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문 자리]

마음이 머문 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느낌들책이나 영화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함께 머물러 보세요.


어린이명상캠프를 마치고


도우스님 / 어린이명상수업 지도법사



올여름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으로부터 초등학생 고학년을 대상으로 12일 어린이명상캠프를 진행해 보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순간 당황스러운 마음이 일어났다. 왜냐하면 어린이 명상을 처음 지도했을 때의 파랑지역아동센터 친구들과의 첫 만남이 주마등처럼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 때는 명상 지도도 처음이었거니와 어린이들과의 만남이, 그것도 다수의 어린이들과의 만남이 처음인지라 많이 긴장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얼굴 붉어지는 부끄러운 모습들이 기억 속에 역력하다. 그러한 만남을 다시 경험해야 한다는 생각에 문득 당황스러움이 느껴졌다. 이러한 나의 반사적인 반응에 파랑 어린이들과의 신고식이 적잖이 힘들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저절로 회고의 미소가 지어졌다

 


지금은 오랜 시간 함께하면서 파랑지역아동센터의 어린이들이 명상수업에 익숙해졌고 호흡이 척척 맞는 관계가 되었지만, 새로운 어린이들과의 만남은 만만한 일이 아니라서 흔쾌함보다는 망설임이 앞섰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잠시 생각을 돌이키면 어린이명상캠프는 여러 어린이들에게 명상을 경험하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평소 호스피스 활동을 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일 중의 하나가 어린이 사별에 관한 부분이었다. 일반적으로 어린이들은 본인과 가장 밀접한 관계의 어머니나 아버지가 돌아가셔도 남의 집 일처럼 뒤로 빠져 있기가 일수였다. 유족들은 어린이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임종 현장에서 멀찍이 떨어뜨려 놓지만 오히려 아이들에게는 상실의 고통을 더욱 크게 하여 일생 동안 마음에 깊은 상처로 간직하는 예가 허다하다.

 


이러한 임상을 통해 아이들이 죽음에 대한 시각이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죽음을 삶처럼 현실로 받아들이거나 죽음을 삶만큼 자주 성찰하게 된다면 막연한 공포로부터 벗어나고 갑작스런 상실감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의미와 가치도 되새길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어린이들의 건강한 생애를 위해서는 죽음에 대한 명상은 꼭 필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어린이 명상 캠프는 여름방학에 즈음하여 어린이 DIB(Death is Beautirul) 명상이라는 제목으로 태어남과 머뭄, 사라짐을 주제로 반성과 감사, 그리고 아름다운 마지막을 위한 명상을 하며 자신과 타인에 대한 생명의 존엄성을 성찰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에서 석사 과정 및 전문가 과정에 계신 선생님들도 자원하셔서 함께 준비하고 진행하였다. 모두가 어린이들과의 1박의 캠프를 설레임 반 걱정 반으로 조심스럽게 준비하였고 여러 가지 에피소드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었다. 어린이들은 죽음에 대해서는 복잡한 것, 나쁜 것, 임무가 다함, 두려움 등으로 표현하였고, 반면 산다는 것에 대해서는 특별한 것, 선택 한 것, 나의 책임, 기쁨, 사랑 등으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앞으로도 미래의 희망인 어린이들에게, 그들의 총체적인 삶의 질 향상과 의식성장을 위하여 어린이 명상에 대한 어른들의 각고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할 때라고 여겨진다.

 


Posted by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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