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이 머문 자리]

만남이 머문 자리에서는 정성스러운 만남을 가져 보려 합니다. 소중한 인연들과 마음으로 소통하고 나누고 싶습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손재선 선님을 만났습니다.


 

 

가을이 깊어가는 어느 평일의 오후, 대학원생 손재선 선생님과 카페에 마주앉았습니다. 2년이란 시간이 흐르도록, 이렇게 마주앉아 보지 못했다는 것이 새삼 아쉬움이 되어, 오늘의 이 순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가을, 참 만나고 싶었던 손재선 선생님과의 데이트에 함께 동행해 보실까요?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과 어떻게 인연이 되었는지, 입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해요. 그 당시 어머니가 편찮아지시기 시작하셨어요. 그래도 그때까지는 어머니가 거동을 하셨고 곁에 붙어서 케어를 해야 하는 상태는 아니었어요. 저는 직장을 그만두게 되고, 15년 직장생활의 여독을 풀어보고자 여행도 다니고 그러면서 20년 가까이는 그냥 회사, 조직을 위한 일을 했다면, 이제부터는 개인을 위한 것 보다는 사회를 위한, 세상을 위한 일들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어요사실 저는 제 3세계나 그런 해외봉사 쪽으로 관심이 많았거든요. 기회가 된다면 그렇게 나가서 활동을 좀 하고 싶었는데, 엄마가 아프시기 시작하고 내가 케어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노인케어쪽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죠.


그렇게 제가 직장을 그만두고 1년을 놀며 쉬며 공부하고 하던 사이 엄마가 허리골절을 2번을 당하시고 6개월을 와상상태가 되신 거예요. 제가 쉬는 상황이었으니까 엄마를 돌보는 역할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고, 그렇게 돌봄을 해야 하는데 저는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더라구요. 이걸 어떻게 하지? 요양보호사 공부를 할까? 온갖 고민을 하다가 우연히 제가 사진을 배웠던 선생님이 신문에 남기신 칼럼을 보게 되는데, 호스피스를 하다가 임종을 하셨다는 이야기 였어요. ‘아 호스피스란활동이 있구나.’ 그 기사를 보고 이쪽을 찾아보고 그렇게 호스피스교육 기관을 찾게 되었어요. 그렇게 2년 전 여름에 호스피스교육을 받게 되었고, 그렇게 이곳과 인연이 닿았지요.

 

 

그럼 호스피스교육을 하고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에는 어떻게 입학하시게 되신 건가요?


호스피스교육 마치고 병원 영적돌봄연구실에서 봉사활동을 계속 했어요. 그렇게 능인스님께 지도 받으면서 계속 공부를 했고, 호스피스교육 후에 이어지는 교육들(임상기도, 임종의식)을 계속 받았고, CPE교육까지 쭉 연결해서 공부를 할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조금씩 이쪽 분야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고 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고 불교에 관해서도 다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죠.


엄마가 독실한 신자이기는 했지만, 저는 어릴 때 엄마 따라 절에 몇 번 갔던 기억이 전부였거든요. 그런데 이상하게 반야심경은 제가 외우고 있더라구요. 불교 공부를 시작하고 반야심경 강의를 들으면서 , 불교의 진리가 이런 거구나. 이런 뜻이었구나?’ 하고 알게 된 그 마음이 또 저에겐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이곳에 와서 스님과 환자들과 임상에서 공부하고 계속 연결 연결되면서 더 알고 싶은 욕구가 생겨났고, 더 깊은 공부를 할 수 있을까? 내 자신에게 물었고, 환자를 돌보고 또 어차피 부모님을 돌보고 만나야 한다면 내가 나를 더 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러면서 심리와 명상쪽에 관심을 두게 되었던 것 같아요.


어디로 갈까? 서울에 갈까? 경주에 갈까? 고민 중에 능인스님과 이야기했고, 결국엔 임상을 함께 할 수 있는 이곳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을 결정을 하게 되었어요.

 


입학할 때의 첫 마음, 초심이 궁금해요.


어떤 마음이었는지 특별이 기억이 나지는 않는데, 좀 더 깊은 공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불교, 명상, 심리 이 세가지를 다 잡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입학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우리 대학원이 공부하는 양이 보통 많은 게 아니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선택을 하실 때에는 공부에 대한 욕심이 있으셨구나 싶어요.


이렇게까지 많을 줄 몰랐어요. (웃음)

 

벌써 5학기를 앞두고 계셔요. 지금 마음은 어떠셔요?


1~2학기 두 학기는 정말 멋도 모르고 지나간 것 같아요. 공부를 한다고 할 수도 없었던 것 같은데... 정말 바빴어요. 카페 일도 해야 했고, 수업시간에 2/3은 거의 잔 거 같아요. 그럼에도 잠결에 흘러들어온 것들이 있었던가 봐요.


사실 반야심경밖에 모르는 사람이 앉아서 유식을 듣고 있자니 이게 뭔소린가 싶고 이건 진짜 기초 공부를 해서 받아야 하는 수업인데 기초가 없는 내가 이렇게 받고 있다는게 말이 안된다는 생각까지 들었는데 그래도 한 가지씩은 제 마음에 남더라구요. 그 중에 기억에 남는 말씀이 있는데, 기말 세미나 때 발표를 한 후에 장익교수님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보살은 아라한이 되고 부처가 되면 해탈하고 열반하고 다시는 이 세계에 안 오는 것이 아니라, 갔다가도 중생을 구제하기 위하여 다시 온다는 말씀이었는데 그 말씀이 굉장히 오래 기억에 남더라구요.


그게 진정한 보살의 길이지, 나 혼자 해탈하고 열반하는 건 보살이 아니다. 진짜 보살은 다시 중생을 구제하러 온다고 그렇기 때문에 이 세상에 있는 사람 중에 보살로 와있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닐지 모른다. 관세음보살님이 다시 구제하러 오셨듯이(웃음) 그 말씀 하나가 남았어요. 1학년을 그렇게 지나다보니 2학년이 되면서 , 내가 공부를 정말 안 했구나.’ 싶어서 진짜 공부를 좀 해야겠다는 마음을 내었고, 그러면서 2학년 2학기 들어서면서, 나름 책도 보고 하다보니 이 분야가 정말 해야 할 공부가 너무 많구나. 내가 모르는 것이 너무 많구나. 하는 걸 절실히 느끼기도 했고요. 힘들지만 그러면서도 이런 그런 분야들을 서서히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어요. 차차 알아가면서 세상을 보는 관점, 사람을 보는 관점이 또 넓어지고, 뉴스들도 관심있게 보게 되고, 지식이 늘지는 않아도, 제 관심의 영역이 넓어지는 것 이것이 굉장히 좋았어요.


 

사회적인 관심, 사회적인 문제, 사회적인 활동들을 하고 싶은 마음으로 직장을 그만두었다는 것이 굉장히 반갑게 들려요. 이제는 정말 이 분야에서 빛을 발하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제가 회사를 그만두게 된 건 자의 반 타의 반이었어요.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든 지금 다시 돌아보니 제 인생에 전환점이 된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제 성격상 100% 자의로 그만두지는 못했을 거예요. 12시간 이상씩 일을 하며 30대를 보냈거든요. 너무 힘들고 벗어나고 싶은데 그걸 그만두지 못하는 거예요. 존재의 불안감 때문에요. 이걸 놓아버리면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버릴 수가 없을 것 같았어요.


근데 그 당시 지방에 있던 회사가 경기도 쪽으로 옮겨가게 되었고, 갈까 말까 고민하던 중 더 이상은 안되겠다 하는 마음으로 그만두게 되었던 거죠. 그래서 100% 자의는 아니고, 외부의 영향 때문에 그만 둘 수밖에 없었던 영향도 큰데, 어쨌든 잘 한 선택을 했구나 싶어요. 그런 요인이 없었다면 저는 아마 아직까지도 괴로워하고 힘들어하면서 그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헤메고 있었을지 몰라요.

 

 

인생의 고비가 있으셨나요?


저의 고비는 5년전 엄마가 투병을 시작하신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인 것 같아요. 현재도 그렇고요. 엄마가 파킨슨 병이세요. 처음 그 병을 진단 받았을 때는 왜 이런 병이 우리엄마에게 왔을까? 내가 뭘 잘못했나? 그런 자책감이 찾아오면서 힘들더라구요. 사실 공부는 그러면서 시작된거 같아요. 마음공부 하는 것도 그렇고 명상이나 이런 쪽에 관심을 두었던 것도, 그때 상황이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현재 진행 중인데... 그런 힘듦, 내지는 슬픔 어려움 그런 것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어요? 극복이라기보다 그때그때 어떻게 넘아가고 계시는지요?


엄마가 아프시고, 아버지도 원인모를 폐혈증으로 중환자실에 계시다가 살아 나오시고, 한 최근 3년 동안을 두 분이 번갈아가며 병원을 왔다 갔다 하셨는데, 그런 상황들을 이겨왔다 하기에는 거창하고 그냥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던 것 같아요. 병원에서 케어를 해야 하면 언니 오빠들과 순번을 정해서 하고, 병원 봉사를 하고 불교 공부를 하면서 매일 아침 108배 기도를 시작한지 600일 정도 되는데요, 그 힘을 통해서 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말 그게 아니었으면 부모님을 케어하는 것도, 봉사를 하는 것도 중간에 어떻게 되었을지, 잘 모르겠어요.


 

우리 대학원의 공부과정들도 과제가 많고 생명교육 전문가과정으로 바뀌면서 또 새로운 분야이기도 하고, 이론교육도 많고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또 간호 공부를 하고 계시잖아요? 그게 연결선상인가요? 어떻게 그 공부를 병행하시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호스피스 봉사활동을 하다보면 심리적인 케어의 치중이 많이 되는데요, 실제적으로 물리적인 병증이나 우리 신체적 몸이 어떤지에 대해서는 장기가 어디에 붙어 있는지조차 잘 모르는 거예요. 근데 돌봄을 하려면 환자의 몸을 만지게 되는데요, 환자의 배를 만지거나, 어느 부위를 만질 때 이곳에 어떤 장기가 있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나 싶었어요. 이 환자가 어떤 병증이 있는지를 알면 이곳을 만져도 되는지 안되는지 이 정도는 나도 알아야 될 거 같았어요.


그리고 향후에 이쪽에서 제가 임상의 실무적인 일들을 더 깊이 하게 된다면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고, 가장 빠른 길이 간호공부더라구요. 그래서 시작했어요.

 


10년 뒤에 선생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요?


가장 현실적인 모습은 병원에서 일을 할 수도 있겠구요.

제 꿈이 있는데, 역량이 된다면, 대규모 호스피스 시설 보다는 가정형 센터를 제대로 한번 운영해보고 싶은 그런 꿈은 가지고 있어요. 그런 활동들을 하고 있는 저의 모습들을 그려봐요. 그리고 제가 배우고 있는 여러 가지 재능들을 지인들과 환자들을 돌보고 또 일반인들도 같이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그런 꿈을 꿔요.(웃음)

 


인생을 살면서 최고의 선물이 무엇이었을까요?


엄마 아프기 시작한거요.(웃음)


 

공감이 되네요. 그렇다면 선생님께서는 세상에 무엇을 선물로 남기고 싶으세요?


없어요. 저는 그냥 살다 그냥 가고 싶어요.

 


선물을 받았으면 주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말이죠(웃음)


그냥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다가 사라지는 것. 쓰레기를 남김없이 잘 사라지는 것. 그것이 곧 선물이 아닐까 생각해봐요.

 


선생님이 생각한 마음을 한마디로 말한다면요?

 

글쎄요. 마음이란 답이 없는 거예요. 그런 것 같아요.(웃음)

 


새로 들어 올 후배들도 있을 것이고, 지금 함께 공부를 하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당부의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수업시간에 설사 자더라도, 어떠한 한 마디는 귀에 남는다(웃음) 그러니 자더라도 학교에 와서 자라고 말해주고 싶네요.(웃음)

 


따뜻한 저녁 한 끼를 함께하고 싶었지만, 따뜻한 저녁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떠나야 하는 손재선 선님과 아쉬운 이별을 했습니다. 늘 진중하고 너그러운 모습이 보기 좋았는데, 오늘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깊고도 넓은 손재선 선님의 마음자리를 볼 수 있었습니다.

왠지 그 마음이 어떻게 자리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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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선택]

기회와 희망의 인연이 닿을 수 있는 가능한 선택에서는 교육, 행사, 세미나 등의 내용들을 공유합니다.

 

 

선택 하나 :) 2018학년도 전기 신입생 모집


 

 

▶원서접수 자세히 알아보기 


모든 학문은 삶의 현장이며, 삶은 모든 학문의 기초입니다.-박경리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2018학년도 전기 신입생을 모집합니다.

저희 대학원의 석사과정과 생명교육전문가과정은 실천학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학기당 등록금은 석사과정 350만원이며 재단 장학금이 60만원 지원되어 실납부등록금은 290만원입니다. 생명교육 전문가과정은 150만원입니다.

1120일까지 석사 추가모집이며,

1130일 생명교육 전문가가 마감됩니다.

사회의 밝은 빛이 될 훌륭한 인재를 기다립니다.

입학문의

052-255-8521, 010-4656-0180

 

선택 둘 :) 3회 특수분야 교원직무연수 <교사들의 자기치유 명상법과 힐링>

 

 

 ▶ 교원직무연수 신청접수 바로가기

 

3회 특수분야 교원직무연수 <교사들의 자기치유 명상법과 힐링>

2016년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과 울산광역시 교육청의 교육기부 협약에 따라 진행되는 사회공헌사업입니다. 본 프로그램은 교원의 심신에너지 소진예방과 자기치유 및 회복능력을 계발하여 학교현장에서 교사의 심리적 안정과 긍정적 학생 생활지도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선택 셋 :) 46기 생사의 장 불교호스피스교육

 

▶ 46기 생사의 장 불교호스피스교육 신청 바로가기


교육생분들이 남겨주신 후기로 생사의 장 소개를 대신합니다.^^

 

제 자신을 성찰하며 몸도 마음도 훨씬 가벼워지고 차분해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 39기 비구니 [정토마을소식지 2014 가을호]

 

"호스피스교육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한 성찰과 치유, 사랑을 배웠고 이해와 용서, 사랑이 나와 남이 다르지 않음을 통해 진정한 자비의 원천이 이뤄짐을 배울 수 있었따. 자신을 성찰하고 성숙할 기회는 결코 흔하지 않기에 구도심으로 참 진리를 찾아 수행하시는 분들게 진정으로 이 호스피스 교육을 추천하고 싶다."

- 40기 김** [불교신문 2015.02.09. 기사]

 

삶이 무엇인지? 죽음이 무엇인지? 음미하고 또 음미했다. 많이 울고, 많이 웃고 많이 부르짖고, 깊이깊이 내면의 바다로 빠지면서 그 끝에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나를 만나면서 어떻게 살아야 될지, 어떠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그릴 수 있었다.”

-44기 이** [정토마을소식지 2017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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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머문 자리]

마음이 머문 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임 주 은 │ 청춘연사(명상심리학 석사과정 2학기 재학생)



 

 

어린 날, 학원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서 문득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될까?’ 라는 다소 모호한 주제가 번뜩 떠올라 갖가지 상상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지속하며 집까지 걸어왔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발표준비를 하면서 어릴 적 기억이 하나 둘씩 떠올랐는데 꼭 어릴 적 소중히 가지고 놀았던 인형과 장난감들이 들어있는 함을 오랜만에 꺼내 본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여운들이 아직도 내 마음속을 맴돈다.

 

6살 처음으로 외증조할머니가 돌아가셨던 때 그날의 기억부터 호스피스병동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지금까지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는 이 과정에서 나는 죽음이 무엇인지 막연한 느낌들만 고스란히 담아두었던 것 같다. 두서없이 담아두었던 느낌과 감정들을 이번 연사를 준비하면서 하나하나 꺼내어 보았다.

 

처음 사별경험에서부터 지금의 경험에서 공통되게 느껴지는 감정들을 주제로 끌어내어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으로부터 느껴지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 공포를 시작으로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지점으로 가버린 고인으로 인해 묵묵히 담아두었던 죄책감에 대한 감정을 끄집어내면서 내가 죽음이라는 단어를 가볍게 떠올리지 못한 원인을 이해하게 되었다.

 

죽음에 대한 생각을 이어나가면서 죽음을 두려워했던 20대 초반의 나와 가까운 이의 임종을 경험하며 나에게 죽음이 오기 전까지 나는 어떻게 살아야할까에 대해 고민했던 20대 중반의 나도 만나게 되었다. 고교시절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할 때부터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다며 이와 같은 모토로 돈이 목적이 아닌 나의 보람이 우선인 직업을 갖고자했던 나의 바람이 당면할 죽음에 대한 대비였음을 다시금 자각하게 되었다. 이렇듯 어린 날 문득 들었던 죽음에 대한 호기심어린 생각이 지금까지 미미하게, 때로는 강렬하게 이어져오고 있었다.

 

혼자만 조심스럽게 꺼내어보던 죽음에 대한 생각과 얽혀있던 감정들을 대중들에게 드러내 이야기를 하면서 복잡하고 심오하기만 했던 주제가 좀 더 명쾌하고 정리되어 다가오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여정의 의미를 좀 더 깊이 새길 수 있었다.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살아감에 대해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과 같다. 가치 있고 의미 있게 살아가는 법을 알기 위해 죽음을 더욱 자유롭게 사유해나가며... 죽음 앞에 좀 더 자유롭고 여유 있는 나의 모습을 그려본다.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 제8회 호스피스세미나 죽음, 청춘이 묻다 생명을 경외 시 하는 사회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미래세대인 청춘들에게 죽음에 대한 물음을 던져, 그들이 생각하는 죽음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깊이 성찰해 볼 수 있는 자리로 마련되었으며,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석사 2학기 재학생 임주은님께서 청춘연사로 강연하였고, 석사 4학기 재학생 손재선님께서 사진촬영 재능기부를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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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이 머문 자리]

그런 날이 있지요. 무심히 지나치던 어떤 곳, 어떤 사람, 어떤 풍경에 새삼스레 오래도록 시선을 머물게 되는 날. '시선이 머문자리'에서는 그런 시선들을 담아보려 합니다.


 

                    

 

20171012일,

 

민 무료 공개특강 첫 번째 강의가 있던 ,

강당에 자리 놓고,

앉은뱅이 상을 닦고 있는 모습입니다.

 

비바람 부는 선 길을

려와 이 자리를 가득 채워주셨지요.

제일 먼저 와서 자리를 워주신

살님의 모습에 시선을 머물러 봅니다. 

 

※ 2017년 가을, 시민특강 <자기심리치유>는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과 NGO 생명교육 네트워크 공존이 함께 하는 무료 공개특강입니다. 본 특강은 10월부터 12월까지 3회에 걸쳐 진행되며, 사전 신청하신 61명의 시민이 함께 합니다.

 

***특강 일정 - 1강 10월 12일(목) 콤플렉스, 외면당한 또 하나의 나, 2강 11월 9일(목) 집중명상, 통찰명상, 3강 12월 14일(목) 명상을 통한 자기치유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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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읽는 명상]

천천히 읽는 명상의 주인공은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김경일 교학처장님입니다교수님께서 들려주시는 따뜻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불일치, 정신장애의 원인

 

김경일 │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주임교수

말과 행동을 일관되게 일치시키며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필요에 따라 또 바라는 이익에 따라 사람들은 적당하게 말을 꾸미며 살아간다. 그것을 처세술이라 한다면 크게 문제 삼을 수도 없는 일이다. 불일치한 행동들은 인간의 보편적인 삶의 행태이기도 하다. ‘겉 다르고 속 다르다. ’는 속담이 있는가 하면 표리부동이란 말도 있다. 같은 의미이다. ‘까마귀 검다하고 백로야 웃지 마라.’ 하는 시조 역시 행동이 불일치한 사람들을 나무라는 내용이다.

유교사상이 지배했던 조선시대에는 선비정신이란 것이 있어서 언행일치가 사람의 중요한 덕목이었다. 간신들이 우글거리는 정치판에서도 가뭄에 콩 나듯 훌륭한 선비들이 있어서 좋은 본보기가 되곤 했다.

불일치의 근본 원인은 우리의 정신이 통합되지 않는데서 비롯된다. 자신이 아는 정신인 의식이 있고 자신이 모르는 마음인 무의식이 있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의식으로 아무리 다짐을 하고 각오를 해도 자신이 모르는 무의식이 움직이면 의식의 결정은 힘없이 무너지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도박을 안 하겠다고 각오하는 것은 의식의 작용이지만 그것을 무너지게 하는 것은 무의식의 작용이다. 우리의 마음을 지구에 비유하면 의식은 땅의 껍데기이고 무의식은 땅속을 의미한다. 땅 밑이 움직이면 땅 표면은 맥없이 움직일 수밖에 없다.

프로이드는 불일치를 좀 더 학문적으로 풀이했다. 인간의 성격은 무의식적 욕구가 중심을 이루는 이드(ID)와 개인의 이기성이 중심이 되는 에고(ego)와 도덕적 행위 또는 이타행이 중심이 되는 슈퍼에고(super ego)로 구성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한 지붕 아래 세 가족이 살고 있는 셈인데 이들이 추구하는 욕구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생긴다고 설명한다. 만약에 자식이 효자 소리도 듣고 싶고 재산 상속에서도 손해 보기가 싫다고 하면 갈등은 일어나기 마련이다. 두 가지의 목적을 모두 달성하고자 하니 불일치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 라고 했다. 그것의 핵심은 자신에 대한 무의식성을 통찰하라는 것인데 구체적으로 말하면 겉 다르고 속 다른 자신을 알아차리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자신의 불일치한 삶을 전혀 자각하지 못한다면 정신장애가 일어날 수도 있다.

다중 성격장애(해리성 정체감 장애)’라는 것은 한 사람 안에 서로 다른 정체감(특성)을 지닌 인격이 존재함을 말한다. 이런 경우는 하나의 통일된 자기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몇 개의 서로 다른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다. 인간 성격의 이중성으로 인해 일어나는 정신질환을 그렇게 이름 붙인 것이다. 자기 삶의 불일치를 알고 행동하는 사람과 모르고 하는 사람은 차이가 있다. 알고 행동하는 사람은 도덕적인 비난은 받을지언정 정신장애는 아니지만 모르고 행동하는 것은 정신장애에 해당된다. 많은 사람들이 불일치한 행동을 하면서도 정신장애에 걸리지 않는 것은 자신의 겉과 속이 다름을 스스로 알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다중성격장애로 진단을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것을 통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불교 수행의 기본이 되는 위빠사나 수행 또는 사티 수행 역시 알아차림이 근본이다. 내 안에 무엇이 숨어있는지 그것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움직이는 지를 알아차리는 것이 수행의 핵심이다. 마음의 움직임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언행의 불일치를 알아차리기는 더욱 어려운 일이다.

불교대학에 열심히 다니며 사업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인색한 편이긴 하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상황에서는 돈을 펑펑 쓰기도 한다. 물론 인정욕구와 이기성에 바탕을 둔 행동일 수도 있겠지만 외관상으로는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그 사람은 남들이 돈도 좀 쓰고 선행도 하라.’고 하면 나는 장사꾼입니다.’라는 말을 곧잘 한다. 정직한 표현이다. 겉과 속이 일치하는 사람이다. 사업하는 사람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매우 정상적이다. 그것을 가지고 비난하는 사람은 없다.

또 다른 사업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돈 벌어서 뭐하느냐, 좋은 일 하라고 버는 거지.’ 라는 말을 곧장 한다. 남들이 보기에는 나는 장사꾼입니다.’ 하는 사람보다 훨씬 훌륭하게 보인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 속은 알 수는 없다. 언행이 일치하는 사람들은 내면에 불편함이 적고 잠도 잘 잔다. 특별히 잔꾀를 부릴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가 하는 말은 진심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 묘수들을 찾아야 하므로 사는 것이 좀 피곤할 수 있다.

생각이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깊이 잠들지 못하고 또 새벽에 잠에서 깨면 다시 잠들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도 있다. 생각이 많다는 것은 다르게 표현하면 계산이 복잡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간단하게 생각하고 간단하게 결론을 내리면 불일치로 인한 갈등은 줄어든다. ‘사람 좋다라는 말도 듣고 싶고 이익도 챙기고자 한다면 머리를 많이 써야한다. 그러니 피곤할 수밖에 없다. 서로 다른 두 가지 욕구를 모두 만족시키고자 하는 것도 불일치 현상이다. 하나로 통합해서 살아야 편하다. 이래야 좋은 건지 저래야 좋은 건지를 두고 밤잠을 설치며 생각을 이어간다면 힘 들 수밖에 없다.

하나의 자기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언행이 일치하는 사람들이다. 스스로는 편안하고 남들에게는 믿음을 준다. 하나의 자기를 온전하게 이룰 수는 없지만 그렇게 노력해 가는 것이 성장이고 성숙이다. 분석심리학을 창시한 카를 융은 자신에 대한 무의식성, 즉 자기가 자기를 모르는 것을 정신장애라고 했다. 자기를 안다는 것은 의식과 무의식의 통합을 의미한다. 즉 내면의 자기를 통찰한다고 해도 되고 불교식으로 말하면 자신의 업을 알아차리고 극복하는 것이라고 해도 된다.

나는 누구인가? 결국은 그것이 인간의 마지막 목적이 될 것이다. 즉 하나 된 자기, 일치된 자기로 살아가기 위한 노력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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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이 머문 자리]

그런 날이 있지요. 무심히 지나치던 어떤 곳, 어떤 사람, 어떤 풍경에 새삼스레 오래도록 시선을 머물게 되는 날. '시선이 머문자리'에서는 그런 시선들을 담아보려 합니다.

 

 

일상의 시름을 잊고 힐링하는 시간.

여름이 무르익은 7,

8명의 선생님과 함께하였습니다.

모든 것 깊이 내려놓고 휴식하고,

여름의 햇살처럼 눈부시게 웃는 선생님들의 모습에 시선을 머물러 봅니다.

 

2017.07.26. 2회 자기계발과 정신건강을 위한 자각명상 교원직무연수를 마치며

 

 

교사소진예방 연수교육은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과 울산광역시 교육청의 교육기부 협약에 따라 진행되는 사회공헌사업으로서 교원의 심신 에너지소진예방과 자기치유 및 회복 능력을 개발하여 학교 현장에서 교사의 심리적 안정과 긍정적 학생 생활지도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특수분야 교원 직무연수 프로그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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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머문 자리]

마음이 머문 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마음과학과 SATI수행

 

박용구 (명상심리학 석사과정 1학기 재학생)

 

 

결혼 후 4년차에 와이프의 급작스런 암 선고와 투병생활이 시작되었다. 1년여의 병원생활과 2년여의 요양생활을 지나오면서 장밋빛 청춘의 계획들은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도 늘 건강에 대한염려와 경제적인 회복의 압박 속에서 일궈놓은 것 없는 인생 반 바퀴가 지나가고 있는 것 같다.

지금 이 시점에 내 인생에 무엇이 남았을까? 숱한 노력과 시도에도 불구하고 신화와 같은 성공의 기회들은 왜 내 삶을 비켜갔을까? 행복한 삶은 무엇이며, 잘 산다는 건 어떤 삶이어야 하는지? 마음의 고통과 삶의 무게를 덜 수 있는 방법은 있는가? 사회에서의 생업들을 뒤로하고 절집 일을 보면서, 공부와 기도로 어떤 답을 찾고자 했다.

결혼과 취업 등 새로운 삶의 출발은 기대와 희망이었다. 하지만 부부로서의 생활과 가정의 이룸이 어떤 행복과 만족을 영원히 보장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비단 내 삶에서만이 아닌 , 우리 인생의 선배들도, 주변의 많은 불행한 경우들도 그랬다. 그렇게 평온한 삶을 이어간다는 건 어려운 일인가보다.

암 투병에서 살았다고 기뻐해야하나? 살려달라고 애원해야 하나?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면 또 어땠을까? 여러 풀리지 않는 삶의 의문들 속에서 불법에 해결책이 있을 것만 같았다.

부처님은 삶의 희노애락을 어찌 받아들이고, 또 그 고통을 어찌했을까? 아님 극복하는 무슨 방법이 있었을까? 부처님 당시의 실제 수행법과 마음 다스리는 공부가 늘 궁금했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 성공한 사람이 되려면 일만 시간의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들 이야기 한다. 하다못해 다이어트나 몸짱이 되려 해도 꾸준한 습관적 몸 운동과 관리가 필수다. 완성된 인생도, 성공적인 삶 또한 숱한 시행착오와 오랜 기간 동안의 수련으로 이뤄지리라 생각한다. 이 길들여지지 않는 거친 마음은 누구의 것이며, 왜 이다지도 통제가 되지 않는 것인지? 억겁의 또는 전생의 습 때문인지? 전생의 과보, 업보 때문인지? 몸의 근육을 키우듯이 마음의 근육도 꾸준히, 습관처럼, 또는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키우다 보면 천방지축 날뛰는 마음을 붙들어 내 뜻대로 통제 할 수 있지 않을까? 나의 정신세계를 맑히고 마음을 평온히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의지가 부족한 탓인지 쉽지가 않다.

스트레스와 불안, 걱정에서 벗어나 자유로울 수 있는 삶!

그래서 나는 경전의 공부보다는, 특히 알 수 없는 공안과 화두, 신격화 된 한국불교(대승불교)보다는 부처님 당시의 수행과 설법에 관심이 많았고, 직접적인 수행법인 호흡법과 위빠사나의 알아차림 수행에 마음이 더 기울었다. 끈기와 궁구하는 노력 부족이었겠지만 앉아서 버티는 좌선은 쉽지도 않았고 마음의 움직임이 없었다. 책으로만 접하기엔 더욱 용이하지 않았고, 생업과 일상생활 속에서의 수행 실행도 쉽지 않았다.

 

그런 중 이번 여름 대학원의 여름방학특강 <마음과학과 SATI 수행>에 참여하였고, 마음의 근원과 마음을 통제할 수 있는 제 7감 존재-사티 에 대한 붓다팔라스님의 설명이 깊이 와 닿았다. 부처님의 수행법이자 깨달음의 방법인 알아차림 수행을 쉽고도 명확하게 체계화, 이론화 한 것 같았고, 마음의 나쁜 찌꺼기들의 발생을 어떻게 대응하고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하여 명확하게 설명해 주셨다.

알아차림 수행의 사용가치, 자본주의 시장에서의 접목방법, 부처님의 알아차림 수행과 우리 삶의 고통해소, 우리들 삶에서의 가치 있는 역할 등의 제시와 방안이 색다르게, 의미 있게 들리기도 했다.

상담심리학에서 상담자는 전문가이어야 하고, 인생을 잘 살아온 선험자이기도 해야 한다는 상담자 자질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난다. 나 또한 알아차림 수행의 전문가가 된다면, 내 개인의 삶의 문제 해결은 물론이고, 상담자로서, 삶의 의미를 알려주는 철학가로서, 사회운동가로서 밝고 맑은 세상을 만드는 데에도 일조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들 일상 속에서의 알아차림이 생활화된다면 삶에서의 부정적인 요소, 정신적인 문제들을 스스로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거나 그 강도를 줄여나가는 힘을 기를 수 있을 것 같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이제부터 아침과 저녁 30분씩, 바쁜 일상을 좀 쉬면서, 잠시 외부세계에서 벗어나, 나의 내면 속으로 들어가 보고자 한다.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훈련을, 매일 꾸준히 수행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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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이 머문 자리]

만남이 머문 자리에서는 정성스러운 만남을 가져 보려 합니다. 소중한 인연들과 마음으로 소통하고 나누고 싶습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김수필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보슬보슬 여름비 시원히 내리던 광복절 연휴,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 호스피스병동 봉사를 오신 김수필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김수필 선생님의 마음과 만나는 시간, 함께 동행하실까요?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에 입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생사의 장 불교호스피스교육이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제가 2015년도 여름 41기 교육을 받았고, 그 후에 봉사를 꾸준히 하게 되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능인스님께서 대학원을 추천해 주셨고요.


사실 저는 대학원 공부에는 별로 흥미가 없었거든요. 굳이 대학원 공부까지 해야 하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었는데 능인스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나에게도 어떤 계기가 필요하겠다 싶었고, 그렇게 도전하게 되었던 거죠.


 

계획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추천에 의한 계기가 마련이 되신 경우네요, 입학하셨을때의 첫 마음이 궁금합니다.


우선은 불교를 공부한다는 것이 좋았어요. 전에도 불교관련 공부를 했었는데 그 공부를 다시 시작할 수 있고, 제가 모르던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 좋았고 그리고 보통 대학원은 금요일 수업이면 끝나는데 토요일에 와서 또 플러스된 교육을 더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겐 참 좋았던 것 같아요.

 


공부 량이 다른 대학원에 비해 많은 것에 대해서 부담스럽게 느껴지지는 않으셨어요?


... 저는 그렇지는 않았어요. 금요일에 집에 안가고 여기서 자고 토요일 수업을 들었기 때문에 공부를 하는 시간들이 부담스럽게 느껴지진 않았던 것 같아요.

 

 

 

호스피스교육 스탭, 병원봉사 등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활동들을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요?


43기부터 스텝으로 들어가게 되었는데요, 스탭으로서 활동을 하면서 참 많은 것을 배우게 되는 것 같아요.

 


이번 45기 생사의장 교육 때에는 학생 곁에 선생님이 늘 계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는 이번교육에 학생지원을 선생님이 맡으셨나보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보건교사이다 보니까 의약품관련해서는 담당을 하게 되었구요. 특별히 학생지원 소임을 살지는 않았어요. 누가 아프다고 약을 요구하시면 후에 지금은 상태가 어떠신지, 살피고 한번 물어봐도 주고 그런 것들이 사람의 마음을 안정되게 하잖아요. 그런 것들이 그렇게 보여지지 않았나 싶네요.^^

 


사실 이번 교육접수를 하는 과정에서 본인 건강에 대하여 자신이 없어서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어요사실 우리 행정실은 교육에 들어가는 그 순간부터는 교육생들이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고 교육을 마칠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그것만 생각하거든요. 굉장히 그런 부분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지금 선생님의 말씀을 듣다보니 그러한 마음으로 살펴보고 챙겨주신 선생님이 계셨으니까 안전하게 교육이 진행될 수 있었구나 싶어서 새삼 감사함을 느낍니다. 감사해요 선생님.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제가 기분이 좋네요.(웃음)


 

그런 스탭으로서의 일이 선생님께 어떤 도움으로 다가오시는 거죠?


교육생의 마음을 살피는 것? 사람을 살피는 마음이 생기는 것 같구요. 봉사와도 연결이 되는데요, 봉사는 세심함이 필요하잖아요. 환자대할 때 어떻게 대하는 것이 환자를 더 편안하게 하는지, 손짓 몸짓 표정 그런 것들이 세심해야 하는데 그런 마음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자비심 보리심 그 마음들이 생겨나는 건가요?


그런 마음이 기본적으로 깔려있으면 좋죠. 근데 저는 그런 마음이 별로 없는 사람이거든요. 자비심 자애심 이런 것이 제 마음속에는 별로 존재하지를 않아요. 근데 봉사를 하는 것에는 그런 마음들이 반드시 필요하죠. 모든 중생이 다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그 마음이 봉사에 있어서는 꼭 필요해요.

 


그런 마음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시는 그 마음에 이미 자비심이 자리하고 계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가요?(웃음)

 

 

병원봉사활동은 어떻게 하고 계시는 거예요?


처음에는 2층에 계신 치매 어르신들을 돌보는 일로 시작했어요. 봉사활동을 하면 환자를 만날 때의 마음가짐, 대화법, 그런 것들을 관찰일기로 쓰라고 하셔요.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환자의 반응은 어땠는지 그렇게 관찰일기를 쓰면 능인스님(영적돌봄연구실장)께서 보시고 피드백을 해주시거든요. 이런 때에는 이렇게 이야기하면 좋다 이런 말씀을 해주시죠. 그리고 나의 느낌도 중요하지만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해요. 나의 느낌이 잘못 들어가면 환자가 거북할 수도 있기 때문에 환자를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관찰하는 것. 이런 것을 교육 받으니까 환자에게 다가가는 것이 좀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게 되죠. 그리고 작년부터 호스피스병동 봉사를 하고 있는데요. 한 달에 한두번 정도 들어가고 있어요.


 

호스피스 활동을 하시면서 제일 중요한 것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이제 생사의 장 교육을 마치신 분들도 계시고, 대학원생 분들 중에서도 아직 봉사를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봉사를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하나에 팁을 알려주신다면요?


우선은 봉사를 하겠다는 마음을 내는 것이 중요하고요, 그 다음이 시간이겠죠? 시간이 안 된다면 사실상 봉사를 하기가 어려워요. 안되는 시간을 억지로 내게 되면 봉사가 잘 될 수가 없거든요. 내가 편안한 상태로 환자를 만나야지만 환자도 편안해하는데, 내가 불편하고 힘든 기운으로 들어가게 되면 환자에게 그 에너지가 그대로 전달되거든요. 시간이 되고 마음을 낼 수 있을 때 천천히 시작하면 될 것 같아요. 서두르지 말고요.


그 조건이 되어야 꾸준한 봉사가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능인스님께서도 이런 말씀을 하셔요. 굳이 많이 자주 오려고 하지 말아라. 지치게 하지 말고, 한달에 한번, 두달에 한번이라도 꾸준히 오면 된다. 그 말이 봉사를 시작하려는 분들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이제 3학기를 마치고 4학기를 앞두고 계시는데요, 공부를 하시면서 힘들거나 어려웠던 순간들은 없으셨나요?


관심을 가진 분야의 수업은 쉽게 다가오는데 그렇지 않은 과목은 아무래도 지루한감이 있어요. 그래도 배운다는 입장에서 참여는 하는데, 사실 저에겐 생명교육 분야가 좀 흥미에서 떨어지는 부분이예요. 같이 공부하는 도반들은 굉장히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 같은 경우에는 직업자체가 보건교사다 보니까 기본적으로 생명윤리 이론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이 있고 좀 신선하지가 않은 부분이 있죠.(웃음) 그래도 1학기에서 이론을 마쳤으니까 2학기는 그런 점들이 좀 해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하고 있어요.

 

앞으로 그리고 계신 모습이 있으신가요?


일단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충실하고 싶고, 바램이 있다면 남에게 쓰임이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것?

살다보니 자기 울타리 안에서만 산다는 것은 이롭지 못하다. 부처님의 연기법에 따라 나도 이롭고 남도 이로운 삶을 사는 것이 좋겠다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봉사하면서 나름대로 깨어있는 삶을 살다보면 제 삶의 마무리 또한 아름답게 지을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

 


우리 웹진 이름이 마음인데요. 선생님께서 생각하고 느끼는 마음을 한마디 또는 한 문장으로 표현해주신다면요?


내 것인 것 같은데 결코 내 것이 아닌 것이 마음인 것 같아요. 그것을 찾아야하겠죠. 이 마음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사라지는지 살피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배움의 길을 함께 하는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도반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저는 도반들을 통해서, 그리고 새로 들어오시는 후배들을 통해서 너무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사람관계에서 배워지는 것이 실은 수업을 통한 배움만큼 많거든요.

다른 사람의 질문들, 내가 생각하지 못 했던 사고방식들, 그런 것들이 참 좋아요.

그리고 어떤 공부일지라도 꾸준히 하는 것이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같이 꾸준히 공부합시다.^^

 

나에겐 자비심이 없다는 김수필 선생님께 모르고 행하는 자비의 마음을 보았습니다.^^

모르고 행하는 선한의 공식 : 마음=Real 자비심=김수필 선생님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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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읽는 명상]

천천히 읽는 명상의 주인공은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김경일 교학처장님입니다. 교수님께서 들려주시는 따뜻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콤플렉스, 외면당한 또 하나의 나

 

김경일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주임교수

콤플렉스는 불편한 마음의 작용이다. 마음이 평온하게 유지되다가도 콤플렉스가 자극을 받아 움직이기 시작하면 감정이 요동을 쳐서 당황하거나 허둥되면서 평상심을 잃고 흔들리게 된다. 콤플렉스는 자신 안에 고요히 숨어서 지내는 감정의 덩어리다. 죽은 듯이 있다가도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면 반드시 일어나서 반응을 보이는 존재이다. 마치 아직 내가 여기에 이렇게 살아있소.” 하고 소리치는 존재이다. 콤플렉스는 내 안에 살지만 나의 통제를 받지 않는 이단아, 반항아 같은 존재이다. 불편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가엾은 존재이기도 하다. ‘외면당한 또 하나의 나이기 때문이다. 콤플렉스는 해결되지 못한 응어리진 감정이기도 하고, 억울하고 무시당해서 생긴 풀리지 않는 불편한 감정이기도 하다. 또한 남에게 자랑스럽게 내 놓을 수 없어서 숨기고 싶은 열등감의 덩어리이기도 하다. 누구에게나 콤플렉스는 존재한다. 다만 힘(에너지)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강력한 것을 지닌 사람도 있고 소소한 것을 지닌 사람도 있다. 에너지가 강하면 강할수록 콤플렉스는 위험한 것이다. 마치 신체의 암과 같은 존재이다.

강의를 하는 중에 어떤 중년의 부인이 주위를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성큼성큼 앞으로 나오더니 불쑥 내가 바보여서 그렇습니다.” 하고는 성큼성큼 걸어서 제 자리에 가서 앉는다. 전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금방 하던 강의 내용을 잠시 돌이켜보니 남편의 외도에 관한 것이었다. 아마도 그 부인은 배우자의 외도에 관한 콤플렉스를 지닌 사람이 아닌가하고 짐작할 뿐이었다. 콤플렉스는 의식의 흐름을 멈추게도 한다. 의식을 회복하게 되면 대개 깊은 후회를 하게 된다.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자리를 피하기도 한다. 이처럼 콤플렉스는 불편한 존재이다.

불교상담을 공부하던 중이었다. 어머니에 대한 얘기가 나왔는데 보살님 한 분이 갑자기 눈시울을 붉히더니 고개를 푹 숙이고는 잠시 울먹인다. 함께한 사람들이 영문을 몰라 약간 놀라는 시선을 보낸다. 잠시 뒤에 정신을 차리고는 겸연쩍은 표정을 지으면서 자기 어머니에 대한 얘기를 풀어 놓는다. 5살 무렵에 본인이 소아마비 판정을 받았단다. 어머니의 충격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인근 고을에 한의사가 있긴 한데 집에서 진료를 하는 것이 아니라 5일장을 따라다니며 장바닥에서 침도 놓고 뜸도 뜨고 약 처방도 해주는 그런 의사였다. 어머니는 그 한의사의 진료를 받기 위해 그가 가는 5일장을 모조리 따라다녔다고 한다. 자동차가 귀하던 시절이라 소달구지에 딸아이를 태워 다니며 치료를 받았다. 어머니는 소아마비에 좋다는 밤을 사다가는 삶아서 한 그릇씩 딸아이에게 먹이기도 했다. 5살짜리 어린소녀는 소달구지에 실려 5일장을 따라다니며 어머니의 간절한 눈빛과 지극한 정성을 온몸으로 느낀 것이다. 누가 어머니 이야기를 끄집어내면 어린 시절, 그 감정이 봇물처럼 밀려올라와 주체하지를 못한다. 해소되지 않는 감정의 덩어리이고 그것이 콤플렉스의 일종이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아름답다고 할 수도 있지만 가슴에 응어리져서 풀리지 않는 것으로 삶을 불편하게 하는 감정이다. 자유로워지려면 그 감정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다. 고마운 마음만 가슴에 남기고 지난 날의 감정에서는 벗어나는 것이 콤플렉스의 극복이다.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하는 사람이 있었다. 유머도 뛰어나고 술도 잘 마시고 대인관계도 원만한데 유독 가창에 대해서는 강력한 콤플렉스를 지니고 있었다. 2차로 노래방에 갈 일이 있으면 언제나 슬그머니 사라져 버린다. 같이 간 사람들은 이해를 하지 못한다. 남들은노래를 잘 못하면 어때, 하는 대로 하면 되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당사자는 그렇지가 못하다. 그 사람에게는 어떤 까닭이 있는 것이다. 노래를 잘못 불러 심하게 창피를 당했다거나, 어릴 때 아주 불쾌한 기억을 지니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처럼 콤플렉스는 타인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기도 하다. ‘그깐 일로 뭘 그래라고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신체나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를 지닌 사람들도 있다. 어떤 부인은 초등학교 시절에 팔에 골절상을 입고는 수술을 했는데 전문의가 없는 시골에서 한 탓에 완치가 되어서도 팔이 약간 안쪽으로 휘어버렸다. 친구들에게 더러 놀림을 당하고는 팔을 내 놓고 다니지를 못했다. 한 여름에도 항상 소매가 긴 옷을 입고 다녔고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닐 때도 선생님께 사정을 이야기해서는 긴 옷을 입고 다녔다고 한다. 60살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부인은 항상 긴팔의 옷만 입고 다니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특히 현대인들은 외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사춘기의 학생들은 더욱 심하기도 하다. 그래서 대학입시가 끝나고 방학이 시작되면 성형외과 수술 예약은 넘쳐난다. 쌍꺼풀 수술은 기본이고 코를 높이고 턱을 다듬기도 하고 얼굴 곳곳을 성형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의 얼굴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는 것이 가장 좋긴하지만 그것이 힘들면 오히려 성형을 해서라도 콤플렉스에 시달리지 않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콤플렉스가 누적되고 심해지면 심리적 증상은 다른 곳으로 옮아갈 수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대인기피증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잘 판단해야 할 문제이다.

콤플렉스가 없는 사람은 없다. 그것을 극복해서 보다 자유롭게 사는 사람도 있고 평생 콤플렉스에 짓눌려 불편하게 사는 사람들도 있다. 콤플렉스의 극복은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가능해진다. 억울했던 감정도 피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에 받아들여야 한다. 어머니에 대한 애절한 감정도 그대로 편하게 받아들이면 된다. ‘내가 그때 그랬지, 참 힘들었지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노래를 못하는 것도 피하지 말고, ‘나는 원래 노래를 못해 못하면 못하는 대로 부르지 뭐. 그것 때문에 욕을 하겠어하고 그대로 받아들이면 두려움도 줄어들게 된다. 콤플렉스는 받아들이면 성장의 발판이 되고 숨기면 심리적 장애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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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이 머문 자리]

그런 날이 있지요. 무심히 지나치던 어떤 곳, 어떤 사람, 어떤 풍경에 새삼스레 오래도록 시선을 머물게 되는 날. '시선이 머문자리'에서는 그런 시선들을 담아보려 합니다.

 

 

 

2017학년도 1학기 기말세미나.

한학기의 배움을 정리하고, 나누고, 또 다시 한걸음 더 나아가는 시간.

학생들의 빛나는 모습에 시선을 머물러 봅니다.

그 빛나는 미소에서 내일의 대학원을 봅니다.

 

2017.06.24. 기말세미나에서

Posted by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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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머문 자리]

마음이 머문 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생명교육 전문가과정 1학기를 마치며... 

 

김 원 식 (생명교육 전문가과정 3학기 재학생)

 

 

오늘날 사람들은 빠르게 진행되는 삶의 속도에 갇혀 차 한 잔의 여유마저 갖지를 못하고 부자유하고, 산만하고, 부자연스럽고, 불완전한 상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마 진정한 의미의 자유로운 삶, 행복한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잃어버렸는지 모릅니다. 그리고는 그 반대편에서 최선을 다해 고통의 삶을 살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러한 시대적 험로에서 우리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은 예리한 직관으로 삶의 질적 향상과 행복으로 이르는 궁극의 길을 생명교육이라는 새로운 방향으로 제시해 주었고, 저는 이번 계기로 인하여 배움의 자세를 다시 한 번 가다듬고 증진해 나가면서 밀고 댕기는 견인역할을 해 나가야 하겠다는 다짐을 해보게도 되었습니다.

저는 소망합니다. 대학원을 중심으로 모든 인적 물적 구성요소가 함께하는 진정한 공동체가 되어 등대 불 밝혀 지역사회를 비춰주고, 그 빛이 확대되어 나라전체로, 세계화로 넓어지고 실행되어지기를 말입니다. 그 속에 저 자신 또한 밀알이 되도록 최선을 다 해보고 싶습니다.

 

입학 할 때의 마음을 돌이켜 보니, 학교에 대한 기대가 참 많았습니다. 그 중에는 학교가 중심이 된 TF팀이 운영되어 지역사회에 어두운 곳을 밝혀주는 일을 조직적으로 운용하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었는데, 그러한 실천여지가 어렵게 보이기도 해서 과연 공부를 이어가야 하는지를 되물어 보게도 되었습니다.

 

3학기를 마치는 이 시점에서, 입학지원서에 적었던 내용을 다시 꺼내어 나누어 봅니다.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 대한민국 이라고 합니다. 물질과 정신의 불균형에서 오는 결과로 많은 현대인들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고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하여 끝내는 죽음을 선택하는 극단에 이르게 됩니다. 물질이 풍요로운 미국 또한 정신적인 빈곤을 스스로 알고 동양의 명상을 통해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도구로 다양한게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역시 명상을 일반 생활인들이 쉽게 접근하여 활용 할 수 있게 연구 개발 체계화 시켜 나가야 될 것으로 봅니다.

 

1. 스트레스 완화[집단/개인] 도시인 습득용이 명상기법 창안

2. 소모임 명상처 만들기[행복한 마을 만들기]

3. 임상 상담 system & 지원 source 개발 적용 상담 활용 "

 

학기동안 지도하신 교수님들께 감사올리고 곁에서 교무지원해주신 여러 선생님들께도, 그리고 저의 자존감을 평정의 마음으로 볼 수 있게 해주신 학습동지님들께도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Posted by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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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이 머문 자리]

만남이 머문 자리에서는 정성스러운 만남을 가져 보려 합니다. 소중한 인연들과 마음으로 소통하고 나누고 싶습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장익 교수님을 만났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내리쬐는 햇살이 따끈한 오늘, 웹진 마음은 장익 교수님을 뵈러 경주 위덕대학교로 향합니다. 장익교수님의 마음을 만나러 가는 길, 함께 동행하실까요?

 

 

교수님과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의 인연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운명처럼 능행스님을 만난거지. 그게 아마 80년대 후반쯤 될까?


스님은 굉장히 학술적이고 공부에 진지한 분이셨어요. 그때 제가 조계사 불교대학하고 대원불교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었는데, 스님께서 그 두 군데를 다 와서 공부를 하셨어요. 그래서 인상 깊게 스님을 보고 있었고요. 결정적인 만남은 그 후 10년쯤 뒤였어요.


뭐랄까... 괴로운 일이 운명을 바꿔주는 계기가 되는 경우들이 있잖아요. 그때 저희 아버님이 진찰을 받았는데 위암 말기 판정을 받으셨어요. 저는 그때까지 한 번도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생각을 해 본적이 없는데, 병원에서는 더 이상 아무 조치도 할 수 없다는 거예요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 그때부터 공부를 했어요. 그 당시에는 우리나라에 케어라든가, 암환자에 대한 호스피스라든가 하는 그런 개념이 전무했고 일본에 서적이 조금 있는 정도였어요.


일본에 니시라는 교수가 있는데 니시요법이라고 야채즙, 녹즙, 붕어체조, 인삼요법, 버섯요법, 그 당시 내가 안 해본 일이 없어요. 강원도까지 가서 약초 캐고 하면서 효자 노릇 좀 했죠. 어쨌든 아버지께서 한 2년간을 무사히 건강히 계시다가 가셨죠그 기간에 참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해요.


부끄럽게도 내가 불교학자이면서도 아버지 죽음을 정신적으로 뛰어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런 기회에 말기 암환자에 대한 케어 실습을 내 스스로 할 수 있게 되었고, 공부하는 데에도 전환점이 된 거 같아요. 학술적 공부가 내 임무라 생각했는데, ‘아 이 세상에 필요한 공부가 되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아버지 49재를 마치고는 바로 인도 행 비행기를 탔어요. 무작정 갠지스에 가서 죽음을 보고 다시 공부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새로운 각오가 필요했죠.


그렇게 돌아왔는데 능행스님이 청주에서 정토마을을 시작하셨더라고요그때 내가 갔을 때 비닐천막치고 자원봉사자 교육을 하고 있었어요. 겨울에 눈은 오고 추운데 40~50명이 비닐천막에 빽빽이 모여 있었죠. 그 열기가 정말 대단했어요. 그곳에서 강의했던 기억이 나요. 인연의 시작은 뭐 그런 정도10년 전 불교대학에서의 인연이 스님은 호스피스 쪽 길을 걸었고, 나는 그런 쪽에 관심과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그렇게 다시 연결되었던 거죠.

 


활동과 학문이 딱 결합이 되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비닐하우스 안에서의 만남이요.


상당히 감동적이었어요. 그렇게 열악한 환경인데, 모두의 정열은 정말 대단했거든.

 

 

그 인연이 대학원까지 어떻게 연결이 되었나요?


제가 97년도에 이곳 경주 위덕대학교를 오게 되었어요. 그때 스님이 언양에 건물하고 땅을 구입하신다고 한번 왔으면 좋겠다하셔서 간 적이 있어요. 가서 보니까 공장폐허에 불모지인데 위치가 참 좋았어요아 스님이 이제 가까이 오시는구나.’

내심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었죠


그리고 스님이 공부와 학업, 교육 쪽에 워낙 관심이 많으시니까 어느날 그 곳에서 마하보디상담대학을 시작하셨던 거예요. 그 대학을 하시면서 내게 연락이 왔는데, 이게 학위과정도 아니고, 전문가과정으로 운영을 하다 보니 학술적으로도 진척이 없고 학생들도 발심이 덜 하다고, 학위과정으로 어떻게 할 수 없겠나 하는 문의를 주셨죠.


당시 내 생각에는 학생들이 이론수업만 들어서는 안되고 적어도 하루쯤은 임상이라든가 실습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겸해서 그야말로 우수한 지도자를 양성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리 학교에서 일을 추진해보려 하니까 조건이 안되는 거예요. 근데 스님과 연락을 하다보니까 스님 쪽에서는 그게 가능했던 거죠. 스님은 임상이 가능하고, 우리 대학원은 이론이 가능하니까, 그러면 합쳐보자 한 거예요. 그렇게만 한다면 이 분야의 최고의 지도자를 양성할 수 있다. 그렇게 스님도 나도 오케이 하고 2007년도에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으로 승격을 하고 위덕대학교 불교대학원하고 MOU를 맺고 학위도 취득하고 임상과 실습도 겸하게 되었죠.


내가 볼 때는 가장 이상적인 배움의 장이예요.

 


그렇게 저희 대학원에서 여러 학생들이 논문을 썼는데요, 그 중에 성과적인 논문이 있었나요?


불교 쪽에서는 참 쉽지 않은 논문을 많이 냈어요. 혁신적이라고 봐야지.


불교학에서 보면 불교학, 불교사, 지역불교 이렇게 연구하다가 응용불교라고 하는 새로운 쪽이 있었는데 말이 응용이지 전문적이지 못했거든요. 대중적인 연구 정도밖에는 안되었는데 우리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같은 경우에는 응용의 분야를 명상심리라고 하는 쪽에 한정을 시켰지만, 그쪽 분야에서는 정말 최초의 논문들이었죠. 임상까지 거쳐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걸 다시 적용해서 임상적 효과를 입증하는 단계까지 간 논문이 그 당시에는 없었어요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학생들이 아주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봐야지요.


 

졸업생 분들도, 재학생 분들도, 또 입학을 고민하는 분들도 저희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에서의 학문이 사회에 어떻게 기여될 수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 합니다.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글쎄, 학문이라는 것은 원래 축적이 되어야 하고, 네트워크 형성으로 활용도가 펼쳐져 나가는 거예요지금까지는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의 네트워크 연결망이 부족했을 수 있어요. 그래서 지금까지의 졸업생들은 개인적인 공부에 그치고는 했지요.


그런데 지금은 달라요.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이 생겨나면서 새로운 계기가 열렸다고 봐요. 우리가 임상을 통해 논문도 쓸 수 있고, 현장에서 바로 케어에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주어졌기 때문에 이런 계기를 어떻게 확대할 것인가 하는 부분을 함께 고민해야 할 거예요.


능행스님께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우리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이 성공한다면 전국 어디에 가도 성공할 수 있다고요. 적어도 이런 자재요양병원 쌍둥이가 50개는 되어야 한다고요.(웃음) 그렇게 되면 학생들이 열정적으로 전국을 누비면서 활동을 하고 아픈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지도자가 되어야 해요. 분명 앞으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교수님께서는 앞으로 그리고 계신 모습이 있으신가요?


글쎄요. 그냥 이렇게 사느라고 나 자신을 잘 못 돌아봤네. 이제부터 좀 돌아보려 해요. 조만간 유럽이나 미국이나 일본 쪽으로 이 분야의 구체적 선진사례들과 학술적인 연구들을 살펴보고 싶고, 특히 그런 것들이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직접 다녀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그런 걸음을 통해서 내가 생각했던 것들을 한번 더 점검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하는데, 지금은 발목 잡힌 곳이 많아가지고 쉽게 움직여지질 않네요. (웃음)

 


교수님께서도 인생의 고비가 있으셨나요?


... 글쎄요. 저에게는 불교학을 만난 것이죠. 아마 이 길이 아니었으면 잘 먹고 잘 살았을 수도 있는데.(웃음)

어린 나이에 좀 더 쉬운 길도 있었는데 왜 힘든 이 길을 선택했을까? 그게 항상 고민이었어요. 이게 내 운명임을 받아들일 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죠. 지금은 오히려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그 고비를 운명이라고 받아들이신 계기가 있으세요?


불교학 속에서 내 스스로가 이해되고, 인생에 대한 철학적 수용이 되고, 내 삶에 대한 문제가 풀어지니까요. 불교학 쪽에서 나를 송두리째 재발견하는 계기를 줬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글쎄, 나는 두 갈림길 중에 가고 싶은 길을 가지는 못 했지만, 그 길보다 훨씬 더 잘 온 것 같아요. 지나온 지금은 그렇게 말할 수 있죠.

 

 

 

교수님의 인생에 있어서 받았던 최고의 선물은 무엇이었는지요?


불교학을 만난 것이죠. 그게 내 인생에서 제일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것이죠.

 


앞으로 남기고 싶은 선물이 있으신가요?


글쎄요. 별로 남길만한 그런 걸 갖고 있지 못한데...

 


교수님께서는 선물로 불교학을 받으셨는데, 선물을 안 주고 가신다구요?(웃음)


그런 선물이라면 뭐 좀 더 많은 사람이 불교학을 만나서 나처럼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웃음)

 


우리 웹진 이름이 마음인데요. 교수님께서 생각하고 느끼는 마음을 한마디 또는 한 문장으로 표현해 주신다면요?


마음은 화두라고 생각해요. 끊임없이 다듬고 가꾸고 찾아가야 하는 것이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닌 거죠. 마음은 그렇게 살아서 움직이는 거라고 생각해요이 마음을 잘 성찰하고 가꾸어 가야하고 찾아가야 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저희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대학원이 2년 반 과정이죠. 짧다면 짧은 시간인데, 그 시간 안에 좀 더 올인하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너무 빨리 보려고 하지 말고, 이 길에 한번 매진해서 몰두를 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미래에는 분명히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생명교육전문가과정도 멀게 느껴지지만 우리가 반드시 가야할 길이기 때문에 각자 깊이 있는 자기성찰, 그리고 학술과 실천 이런 부분에서 좀 더 적극성을 가지시라고 하고 싶습니다.

 

 

학생들은 불교가 아직 개척해 놓지 않은 길을 처음 가는 사람들인 것 같아요. 그래서 길 없는 길을 가다보니 이 길을 잘 가고 있는지, 어느 길을 가고 있는지, 좀 흔들리기도 하고 힘들어 하기도 해요.


보물은 역시 숨어있는 거니까요. 보물은 찾는 대상이니까요. 하지만 대부분의 인생을 보면 보물 만나기 직전에 그만두는 사람이 많죠.(웃음)


조금만 다른 안목으로 바라보면 길도 보이고 세상도 열리는데, 자꾸 자기의 좁은 안목으로만 세상을 보려 하니까 눈앞에 보물도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예요.


그래서 아까 제가 좀 더 적극적으로 임할 필요가 있다고 하는 것이 자세도 중요하지만 자기 내면적인 성찰이 필요하기 때문이예요그래서 스스로가 불교 생명과 윤리, 과연 이것이 이 사회에 어떤 의미가 있으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거기에 대한 깊은 자기 성찰이 있어야 해요그렇다면 분명 길도 보이고 적극성도 가지게 될 것이고, 멀지 않은 때 훌륭한 인물로 전문적인 역할을 하고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학생들 각자가 자기만의 학문적 화두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시네요.


그렇죠. 생명교육과정의 학생들에게도 부탁을 한다면, 불교 윤리는 상당히 다양해요. 그래서 어떤 가시적인 종교윤리가 아니고, 세속적 윤리도 아니기 때문에 상당히 지고지순하면서도 현실적이고, 사회에서 활용될 수 있는 방안도 굉장히 넓다고 생각해요. 근데 현재까지 불교윤리라고 이야기하는 것들을 보면 지나친 계율주의나 원칙주의에 빠져있어서 현대적인 해석을 못하고 있고, 그런 것이 오히려 본질적인 생명윤리에 접근을 못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합니다.

제가 볼 때는 불교라는 것은 진정한 인간의 완성을 위한 과정이기 때문에 생명윤리에 있어서도 불교가 해야 하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학생들이 긍지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곧 그것은 불법에 대한 긍지인데, 그 긍지가 자기에 체득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또한 명상심리와 생명윤리는 한 뿌리라고 생각해요. 자기를 돌아보는 명상이나 심리나 이것 또한 생명윤리와 접점이 있어요. 그리고 그 바탕에는 불교라고 하는 엄청난 세계가 있고요. 이걸 뿌리로 해서 다양한 전공도 앞으로 가능하고, 우리 학생들이 앞으로 할 일이 정말 많아요.


학생들 스스로 불교적 철학 안에 내가 어떤 철학으로 생명윤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의 답을 얻어야 해요. 그러면 흔들리지 않죠.


불교생명윤리라고 하는 어느 부분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철학적인 부분에서 정리가 필요하다고 봐요. 사회적 문제도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필요한데, 이것이 주인의식입니다.

 

 

인터뷰를 마친 후에도 교수님께서는 불교 생명윤리에 대하여, 학생들에 관하여, 학교에 관하여, 애정이 담긴 많은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교수님의 이야기들이 마음에 깊은 울림으로 남아 웹진을 발행하는 오늘을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리게 되었습니다애정어린 마음으로 인터뷰에 응해준신 교수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Posted by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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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읽는 명상]

천천히 읽는 명상의 주인공은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김경일 교학처장님입니다. 교수님께서 들려주시는 따뜻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필요한 가면, 페르조나 

 

김경일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주임교수

 

수명이 길어진다는 것이 반드시 행복한 일인지는 알 수 없지만 길어진 수명에 대비를 해야 하는 것은 매우 절박하고도 현실적인 문제이다.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현실적인 여건이 되면 귀농이나 귀촌을 생각하기도 하고 전원생활을 꿈꾸기도 한다. 그래서 지방자치 단체에서는 귀농을 적극적으로 권하며 지원방안들도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고 귀농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매우 필요한 노력들이다.


귀농이나 귀촌에는 물질적인 여건도 갖추어져야 하지만 그것만으로 준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정신적인 성찰과 노력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 흔히들 시골 사람들의 텃세가 만만하지 않다는 말들을 하기도 하고,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베풀어야 이웃과 친해질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일리가 있는 말이긴 하다. 그러나 시골 생활이 행복하려면 보다 근원적인 성찰이 있어야 한다. 핵심은 시골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회지에서 쓰던 가면은 벗어던지고 시골생활에 맞는 가면을 써야 시골의 삶에 적응할 수가 있다.

 

카를 융은 분석심리학을 창시한 심리학자요 정신과 의사이다. 서양의 심리학자이면서도 동양 사상에 깊이 심취하였고 특히 불교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 깊어서 티벳 불교의 구도자 파드마 삼바바가 저술한 티벳 사자의 서라는 책의 서문을 쓰기도 했다. 인간의 마음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학자들 중에 카를 융을 따를만한 사람이 아직은 없어 보인다. 불교심리학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유식학과 닮은 점이 많아서 유식학과 분석심리학을 비교한 논문도 여러 편이 있다.


융 심리학의 중요한 개념 중에는 페르조나라는 것이 있다. 하회탈처럼 가면이란 뜻이다. 하회탈에는 양반탈, 각시탈, 백정탈, 초랭이탈 등이 있다. 양반탈을 쓰면 비록 하인이라 할지라도 양반처럼 여유가 있고 늠름하게 행동해야 하며, 각시탈을 쓰면 수줍어하고 차분하게 행동해야 하고, 초랭이탈을 쓰면 경망스럽고 방정맞게 행동해야 한다. 가면()의 성격(정체성)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 얼른 생각하면 위선처럼 보이기도 해서 바른 삶의 태도가 아니라고 할지 모르나 사람은 누구나 지위와 환경에 맞는 탈을 쓰고 산다. 그것이 타인과 사회와 관계를 맺는 데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융의 주장이다. 페르조나는 타인을 속이기 위한 나쁜 의미의 가면이 아니라 신분과 체면을 지키며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가면이다.


우리는 많은 가면들을 수시로 바꿔 쓰면서 살아간다. 하나의 가면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아버지, 회사원, 사장, 자식, 남편, 학교동창, 종교인, 향우회원, 군대친구, 술친구, 욕친구 등등이 있다. 자식들 앞에서는 아버지의 가면을 쓰고 사랑과 권위를 지키지만 부모님 앞에서는 자식의 가면을 쓰고 나이도 잊고 어리광을 부리거나 애교를 부릴 수도 있다. 그러다가도 회사에 가면 사장으로서 위엄과 엄격 그리고 가혹한 모습도 보여야 한다. ‘욕 친구를 만나면 모든 가면을 또 벗어던지고 소시적 욕하던 친구의 가면을 얼른 뒤집어 써야한다. 만약에 욕 친구 앞에서도 사장의 페르조나를 쓰고 거들먹거리거나 폼을 잡는다면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초등학교 동창회에 가서 초등학교 시절의 순진하고 철없던 페르조나를 쓴다고 해도 아무도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인기 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하나의 가면을 너무 오랫동안 쓴다면 벗기가 어려울 수 있다. 그것이 권위적인 가면이라면 더욱 그렇다. 법조인이나 경찰, 높은 지위의 군인으로 오래 생활했거나 정치인으로 평생을 살아온 사람들은 가면을 벗어던지기가 힘들 수 있다. 흔히들 경찰 티가 난다. 군인 티가 난다는 말을 하는데 이는 현직을 떠나서도 군인이나 경찰의 페르조나를 쓰고 산다는 뜻이기도 하다. 종교인들의 가면도 매우 강하게 작용한다. 어디를 가든지 누구를 만나든지 자신의 종교를 드러내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필요한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자신이 쓰고 생활하는 가면이 근원적인 자신의 참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필요에 따라 쓰긴 쓰고 살지만 그것이 자신의 참 모습이 아님을 자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페르조나와 자기를 동일시하게 되면 자신의 내적 세계와의 관계는 끊어지게 된다. 그런 사람들은 평생 자기의 진정한 모습으로 살지 못하고 페르조나를 자신이라고 착각하며 살게 된다. 직업상 썼던 페르조나를 자신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그렇게 살면 언젠가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게 되고 마침내는 심리적 증상에 시달리게 된다. 진정한 자기, 그것을 찾아가는 것이 불교의 목표이자 불교인들의 수행이기도 하다.


페르조나는 필요한 가면이다. 상황에 맞게 잘 쓰는 사람이 사회에 잘 적응하고 타인과의 관계도 잘 맺는 원만한 사람이다. 시골에 가면 농부의 페르조나를 써야한다. 그런데 한 번도 써 보지 못한 것이라면 당연히 서툴 수밖에 없다. 시간을 두고 배워야 한다. 배우기 위해서는 그곳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힘든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다고 생각하면 즐거운 일일 수도 있다. 투박한 언어도 배우고 은유적인 그들의 행동도 배우는 것이 좋다. 전통적인 시골 사람들은 선물을 주고받는 일이 요즘 사람들과는 차이가 난다. 명절이라 선물을 들고 가도 별로 반기는 기색이 없다. 오히려 나무라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런 것을 왜 가져 와요.’ 하면서 선물을 보지도 않고 밀쳐두는 할머니들도 있다. 선물 주는 것을 호들갑떨며 반기면 다음에 또 가지고 오라는 의미로 전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다. 감사의 표시를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귀농과 귀촌을 꿈꾼다면 물질적인 준비도 있어야하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썼던 가면들도 벗어야 한다. 진정한 자기를 찾아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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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선택]

기회와 희망의 인연이 닿을 수 있는 가능한 선택에서는 교육, 행사, 세미나 등의 내용들을 공유합니다.

 

선택 하나 :)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2017학년도(후기) 신입생 모집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은 우리 사는 세상의 문제를 직시하여 나아갈 수 있는 인재들을 발굴, 육성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시작하는 이 순간의 선택과 노력이 개인의 성장과 사회의 밝은 빛이 되어 인류의 평화적 공존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17학년도 (후기) 신입생을 모집합니다. 모집인원은 석사과정 5, 생명교육 전문가과정 5명입니다.

 

 

선택 둘 :) 마하보디교육원 45기 생사의 장 불교호스피스교육

 

45기 생사의 장 불교호스피스교육 산다는 것? 죽는다는 것?” 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생사의 장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생사를 인생이라는 한 선에 놓고 무엇을 바라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자기성찰과 새로운 삶의 에너지를 발견하게 하는 영성프로그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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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이 머문 자리]

그런 날이 있지요. 무심히 지나치던 어떤 곳, 어떤 사람, 어떤 풍경에 새삼스레 오래도록 시선을 머물게 되는 날. '시선이 머문자리'에서는 그런 시선들을 담아보려 합니다.

 

 

 


모든 학문은 삶의 현장이며, 삶은 모든 학문의 기초입니다.- 박경리

 

 

생명교육전문가과정 수업시간,

진지함과 치열함이,

열정과 유머가 함께 어우러진

학생들의 빛나는 모습에 시선을 머물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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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머문 자리]

마음이 머문 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설레는 봄날, 새 볼펜 한 자루를 들고...

 

 

임 주 은 (석사과정 1학기 재학생)

 

 

 

마른 나뭇가지에 새잎이 돋아나는 3, 봄바람이 살며시 기웃거리던 화창한 날...

입학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으로 새 볼펜 한 자루를 샀다.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은 내가 정토마을로 발걸음을 하게 된 계기였다. 나는 학부시절부터 사회복지학 전공과목 중 특히 상담심리학에 관심이 많았다. 주변인과 내 자신을 이해해야할 일들이 많았던 것일까. 유독 사람의 마음에 대해 알고 싶어 했었고 특히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그 학문 속에 담겨있는 것 같아 더욱 흥미로웠던 것 같다. 학부에서 배웠던 상담학문은 서양에서 들어온 개념과 역사, 기법들이 중심이었다. 그때 동양에서 특히 불교에서 다루는 상담심리학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던 것 같다. 학교를 졸업하고 다양한 문제 속에 있는 내담자를 만나고 그 문제를 해결해주고 싶은 욕구가 커지면서 배움에 대한 갈증이 더해진 것 같다. 그래서 빠듯한 형편에 일과 공부를 함께 병행해보리라는 다소 대책 없는 포부를 가지고 있던 찰나 마하보디교육원의 채용정보를 확인하고 무작정 이력서를 들고 찾아가 교육원 문을 두드렸었다. 그 때로부터 벌써 2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대학원을 들어가기 전 내가 거쳐야할 단계들이 필요했던 걸까. 인연이 닿은 곳은 교육원이 아닌 정토마을 법인사무국이었다. 15년도 1월에 입사하여 작년 9월엔 정토마을자재요양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병동이 시범사업을 진행하게 되며 호스피스병동의 전담사회복지사라는 또 다른 역할과 마주하였다. 바쁜 일을 핑계로 문턱이 발가락 끝에 닿아 있어도 넘으려 하지 않았던 나는 호스피스병동에서 일을 해나가며 스스로 공부를 해야 하는 동기를 부여했던 것 같다.

 

암과의 투병으로 몸과 마음이 지친 환자와 보호자들을 내가 잘 돌볼 수 있을까.’

 

좀 더 심도 있는 공부를 통해 나의 영성과 전문성을 성장시켜서 그들의 눈가에 습습히 고여있는 슬픔을 잘 닦아낼 수 있기를 바라며 인연을 맺고도 미뤄두었던 대학원의 문을 용기 내어 두드렸다.

 

사실 병동에서의 일만 해도 몸과 마음이 참 고되다. 하지만 내가 병원에서 마주하는 환자와 그 가족들은 내일도, 몇 시간 후도 아닌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야하며 찰나같이 지나가는 그 순간들을 절실히, 그리고 전문성 있게 돌보기 위해서는 나를 계속해서 성장하게끔 이끌어야 했다. 금요일 저녁, 토요일 주간에 이루어지는 대학원 수업시간은 시간 없다 탓하기가 무색할 만큼 내가 틈을 내어 듣기에 충분했다.

 

입학한 후 첫 수업은 충격적이었다. 불교학과니 만큼 불교에 대한 기초지식이 있어야하는데 지금껏 종교가 불교라고 했던 내가 부끄러울 만큼 교리를 몰랐던 나는 교수님이 하시는 말씀과 용어들을 알아들을 수 없어 무작정 들리는 대로 써내려갔던 것 같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덜컥 겁도 났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난 지금, 필기하는 속도가 처음보다 늦춰졌다. 궁금한 것을 메모해두는 여유 또한 생겼다. 그리고 나름 일도 하고 공부도 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는 내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

 

4월에 들어서며 만개했던 벚꽃이 옅은 빗방울과 바람에 떨어지며 풀잎자리를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처음에는 새로운 수업에 대한 호기심과 긴장감이었는데 이제는 수업을 들을 때 마다 곁가지처럼 늘어나는 호기심 어린 질문들이 수업을 집중케 하는 촉매제가 되었다.

 

요즘은 늘어나는 과제들을 치러내느라 분주한데 이 모습이 꼭 지금의 계절을 닮았다. 생동감 넘치는 봄의 아름다운 풍경이 지금 이 순간을 함께 하고 있는 나와 도반들의 모습 같다.

 

라는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학문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졌고 나의 직업이 의 영성을 성장시키고자 하는 동기가 되어 이 곳을 찾았다. 그리고 이 곳을 졸업하는 시점의 내 모습을 좀 더 그려보며 미소 지어본다.

 

앞으로 자신의 내면에 대한 궁금증으로 또는 자신의 내적, 영적 성장을 목표로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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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읽는 명상]

천천히 읽는 명상의 주인공은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김경일 교학처장님입니다. 교수님께서 들려주시는 따뜻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혼밥, 혼술, 혼족

 

김경일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주임교수

 

혼자 밥 먹고, 혼자 술 마시고,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인간 삶의 큰 변화이다. 인간은 무리지어 사는 것이 그 속성이다. 인간을 사회적인 동물이라고 하는 이유는 혼자 살기 보다는 함께 사는 것이 더 편리하고 더 낫다는 뜻이다. 혼자 살면 결혼도 하지 않고 2세가 생길 까닭도 없다. 경제적인 측면만을 생각하면 혼자 사는 것이 더 이익인지는 모르지만 사회적으로는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결혼이란 것이 반드시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혹자는 결혼이 사랑의 무덤이라고 까지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결혼을 자신의 권리이자 자연에 대한 의무가 아닐까 싶다.

결혼은 두 사람이 만나 부부관계를 맺고 가정을 이루는 것이다. 부부를 동반자(同伴者), 반려자(伴侶者)라고 하는데, ()이란 한자는 서로 짝을 짓는다는 뜻이다. 짝을 지음으로서 비로소 온전한 기능을 하게 된다. ‘버선 짝이 맞다, 신발짝이 맞다.’라고 할 때의 그 짝이다. 낱낱으로 존재할 때는 쓰임새가 현저하게 떨어지지만 함께 짝을 이루면 편리한 관계가 된다. 결혼은 신발짝처럼 하나로 합치면 편하고 온전할 것이라고 믿기에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함께 살다보면 어긋나는 경우도 생기고, 똑같은 행동을 두고 해석이 달라지기도 한다.

한 사람씩 각각으로 존재할 때는 문제될 수 없는 것들도 함께 생활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둘 만 있어도 질서가 필요하고 배려가 필요하다. 배우자에게 실망했다는 것은 결혼 전에 몰랐던 것들을 결혼 후에 알았다는 뜻일 수도 있다. 상대방의 깊은 마음이나 성격, 능력, 생활방식을 결혼 전에 속속들이 알 수는 없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사람의 눈을 멀게하고 귀를 닫게 한다. 그렇게 되면 더더욱 상대방의 부족한 면은 볼 수가 없다. 사랑에 빠지면 상대방의 약점이나 콤플렉스까지도 매력으로 보인다. 상대방의 부족한 것들은 살아가면서 서서히 나타난다. 그 때 가서 사람들은 후회하거나 속았다고 한다.

잘난 점이 있으면 못난 점도 있는 것이 사람이다. 완전한 사람은 없다. 마음이 좋은 사람은 실속이 없거나 능력이 부족할 수도 있고, 일을 잘하는 사람은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거나 이기적일 수도 있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활발하지만 치밀하지 못할 수가 있고, 내향적인 사람은 치밀하지만 활동성이 모자라기도 한다. 좋은 점이 반이면, 부족한 점도 반이라고 생각하면 실망할 일도 줄어든다. 상대방의 좋은 점은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고, 또한 언젠가는 부족한 점도 드러날 것이라고 짐작을 하는 것이 좋다. 사랑에 취했을 때는 좋은 점만 보이지만 사랑이 식어지면 그 반대가 된다.

결혼(結婚)이란 말에서 혼()이란 글자 속에는 혼()의 의미가 들어 있다. 어둡고, 고단하고, 힘들다는 뜻이 포함된다. 결혼을 하게 되면 모든 것이 재미있고, 즐겁고, 편하고, 행복할 거라는 생각은 착각이고 환상이다. 그럴 수가 없는 것이 결혼이다. 지금까지 몰랐던 사람들과의 관계도 늘어나고, 손아래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도리와 예절도 생겨난다. 결혼을 함으로써 혼자 살 때보다 할 일들이 더 늘어난다. 배우자에 대한 예의와 배려도 세심하게 해야 한다. 그러한 일들은 즐거움이 될 수도 있고 귀찮은 일이 될 수도 있다. 같은 일이라 할지라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결혼이란 우연한 만남이 아니라 오랜 숙세(宿世)의 지중한 인연이 작용한 필연적인 만남이다. 부부만큼 상대방을 속속들이 아는 사이는 없다. 상대방의 좋은 점과 부족한 점을 너무나 잘 알아서, 마치 서로를 진솔하게 비추어 주는 거울과 같은 존재가 된다. 얼굴을 비춰주는 거울은 고마운 존재이다. 사람들은 아침마다 거울을 보고 얼굴도 살피고 차림새도 다듬는다. 못생기고 지저분한 얼굴이 거울에 비친다고 거울을 깨뜨리는 어리석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자신의 행동과 마음을 비춰주는 거울이 때로는 거북하고 불편한 존재가 될 수는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결함이나 단점을 지적하고 충고해 주는 사람에 대해서는 고마움보다 원망과 분노를 느끼기가 쉽다. 남들에게 충고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직장상사나 권력자들에게는 바른 말을 하기 보다는 비위를 맞추거나 아부하는 말을 하기가 쉽다. 그러나 부부는 비위나 맞추고 아부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 그러다가는 둘이 함께 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부를 일심동체(一心同體)라고도 한다. 가정에 대해 함께 책임을 져야하는 존재이므로 듣기 좋은 소리만 골라서 할 수는 없다. 부부는 상대의 못난 점도 그대로 비춰줌으로써 서로에게 불편한 거울이 되기도 한다.

거울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도 있다. 거울에 때가 많이 끼면 상대방을 제대로 비추어내지 못한다. 평소에 부지런히 거울을 닦고 때를 지워내야 한다. 그것이 수행이다. 부부라는 거울이 완벽할 수는 없다. 거울이 잘못된 것인지, 상대방의 행동이 잘못된 것인지 분간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서로를 탓하게 되고 오해와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불법을 공부한다는 것은 마음의 때를 닦는 일이기도 하다.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고 때를 발견하듯이 부부라는 거울을 통해서 자신의 부족함를 깨달을 수만 있다면, 부부는 반려자, 동반자를 넘어 삶의 바른 길을 인도해 주는 스승이자, 진정한 도반(道伴)이 된다. 칭찬하는 스승보다 꾸짖는 스승이 수행에 더 많은 도움이 되듯이 편함보다 불편함을 주는 부부가 더 고마운 존재가 될 수도 있다.

혼밥, 혼술, 혼족이 때로는 편할 수도 있겠지만 사랑도 할 줄 알고 미워도 할 줄 아는 짝을 찾아서 서로의 거울도 되고 또 자식도 낳아 기르는 것이 자연에 대한 의무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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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선택]

기회와 희망의 인연이 닿을 수 있는 가능한 선택에서는 교육, 행사, 세미나 등의 내용들을 공유합니다.

 

선택 하나 :)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2017학년도 신입생모집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에서 2017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합니다.

석사과정(문학석사,명상심리학 전공)은 추가모집으로 원서접수 마감일 2017120일 이며, 모집인원 5명입니다.

생명교육전문가과정은 정시 모집이며, 원서접수는 201719()부터 23()까지입니다.

 

가능한 선택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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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머문 자리]

마음이 머문 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나를 만나는 시간
(수치심의 치유 특강을 듣고...)

 

 

재 선 (석사과정 2학기 재학생)


 
  우리는 흔히 기쁨 즐거움 행복함 등은 좋은 감정이라 하고, 분노 질투 고통 부끄러움 같은 감정은 좋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 작년 여름에 개봉한 사람의 감정에 대해 다룬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보면 사람의 감정에는 좋고 나쁜 것이 없다고 한다. 사람의 모든 감정은 소중하고 하나하나의 감정의 목소리에 귀를 잘 기울일 때 그들은 언제든 좋은 친구가 되어 준다는 것이다.
 이번 ‘수치심에 대한 이해와 치유’특강에서도 그랬다. 사람의 모든 감정은 존중되어야 하고 비록 건강하지 않더라도 내 안에 그런 감정들이 잘 자리 잡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그 감정들과도 잘 어울려 놀 수 있을 때 사람은 건강하게 성장하고 훨씬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음을 일깨워 준 기회였다.
  수치감이란 평범한 사람이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저질렀을 때 느끼는 부끄러움이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기에 누구라도 실수를 할 수 있고 그것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인간의 감정 중 하나로 건전하게 잘 느껴야지만 같은 오류를 범하지 않게 되고 공동체 사회 규범에 어울려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이 되는 것이다.
I did a mistake. 나 실수했어!

 

반면, 이런 수치감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은 사회적인 규범에 어긋나 다수에게 해를 끼치고 있음에도 자각하지 못하여 반복적으로 문제를 일으켜 사회문제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사람에게 수치감이란 감정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다만 이런 감정이 자신의 과거 경험까지 헤집고 들어가 “난 능력이 부족해!” 라며 자학하고, 스스로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수치감이 내면화된 상태, 즉 수치심이 깊어지게 된 상태를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I am a mistake. 내 존재는 실패 그 자체야!


나에게 수치심이란 단어는 듣기만 해도 부자연스러운 느낌과 함께 죄책감, 두려움과 같은 부정적인 단어들을 함께 떠오르게 한다. 부끄러움을 넘어서 마음 안쪽 저 바닥에서 뱀처럼 똬리를 틀고 앉아 조금이라도 틈이 보이면 쥐도 새도 모르게 스멀스멀 그러다 훅하고 머리끝까지 올라와 내 몸 전체를 옭아매고 생각지도 못한 잔혹 동화를 내면에 써나가며 피를 철철 흘린다. 왜 그렇게 피를 흘리는지 그 생채기를 보듬으려고 하기 보다는 혹시라도 누군가에게 들킬까 벌벌 떨고, 끝까지 피해자를 자처하며 모든 원인이 상대방과 태어나고 자라온 환경 때문이라고 자기변명을 늘어놓기 바쁘다.
왜 이런 끝도 나지 않을 나와의 전쟁을 계속하며 사는 걸까.
왜 이런 감정들이 자라나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 일까. 
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내면의 피흘림을 완전히 멈추게 하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조금쯤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수치심은 어린 시절 양육자의 태도에 따라 감정의 억압을 많이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주로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아이가 실수를 했을 때, 양육자가 그 실수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지 않고 아이의 존재 자체를 비난할 때 아이의 수치감은 깊어지게 된다. 아이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신뢰하는 양육자로부터의 배척당하는 경험이 혼자뿐이라는 고립감을 느끼게 한다고 한다. 
 주위를 조금만 돌아보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내면화된 수치심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참 많다.
나부터도 그러했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상대가 조금만 화를 내어도, 표정이 조금만 어두워도, 혹시 내가 뭘 잘못해서 그런 게 아닌가하는 번뇌망상(생각)을 시작으로  그것이 꼬리를 물고 전도몽상의 바다에 빠져 슬퍼하고(감정), 어릴 적 혼이 나던 작은 아이처럼 위축되어 심지어 숨도 제대로 쉬지 않게 되는 상황(행동)으로까지 나를 끌고 가고 심한 경우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우리가 어떤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면 먼저 생각이 일어나고 감정으로 이어진 후 행동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그러니 이 일어나는 한 생각은 오랜 습의 반복적인 패턴이며 이것을 바꾸는 일은 죽을 때 쯤에야 바꿀 수 있다고 할 만큼 어렵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상대방이 표현하는 감정에 휘둘려 따라가지 않고 내 안에 일어나는 감정을 그대로 느끼고(알아차림), 나의 존재의 한계가 드러났다 하더라도 (원래 인간은 누구나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기_그러나 완전해 질 수 있는 씨앗은 가지고 있다) 나는 여전히 사랑스럽고 괜찮다는 믿음을 가지고 자연스러운 호흡을 이어나가는 힘을 키워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지난 44년, 어린시절부터 억압된 감정들로 무겁게 끌어안고 있던 그 해로운 수치심 때문에 정작 보듬어야 할 내 모습은 보지 않고 남들에게 보여지는 나의 모습에 신경 쓰느라 살아온 시간을 만회하기엔 아직 늦지 않지만 그리 길지도 않다.
 늘 하는 말로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누가 나를 사랑해 줄 것인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비록 수치심 덩어리일지라도 나로부터 그 사랑은 시작된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오래된 묵은 습을 단기간에 고치겠다는 것부터 욕심 같다. 하루 하루 내게 인연되어 오는, 혹은 초대하는 모든 일과 사람들과의 관계로부터 끊임없이 배우고 연습하고 실수하고 깨치는 과정에서 그저 천천히 들숨 날숨을 자연스럽게 쉬는 연습의 반복 과정이라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한다.
 그간 지어놓은 복이 조금 있었던지 명화숙 교수님의 수치감 특강을 세번째 듣게 되었다. 들을 때 마다 당신의 온전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말씀 한마디 한마디와 학생들에 대한 애정 담긴 눈길과 표현은 존재 그 자체란 참 아름답다는 것을 저절로 느끼게 해주시는 매력이 있는 분임을 느끼게 한다.
 화를 내고 있는 상대방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오롯이 존재 그 자체의 존귀함에 집중하며 상대를 이해하는 연습, 내면의 아이를 찾아가는 연습에서 교수님의 따뜻한 리드와 그룹원들간 형성된 신뢰감이 바탕이 되어 자신만의 경험 속으로 들어가보며 미처 보지 못했거나 만나지 않으려고 하던 나의 모습을 만나는 귀중한 경험들.
이번 특강에서 꼭 기억하고 싶은 한 가지는, 나 자신 혹은 상대로부터 불편함이 찾아올 때,
“당신이(또는 나 자신에게) 어떤 말과 행동을 하더라도 제게 당신이라는 존재 자체는 무엇보다 귀하고 소중합니다.” 라는 말을 떠올리며 들숨 날숨을 잘 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는 것이다.

Posted by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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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이 머문 자리]

만남이 머문 자리에서는 정성스러운 만남을 가져 보려 합니다. 소중한 인연들과 마음으로 소통하고 나누고 싶습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도우스님을 만났습니다.

 

겨울비가 촉촉이 내리던 오후, 도우스님을 만났습니다. 카페에 앉아 논문을 쓰며 하루를 보내셨다는 도우스님, 졸업을 앞두고 계신 도우스님의 역사에는 어떤 숨은 이야기들이 있을까요? 마음가득 기대와 설렘이 차오릅니다. 함께 귀 기울여 볼까요?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과 인연이 어떻게 시작되셨는지, 입학의 계기가 궁금합니다.


다 얘기 하려면 진짜 긴데? (웃음)


출가하기 전에 저는 9살 때부터 뭔가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며 찾았어요. 처음엔 그게 직업이라고 생각했고, 빨리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상업고등학교를 선택해서 갔고, 이것저것 배워보고 해 봤는데 찾지를 못했어요. 다 아닌 거예요. 그런 시도를 계속 하다가 자포자기를 하게 돼요. ‘아 내가 잘못 생각했나 보다. 내가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은 착각 이었나보다.’ 그렇게 되니까 우울증이 오더라구요. 근데 “너처럼 밝은 애가 왠 우울증? 니가 왜? 뭐가 부족해서?”라고 말하면서 나를 공감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거예요. 이해주는 사람도 없고... “그냥 잘 살면 되잖아. 열심히 살면 되지” 그러는데 저는 “무엇을 열심히 살아야 하는데” 그게 중요했던 거거든요. 그렇게 우울감에 방황하던 시기에 출가를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알게 된 거죠. ‘아! 이거구나’하고요.


출가를 해도 스님들이 나가는 방향(진로)이 각각 다르잖아요? 저는 공동체를 하고 싶었어요. 공동체 운영 계획이 있었어요. 강원을 졸업하고 한 일 년을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알아보고 하면서 공동체를 준비하려고 했었죠. 근데 뭔가 복잡하고 일이 손에 안 잡히는 거예요. 


그런 복잡함을 좀 정리하고 싶어서 잠시 여기 정토마을에 봉사를 왔었죠. 제가 강원 4학년때 호스피스교육을 받았었거든요. 그때 이게 내가 찾던 길이 아닌가? 했어요. 그 인연으로 봉사까지 오게 되었던 거예요. 그러면서 이것저것 일을 하게 되고 원주소임까지 맡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CPE를 하게 되었는데, ‘아, 이건 정말 내가 찾던 거구나.’ 싶었어요. 내가 우울증을 겪을 때 누군가 공감해 준다면 더 바랄게 없었어요. 해결책을 바라는게 아니라, 그냥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었거든요. CPE를 하니까 들어주기도 하고 해결방안도 제시할 수 있는 공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부족한 것들을 보충하기 위해서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에도 입학하게 된 거죠. 정말 잘 시작 한 것 같아요. 또 특별히 함께 공부하는 동기들과도 인연이 참 잘 닿았다고 생각해요. 서로 시너지 효과가 정말 컸던 것 같아요. 교수님들도 허물이 없어서 참 좋아요. 지금 생각나는데 첫 강의 들어갔을 때 ‘수업을 이렇게 해도 되나’ 했어요.(웃음) 너무 편안한 거예요. 숨통을 틔우게 하는 수업이었어요.

그 상태에 저는 소임살고 하면서 굉장히 팍팍했거든요? 대학원 수업이 저에겐 오히려 휴식처 같고 좋았어요. 그래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마음이 학생들을 만나 보니까, 정토마을 공동체 스님들의 대부분이 대학원 수업을 휴식처로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인터뷰를 하면서 공통점을 찾게 됩니다.(웃음)


그게 소임만 살다 보면 내가 여기 뭐 하러 있는 거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학교에 가면 나의 목표를 다시 확인하고 세울 수 있는 거예요. ‘그래, 내가 이걸 하려고 지금 일을 하고 있는거지?’ 하고요.

근데 일을 바쁘게 하다보면 자꾸 까먹어요. 뭐가 중요한지를 모르는 거예요. 학교에 가면 ‘아, 그래 이거지!’ 하고 균형감을 맞출 수가 있는 거죠.

 


입학하셨을 때의 첫 마음을 기억하고 계시나요?

처음에는 공부를 하기에는 때가 늦었기 때문에 심리공부는 할 수 없다고 거의 단정적으로 생각했거든요. 근데 할 수 있을까? 하는 설레임이 있었어요. 정말 원하던 것을 하게 되니까. 단기간으로 뭔가 배우는 것보다 울타리가 되어준다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내가 심리공부를 정말 정식으로 배우는구나 하는 안도감, 편안함, 성취감, 기쁨 이런 것들이 있었죠. 불가능하다고 여겼었는데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에 좀 놀라웠어요. 거의 포기를 했었거든요. 근데 이 부분이 저의 꿈하고 직접적으로 연결되어있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학교에 들어 온 것은 저에게 호흡과 같은 의미가 있어요.

 


졸업을 앞두신 스님의 마음은 어떠하신가요?


배운게 참 많다.(웃음)


어제 미술치료를 하는 바람에 사기가 꺽이기는 했지만, 굉장히 소중한 경험들을 한 것 같아요. 소중한 얻음을 얻은 거죠. 알아차림을요. 어제 미술치료를 하면서 마지막에 몰랐던 나에 대해 한 가지를 알게 되었어요. 그게 오늘 저를 많이 힘들게 했는데요, 마지막까지 본전을 챙기는구나 하고 생각했어요.(웃음)


그리고 참 많은 일들이 있었구나 싶어요. 알찬 느낌이 있어요.

그리고 저 같은 경우에는 실습이 바로바로 이루어 지잖아요. 그런 기회들도 너무 감사하고 그런게 되니까 학교공부도 튼실하게 잘 된 것 같아요.

그런데 어린이 명상이나, 환우들을 만나 프로그램을 할 때마다 부끄러운 거예요. 이런 단어들은 쓰면 안 되는데 생각하면서도 자꾸 쓰고 있고, 어쩌면 아주 당연한 것들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제가 있고 끝나고 나면 애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이렇게 해 줬으면 좋았을 걸 하면서 역할을 다 하지 못해 미안하기도 하고 그랬어요. 안타까움 부끄러움 그런게 많지요.(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알차다고 느껴요.

 

 

 

배우고 익히고 할 수 있는 현장이 바로 스님 앞에 펼쳐져 있었네요.


몰랐는데 지금 보니까 그래요. 내가 복이 많은 거 같아요. 소임 살면서는 내가 뭐 하는거야. 땜방 하는 느낌만 들고 티도 안 나고 지금 끝나고 나서 보니까 아귀가 딱딱 맞으면서 아 내가 진짜 복이 있었구나 싶어요. 나름의 피흘림이 있었어요.(웃음)


 

공부를 하시면서 힘들었던 순간과 좋았던 점을 말씀해 주신다면요?

소임 살면서 학교 다니는 게 너무 힘들었던 거 같아요. 원주 살 때에는 앞치마 벗어놓고 뛰어올라가고 그랬거든요. 진짜 시간이 부족해서 숙제도 잘 못 해가고 그러면 교수님께도 죄송하고 동기들에게도 미안하고 그랬죠. 


제일 힘든 건 스스로 자괴감에 빠지는 거지 ‘난 하고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난 제대로 하는 게 아무것도 없어’ 하는,
그래도 교수님들께서 이런 것들을 따뜻하게 이해해주시고 인정해주고 지지해 주시는 모습에서 소임에 대한 귀함? ‘내가 귀한 일을 하고 있구나.’ 했어요. 교수님들과 동기들이 “힘들었죠? 잘했어요. 어땠어요.” 하면서 피드백을 해 주니까 다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많이 감사해요.


저 학생은 맨날 빠지고 왜저래? 하는 시선이었다면 정말 힘들었을 것 같아요.

 


올해 명상수업 지도법사로서 파랑지역 아동센터 아이들과 만나셨는데요. 소감을 듣고 싶어요.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많이 생겼어요. 워낙에 아이들을 좋아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까 예쁜 모습, 귀여운 모습만 좋아했던 것 같아요. 투정부리거나 울거나 하는 모습일 때는 귀찮아하고 안 보고 마는 제가 있었던 거예요.


 근데 명상수업을 하고 보니까 뭔가 책임감? 아이들의 컨디션이 좋거나 나쁘거나 끝까지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를 키우는 게 이런 거 겠구나?’ 하는 느낌? 


아이들 웃는 얼굴이 정말 예쁜 거예요. 근데 저 아이들을 개별적으로 보면 다 그런 모습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제가 아이들에게 가지고 있던 편견, 분리심 같은 것들을 좀 알게 된 거 같고요. 아이들이 처음보다 지금은 마음이 많이 열려있다는 것에 안도감, 기쁨 같은 것이 있어요. 그리고 그 반면에는 아이들이 열어준 마음만큼 내가 도움이 되어야 할 텐데 하는 부담감이 함께 생기는 것 같아요.

 

 

 

내년이 기대가 돼요. 그리고 스님의 마지막 수업을 보면서 아이들이 발표하기 전에 생각하는 시간을 스님께서 따뜻하게 기다려 주시는 게 참 인상적이었어요. 다른 사람이 보면 좀 멍하고, 계면쩍을 수 있는 순간인데, 그 시간에 믿음이 간다고 해야 할까요? 


제가 하면서 느껴진 게 아이들이 대답 안 하고 있는 시간이 아무것도 아닌 시간이 아니란 걸 알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할 말 없으면 패스해” 하고 정말 빠르게 진행했거든요? 근데 나중에 보니까 이 아이가 “할 얘기가 없으면 넘길까?”하고 제가 말하는 순간에 우물쭈물 얘기하려고 하는 모습을 봤어요. 그런데 제가 그렇게 얘기를 해버리니까 “없어요.” 하고 넘기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기다려주기를 했던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시간인 것 같아요.

 


명상수업을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시다면요?


음... 아이들과 ‘쉼 명상’ 했던 거요. 사진에도 있는데 누워서 신체적 접촉을 하는 시간이었거든요. 저는 아이들이 장난치고 안 할 줄 알았거든요. 근데 너무너무 잘 하는 거예요. 서로 등에 손을 얹어주거나 할 때 참 조심스럽게 하는 모습들이 진정성 있게 느껴졌어요. 아이들에게 기본적으로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이 이 있다는 걸 느끼게 되어서 참 따뜻했어요.

 

 

이제 졸업도 하시고... 많은 것들이 마무리가 되어 가시는데요, 앞으로 그리고 계신 모습이 있으신가요?


CPE슈퍼바이저가 되어서 영적돌봄을 하고 싶어요. 


예전에 제가 우울증에 걸려 있을 때 나의 이야기를 공감해 주는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까 영적돌봄이 필요했던 건거예요. 그렇게 사람들을 돌봄하고 싶어요.


지금은 일단 슈퍼바이저가 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고,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하고, 이론적으로도 단단히 하고 싶어요. 이번에 논문을 쓰다보니까 제가 불교 쪽 이론이 약하다는 걸 알게 되었거든요. 그런 부분들을 보강 해야겠다 생각해요.

 


우리 웹진 이름이 ‘마음’이잖아요. 스님께서 생각하고 느끼는 ‘마음’을 한마디 또는 한 문장으로 표현해 주신다면요?

마음은 창이예요.나의 영성과 신체, 물질과 영혼을 이어주고 바라보게 해 주는 문인 것 같아요. 

닫혀 있을 때는 분리되어서 알 수 없는 세계이지만, 창이 열리면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는 것. 그게 마음 같아요.

 


사랑하는 후배님들께 꼭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저의 경험을 떠올려 보면 자괴감에 빠질 때에는 아무것도 하는 게 없는 것 같고 시간만 보내는 것 같고 하지만 결코 그런 게 아니라고 이야기 해 주고 싶어요. 시간이 지나고 보면 어느 한 순간도 아무것도 아닌 건 없는 것 같아요. 다 그만큼의 자력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가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자신에 대해서 정상적인 심리상태에서 평가를 해야지 자기의 심리상태가 바닥인 상태에서는 어떠한 결론도 옳은 결론이 아니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했으면 좋겠다.“

 

 

인터뷰를 하며 많은 것들이 정리가 된 것 같다고 하시는 도우스님, 소중한 이야기로 함께 해 주신 도우스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재능기부 : 교정 (이선영 - 부산 개금고등학교 국어교사)

Posted by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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