 답답한 부분도 있었다.

 

이런 시기에 마치 우리를 기다렸다는 듯이 NGO_공존 사무국장이 한 가지 제안을 해왔다. NGO_공존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한 감마워크숍을 해보겠냐는 제안을 받게 된 것이다. 의욕만은 어느 청춘 못지않은 우리 활동가팀원들이기에 그것이 어떤 것인지도 모른 채 무조건 하겠노라 하였다.

 

워크숍은 한더위의 막바지에 시작되었고 우리는 아침부터 밤늦도록 머리를 싸맸다. 가만히 앉아서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줄로만 생각했던 우리들에게 그것은 상상을 뛰어넘는 강행군이었다. 듣는 강의가 아니라 자신의 밑바닥을 들여다보고 남 앞에 드러내야 하는 과정이 있었고, 정답 찾기에 익숙해져 있던 머리에서 정답을 개척해야 하는 등 참으로 새로운 어려움이 있었다.

 

나에게 가장 첫 난관은 개인의 철학을 탐구하는 부분이었다.

 

1)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

2) 나의 동료는 나를 어떤 사람이라고 하는가 ?

3) 나는 지금 ,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

4) 나의 철학을 기관 내에서 어떻게 실현하고자 하는가 ?

5) 나의 세계관 , 인간관은 무엇인가 ?

 

이런 물음에 답하고 발표하면서 우리는 더 이상 감출 것이 없어졌다. 워크숍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가 넘어서까지 계속되었고, 두 차례 더 이어졌다. 그러면서 우리는 조금씩 우리의 현실과 앞으로의 일들에 대한 토대를 세우게 되었다.

 

워크숍을 하고 나서 우리는 비로소 뭔가 시작되어 감을 느끼고 있다. 우리가 대단한 뭔가를 이루지는 않았지만 모두의 ...을 위한 작은 씨앗을 뿌리고 있음을 느낀다. 우리 생명교육 활동가 팀에게 인간과 모든 생명이 서로 도우며 함께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우리만의 특별한 그 무엇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생긴 것이다. 내가 꼭 해야 한다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시작함으로써 누군가는 해낼 것이라는 믿음, 이것이 옳은 방향이라는 믿음과 함께...

 

감마워크숍을 이끌어 주신 이영실 사무국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고, 또한 함께한 팀원들께도 감사와 사랑을 보내며 오늘도 묻는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그 일을 하기 위하여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나의 행동은 그 일을 위하여 도움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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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명상캠프를 마치고


도우스님 / 어린이명상수업 지도법사



올여름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으로부터 초등학생 고학년을 대상으로 12일 어린이명상캠프를 진행해 보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순간 당황스러운 마음이 일어났다. 왜냐하면 어린이 명상을 처음 지도했을 때의 파랑지역아동센터 친구들과의 첫 만남이 주마등처럼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 때는 명상 지도도 처음이었거니와 어린이들과의 만남이, 그것도 다수의 어린이들과의 만남이 처음인지라 많이 긴장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얼굴 붉어지는 부끄러운 모습들이 기억 속에 역력하다. 그러한 만남을 다시 경험해야 한다는 생각에 문득 당황스러움이 느껴졌다. 이러한 나의 반사적인 반응에 파랑 어린이들과의 신고식이 적잖이 힘들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저절로 회고의 미소가 지어졌다

 


지금은 오랜 시간 함께하면서 파랑지역아동센터의 어린이들이 명상수업에 익숙해졌고 호흡이 척척 맞는 관계가 되었지만, 새로운 어린이들과의 만남은 만만한 일이 아니라서 흔쾌함보다는 망설임이 앞섰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잠시 생각을 돌이키면 어린이명상캠프는 여러 어린이들에게 명상을 경험하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평소 호스피스 활동을 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일 중의 하나가 어린이 사별에 관한 부분이었다. 일반적으로 어린이들은 본인과 가장 밀접한 관계의 어머니나 아버지가 돌아가셔도 남의 집 일처럼 뒤로 빠져 있기가 일수였다. 유족들은 어린이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임종 현장에서 멀찍이 떨어뜨려 놓지만 오히려 아이들에게는 상실의 고통을 더욱 크게 하여 일생 동안 마음에 깊은 상처로 간직하는 예가 허다하다.

 


이러한 임상을 통해 아이들이 죽음에 대한 시각이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죽음을 삶처럼 현실로 받아들이거나 죽음을 삶만큼 자주 성찰하게 된다면 막연한 공포로부터 벗어나고 갑작스런 상실감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의미와 가치도 되새길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어린이들의 건강한 생애를 위해서는 죽음에 대한 명상은 꼭 필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어린이 명상 캠프는 여름방학에 즈음하여 어린이 DIB(Death is Beautirul) 명상이라는 제목으로 태어남과 머뭄, 사라짐을 주제로 반성과 감사, 그리고 아름다운 마지막을 위한 명상을 하며 자신과 타인에 대한 생명의 존엄성을 성찰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에서 석사 과정 및 전문가 과정에 계신 선생님들도 자원하셔서 함께 준비하고 진행하였다. 모두가 어린이들과의 1박의 캠프를 설레임 반 걱정 반으로 조심스럽게 준비하였고 여러 가지 에피소드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었다. 어린이들은 죽음에 대해서는 복잡한 것, 나쁜 것, 임무가 다함, 두려움 등으로 표현하였고, 반면 산다는 것에 대해서는 특별한 것, 선택 한 것, 나의 책임, 기쁨, 사랑 등으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앞으로도 미래의 희망인 어린이들에게, 그들의 총체적인 삶의 질 향상과 의식성장을 위하여 어린이 명상에 대한 어른들의 각고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할 때라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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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 기말세미나를 마치며


서 두 련 ┃석사과정 1학기 재학생



새싹이 파릇파릇 돋듯 삼월의 학교생활의 시작은 푸름 그 자체였다. 연푸름 사이로 비친 햇살만큼이나 신입생인 나에게도 열정이 쏟아 내렸다. 그렇게 시작된 푸름은 사월과 오월이 지나고 유월의 막바지까지 짙어가고 있었다.


짙은 푸름이 익어갈 쯤, 기말세미나 발표가 있었다. 1학기에 배운 내용을 토대로 각자 자기방식으로의 주제를 정하고 발표하는 것이었다. 발표를 한다는 것도 부담되었지만 어떤 주제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대상관계 관련된 심리내용, 유식학, 종교의 흐름 등 여러 주제들이 나에게 물음을 던져주고는 시간이 휙휙 지나가 버렸다.

 

그런 나에게 생사의 장특강 체험은 기말세미나를 준비하는 시간을 단축시켜 주었. 주제를 정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체험을 바탕으로 발표 준비를 하였다. 핑계를 대자면 준비 할 시간이 짧아서 이론에 대한 이해를 숙지하기보다 발표할 자료를 만드는데 급급하였다. 이 자료로 발표를 하자니 잘하고 싶은 욕구와 잘해야 한다는 욕구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 ‘있는 그대로 하자,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라고 마음을 다스렸다.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있는 그대로의 수용을 나 스스로에게 하면서 드디어 기말세미나 시간이 다가왔다.

 

기말세미나에 장익 위덕대학교 총장님과 김경일 교수님, 권기현 교수님, 김문정 교수님께서 함께 자리를 빛내주셨다. 이태승 교수님께서는 다른 일정과 겹쳐서 함께 하지 못하셨는데, 우리에게 기말세미나 준비하는 것에 대한 내용을 묻고 피드백을 해 주시는 등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였다.

 

 


대학원 선배님들의 세미나 발표를 시작으로 신입생들, 생명교육전문가 선배님들의 발표가 진행되었다. 다양한 주제와 각기각색의 생각들이 교실 안의 뜨거운 열기와 함께 내안에도 스며들었다. 발표하시는 분들과 교수님들의 피드백은 감동의 도가니였다. 모르는 것을 안다는 것과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것, 생각의 나눔은 경계를 세워 둔 긴장감을 스르르 녹여주었다. 사유할 여유를 머무르게 하였다. 고마웠고 감사했다. 그리고 소중한 만남이었다.

 

 


기말세미나를 마치고 뒤풀이 장소에서는 교수님과 선후배님들과의 수다 만찬이 준비되어 있었다. 발표한 소감과 1학기동안의 느낀 것을 나누고, 오고가는 대화 너머에는 학문과 삶에 대한 물음들이 화두로 남으며, 배움에 대한 길 위를 함께 거닐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있었다. 소감을 나눌 때의 교수님에 대한 사랑의 마음은 고요한 바다를 시작으로 거센 파도와 같이 일렁이다가 다시 고요한 바다로 닻을 내렸다. 유머와 재치 그리고 사랑은 또 다른 행복함을 주었다. 모든 것에 대하여 사랑하고 고요하리라.

 


유월의 마지막 날, 진하게 푸른 세상에 우리들은 한 알 한 알 영글어 가는 청포도 같았다. 그렇게 알알이 터질 듯, 청포도가 익어가는 칠월을 마주하였다. 한 송이 청포도 같이 오래오래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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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이 순간

 

송 형 준 2018 봄 시민무료특강 <치유와 성장의 힐링극장> 참여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3번째 봄시민 특강에 출석하기 위해 부산 온천장 전철역에서 동료들을 만나 함께 언양으로 출발하였다. 이번 특강은 치유와 성장의 힐링극장4강 중 3번째 영화 <소중한 사람, 2002 일본>이다.



<소중한 사람>은 가족영화이다. 가족 중 할머니는 치매 환자이다. 할머니를 모시는 며느리는 한시도 편안할 날이 없고 가족 간에도 마찰이 일어나는 일들이 자주 발생되곤 한다. 남편의 입장에서는 비록 할머니(남편의 어머니)가 간병하기 힘이 드는 치매환자이지만 함께 살기를 원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가정의 안정을 위해 부득이 치매 요양원으로 모시고 가는 도중 이 영화는 새로운 반전이 일어나게 된다. 며느리가 가지고 있던 시어머니를 향한 원망의 마음에 큰 변화가 일어나게 된 것이다


시어머니는 그 동안 자식에게도 하지 않았던 당신의 과거 일들을 덤덤히 말씀하신다.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양아버지 밑에서 자라면서 받았던 마음의 상처가 성장해서도 지워지지 않았고, 일찍 결혼하여 자식 셋을 두었는데 갑자기 남편을 잃고 젊은 나이에 홀몸으로 자녀 셋을 어렵게 키워야 했던 이야기 등. 시어머니는 처음으로 마음속 깊이 감추어 둔 상처투성이의 마음을 꺼내 보인다


며느리는 같은 여자의 입장에서 고단한 삶을 살아온 시어머니가 애처롭다. 무엇보다도 한 사람의 연약한 여자로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녀들을 잘 키워 모두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갈 수 있게 어머니로서의 책임을 다했던 시어머니를 다시 보게 된 것이다. 며느리는 그 동안 비록 한 가정을 이루어 살아가면서도 왜 사는가에 대한 인생의 의미를 알지 못하였다. 치매노인을 돌보며 사는 것이 그녀로서는 의미없는 삶으로 생각되었던 것이다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잠시 시어머니에 대한 측은하고 애처로운 삶에 대한 동정심도 들었지만 그 감정보다는 시어머니의 이야기로 인하여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된 것이다. 그녀에게 삶의 의미란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한 가정을 행복한 가정으로 지켜내는 것이다.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된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집으로 모시고 와서 새로운 생활을 하게 된다. 이제는 이전의 며느리가 아닌 새로운 며느리로 변화가 되니 생활이 바뀌고 남편은 물론이고 가족 모두에게 새로운 행복이 찾아온다


그렇지만 할머니의 병세는 점점 악화되어 이젠 가족조차도 알아보지 못하지만 가족 모두는 그러한 할머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예전과 다름없이 가족의 일원으로 행복한 가정을 이루게 된 것이다. 비록 모든 기억을 잊어버린 할머니지만 언제나 며느리에게는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야라고 말한다.


영화 <소중한 사람>은 가족이란 무엇인가, 더 나아가 삶이란 무엇인가를 제시하는 영화로서 삶의 의미를 알고 그 책임을 다하는 사람은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소중한 사람이라고 알려주고 있다.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누구에게나 소중한 사람인가? 내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 또한 그 의미가 주는 삶의 책임은 무엇인가를 스스로에게 반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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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이 순간

 

김정희 ┃SATI수행 <행복,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참여

 

나는 작년 말, 정토마을 인도 보드가야 의료봉사를 다녀왔다. 의료봉사 장소였던 SATI Arama 수행도량에서 잠시나마 수행자들의 삶을 보며 수행을 조금 더 경험하고 싶었던 중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의 SATI수행 공개워크숍에 참여할 수 있는 행운을 얻을 수 있었다.

행복,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라는 주제가 내 마음에 콕 들어왔다.

부처님께서 창안하셨다는 SATI수행은 내 몸에 집중하여 숨 쉬며 행동하는 모든 것을 알아차림 할 때 모든 망상으로부터 벗어 날 수 있는 마음 운동이다. 수행을 통해 자신의 삶에서 늘 깨어 좀 더 의미 있고, 좀 더 아름다워지고,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다고 하신다.

우리는 수없이 어떤() 대상에 이끌려 진정 자신을 알지 못하고, 탐욕번뇌집착분노 등 온갖 망상에 괴로워하며 살아간다.

SATI수행을 통해 일어나는 마음을 자각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여 마음 근육을 키운다면 중심이 튼튼해 흔들리는 마음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여여한 삶이 될 것 같았다. 이처럼 머리로는 알겠는데, 남에게 전달도 하겠는데, 행동으로 옮겨 내 것이 되게 함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느낀다. 수행하는 중에도 내 마음은 망상으로 왔다 갔다 하고, 아니면 잠이 와서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최상의 자유와 행복은 더하는 것이 아니라 빼는 것이라 하는데, 나의 번뇌는 커져만 간다. 앞으로 나아갈 길이 멀기만 하다.

이번 기회를 통해 익힌 앉아서, 걸으며, 밥 먹으며, 잠들기까지 순간순간 일어나는 마음을 알아차림 하는 마음 운동을 내 삶에서 잊지 않고 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

지금 여기 이 순간 그 어떤 수행으로도 나는 늘 깨어있고 싶다. 그래서 어디에도 걸림 없는 무한한 자유를 누리고 싶다.

12일이라는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이를 통해 지금 여기, 이 순간을 선물해 주신 지도법사 붓다팔라스님과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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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머문 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느낌들책이나 영화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함께 머물러 보세요.


입 크게 벌리세요 (스피치 특강 후기)

 

윤 정 숙 생명교육 전문가과정 2학기 재학생



 

 ~~~~~~~~ , , 다섯,......

어둠이 내려앉은 정토마을 3층 강의실에서 여남은 명 가까운 사람들이 목청껏 소리를 지르고 있으니 도감스님께서 문을 빼꼼히 열고 들여다보신다.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놀라셨으리라.

 

, 이제 한 분씩 아~~~ 10초씩 하시는 겁니다. 입은 치과에 가서 벌리듯이 크게 벌려야 합니다. ~!”

강사님의 또랑또랑 우렁찬 목소리만 들어도 의욕이 불끈 솟는다.

저 작은 체구 어디에서 저런 목소리가 나올까.....?’

모두를 집중시키는 목소리에 매료되어 시키는 대로 고함을 지르지만 강사님의 기대엔 턱없이 모자란 우리들이다.

배에 힘 더 주세요, 배가 딴딴해야 합니다.” “입 더 크게 벌리세요.”

연이어진 주문에 든든히 먹은? 아니다. 배가 부르면 힘을 못 준다는 말씀에 적당히 먹은 저녁배가 꺼진다. 배가 고프다.

첫 날 인사하는 방법을 실습하며 찍은 영상들을 보며 부끄러워하기도 하고, 둘째 날 발음연습 문장을 읽으며 킥킥거리기도 하면서 우리 학생들은 모처럼 하나 되어 온 몸으로 웃었다. 셋째 날 아무 준비 없이 돌발영상을 보고 진행해야 했던 3분 스피치는 정점을 찍었다. 자신의 모습을 재생 시켜 보면서 듣는 피드백은 민망하지만 소중했다.

도반이란 이런 것이다.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까지 모두 내어 보여줄 수 있는, 그럼에도 부끄럽지 않은...

 

스피치 강의는 자기를 알아가는 또 하나의 도구였다.

자신이 말하는, 특히나 남 앞에서 말하는 나의 모습을 언제 객관적으로 본 적이 있었던가...

마지막 날 10분 스피치는 말하는 자료까지 총동원된 발표 실습이었다. 첫 날 서툴렀던 인사법은 너무나 자연스러워져 있었고, 입 크게 벌리기는 모두의 숙제로 남았다. ! 그리고 재미있는 건배사를 배운 것은 덤이었으니, 이젠 건배사 제의에 절대 사양하지 않으리라.

토요일 종일 수업 후 저녁6시부터 밤830분까지 이어진 4회의 스피치 특강은 고단한 몸을 웃음으로 가득 채워 활력을 주었고 도반들과의 사이 간격을 메꾸어주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박수진 아나운서의 열정어린 목소리는 큰 울림으로 남았고, 스피치 강의는 우리에게 귀하고 소중한 경험으로 남았다.

 

드디어 실전의 기말세미나 날, 우리들의 은밀한? 수업을 모르시는 장익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첫인사와 끝인사는 어디 내놓아도 손색없는 특급이었습니다.”

우리들의 발전을 위해 좋은 강사를 물색해준 대학원 행정 부장님께서도 발표 매너가 깔끔하고 좋아졌다하시니 이만하면 첫 술에 대단한 성과가 아닌가 자찬을 해본다.

같이 하신 도반님들의 소감을 간단히 들어보았다.

남 앞에서 말하는데 자신감이 좀 생겼다.”

스피치에서 어떤 점이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발음 교정의 기회가 되었다.”

같이 공부하며 강한 유대감이 생겼다.”

나의 모니터를 보며 내 문제점을 발견했다.”

말을 배우는 아이처럼 새로움에 눈뜨고, 강사님의 열정에 같이 동화되었다.”

입을 크게 벌리는 것이 참 중요하구나........”

... (이런 기회를 자주 만들자)”

 

아침 9시부터 밤 9시 가까이 수업하고 또 차로 멀리까지 가야함에도 마음 합하여 기꺼이 함께 해준 도반님들 모두 사랑하옵고, 늦은 시간에 정토마을까지 오셔서 열정적인 수업을 해주신 강사님께 감사하오며, 학생들을 위해서라면 대한민국을 다 뒤져서라도 좋은 선생님을 모셔오고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려 애써주시는 행정실 관계자 분들, 교학처장님, 원장스님, 모두모두 고맙고 사랑합니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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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머문 자리]

마음이 머문 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임 주 은 │ 청춘연사(명상심리학 석사과정 2학기 재학생)



 

 

어린 날, 학원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서 문득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될까?’ 라는 다소 모호한 주제가 번뜩 떠올라 갖가지 상상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지속하며 집까지 걸어왔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발표준비를 하면서 어릴 적 기억이 하나 둘씩 떠올랐는데 꼭 어릴 적 소중히 가지고 놀았던 인형과 장난감들이 들어있는 함을 오랜만에 꺼내 본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여운들이 아직도 내 마음속을 맴돈다.

 

6살 처음으로 외증조할머니가 돌아가셨던 때 그날의 기억부터 호스피스병동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지금까지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는 이 과정에서 나는 죽음이 무엇인지 막연한 느낌들만 고스란히 담아두었던 것 같다. 두서없이 담아두었던 느낌과 감정들을 이번 연사를 준비하면서 하나하나 꺼내어 보았다.

 

처음 사별경험에서부터 지금의 경험에서 공통되게 느껴지는 감정들을 주제로 끌어내어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으로부터 느껴지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 공포를 시작으로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지점으로 가버린 고인으로 인해 묵묵히 담아두었던 죄책감에 대한 감정을 끄집어내면서 내가 죽음이라는 단어를 가볍게 떠올리지 못한 원인을 이해하게 되었다.

 

죽음에 대한 생각을 이어나가면서 죽음을 두려워했던 20대 초반의 나와 가까운 이의 임종을 경험하며 나에게 죽음이 오기 전까지 나는 어떻게 살아야할까에 대해 고민했던 20대 중반의 나도 만나게 되었다. 고교시절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할 때부터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다며 이와 같은 모토로 돈이 목적이 아닌 나의 보람이 우선인 직업을 갖고자했던 나의 바람이 당면할 죽음에 대한 대비였음을 다시금 자각하게 되었다. 이렇듯 어린 날 문득 들었던 죽음에 대한 호기심어린 생각이 지금까지 미미하게, 때로는 강렬하게 이어져오고 있었다.

 

혼자만 조심스럽게 꺼내어보던 죽음에 대한 생각과 얽혀있던 감정들을 대중들에게 드러내 이야기를 하면서 복잡하고 심오하기만 했던 주제가 좀 더 명쾌하고 정리되어 다가오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여정의 의미를 좀 더 깊이 새길 수 있었다.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살아감에 대해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과 같다. 가치 있고 의미 있게 살아가는 법을 알기 위해 죽음을 더욱 자유롭게 사유해나가며... 죽음 앞에 좀 더 자유롭고 여유 있는 나의 모습을 그려본다.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 제8회 호스피스세미나 죽음, 청춘이 묻다 생명을 경외 시 하는 사회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미래세대인 청춘들에게 죽음에 대한 물음을 던져, 그들이 생각하는 죽음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깊이 성찰해 볼 수 있는 자리로 마련되었으며,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석사 2학기 재학생 임주은님께서 청춘연사로 강연하였고, 석사 4학기 재학생 손재선님께서 사진촬영 재능기부를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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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머문 자리]

마음이 머문 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마음과학과 SATI수행

 

박용구 (명상심리학 석사과정 1학기 재학생)

 

 

결혼 후 4년차에 와이프의 급작스런 암 선고와 투병생활이 시작되었다. 1년여의 병원생활과 2년여의 요양생활을 지나오면서 장밋빛 청춘의 계획들은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도 늘 건강에 대한염려와 경제적인 회복의 압박 속에서 일궈놓은 것 없는 인생 반 바퀴가 지나가고 있는 것 같다.

지금 이 시점에 내 인생에 무엇이 남았을까? 숱한 노력과 시도에도 불구하고 신화와 같은 성공의 기회들은 왜 내 삶을 비켜갔을까? 행복한 삶은 무엇이며, 잘 산다는 건 어떤 삶이어야 하는지? 마음의 고통과 삶의 무게를 덜 수 있는 방법은 있는가? 사회에서의 생업들을 뒤로하고 절집 일을 보면서, 공부와 기도로 어떤 답을 찾고자 했다.

결혼과 취업 등 새로운 삶의 출발은 기대와 희망이었다. 하지만 부부로서의 생활과 가정의 이룸이 어떤 행복과 만족을 영원히 보장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비단 내 삶에서만이 아닌 , 우리 인생의 선배들도, 주변의 많은 불행한 경우들도 그랬다. 그렇게 평온한 삶을 이어간다는 건 어려운 일인가보다.

암 투병에서 살았다고 기뻐해야하나? 살려달라고 애원해야 하나?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면 또 어땠을까? 여러 풀리지 않는 삶의 의문들 속에서 불법에 해결책이 있을 것만 같았다.

부처님은 삶의 희노애락을 어찌 받아들이고, 또 그 고통을 어찌했을까? 아님 극복하는 무슨 방법이 있었을까? 부처님 당시의 실제 수행법과 마음 다스리는 공부가 늘 궁금했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 성공한 사람이 되려면 일만 시간의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들 이야기 한다. 하다못해 다이어트나 몸짱이 되려 해도 꾸준한 습관적 몸 운동과 관리가 필수다. 완성된 인생도, 성공적인 삶 또한 숱한 시행착오와 오랜 기간 동안의 수련으로 이뤄지리라 생각한다. 이 길들여지지 않는 거친 마음은 누구의 것이며, 왜 이다지도 통제가 되지 않는 것인지? 억겁의 또는 전생의 습 때문인지? 전생의 과보, 업보 때문인지? 몸의 근육을 키우듯이 마음의 근육도 꾸준히, 습관처럼, 또는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키우다 보면 천방지축 날뛰는 마음을 붙들어 내 뜻대로 통제 할 수 있지 않을까? 나의 정신세계를 맑히고 마음을 평온히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의지가 부족한 탓인지 쉽지가 않다.

스트레스와 불안, 걱정에서 벗어나 자유로울 수 있는 삶!

그래서 나는 경전의 공부보다는, 특히 알 수 없는 공안과 화두, 신격화 된 한국불교(대승불교)보다는 부처님 당시의 수행과 설법에 관심이 많았고, 직접적인 수행법인 호흡법과 위빠사나의 알아차림 수행에 마음이 더 기울었다. 끈기와 궁구하는 노력 부족이었겠지만 앉아서 버티는 좌선은 쉽지도 않았고 마음의 움직임이 없었다. 책으로만 접하기엔 더욱 용이하지 않았고, 생업과 일상생활 속에서의 수행 실행도 쉽지 않았다.

 

그런 중 이번 여름 대학원의 여름방학특강 <마음과학과 SATI 수행>에 참여하였고, 마음의 근원과 마음을 통제할 수 있는 제 7감 존재-사티 에 대한 붓다팔라스님의 설명이 깊이 와 닿았다. 부처님의 수행법이자 깨달음의 방법인 알아차림 수행을 쉽고도 명확하게 체계화, 이론화 한 것 같았고, 마음의 나쁜 찌꺼기들의 발생을 어떻게 대응하고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하여 명확하게 설명해 주셨다.

알아차림 수행의 사용가치, 자본주의 시장에서의 접목방법, 부처님의 알아차림 수행과 우리 삶의 고통해소, 우리들 삶에서의 가치 있는 역할 등의 제시와 방안이 색다르게, 의미 있게 들리기도 했다.

상담심리학에서 상담자는 전문가이어야 하고, 인생을 잘 살아온 선험자이기도 해야 한다는 상담자 자질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난다. 나 또한 알아차림 수행의 전문가가 된다면, 내 개인의 삶의 문제 해결은 물론이고, 상담자로서, 삶의 의미를 알려주는 철학가로서, 사회운동가로서 밝고 맑은 세상을 만드는 데에도 일조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들 일상 속에서의 알아차림이 생활화된다면 삶에서의 부정적인 요소, 정신적인 문제들을 스스로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거나 그 강도를 줄여나가는 힘을 기를 수 있을 것 같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이제부터 아침과 저녁 30분씩, 바쁜 일상을 좀 쉬면서, 잠시 외부세계에서 벗어나, 나의 내면 속으로 들어가 보고자 한다.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훈련을, 매일 꾸준히 수행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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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교육 전문가과정 1학기를 마치며... 

 

김 원 식 (생명교육 전문가과정 3학기 재학생)

 

 

오늘날 사람들은 빠르게 진행되는 삶의 속도에 갇혀 차 한 잔의 여유마저 갖지를 못하고 부자유하고, 산만하고, 부자연스럽고, 불완전한 상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마 진정한 의미의 자유로운 삶, 행복한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잃어버렸는지 모릅니다. 그리고는 그 반대편에서 최선을 다해 고통의 삶을 살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러한 시대적 험로에서 우리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은 예리한 직관으로 삶의 질적 향상과 행복으로 이르는 궁극의 길을 생명교육이라는 새로운 방향으로 제시해 주었고, 저는 이번 계기로 인하여 배움의 자세를 다시 한 번 가다듬고 증진해 나가면서 밀고 댕기는 견인역할을 해 나가야 하겠다는 다짐을 해보게도 되었습니다.

저는 소망합니다. 대학원을 중심으로 모든 인적 물적 구성요소가 함께하는 진정한 공동체가 되어 등대 불 밝혀 지역사회를 비춰주고, 그 빛이 확대되어 나라전체로, 세계화로 넓어지고 실행되어지기를 말입니다. 그 속에 저 자신 또한 밀알이 되도록 최선을 다 해보고 싶습니다.

 

입학 할 때의 마음을 돌이켜 보니, 학교에 대한 기대가 참 많았습니다. 그 중에는 학교가 중심이 된 TF팀이 운영되어 지역사회에 어두운 곳을 밝혀주는 일을 조직적으로 운용하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었는데, 그러한 실천여지가 어렵게 보이기도 해서 과연 공부를 이어가야 하는지를 되물어 보게도 되었습니다.

 

3학기를 마치는 이 시점에서, 입학지원서에 적었던 내용을 다시 꺼내어 나누어 봅니다.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 대한민국 이라고 합니다. 물질과 정신의 불균형에서 오는 결과로 많은 현대인들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고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하여 끝내는 죽음을 선택하는 극단에 이르게 됩니다. 물질이 풍요로운 미국 또한 정신적인 빈곤을 스스로 알고 동양의 명상을 통해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도구로 다양한게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역시 명상을 일반 생활인들이 쉽게 접근하여 활용 할 수 있게 연구 개발 체계화 시켜 나가야 될 것으로 봅니다.

 

1. 스트레스 완화[집단/개인] 도시인 습득용이 명상기법 창안

2. 소모임 명상처 만들기[행복한 마을 만들기]

3. 임상 상담 system & 지원 source 개발 적용 상담 활용 "

 

학기동안 지도하신 교수님들께 감사올리고 곁에서 교무지원해주신 여러 선생님들께도, 그리고 저의 자존감을 평정의 마음으로 볼 수 있게 해주신 학습동지님들께도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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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봄날, 새 볼펜 한 자루를 들고...

 

 

임 주 은 (석사과정 1학기 재학생)

 

 

 

마른 나뭇가지에 새잎이 돋아나는 3, 봄바람이 살며시 기웃거리던 화창한 날...

입학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으로 새 볼펜 한 자루를 샀다.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은 내가 정토마을로 발걸음을 하게 된 계기였다. 나는 학부시절부터 사회복지학 전공과목 중 특히 상담심리학에 관심이 많았다. 주변인과 내 자신을 이해해야할 일들이 많았던 것일까. 유독 사람의 마음에 대해 알고 싶어 했었고 특히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그 학문 속에 담겨있는 것 같아 더욱 흥미로웠던 것 같다. 학부에서 배웠던 상담학문은 서양에서 들어온 개념과 역사, 기법들이 중심이었다. 그때 동양에서 특히 불교에서 다루는 상담심리학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던 것 같다. 학교를 졸업하고 다양한 문제 속에 있는 내담자를 만나고 그 문제를 해결해주고 싶은 욕구가 커지면서 배움에 대한 갈증이 더해진 것 같다. 그래서 빠듯한 형편에 일과 공부를 함께 병행해보리라는 다소 대책 없는 포부를 가지고 있던 찰나 마하보디교육원의 채용정보를 확인하고 무작정 이력서를 들고 찾아가 교육원 문을 두드렸었다. 그 때로부터 벌써 2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대학원을 들어가기 전 내가 거쳐야할 단계들이 필요했던 걸까. 인연이 닿은 곳은 교육원이 아닌 정토마을 법인사무국이었다. 15년도 1월에 입사하여 작년 9월엔 정토마을자재요양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병동이 시범사업을 진행하게 되며 호스피스병동의 전담사회복지사라는 또 다른 역할과 마주하였다. 바쁜 일을 핑계로 문턱이 발가락 끝에 닿아 있어도 넘으려 하지 않았던 나는 호스피스병동에서 일을 해나가며 스스로 공부를 해야 하는 동기를 부여했던 것 같다.

 

암과의 투병으로 몸과 마음이 지친 환자와 보호자들을 내가 잘 돌볼 수 있을까.’

 

좀 더 심도 있는 공부를 통해 나의 영성과 전문성을 성장시켜서 그들의 눈가에 습습히 고여있는 슬픔을 잘 닦아낼 수 있기를 바라며 인연을 맺고도 미뤄두었던 대학원의 문을 용기 내어 두드렸다.

 

사실 병동에서의 일만 해도 몸과 마음이 참 고되다. 하지만 내가 병원에서 마주하는 환자와 그 가족들은 내일도, 몇 시간 후도 아닌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야하며 찰나같이 지나가는 그 순간들을 절실히, 그리고 전문성 있게 돌보기 위해서는 나를 계속해서 성장하게끔 이끌어야 했다. 금요일 저녁, 토요일 주간에 이루어지는 대학원 수업시간은 시간 없다 탓하기가 무색할 만큼 내가 틈을 내어 듣기에 충분했다.

 

입학한 후 첫 수업은 충격적이었다. 불교학과니 만큼 불교에 대한 기초지식이 있어야하는데 지금껏 종교가 불교라고 했던 내가 부끄러울 만큼 교리를 몰랐던 나는 교수님이 하시는 말씀과 용어들을 알아들을 수 없어 무작정 들리는 대로 써내려갔던 것 같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덜컥 겁도 났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난 지금, 필기하는 속도가 처음보다 늦춰졌다. 궁금한 것을 메모해두는 여유 또한 생겼다. 그리고 나름 일도 하고 공부도 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는 내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

 

4월에 들어서며 만개했던 벚꽃이 옅은 빗방울과 바람에 떨어지며 풀잎자리를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처음에는 새로운 수업에 대한 호기심과 긴장감이었는데 이제는 수업을 들을 때 마다 곁가지처럼 늘어나는 호기심 어린 질문들이 수업을 집중케 하는 촉매제가 되었다.

 

요즘은 늘어나는 과제들을 치러내느라 분주한데 이 모습이 꼭 지금의 계절을 닮았다. 생동감 넘치는 봄의 아름다운 풍경이 지금 이 순간을 함께 하고 있는 나와 도반들의 모습 같다.

 

라는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학문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졌고 나의 직업이 의 영성을 성장시키고자 하는 동기가 되어 이 곳을 찾았다. 그리고 이 곳을 졸업하는 시점의 내 모습을 좀 더 그려보며 미소 지어본다.

 

앞으로 자신의 내면에 대한 궁금증으로 또는 자신의 내적, 영적 성장을 목표로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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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합니다.

44기 생사의 장 불교호스피스 교육 그후...

 

이 수 복 (석사과정 5학기 재학생)

 

  내 인생에 있어 2016년은 잊지 못 할 최악의 한해였다.
연초까지는 그런대로 좋았다. 여름엔 몽골여행과 러시아 바이칼호수 탐방이 예정되어 있었고, 등 떠밀리듯 선택한 43기 호스피스교육도 기다리고 있었다. 야호!! 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시간이 빨리 미끄러져 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여름의 초입에 어느 월요일이었다. “따르릉~ 따르릉~“ 보험공단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우리센터에 한 요양보호사가 가족을 비가족으로 속이고 수당을 부당청구 했으니 센터에서 책임을 져야한다고 했다. 자그만치 5년 동안이나 공단과 센터를 속인 것이었다. 헐...
 그리고 다음날이었다. 이번엔 딸아이의 다급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아빠가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이라고 했다. 아... 가슴이 터질 것 만 같았다.
  어째 이런일이... 나는  아무 말도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뇌출혈로 쓰러진 남편은 25일 만에 돌아가셨다. 우리 부부는 많이 싸웠었고, 떨어져 지내기도 했다. 내가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에 입학하게 된 계기도 남자심리에 대해 알고 남편에 대해 좀 이해해보고자 하는 마음에서였다.  나에게 정말 많은 아픔과 슬픔, 그리고  공부거리를 주고 간 사람, 미운사람. 그리고 불쌍한 사람...

  나는 방문요양센터를 운영하면서 요양보호사 교육 강사로도 일을 하고 있다. 요양보호사 교과목에는 호스피스와 임종요양보호라는 과목이 있는데, 그 과목을 강의하기가 늘 꺼려졌다. 왠지 우울해지고 축 처지는 분위기가 싫었기에 일부러 그 과목을 다른 강사에게 맡기고는 했다.
  그리고 아직 호스피스 교육을 받기에도, 하기에도 나는 젊다고 생각했었다. 해야 한다면 한 10년 쯤 후에 일일 거라고 생각했다.

  교육원 직원이 44기 생사의 장에 들어오시냐고 묻는다. 그 말에 나는 순간 많은 생각과 감정이 오갔다. 건강한사람이 하루 밤 사이 안녕이라고, 내가 나의 내일도 모르는데, 살얼음판 같은 세상에서 허우적거리는 내 삶이 애처롭게 느껴졌다.
마음 둘 곳 없는 나에겐 삶의 좌표가 필요했고, 사무실이전을 직원에게 맡겨 둔 채 44기 생사의 장에 조용히 나를 초대했다.
  6박 7일 호스피스 교육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 여태까지 받았던 교육은 그냥 주입되었다면 생사의 장은 느끼는 그 무엇이었다.
  삶이 무엇인지? 죽음이 무엇인지? 음미하고 또 음미했다. 분위기는 뭐랄까? 엄숙하면서도 찬찬하고, 경건하면서도 평화롭고, 조용하면서도 따뜻하고, 깔끔하면서 정성이 깃들어 있고, 혼자이면서도 함께 있는 것 같고, 비워있는 듯 가득 차 있는 뭔가가 있었다.
  많이 울고, 많이 웃고 많이 부르짖고, 깊이깊이 내면의 바다로 빠지면서 그 끝에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나를 만나면서 어떻게 살아야 될지, 어떠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그릴 수 있었다.
 
  교육을 마친 지금은 임종요양보호와 호스피스 교육을 자진해서 강의하고 있다. 많은 요양보호사 교육생들에게 죽음의 인식의 전환에 대해 얘기한다. 능행스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가 아닌 언제든지 죽을 수 있다. 오늘이라도 내일이라도” 라는 말을 강조하면서 죽음 앞에 부끄럽지 않는 삶을 살자고 얘기하고 또 얘기 한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생을 완성해가는 것이고 죽음은 생의 완성이며, 또 다른 생의 준비라고...
  생사의 장 인사 때마다 “행복합니다.” 는 의미를 다시 한 번 느껴보면서 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애써주신 여러 선배님들, 교수님들, 스탭진들, 스님들 그리고 원장스님과 모두에게 머리 숙여 사랑과 존경과 감사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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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머문 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나를 만나는 시간
(수치심의 치유 특강을 듣고...)

 

 

재 선 (석사과정 2학기 재학생)


 
  우리는 흔히 기쁨 즐거움 행복함 등은 좋은 감정이라 하고, 분노 질투 고통 부끄러움 같은 감정은 좋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 작년 여름에 개봉한 사람의 감정에 대해 다룬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보면 사람의 감정에는 좋고 나쁜 것이 없다고 한다. 사람의 모든 감정은 소중하고 하나하나의 감정의 목소리에 귀를 잘 기울일 때 그들은 언제든 좋은 친구가 되어 준다는 것이다.
 이번 ‘수치심에 대한 이해와 치유’특강에서도 그랬다. 사람의 모든 감정은 존중되어야 하고 비록 건강하지 않더라도 내 안에 그런 감정들이 잘 자리 잡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그 감정들과도 잘 어울려 놀 수 있을 때 사람은 건강하게 성장하고 훨씬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음을 일깨워 준 기회였다.
  수치감이란 평범한 사람이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저질렀을 때 느끼는 부끄러움이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기에 누구라도 실수를 할 수 있고 그것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인간의 감정 중 하나로 건전하게 잘 느껴야지만 같은 오류를 범하지 않게 되고 공동체 사회 규범에 어울려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이 되는 것이다.
I did a mistake. 나 실수했어!

 

반면, 이런 수치감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은 사회적인 규범에 어긋나 다수에게 해를 끼치고 있음에도 자각하지 못하여 반복적으로 문제를 일으켜 사회문제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사람에게 수치감이란 감정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다만 이런 감정이 자신의 과거 경험까지 헤집고 들어가 “난 능력이 부족해!” 라며 자학하고, 스스로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수치감이 내면화된 상태, 즉 수치심이 깊어지게 된 상태를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I am a mistake. 내 존재는 실패 그 자체야!


나에게 수치심이란 단어는 듣기만 해도 부자연스러운 느낌과 함께 죄책감, 두려움과 같은 부정적인 단어들을 함께 떠오르게 한다. 부끄러움을 넘어서 마음 안쪽 저 바닥에서 뱀처럼 똬리를 틀고 앉아 조금이라도 틈이 보이면 쥐도 새도 모르게 스멀스멀 그러다 훅하고 머리끝까지 올라와 내 몸 전체를 옭아매고 생각지도 못한 잔혹 동화를 내면에 써나가며 피를 철철 흘린다. 왜 그렇게 피를 흘리는지 그 생채기를 보듬으려고 하기 보다는 혹시라도 누군가에게 들킬까 벌벌 떨고, 끝까지 피해자를 자처하며 모든 원인이 상대방과 태어나고 자라온 환경 때문이라고 자기변명을 늘어놓기 바쁘다.
왜 이런 끝도 나지 않을 나와의 전쟁을 계속하며 사는 걸까.
왜 이런 감정들이 자라나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 일까. 
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내면의 피흘림을 완전히 멈추게 하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조금쯤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수치심은 어린 시절 양육자의 태도에 따라 감정의 억압을 많이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주로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아이가 실수를 했을 때, 양육자가 그 실수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지 않고 아이의 존재 자체를 비난할 때 아이의 수치감은 깊어지게 된다. 아이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신뢰하는 양육자로부터의 배척당하는 경험이 혼자뿐이라는 고립감을 느끼게 한다고 한다. 
 주위를 조금만 돌아보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내면화된 수치심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참 많다.
나부터도 그러했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상대가 조금만 화를 내어도, 표정이 조금만 어두워도, 혹시 내가 뭘 잘못해서 그런 게 아닌가하는 번뇌망상(생각)을 시작으로  그것이 꼬리를 물고 전도몽상의 바다에 빠져 슬퍼하고(감정), 어릴 적 혼이 나던 작은 아이처럼 위축되어 심지어 숨도 제대로 쉬지 않게 되는 상황(행동)으로까지 나를 끌고 가고 심한 경우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우리가 어떤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면 먼저 생각이 일어나고 감정으로 이어진 후 행동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그러니 이 일어나는 한 생각은 오랜 습의 반복적인 패턴이며 이것을 바꾸는 일은 죽을 때 쯤에야 바꿀 수 있다고 할 만큼 어렵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상대방이 표현하는 감정에 휘둘려 따라가지 않고 내 안에 일어나는 감정을 그대로 느끼고(알아차림), 나의 존재의 한계가 드러났다 하더라도 (원래 인간은 누구나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기_그러나 완전해 질 수 있는 씨앗은 가지고 있다) 나는 여전히 사랑스럽고 괜찮다는 믿음을 가지고 자연스러운 호흡을 이어나가는 힘을 키워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지난 44년, 어린시절부터 억압된 감정들로 무겁게 끌어안고 있던 그 해로운 수치심 때문에 정작 보듬어야 할 내 모습은 보지 않고 남들에게 보여지는 나의 모습에 신경 쓰느라 살아온 시간을 만회하기엔 아직 늦지 않지만 그리 길지도 않다.
 늘 하는 말로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누가 나를 사랑해 줄 것인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비록 수치심 덩어리일지라도 나로부터 그 사랑은 시작된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오래된 묵은 습을 단기간에 고치겠다는 것부터 욕심 같다. 하루 하루 내게 인연되어 오는, 혹은 초대하는 모든 일과 사람들과의 관계로부터 끊임없이 배우고 연습하고 실수하고 깨치는 과정에서 그저 천천히 들숨 날숨을 자연스럽게 쉬는 연습의 반복 과정이라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한다.
 그간 지어놓은 복이 조금 있었던지 명화숙 교수님의 수치감 특강을 세번째 듣게 되었다. 들을 때 마다 당신의 온전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말씀 한마디 한마디와 학생들에 대한 애정 담긴 눈길과 표현은 존재 그 자체란 참 아름답다는 것을 저절로 느끼게 해주시는 매력이 있는 분임을 느끼게 한다.
 화를 내고 있는 상대방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오롯이 존재 그 자체의 존귀함에 집중하며 상대를 이해하는 연습, 내면의 아이를 찾아가는 연습에서 교수님의 따뜻한 리드와 그룹원들간 형성된 신뢰감이 바탕이 되어 자신만의 경험 속으로 들어가보며 미처 보지 못했거나 만나지 않으려고 하던 나의 모습을 만나는 귀중한 경험들.
이번 특강에서 꼭 기억하고 싶은 한 가지는, 나 자신 혹은 상대로부터 불편함이 찾아올 때,
“당신이(또는 나 자신에게) 어떤 말과 행동을 하더라도 제게 당신이라는 존재 자체는 무엇보다 귀하고 소중합니다.” 라는 말을 떠올리며 들숨 날숨을 잘 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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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머문 자리]

마음이 머문 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홀가분함이 또 다른 시작에게 하는 말

 

능 인 (임상상담전문가 인턴과정 강사)

참으로 긴 여정이다. 2008년부터 2014년까지 6년이란 시간 동안 늦은 공부를 시작하는 내게 많은 용기가 필요했었다. 석사는 꿈도 못 꾸고 학사라도 마치자라는 심정으로 시작한 공부다. 나는 공부에 갈증이 많은 사람이다. 워낙 공부하기를 싫어했고 공부가 무섭기도 했다. 공부를 참 못하는 학생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기에 나는 정말 공부 못하는 사람인줄 알았다. 그러나 문득 공부가 하고 싶었다. 논리적으로 말도 하고 싶었고 출가자로서 당당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은사스님의 지지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대학에 들어가서 공부가 참 재밌었다.

혼자 스스로 찾아서 하는 공부가 참 재밌었던 것 같다. 그때서야 나는 스스로 찾아서 하는 공부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학 1학년 때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전문가 과정을 2년 동안 학부와 병행하면서 전문가 과정을 마쳤다. 학부를 마친 후 곧바로 대학원 등록도 하게 되었다. 그러나 대학원 과정은 쉽지 않았다. 세종시에서 언양까지 가는 거리와 공양주를 살면서 학교를 다녀야 했기에 매우 힘든 석사과정을 하게 되었다. 수업시간에는 매번 졸음과 사투를 벌이는 시간이 많았고 무엇을 배웠는지 무엇을 알았는지 모를 정도로 2년이 바람과 같이 지나갔다. 5학기 즈음에 정신 차리고 논문을 준비하면서 그동안 공부했던 것들이 헛되지 않게 정리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논문을 마무리 하고 호스피스 교육 프로그램 기획과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 내 연구실 소임을 맡게 되면서 나에게 또 다른 역할이 주워졌다. “임상전문가 실습 강의를 하는 강사 소임을 맡게 되면서 또 다른 나의 길이 시작되었다. 첫 강의 때 마음이 참 이상했다.

설레이기도 하고 부담되기도 하고 여러 갈래의 마음이 찾아왔다. 그러나 늘 홀가분해지기를 바라는 나의 모습이 있었기에 무겁지 않고 흥미롭게 강의에 임했다.

6년이란 긴 시간이 내게 인간다움을 가르쳐 줬다. 홀가분해지려고 하는 마음은 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의 역사이자 시작이다.

지금 무엇인가 망설이고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이미 당신은 지금 홀가분해졌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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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머문 자리]

마음이 머문 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함께 행복해지는 생사의 장 불교호스피스교육

 

석사과정 김수필(1학기)

 

 

생사의 장 43기 불교호스피스교육 조화로운 삶, 그리고 시작(調作)’67일 동안 스텝의 일원으로 참여하였습니다.

작년 8월에 생사의 장 41기 호스피스 교육을 받고, 위드(임상수행)팀으로 활동한지 1년도 안된 나에게 스텝의 자리는 선배님들과의 귀중한 만남과 의식이 성장하는 여정이었습니다.

전체적인 프로그램을 이해하고, 교육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배려와 마음의 변화를 민감하게 알아차려야하는 섬세함도 요구되었기에 긴장과 여유로움을 병행하는 순발력도 필요하였습니다. 원활한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저녁마다 진행된 회의와 임시회의는 분석과 토론으로 청량감을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의견을 제안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개성이 모여 조화와 균형이 이루어지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공양 때마다 제공되는 시각, 미각, 후각의 즐거움은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 이었습니다. 그 날 그 날의 프로그램에 맞는 곡 선정으로 청각의 감성을 자극하는 힐링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연수가 진행될수록 삶의 괴로움을 지배했던 분노, 슬픔, 우울, 화의 감정을 표현하고 정화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자신을 발견해 가며 기쁨에 찬 교육생들을 보며 저 또한 함께 기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웰다잉은 생과 사가 다르지 않으며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한 끊임없는 자기성찰과 행복으로 나아가는 나침판의 역할임을 되새겼습니다.

41기 때 듣지 못했던 강의를 듣는 배움의 즐거움과 당시에는 감흥 없던 프로그램이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체험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교육기간동안 봉사자들이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자신의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교육생들을 감동시키는 한편의 드라마였습니다. 생사의 장 호스피스교육이 22년 동안 이어져 온 원동력 또한 선배님과 봉사자들의 조언과 격려, 열정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교육만이 가진 절대적인 매력임이 분명합니다.

나에겐 온전히 주어진 이번 일주일은 긴장감, 책임감, 설레임 속에서 보낸 선물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많이 웃었고, 많이 안아주고, 교육생들을 위해 잘 쓰이는 내가 되기 위한 수행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스텝으로 활동할 기회를 주신 원장스님과 능인스님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Posted by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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