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문 자리]

마음이 머문 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2회 꽃 보다 10, 청소년 울산 팝.댄스 콘테스트 참가 소감

 

 

최우수팀

울산여자상업고등학교 댄스동아리 M.Y.B

2학년 이석화

 

 

울산여자상업고등학교의 댄스동아리 M.Y.B. 으로 이번 2회 꽃 보다 10, 청소년 울산 팝 댄스 콘테스트에 참가하며 느낀 점을 글로 써보려고 한다.

우선 우리 동아리는 현재 18기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전통을 자랑하는 여상의 자랑거리이자 보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작년 2015년 신입생으로 오리엔테이션 때 동아리 홍보를 위해 무대 위로 올라온 언니들을 보고 우와 멋있다!’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 다른 여자 댄스동아리 팀과 다르게 힘이 넘치고 파워가 있고 절제된 춤이 너무나도 새로운 느낌이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어느덧 3학년 언니들은 졸업을 준비했고, 수빈이와 나는 앞으로 새로 들어 올 1학년을 가르치기 위한 안무를 연습했다. 겨울 방학이 지나고 2~3학년이 된 우리는 신입생 모집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에서 출 춤을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당일 날 생각보다 신입생들의 반응이 너무너무 좋았다. 오디션 신청 종이만 약 40여장이 나갔다. 오디션 당일은 절반만 왔지만 모두 다 실력이 좋았다. 그렇게 오디션의 결과가 발표되고, 1년 전에 내가 바라보던 그 자리에서 나와 수빈이는 신입생들과 얘기를 나눴다.

그리고 몇 달 전부터 1학년들을 가르치기 위해 준비했던 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 결과로 체육대회 때 한곡을 선보이고 그 곡으로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에서 개최하는 2회 꽃 보다 10, 청소년 울산 팝 댄스 콘테스트에도 참가하게 되었다.

사실 처음에는 이건 어디서 하는 대회지? 마하보디가 어디지? 상북까지 가야하나?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1시간여 리무진버스를 타고 ktx역에 도착했을 때 역까지 배웅하러 나오신 분들을 접하고는 참 친절하시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런 느낌은 대회장에 도착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일단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스님들을 비롯하여 스리랑카 분들, 그리고 진행자분들의 표정이 너무 밝으시고, 친절함과 자상함이 몸에 배여 있으신 걸 보며 ... 대회에 참가하길 잘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팀 순서를 기다리는 내내 간식도 챙겨주시고 문제를 해결해주시려는 모습이 너무 감사했다.

사실 예선을 통과한 10팀의 본선진출자들이긴 했지만, 워낙 많은 대회에서 입상한 우리팀 인지라 다른 팀의 실력을 과소평가하고 있었던 건 사실이다. 당연히 상위권 입상을 예상하던 중, 한 팀 한 팀 경연이 진행될 때마다 정말 입이 쩍쩍 벌어질 정도로 모든 팀의 실력이 뛰어났고, 경연을 마칠 즈음 우리팀의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우리 팀은 부처님 오신 날에 이렇게 즐겁고 신나는 잔치 마당에 초대된 것만으로도 행복한 추억이 될 수 있다면서 서로를 위로하고 스스로를 격려하며 콘테스트의 마지막 순서인 카이크루의 축하 공연을 신나게 즐겼다.

드디어 팀 순위를 발표하는 시간이 되었다.

비젼상의 명단이 호명될 때마다 힘차게 박수를 치며 한편으론 간을 졸였다. 그리고 최종 3위권 내에 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들은 너무 기뻐서 열광했다. 그렇게 최우수상이 발표되었다. 교육감께서 직접 시상해주셔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1학년은 1학년대로, 2~3학년은 2~3학년대로 그동안의 어려움과 고생들, 온갖 생각들이 밀려와 우리 부등켜 안고 엉엉 울었다.

박기숙 선생님도 눈물을 참지 못하셨다. 다음날은 스승의 날, 지도교사이신 박기숙 선생님께서 너무 좋아하셔서 좋은 선물이 된 거 같다.

그리고 마지막 대회 장소를 떠날 때까지 간식을 챙겨주시고, 축하의 말씀을 건네주신 마하보디 명상심리대학원 선생님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이번 대회를 발판으로 더욱 열심히 연습해서 울산 최고, 아니 더 나아가 전국 최고의 여고 댄스동아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다짐으로 감상문을 마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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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머문 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정미자(임상상담전문가과정 졸업생)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2013년 봄.

청바지에 배낭하나 메고 기차에 오르며 처음 느껴본 벅찬 설레임이..

그렇게 시작되었지요.

누구의 딸, 아내, 며느리, 엄마라는 수많은 수식어 속에서 잃어버렸던 정미자가 홀로 그렇게 길을 떠났습니다.

추운 새벽에 일어나 뚝방길을 30분 달려 지하철로 대전역에 40분이 걸려 도착하고, 가락국수로 아침을 먹고, 다시 울산역까지 그리고 승용차로 정토마을로 이어진 여정을 매주 2년 반을 쉼 없이 오고 간 지난 일들이 지금 생각하면 불가사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여정이었습니다.

무엇이 그토록 스스로를 끌어당긴 것인지 지금도 알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이 마치 예정된 일처럼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임상상담교육과 실습병동이 함께 갖추어진 환경, 그것도 불법을 실현하는 수행의 장으로 뜻을 펼치시는 능행스님과 그 일을 함께 나누며 공동체가 되어 나아가는 교육원 별이 부장님과 식구들이 탄탄하게 지지해주고 있었지요.

제가 평소 궁금하고 배우고 싶었던 모든 과목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은 특혜를 가졌습니다. 강의실에 앉아 수업을 들으며 너무나 행복하고 아름다운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그동안 강의실에서 울고 웃으며 함께했던 교수님들, 도반 스님들과 선배님들, 동료 후배들의 얼굴들이 하나 둘 떠오릅니다. 멋진 선연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릴 뿐입니다.

 

 이론으로만 알았던 부처님 가르침을 지금 여기 이 시점에 가장 고통 받고 아파하는 임상현장에서 제대로 활용하도록 풀어내는 모든 제 방편들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따라온 것이 자신의 성찰이었습니다. 또한 모든 과정에서 불법에 대한 깊은 통찰이 가장 큰 선물이었습니다. 자신의 삶과 역사에 대한 철저한 직면을 통해 내면이 성장할 때 다른 이들에 대해 가슴이 열린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실천행이 없이는 수행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인연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이 여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 중 그래도 매주 토요일을 아내의 빈자리를 묵묵히 넘기면서 물심으로 응원해준 남편에게 깊은 감사와 사랑을 보냅니다. 자주 못가 봬도 이해하시고 염려와 응원을 보내준 친정엄마, 시부모님께도 따듯한 마음을 전합니다.

 

 향후 조금은 더디고 느려도 마하보디 명상심리대학원이 명실상부한 심신통합치유 전인교육의 산실이 되어 대내외적으로 주목을 받게 되리라 기대됩니다.

아직도 부족한 것이 많지만 제가 할 수 있는 한 가까운 곳에서부터 배운 것을 실천하며 그 뜻에 동참하며 살아가겠습니다. 그것이 바른 회향이라 여겨집니다.

 

모든 선연들의 건강과 편안을 기원합니다.

불법승 삼보에 귀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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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심리학과 만나다특강을 듣고.....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임상상담전문과정

5학기인턴 윤정숙

 

 

오랜만에 마하보디 교육원에서의 특강이 있는 130~31, 빠질 수 없는 일정이 앞뒤에 있었지만 다행히 참가할 수 있었다. 언젠가부터 마하보디의 특강을 기다리고 기대하게 되었다. 이번엔 제목부터 뭔가 설레지 않는가! 영화와 심리학이 만나다니....

 

 

깊은 겨울답게 가지산 봉우리는 두터운 눈을 쓰고 싸늘함과 청량감, 고즈넉함 까지 안겨주는 멋진 아침, 1박 준비물에 노트북까지 챙겨든 중무장 차림으로 반가운 얼굴들을 만났다.

국내 굴지의 회사를 퇴직하신 후 제2의 인생을 사진치료, 영화치료 등 매체심리상담을 연구하시는 장인규 교수님께선 촌장을 자처하시며 예술가다운 모습과 여유로 수강생을 끌어당기셨다. 그런데 학생들을 더욱 빨려들게 하신 것은 강의를 위해 준비해 오신 남달리 많은 자료와 전문가 뺨치는 파워포인트였다. 강의록, 영상자료, 주의집중 자료 등.. 한 치의 허실도 없이 치밀하게 짜여진 2일간 16시간의 강의를 열정적으로 하시니 오랜만에 긴 시간 앉아있는 뒤틀림쯤이야 내색할 수도 없었다. 어디 그 뿐인가! 첫 날 저녁 7~10시에 영상편집 기술과 활용법을 특강 속의 특강으로 덤으로 해주셨으니 무려 19시간이나 연속 강의를 하신 것이다. 즐기지 않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한밤중에 교실 가득 노트북과 씨름하는 학생들 모습은 감동이었고, 그들 사이를 오가며 일일이 프로그램 깔아주고 가르쳐주시는 교수님의 자발적인 열정에 모두 시간을 잊었다. 나로선 듣도 보도 못한 매직원이라는 희한한 프로그램을 배우고 나니 찍기만 하고 방치한 여행사진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볼까나 하는 의욕마저 슬그머니 생겼다.

 

 

 

 상담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내담자와 가까워지고 신뢰감을 얻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에 상처가 있는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열고 다가갈 것인가... 억지로 오게 된 내담자인 경우엔 더욱 라포 형성이 어려운데 이럴 때 영상매체는 훌륭한 도구가 되는 것 같다. 내담자에게 적합한 영상을 보여주고 관람 후 느낌이나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 무엇인지 등을 묻다 보면 대화의 물꼬가 트일 것이며, 등장인물 중 마음에 드는 사람은? 이유는?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이유는? 이렇게 대화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그러면서 영화이야기에서 벗어나 내담자에게 포커스를 맞추어 나가는 것이다.

영화를 상담 장면에 이용하려면 내담자에게 적합한 영상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관건인 것 같다. 다양한 영화를 많이 보고, 영화수첩을 만들어서 목록을 만든 후 필요한 부분을 편집하여 적당한 길이로 만드는 데는 참으로 많은 노력과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만한 효과는 분명 있으리라 생각한다. 강의 끝무렵에 본 네델란드 에니메이션 영화 아버지와 딸은 수묵화 같은 영상 및 죽음을 다룬 주제가 매우 동양적인 느낌이었고 가슴을 울렸다. 이 영화를 본 소감을 같이 나누는데, 한 가지 사물을 똑같이 보는 이는 아무도 없다더니... 역시나 모두의 느낀 점은 조금씩 달랐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관점과 경험으로 보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치유가 가능한게 아닐까.... 이번 특강에서 소개받은 영화가 엄청나게 많은데 기억나지 않아도 걱정 없다.

심영섭(2011).영화치료의 이론과 실제. 학지사

Birgit, Wolz.(2005). 시네마테라피. 을유문화사

책에 다 나와 있다니까.....

 

역시 특강은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특별했다. 또 하나의 다른 세계를 보게 되었고 열정이 있는 한 지치지도 나이 들지도 않는 산 모델을 보았으며, 아는 것을 기꺼이 나누어 주고 행복해 하는 분을 만나게 되어 더불어 행복했다.

그 분의 말씀은 이러하였다.

인생은 영화처럼

영화는 인생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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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 호스피스세미나 후기

마음 안에 작은 연꽃을 피워내며...

 

석사과정  법 휘(4학기)

 

 

 가을 단풍이 곱게 물든 10월에 열렸던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 제6회 호스피스세미나를 준비하면서 나는 그것이 어떠한 것인지 모르기에 용감하게 한다고 말할 수 있었다.

 

2013, 모르기에 용감하게 들어설 수 있었던 정토마을과의 인연, 그때가 떠오릅니다. 이곳은 나만의 보물섬을 찾아 떠나 처음 만나게 된 정말 정토(淨土)의 마을이었습니다. 삶과 죽음이 함께 공존하며 그 속에서 사람들은 치열하게 삶을 살아내고 또 죽음이라는 거대한 힘에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리는 이곳에서 저는 2년 동안 많은 환자들을 만났고 그들의 마지막을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뒤를 돌아볼 여유도 없이 달려왔던 그 시간들을 이번에 호스피스의 불교적 영적돌봄세미나에 담으면서 그 시간들과 함께한 우리가 얼마나 아름다웠고 행복했으며 아프고 또 힘들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죽음 앞에서 치열하게 삶을 피어내고 있는 환자들을 만나면서 조개가 진주를 만드는 고통처럼 나 또한 내 마음 안에 작은 연꽃을 피워내기 위한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활짝 피어난 나만의 연꽃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픈 이들의 가슴속에 담아둔 많은 이야기들을 곁에서 들어주는 그런 연꽃이 되고 싶었습니다.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에서 비로소 나만의 연꽃을 그들과 함께 사랑으로 피워내는 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나를 알아차리고 성찰하는 수행을 통해 지금 이 순간을 최고로 행복하고 멋지게 살아가는 것이었습니다.

고통과 괴로움 속에서 힘들어하는 환자분들과 동행하는 모든 분들께 지금 이 순간을 선물로 드리며, 6회 호스피스세미나에 도움을 주신 고마운 분들에게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합니다.

 

 

*법휘스님은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의 영적돌봄가로 활동하시며, 지난 1016일 충북대학교병원에서 열린 제 6회 호스피스세미나 호스피스의 불교적 영적돌봄에서 통합예술치료를 통한 영적돌봄을 주제로 활동사례발표를 하였습니다.

현재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석사과정 4학기에 재학 중이며,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에서 환자들과 동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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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기도교육을 마치며

 

임상상담전문가과정 이상필(4학기)

 

언젠가부터 내 생활에서 행복이 선명히 보이도록 하고 싶었다. 나는 삶의 방향도 없고 삶의 목표도 불분명했다. 안개 낀 날의 풍경처럼 내 곁에 있는 행복이 뿌옇게 가려져 있어 행복을 못 보는 것 같았다. 문득 기도를 하면 행복하게 될 거란 얘기에 기도를 해보기로 했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몰랐다. 그냥 정해진 기도문을 읽고 108배를 하는 정도였고, 그것도 하기 싫은 마음이 올라오면 한껏 게으름을 피워버렸다.

그러던 중 임상기도교육에 참석하게 되었다. 호스피스 활동을 제대로 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려니 하고 참석했다. 그러나 교육을 받으며 이 기도교육이 내 삶을 돌아보고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교육 시작부터 내가 참 부족하구나.’를 실감했다. 나는 병문안 갈 때 어떻게 인사해야 되는 지조차 잘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참 보고 싶었어요, 그리워서 왔습니다.” 이런 따뜻하고 정겨운 말들로 병문안을 기쁘게 만들 수 있다니 놀라웠다. 그런 놀라운 인사말로부터 시작해서 크고 작은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 곁에서 힘이 돼 줄 수 있는 기도와 돌봄을 알게 되고 부족한 나를 채워갈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그리고 힘든 사람 곁에서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고 위로인지를 알게 되었다. 나 자신이 환자가 되어보고 곁에서 해주는 기도소리와 염불음악을 들어보니 마음이 훈훈해지면서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큰 지지자이자 포근함을 느끼게 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하게 한다.

고통이 있는 곳에서 진정으로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주는 힘은 청정한 마음으로 진심을 다해서 하는 기도에서 오는 것 같다. 그렇게 기도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간절하고 진실한 마음이 함께하면서 서로에게 기쁨을 주는 그런 기도를 하고 싶다. 고통을 가진 사람을 설레임으로 만나고, 한순간도 상대의 고통을 놓치지 않고 바라보며, 서로에게 뿌듯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게 기도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그렇게 기도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기도하게 된다.

나는 기도하는 행복한 수행자가 되고 싶다. 그렇게 소망할 수 있게 된 것이 이번 교육의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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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10대 행사에 참여하며...

 

임상상담전문가과정 정명용(3학기)

 

 

 

저는 정토마을과 인연이 닿은 지 2년이 되었고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임상상담전문가과정 3학기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올해 대학원이 주최하는 꽃보다 10, 1회 청소년 팝 콘테스트에 참여하면서 특별히 의미 있는 부처님 오신 날을 보내게 되어 그 날의 짧은 소감을 남겨봅니다.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과 꽃보다 10, 청소년 팝 콘테스트가 잘 어울리는 행사일까? 하는 의문을 가진 상태에서 저는 부대행사인 청소년 학부모 무료상담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걱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행사장에서 만난 어느 한 처사님은 행사가 너무 좋고, 원장스님 너무 잘 하셨습니다. 이런 것을 어떻게 계획하셨는지? 정말 대단하십니다.”라며 병원 후원자로 매년 초파일에는 정토마을 법당을 오고 있는데 너무 보기 좋다는 의외의 반응에 참여하는 봉사자로서 뿌듯함까지 느껴졌습니다.

 

이날 행사는 열띤 경연과 함께 만발공양, 의료 봉사, 상담 봉사, 불교문화 연등 및 오색실 매듭 팔찌 만들기 체험 등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렸고. 저는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의 든든한 도반들과 함께 너의 목소리가 들려라는 청소년 학부모 무료상담 봉사에 참여했습니다. 상담부스에서는 색칠도구를 사용하여 만다라 도안을 칠하고, 느낌욕구카드로 마음을 나누며 여유, 기다림, 편안한 분위기로 잘 진행된 것 같습니다.

 

본 경연의 무대는 ubc울산 프라임 뉴스를 맡고 있는 편정택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오픈퍼포먼스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버려야 할 것들을 풍선에 적어 날려 보내면서 시작되었지요. 풍선이 저 멀리 하늘로 날아 올라가니 아이들은 풍선을 멀리 날려 보내면서 신나게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버려야 할 것이 뭐 그리 많고 무거웠기에 저렇게 이별을 기뻐할까? 하늘 높이 멀어져 가는 풍선을 보며 아이들의 마음의 짐이 날려 보내졌겠구나하는 생각에 제 마음도 가벼워짐을 느꼈습니다.

 

밴드의 공연으로 시작된 경연은, 노래와, 댄스로 풍성함을 더해 갔습니다. 경연 중에도 아이들은 상대팀들의 실력을 칭찬해 주고 춤사위에 호응하고 추임새까지 넣어주는 매너를 지켰고 더운 땡볕 아래에서 열정으로 더위마저 이겨내는 아이들이 걱정되어 생수를 나르고 종이 모자를 권하면서 너무 따가운 햇볕이 염려가 되었지만 아이들은 한 번도 꺾이지 않고 응원에 열심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절제할 줄 알고 필요한 때 호응과 칭찬을 해주는 아이들이 아주 멋지게 보였습니다.

 

마지막 경연을 한 고등학교 밴드팀 학생들은 공연하기 전부터 관객 매너가 너무 좋아서 계속 관심 있게 보고 있었는데 응원 하느라 목에 무리가 갔는지 경연 무대에서 목소리를 잘 내지 못 하였습니다. 이를 어쩐다? 안타까우면서도, 너무 순수하고 발랄한 학생들이라 칭찬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젊음과 순수함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는 10대들의 경연이 모두 마치고 나니, 이를 지켜본 모든 분들이 자라나는 젊은 예술인으로 아이들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날 하루만큼은 공부 걱정 던져두고 아이들은 있는 그대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을 맘껏 표현하고, 어른들은 그것을 허용하고 보호해 주는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 이 날 저희 딸도 친구들과 함께 경연자로 참가했는데요, 막상 저희 딸 팀은 수상을 하지 못 하여 실망이 되기도 했고 수상하지 못한 아이들의 마음은 어떨까하는 걱정도 되었지요. 심사는 심사위원들의 몫이니 어쩔 수 없지만, 제 마음엔 1등과 다르지 않은 우리 딸 팀 아이들이었기에 얘들아 너희 팀 너무 잘했고 최고로 참신하고 창의적이고 멋졌어!”라고 말을 해주었습니다. 그러니 아이들도 그렇지요? 맞아요!” 일제히 외치며 이제 열공 할게요!”라고 답을 해주었지요. 참으로 속 깊은 아이들입니다. 우리의 아이들을 사랑하는 선생님, 학부모님, 마음으로 몸으로 같이 해 주신 봉사자 분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해주신 여러분들 모두의 큰마음들이 모여 멋진 날의 멋진 추억이 가능했으리라 생각해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Posted by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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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머문자리]

마음이 머문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동요와 가 주는 감동

3기 불교임상기도교육을 마치며....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석사과정 1학기 무 진

 

 

 

 

 

~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수나무 한~나무 토~끼 한~마리

~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기도 잘~도 간다. ~쪽 나라로

 

 

교육장에 난데없는 동요가 울려 퍼진다.

동요를 부르는 사람들은 더없이 진지하다.

<반달>이라는 노랫말 속 의미를 배우고 나서 노래 부르고, 들으려니, 어쩜 이리도 가슴을 울리며, 포근하게 들리는지 모르겠다.

이 노래에서 전하는 메시지가 정말 환자에게 위안과 희망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두 명씩 짝을 지어 내가 임종하는 순간에 듣고 싶은 를 골라 누워서 듣는 미묘함....

덕인스님이 골랐던 천상병 시인의 <귀천>은 누워서 살며시 눈물 흘리는 스님만이 아니라 읽는 나의 가슴도 적셔온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가 너무 좋아서 내가 선택했던 시들을 스님이 읽어주시고 나서 당신이 선택한 시도 읽어 주기를 부탁드렸다. ! 역시 너무 좋다. 지금 이 순간 이대로 소풍가듯 훌쩍 떠나고픈 생각이 불쑥불쑥 난다. 이렇게 좋은 기분으로 가면 최소한 악도에는 가지 않겠지 ㅎㅎ.

이러한 와 동요, 대중가요 등을 환자에게 들려줄 때는 그 분이 살아온 삶의 여정과 너무 멀어서는 안 되며, 유사하여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선택해야 한다. 또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평안함 속에 머물 수 있게 하고, 고통에서 위로와 격려를 주며, 불안에서 벗어나 희망을 기원해 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히 감싸주고 보듬어주는 내용이 좋다고 한다.

 

이렇게 노래와 동요로도 사람의 심금을 울릴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소중한 체험의 장이 된 불교임상기도교육.

이 교육은 호스피스 교육을 수료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여 세 번째로 하는 교육이었다.

 

임상에서 어떻게 기도를 할 것인지? ‘앙고 시방삼계 제망중중~~’하면서 전통적으로 해 오던 축원이 아닌 임상기도를 동요, 대중가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할 수 있음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기도문을 현장에서 환자 상황에 적절하게 맞추어 직접 만들어서 하면 더 좋고, 거기에는 귀의, 찬탄, 공양, 청원, 발원, 회향의 순으로 작성하면 된다고 한다.

그 외에 느낌카드와 만다라, 만트라 등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너무 많이 적으면, 손만 아프고, 역시 본인이 직접 와서 느끼는 것이 최고일 듯하다.

들을수록 빨려드는 원장스님을 비롯하여, 열정적으로 이론 강의하시던 교수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함께 교육받으신 우리 15명의 도반님들, 더불어 옆에서 도와주신 스텝 여러분들께도 심심한 감사 인사 올리며 회향합니다.

날마다 좋은 날 되시옵소서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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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머문자리]

마음이 머문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구절들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외로움으로 생긴 마음의 구멍에 전하는 따뜻한 메시지

 

바람이 분다. 봄을 느끼기엔 밤하늘의 별빛조차 왠지 쌀쌀한 밤이었다.

누워도 누운 것 같지 않고 책을 들춰도 타자기가 글자를 찍어내듯 글씨만 읽어내려 갈 뿐 내가 무엇을 읽는지 조차 알 수 가 없었다. 지난 기억들이 기쁘기도 아프기도 웃음이 나기도 눈물이 나기도 화가 나기도 미안하기도 온갖 감정들이 정신없이 마음에 불어왔다.

이유 없이 흥미 없이 영화를 보게 된 그날 밤 산만한 내 마음의 상태다. 그런 나에게 찾아온 영화가 외로움으로 생긴 마음의 구멍에전하는 메시지.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 였다.

 

 

어릴때부터 사요코 주변에는 늘 고양이들이 모여들었다. 어른이 된 사요코는 여전히 고양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올해야 말로 결혼하겠다는 목표를 크게 써서 벽에 붙여놓고는 있지만, 마땅히 남자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할머니의 위패 앞에 앉아 이야기를 할 때 말고는, 사요코의 대화상대는 늘 고양이들 뿐 이다. 집안 어느 곳을 둘러봐도 온통 고양이다. 딱히 만나는 친구도, 직업이라 할 만한 일을 가지고 있지도 못한 그녀, 그런 그녀가 매일 빼놓지 않고 하는 일이 있다.

리어카에 고양이를 싣고 거리로 나서는 일이다.

--운 사람에게 고양이, 빌려드립니다

홀로 남겨져 죽음을 기다리던 할머니, 가족들과 떨어져 홀로 사는 중년 아저씨, 손님 없는 렌터카 사무소를 홀로 지키는 아가씨, 그런 홀로된 사람들에게 고양이를 빌려 주는 것이 그녀의 일이다.

그녀는 고양이를 건네주기 전에 그들이 고양이를 빌릴 자격이 되는지를 심사한다. 무엇으로 그들을 심사할까. 아마도 그녀는 그들의 마음의 구멍을 찾은 것 같다. 그녀는 품에 고양이를 안겨주며 말한다.

구멍을 채우세요. 마음의 구멍을!”

어쩌면 혼자인 그녀는 고양이들과 소통하고 공감함으로 외로움에 사무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그렇게 자신의 구멍을 메워준 고양이를 통해 세상에 외로운 이들의 구멍을 찾아 거리를 걷는다. 누구보다 외로움을 잘 아는 그녀이기에, 고양이와 함께 외로운 이들의 마음을 따뜻이 채워줄 수 있었는 지도 모른다. 그렇게 사람들 마음속에 구멍을 매워주던 사요코는 허풍쟁이에, 절도범인 중학교 친구 요시자와를 만나며 자신의 마음속 구멍을 떠올리는 듯하다.

채울 수 없는 구멍이 있는 걸까요?”

요시자와를 만난 날 밤, 사요코는 묻는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마음속에 뻥하고 구멍이 뚫렸다.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도 매일 짜증날 정도로 밝은 아침이 찾아오고,

눈치 없이 하루 세 번 배가 고프고, 지겨울 정도로 해가지면 다시 해가 뜨고,

토할 것 같은 봄이 끝나고 다시 여름이 지나가고...

슬픔으로 가득차서 앞날이 없이 쓸쓸한 마음의 구멍을 매워준 것이 고양이들이었다.」 

-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영화가 끝나고, 잠자리에 누워서도 마음의 구멍이란 그 한 마디가 가슴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어느 누구에게든 그 마음의 구멍이 존재할 것 이다. 세상이 외로워지는 만큼 그 구멍들은 점점 커질 것이다. 발전되고, 진보하고, 그렇게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다 하는데, 어찌된 것인지 들려오는 소식들은 그렇지도 않다. 늘어만 가는 범죄 소식들, 가난해서, 힘이 없어서 거리로 내몰리는 사람들, 높아져가는 자살률, 점점 더 소외당하고 내몰리는 생명들은 늘어가고, 서로에 대한 무관심이 예의인 듯 우리들은 누구라 할 것 없이 서로 등 돌리고 살아가지 않는가. 어쩌면 함께 살고 있는 가족, 이웃들과 나누면 해결될 수 있는 사소한 문제들과 고민들 까지도 모두 개인의 문제가 되어버려 무엇이든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삶이 버겁기만 한 세상이다. 그것을 우리는 자유라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살아있는 다른 존재들과 함께 더불어 나누는 삶을 잃어버렸는지 모른다. ‘더불어’ ‘같이’ ‘모두’ ‘우리란 말들을 내 자유가 침해되는 것 같은 불편함으로만 느꼈던 적은 없는지를 내 마음에게 먼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서로 협력하고 나누고 돕기 보다는 서로의 발등을 밟고 밀치며 앞으로 나아가야한다는 경쟁의 교육만을 가르치고 배우며 자라왔으니 어쩔 수 없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잃어버린 거라면, 지금이라도 다시 찾으면 되지 않을까.

사요코처럼 외로움이 가득한 세상 길목에서 --운 사람에게 고양이, 빌려드립니다.” 씩씩하게 외치는 그녀처럼.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외로운 사람이 너무 많다.

구원받지 못한 슬픔이 너무 많다.

그래서 오늘도 외로운 사람에게 고양이를 빌려 준다.마음 속 구멍을 채우기 위해서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내 마음의 구멍과 내 이웃들의 구멍을 생각해 보게 된다. 난 무엇으로 그 구멍들을 매울 수 있을까.

씩씩하게 걸음을 옮겨보고 싶어졌다. 또박또박 천천히...(: 김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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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머문자리]

마음이 머문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구절들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이번호에는 임상상담전문가과정 정미자 님의 40기불교호스피스교육 소감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그 마음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40기 불교호스피교육을 마치고......

                               

임상상담전문가과정 정미자

 

오래동안 기다렸다. 아마 25기부터 였을까?

'여기를 가봐야하는데'하며 책자를 들여다보길 여러해..

40기를 만나기위해서였다.

 

 

 

초대장과 마음의 준비를 당부하는 편지를 읽고 미지의 긴 여행을 떠나는 스스로의 미묘한 감정을 느끼며 도착한 교육장은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핸드폰이 없고 묵언을 한 것이 마치 안거를 들어온 것처럼 자신과의 만남에 몰입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프로그램 내용을 모르고 온 것도 매우 중요한 조건이 되어주었습니다.

내가 한다는 의지로 살아 온 것과는 반대로 모든 것을 이 프로그램과 진행에 맡기고, 되어 가는대로 일어나는 대로 믿고 받아들이며 흘러가보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바라보며 깨어있을 수 있었던 것이 스스로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할 수 없을 것 같던 활동들도 내 것으로 가져가는 데는 많은 분들의 준비와 엄청난 노력, 자비의 실천행이 뒷받침되었음을 느꼈습니다. 같은 방을 쓰며 서로 힘이 되었던 208호 도반들, 함께한 40기 도반들의 에너지가 한데 어우러진 결과라는 확신이 듭니다.

 

세심하게 신경 쓰며 만들어진 무대들, 소품들이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원장님의 음성과 함께 새로운 세계를 열어 보이고 체험하게 했습니다.

 

이번 여정의 감동을 언어로 전하기에 한계를 느낍니다.

다시 자리로 돌아와 지인들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와서 직접 해 보라고.....

그리고 혼자 떠나보라고.....

 

이번 여정은 아마 내 인생에 가장 강력한 체험과 전환을 가져왔음이 분명합니다.

이 모든 여정의 공덕을 원장님과 스님들, 뒤에서 애쓰신 선배님들, 스텝들과 조력자들께 회향하며, 받은 것을 내 주변으로 나누며 사는 것으로 그 빚을 갚아 갈까합니다.

 

모든 선연들께 감사와 존경을 보내며

삼보에 귀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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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머문자리]

마음이 머문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구절들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種樹郭卓駝傳

곽탁타는 곱사병을 앓아 허리를 굽히고 다니는 모습이 낙타와 비슷해 마을 사람이 '탁타'라 불렀다. 스스로도 그 별명을 듣고 내게 꼭 맞는 이름이라고 자기 이름을 버리고 스스로 탁타라 하였다.

탁타의 직업은 나무 심는 일이었다. 탁타가 심은 나무는 옮겨 심더라도 죽는 법이 없을 뿐 아니라 잘 자라고 열매도 일찍 맺고 많이 열렸다. 사람들이 그 까닭을 묻자 대답하기를, '나는 나무를 오래 살게 하거나 많이 열게 할 능력이 없다. 나무의 천성을 따라서 그 본성이 잘 발휘되게 할 뿐이다.

 

무릇 나무의 본성이란 그 뿌리는 퍼지기를 원하며, 평평하게 흙을 북돋아주기를 원하며, 원래의 흙을 원하며, 단단하게 다져주기를 원한다. 일단 그렇게 심고 난 연후에는 움직이지도 말고, 염려하지도 말 일이다. 가고 난 다음에 다시 돌아보지 않아야 한다. 심기는 자식처럼 하고 두기는 버린 듯이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나무의 천성이 온전하게 되고 본성을 얻게 된다.

 

그러므로 나는 나무의 성장을 방해하지 않을 뿐이며 감히 자라게 하거나 무성하게 할 수 없다. 결실을 방해하지 않을 뿐이며 감히 일찍 열매 맺고 많이 열리게 할 수 없다.

다른 식목자는 그렇지 않다. 뿌리는 접히게 하고, 흙을 바꾼다. 흙 북돋우기도 지나치거나 모자라게 한다. 비록 그리 하지 않아도 그 사랑이 지나치고 근심이 심하여, 아침에 와서 보고는 저녁에 와서 또 만지는가 하면 갔다가는 다시 돌아와서 살핀다. 심한 사람은 손톱으로 껍질을 찍어보고 살았는지 죽었는지 조사하는가 하면, 뿌리를 흔들어보고 잘 다져졌는지 알아본다.

 

이리하는 사이에 나무는 차츰 본성을 잃게 되는 것이다. 비록 사랑해서 하는 일이지만 그것은 나무를 해치는 일이며, 비록 염려해서 하는 일이나 그 나무를 원수로 대하는 것이다.

 

나는 그리 하지 않을 뿐이다. 달리 내가 더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

 


신영복 <강의> 514-515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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