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문 자리]

마음이 머문 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느낌들책이나 영화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함께 머물러 보세요.



NGO_공존 생명교육 활동가팀에서 감마워크숍을 마치고...


윤정숙 / NGO_공존 생명교육 활동가팀장



모든 생명이 화롭고 전하며 께 행복하기를 바라는 NGO 생명네트워크_공존(이하 NGO_공존)이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생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지 1년이 되었다. 그 동안 자기심리치유치유와 성장의 힐링극장등의 주제로 시민무료특강을 9회 실시하여 많은 호응을 받았고, 여름방학 시작 무렵에 어린이 명상캠프도 실시되는 다양한 활동이 시도되었다. 그런데 막상 활동가 팀에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분명치 않아서 답답한 부분도 있었다.

 

이런 시기에 마치 우리를 기다렸다는 듯이 NGO_공존 사무국장이 한 가지 제안을 해왔다. NGO_공존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한 감마워크숍을 해보겠냐는 제안을 받게 된 것이다. 의욕만은 어느 청춘 못지않은 우리 활동가팀원들이기에 그것이 어떤 것인지도 모른 채 무조건 하겠노라 하였다.

 

워크숍은 한더위의 막바지에 시작되었고 우리는 아침부터 밤늦도록 머리를 싸맸다. 가만히 앉아서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줄로만 생각했던 우리들에게 그것은 상상을 뛰어넘는 강행군이었다. 듣는 강의가 아니라 자신의 밑바닥을 들여다보고 남 앞에 드러내야 하는 과정이 있었고, 정답 찾기에 익숙해져 있던 머리에서 정답을 개척해야 하는 등 참으로 새로운 어려움이 있었다.

 

나에게 가장 첫 난관은 개인의 철학을 탐구하는 부분이었다.

 

1)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

2) 나의 동료는 나를 어떤 사람이라고 하는가 ?

3) 나는 지금 ,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

4) 나의 철학을 기관 내에서 어떻게 실현하고자 하는가 ?

5) 나의 세계관 , 인간관은 무엇인가 ?

 

이런 물음에 답하고 발표하면서 우리는 더 이상 감출 것이 없어졌다. 워크숍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가 넘어서까지 계속되었고, 두 차례 더 이어졌다. 그러면서 우리는 조금씩 우리의 현실과 앞으로의 일들에 대한 토대를 세우게 되었다.

 

워크숍을 하고 나서 우리는 비로소 뭔가 시작되어 감을 느끼고 있다. 우리가 대단한 뭔가를 이루지는 않았지만 모두의 ...을 위한 작은 씨앗을 뿌리고 있음을 느낀다. 우리 생명교육 활동가 팀에게 인간과 모든 생명이 서로 도우며 함께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우리만의 특별한 그 무엇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생긴 것이다. 내가 꼭 해야 한다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시작함으로써 누군가는 해낼 것이라는 믿음, 이것이 옳은 방향이라는 믿음과 함께...

 

감마워크숍을 이끌어 주신 이영실 사무국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고, 또한 함께한 팀원들께도 감사와 사랑을 보내며 오늘도 묻는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그 일을 하기 위하여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나의 행동은 그 일을 위하여 도움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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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이 머문 자리]

그런 날이 있지요무심히 지나치던 어떤 곳어떤 사람어떤 풍경에 새삼스레 오래도록 시선을 머물게 되는 날. '시선이 머문 자리'에서는 그런 시선들을 담아보려 합니다.  




가을 단풍이 물들어가던 2018년 10월 13일의 토요일. 

신라 진흥왕 때 창건된 신라의 고찰 운문사 일대에서 

대학원생들과 김경일 주임교수님이 함께 하는 야외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우리 대학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는 청도 운문사는 

신라 진흥왕 때 창건된 신라의 고찰로서 비구니 전문강원 및 경전연구기관으로도 유명한 사찰이며, 

이날 자리를 함께 하신 도우스님도 이곳 강원 출신이셔서 더욱 뜻깊은 자리가 되었답니다.


아침 아홉 시에 대학원에서 출발하여 청도 운문사 동남쪽에 위치한 사리암에서 운문사를 거쳐 

동쪽에 있는 청신암에 이르는 여정을 통해 명상과 힐링, 그리고 소통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운문사의 계곡물 소리, 소나무 향기, 스치는 바람, 붉고 노랗게 물들어가는 나무들, 

그리고 청신암 마당 돌 틈에 피어 있던 선홍색 코스모스만큼이나 선명한 기억으로 남은 야외수업. 


은사이신 김경일 교수님과 함께한 여정이었기에 더더욱이 모두의 가슴에 잊지 못할 깊은 여운으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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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이 머문 자리정성스러운 만남을 가져 보려 합니다소중한 인연들과 마음으로 소통하고 나누고 싶습니다지금만나러 갑니다.

 

임주은 선님을 만났습니다.



항상 기분 좋은 웃음으로 유쾌한 상상을 하게 해주는 임주은 선님을 만나러 가던 날. 우리는 불그스레한 가을빛으로 물들어 가는 벚나무 숲길을 지나고 구불구불 고갯길을 넘어서 울주군 상북면에 있는 아름다운 숲속의 찻집 '농도'로 향했습니다. 모처럼 찾아온 맑고 온화한 가을 날씨 덕분에 실내에만 머물지 않고 야외에 나가 원목그네도 타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우리. 이제 임주은 선님과 나눈 이야기를 풀어내 보려 합니다. 


반갑습니다요즘 어떻게 지내시고 계신지요?


주말에는 대학원 공부하면서 보내고, 평일에는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에서 근무하고요. 요즘 아주 바쁠 때라서 다른 일은 못하고 있어요.(웃음)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입학하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대학원을 가고 싶다는 생각은 여기 자재요양병원에 입사하기 전부터 해왔고, 진학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어요. 저는 원래부터 불교와 상담을 접목해서 공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제가 일하는 분야가 사회복지잖아요. 그런데 보통 사회복지현장은 거의 기독교 쪽이고, 상담도 서양의 철학들과 상담기법이 전부예요. 제가 불자이기도 하니까 불교에서 하는 상담을 배우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죠.  


그런데 우연찮게 자재요양병원에 입사를 하려고 준비하는 상황에서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을 알게 되었어요. 정보를 검색해 보니까 '아, 이곳에서 내가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제가 자재요양병원에 이력서를 내게 된 동기에도 대학원이 큰 역할을 했어요. 


그 동안 사회복지현장에서 상당한 커리어를 쌓아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홀트아동복지회 미혼모자 공동생활 가정에서 근무를 했었죠. 그 이전에도 부산에서 미혼모 관리를 하면서 근무를 했었고요. 그 이전에는 YWCA에서 근무를 했었어요. 예전의 근무지들이 기독교적인 곳과 연관이 있는 곳들이었죠. 



대학원에 입학하셨을 때의 첫 마음은 어떠셨나요?


입학하면서 이곳에 들어오게 된 계기를 다시 떠올려 보면서 감회가 새로웠어요. 부모님이 불자이셔서 저도 어릴 때부터  종교로서의 불교를 자연스럽게 익혀 왔었는데,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학문적으로 불교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 정말 생소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염려도 컸었던 것 같아요. 사실 입학할 때는 가슴 벅참도 있었지만 약간 부담이랄지, 지금도 불교에 대한 학문적인 부분은 잘 모른다는 생각은 있죠. 대학원 과정이기 때문에, 그런 데서 오는 고민들이 아직까지도 있는 상황이긴 해요. 


하지만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제가 종교로서의 불교를 그냥 알 때보다 좀더 시야가 트이는 느낌이 들어요. 그 동안은 믿음으로서의 불교를 많이 봤왔었고 믿음을 제외한 종교적인 갈등이라고 할까, 이것이 정말 확실한 것인가 하는 모호한 질문들을 항상 마음 속에 품고 있었는데 이제는 약간 걸러지는 기분이에요. 제 안에 있는 그런 모호함이라든가 종교에 대한 불안감 같은 것들이 있었는데 안정적인 마음상태가 되는 것도 있고요. 대학원 공부를 할수록 조금씩 조금씩 나도 모르게 이해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대학원 동기들 중 자재요양병원에 함께 근무하면서 동시에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분들이 세 분 계시죠. 학생회장을 역임한 이경화 선생님을 비롯해서 이현 선생님까지 포함해서요. 


사실, 대학원에 지원한 목적 자체가 불교에 중심을 두었다기보다 셋이서 다같이 공통적인 부분은 불교호스피스에 대한 것이죠. 그래서 불교도 불교지만 대학원 전문가 과정에 명상심리 과정도 있었기 때문에 환자를 상담하고 돌봄하는 데 좀더 구체적으로 도움이 되겠다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생명교육 전문가과정이 생기면서 좀더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되었어요. 


호스피스나 그와 관련한 돌봄으로서의 접근으로 대학원 공부를 시작한 것이라서 셋이서 딱히 불교에 대한 논점으로 이야기를 하거나 따로 모임을 갖지는 않았어요. 서로 오고가는 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불교적인 것들에 대해서 나누는 대화들은 있죠.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에 입사하기 전에는 직장동료 사이에 분명히 명확한 선이 있고 사회적 관계라는 것이 있었는데, 사실 여기에 입사해서 만나는 사람들과는 사회적 관계라기보다 좀더 가까운, 사적 개념과 공적 개념들이 모호해질 정도로 그런 관계예요. 오히려 저한테는 그런 관계가 좀더 가벼워진 것 같아요. 사회관계에서는 보통 말하는 가면들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스스로 벗기는 연습을 하는 거죠.


이런 일들이 가능했던 것은, 제가 여기에서 하는 일들도 도움이 되었겠지만 대학원에서 배웠던 명상이나 관련 수업, 교수님 강의들의 도움이 컸어요. 계속해서  내 안에 여운을 남기는 질문을 계속 하게끔 하는 수업이었거든요. 확실히 달랐어요. 그런 것들을 같이 공유하고 대화할 수 있는 데에서 공부를 하니까,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로 대학원을 공통 분모로 할 수 있는 동기들이 있으니까 그런 것들도 좋았던 것 같아요.   



대학원 생활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지금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영상들은 아주 많은데요. 처음 첫 시간에 둘러앉아서 서로 자기 소개할 때가 갑자기 떠오르네요. 무척 긴장되면서 설레이기도 하고 감정들이 복합적이었던 것 같아요. 이 시점에서 그 때를 떠올리니까 감회가 새롭네요. 그리고 제가 대학원 총무를 할 때 비오는 날 우리가 통도사에 우중산사 체험을 갔잖아요. 그 때도 좋았던 것 같아요. 그 때 제가 차키를 잃어버려서 다시 찾으러 갔던 일도 기억이 나구요. 순간 순간들이 다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이제 4학기인데 아쉬움은 없는지요?


제가 주말에 일이 있어서 한번씩 수업에 빠질 때가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공부와 일을 병행해서 하는 데 조금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실제로는 후회되거나 그런 것은 없어요. 모든 것이 아주 감사한 경험들이라서요. 



10년 후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지금 내가 행복한 것은 다 내 노력 덕분이다(웃음). 십년 후면 제가 마흔하나예요. 그 때는 제 영역에서 좀더 능숙해져 있고 단련되어 있는 모습이 되고 싶어요. 업무적으로도 그렇고, 제 스스로의 감정도 그렇지만 일적인 부분에서 뭔가에 휘둘림 없이 갈 수 있는 내면의 힘이라고 해도 좋겠죠. 


제가 지금 돌보고 있는 대상자가 환자 보호자예요. 호스피스 대상자죠. 저는 그분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그분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확실하고 면밀하게 파악해서 그것들을 추진함에 있어서 좀더 활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래서 제가 하는 일에 대한 행복감을 스스로 느끼고 보람감을 계속 느끼고 싶죠. 특히나 호스피스 환자분들은 함께 하는 시간 자체가 짧아요. 임종하시고 나면 다시 회복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거든요. 그래서 매 순간 순간 잘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크죠. 제가 그것을 정말 잘하고 있나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부족함이 많다고 느껴요. 제가 호스피스 분야에 들어온 것 자체가 불과 얼마 되지 않았거든요. 경험을 쌓아가는 상황이다 보니 좀더 그런 부분이 있고, 나중에 스킬적인 부분이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제가 염두에 둔 논문의 주제가 불교라는 부분과 제가 현장에서 하고 있는 호스피스라는 부분이 결합되어 있어요. 사실 논문이라는 것, 내가 대학원에 들어온 것, 이 모든 것들이 돌봄을 좀더 잘하기 위한 공부이거든요.  논문 주제와 현장이 별개가 아닌 거죠. 그래서 제가 좀더 집중을 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인생을 살면서 받았던 최고의 선물은 무엇이었는지요? 


제가 오늘도 살고 있다는 것. 그냥 그런 것들이 늘 감사하죠. 



저희 웹진 이름이 ‘마음’이잖아요. 선배님께서 생각하고 느끼는 ‘마음’을 한마디 또는 한 문장으로 표현해 주신다면요?


저에게 마음이란 "바다"예요. 겉으로는 고요해 보이지만 실제적으로 바다를 가까이에서 보면 굉장히 일렁임이 있잖아요. 마음이라는 것도 그렇죠. 그냥 넌지시 사람을 밖에서 보면 그 사람이 고요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는 무수한 감정들이 오고가는 역동적인 것이 늘상 있는 것 같아요. 그 심연으로 내려갈수록 분명히 또 더 고요하고 깊고 그런 것들이 있잖아요.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그 심연을 계속 보려고 하는 것이 사람인 것 같거든요. 사람의 마음도 그런 바다를 닮은 것 같아요. 


사랑하는 후배님들께 꼭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저만큼은 수업에 빠지지 마세요~(웃음) 출석에 대한 아쉬움이죠. 바쁠 때는 오기가 쉽지가 않더라구요. 하지만 오는 게 힘들지 오면 아주 즐거운 수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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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읽는 명상]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김경일 교학처장님이 들려주시는 따뜻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불교 유식학(唯識學산책(2)


김경일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주임교수

 



유식학(唯識學)은 불교의 여러 사상들 가운데서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 구사론을 8년 공부하고 유식학을 3년 동안 공부하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이렇게 어려운 유식학을 공부하고 실천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유식학을 공부하는 목적을 간단하게 표현하면 전식득지(轉識得智)이다. 번뇌와 경험에 물든 마음 즉 염정심을 지혜의 마음으로 바꾼다는 뜻이다. 지혜의 마음이란 영리하고 똑똑하고 지식으로 가득 찬 마음이 아니라 청정심 즉 깨끗한 마음, 텅 빈 마음을 뜻한다. 사람들은 텅 빈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번뇌와 욕망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받아들이고 판단하고 평가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중생이다. 그것이 왜 문제이고, 왜 잘못된 것인가? 라고 묻는다면 유식학을 공부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눈으로만 세상을 보고 살면 된다. 중생의 삶은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동일한 자극에 대해서 화를 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무심하게 웃어넘기는 사람도 있다. 낮선 사람에게서이 바보야!” 하는 말을 들었을 때도 사람에 따라 반응은 달라질 수 있다. 반응의 차이는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이 다르기 때문이며 그것을 주관적인 인식이라고 한다. 무시당한 경험이 많은 사람은 화를 더 많이 낼 것이고 무시당한 경험이 없는 사람은 보다 가볍게 대응할 수도 있다. 마음속에는 다양한 경험들이 쌓여 있고 경험을 통해서 상처도 입게 된다.

 

탐진치(貪瞋癡) 삼독에서 비롯된 마음에 걸리는 것과 마음의 상처를 극복한 것이 청정심이다. 청정심은 착각 없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즉 여여하게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이다. 물든 마음을 청정한 마음, 지혜의 마음으로 바꾸는 것이 유식학의 목적이다.

 

정신분석학은 마음을 크게 의식과 무의식으로 구분하지만 유식학은 안식, 이식, 비식, 설식, 신식, 의식, 말라식(末那識), 아뢰야식(阿賴耶識) 등 모두 여덟 가지로 구분한다. 구유식학파에서는 불성에 해당하는 아마라식(菴摩羅識)을 상정하여 구식(九識)으로 설명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현재는 아마라식은 식의 실성이며 진여성이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고 범부의 정신 세계인 팔식만을 설명하고 있다. 범부의 정신세계인 팔식 즉 염정심을 지혜의 마음으로 바꾸는 것이 전식득지이다.

 

안식, 이식, 비식, 설식, 신식을 전오식(前五識)이라 하는데 전오식은 눈, , , , 피부의 다섯 가지 감각에서 발생하는 알아차림 즉 인식작용을 말한다. 전오식이 작용할 때는 눈과 귀 등 다섯 가지 감각작용이 동시에 작용하기도 하고 하나씩 단독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다섯 가지 감각기관이 대상으로 삼는 것은 물질, 소리, 냄새, , 감촉(色聲香味觸)의 다섯 가지이다. 감각기관이 인식활동을 할 때에 그 주체가 되는 것을 근()이라고 한다. 안근, 이근, 비근, 설근, 신근의 다섯 가지이며 근()이 인식하는 마음을 식이라고 하여 안식, 이식, 비식, 설식, 신식이라고 한다.

 

전오식은 다른 식들에 비해 인식활동이 단순하고 품성도 얕기 때문에 통칭하여 전오식이라 부르고, 이들이 대상을 인식할 때는 어떠한 사려분별도 요하지 않고 오직 눈앞에 있는 대상만을 직감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이 감각기관들 중에 한 가지라도 오염이 되거나 손상을 입으면, 그 분야만큼은 직감이나 추리, 억측으로 인하여 인식에 오류나 손상이 발생하게 된다.

 

다음은 의식(육식)에 대한 설명이다. 의식은 전오식(, , , , )이 인식한 내용을 총괄적으로 판단 분별하는 마음의 작용이다. 보는 것, 듣는 것, 냄새 맡는 것, 맛보는 것, 감촉 등과 같은 감각은 의식이라는 마음을 만날 때 비로소 그 내용이 인식된다. 잠든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것은 고막이 작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의식이 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의식은 대상을 알아차림하는 작용을 하므로 요별능변식이라고 한다. 의식이 일어날 때는 두 가지 양상을 보이는데, 5가지의 감각기관을 통해서 일어나는 것을 오구의식(五俱意識)이라 하고, 의식이 단독으로 일어나는 것을 독두의식(獨頭意識)이라 한다. 독두의식을 예로 들면, 눈을 감고 혼자 상상을 하면서 일어나는 의식이다. 독두의식도 독산(獨散)의식과 정중(定中)의식으로 구분한다. 독산의식은 홀로 떠도는 의식이고 정중의식은 선정 속의 의식을 말한다.

 


다음은 말라식이다. 말라식의 특성은 항심사량(恒審思量)이다. 항심사량은 항상 살피고 득실을 계산하고 따지는 작용을 하는 마음이다. 본래 청정하고 생멸이 없는 진여열반을 등지고 중생심을 일으키는 마음이 말라식이다.

말라식은 어떻게 사량하는가? 사량이란 연려(緣慮), 관찰, 분별, 집취(執取)의 뜻으로 오직 수행을 통해 깨달아야만 하는 것으로 아탐(我貪), 아애(我愛)하는 분별사량의 주체로서 수행자가 반드시 넘어야 할 관문이다. 말라식에는 번뇌의 뿌리가 숨어 있다. 의식으로 아무리 번뇌를 극복한다고 해도 말라식의 근본번뇌를 제거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번뇌에 휩싸일 수가 있다. 아치(我癡), 아견(我見), 아만(我慢), 아애(我愛) 등으로 자성(自性)을 장애하여 성불을 막고, ()에 집착하여 업을 일으키고 생멸의 고통을 탐닉하여 스스로 고뇌를 자초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아치는 어리석음의 뜻으로 라는 상에 집착함으로써 생기는 어리석음이다. 탐진치의 삼독을 일으켜서 해탈을 방해함으로써 아치는 번뇌 가운데 가장 근본이 된다. 아견은 몸과 마음을 라고 여기고 여기에 집착하여 자신의 견해를 고집하는 어리석음이다. 아집이라고도 한다. 일체만법에는 가 없으나 헛되이 에 집착함으로서 일어나는 번뇌이다. 아만은 교만하고 오만하여 남을 무시함으로서 남에게 존경받지 못하고, 자신을 낮출 수 없으므로 정진하지 못하게 된다. 아애는 번뇌에 물든 자신을 사랑하고 집착하는 작용이다.

말라식은 사량하고 에 집착함으로서 항상 4번뇌의 바탕이 되고 집착으로 인해 고통이 따르는 것이다. 말라식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여 악업을 짓게 되므로 염오식(染汚識) 또는 염오의(染汚意)라고 한다. 아뢰야식에 대한 설명은 다음으로 미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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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선택]

기회와 희망의 인연이 닿을 수 있는 교육행사세미나 등의 내용들을 공유합니다.



"실천학문의 장"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에서 2019학년도 신입생(전기) 을 모집합니다.


명상심리학 석사과정(5학기)은 현대심리학이 통합된 불교심리학의 이론을 체계화하고 명상수행과 심리상담을 접목하여 관련분야의 학문적 체계를 연구, 응용, 지도 할 수 있는 실천학문입니다.


생명교육전문가과정(4학기)은 윤리학, 보건학, 의학, 심리학, 상담학, 종교학, 법학 등의 제반 학문의 실제적인 연구와 교육을 결합하여 생명의 존엄성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윤리 전문가 및 생명교육 전문가를 양성합니다.

 
바른 배움과 활동을 통해 이 세상을 지혜의 빛과 자비의 빛으로 밝히실 훌륭한 인재를 기다리오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


-석사과정 (명상심리학 전공) 7명

-생명교육 전문가과정 5명 

  (의료, 철학, 교육, 사회복지 전공자 및 NGO 활동가 우대)

-협력기관: 위덕대학교 불교대학원


*원서접수는 2019년 11월 5일~16일 17:00까지입니다.

*신입생 모집요강 및 원서는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입학문의 052-255-8521,8523 / 010-4656-0180



홈페이지(입학안내) 바로가기



이사장 및 교수진 추천의 말


능행 스님 (재)정토마을 이사장



이곳에서 빛이 되세요. 이 세상에 빛이 되세요.”


김경일 교수 (교학처장 겸 주임교수)  


 열심히 공부하고공부하는 자세는 겸손해야 한다고 할까배우는 자세학문하는 태도란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태도에서 시작되는 것이에요그리고 의문을 갖고 무엇을 더 알아보고자 하는 태도는 좋지만 너무 빨리 자기가 가지고 있는 선입견이나 자기가 가지고 있는 어떤 이론으로 공부를 받아들이려 하면 받아들이는 데 한계가 있어요공부할 때에는 늘 마음을 비우고 비워서 순수하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배우겠다는 그 자세로 공부를 하면그 뒤에 자신이 생각했던 것들과 서로 상충되고 틀리더라도 조절해낼 수가 있어요


그런데 공부하는 사람이 자기의 주관을 너무 강하게 해서 공부를 하게 되면 좋은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꾸 걸리게 돼요특히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의 공부과정은 더더욱 그렇죠속을 텅 비우고 선입견 없이 공부를 해라그렇게 이야기 하고 싶어요.


 장익 교수 (위덕대학교 총장)


대학원이 2년 반 과정이죠. 짧다면 짧은 시간인데, 그 시간 안에 좀 더 올인하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너무 빨리 보려고 하지 말고, 이 길에 한번 매진해서 몰두를 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미래에는 분명히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생명교육전문가과정도 멀게 느껴지지만 우리가 반드시 가야 할 길이기 때문에 각자 깊이 있는 자기성찰, 그리고 학술과 실천 이런 부분에서 좀 더 적극성을 가지시라고 하고 싶습니다.


생명교육과정의 학생들에게도 부탁을 한다면, 불교 윤리는 상당히 다양해요. 그래서 어떤 가시적인 종교윤리가 아니고, 세속적 윤리도 아니기 때문에 상당히 지고지순하면서도 현실적이고, 사회에서 활용될 수 있는 방안도 굉장히 넓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현재까지 불교윤리라고 이야기하는 것들을 보면 지나친 계율주의나 원칙주의에 빠져 있어서 현대적인 해석을 못하고 있고, 그런 것이 오히려 본질적인 생명윤리에 접근을 못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합니다. 제가 볼 때는 불교라는 것은 진정한 인간의 완성을 위한 과정이기 때문에 생명윤리에 있어서도 불교가 해야 하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학생들이 긍지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권기현 교수 (위덕대학교 불교대학원 교수)

 


저도 경험하고 있지만 불교를 흔히 종교적인 의미로서 생각하는 부분도 있고, 자신의 수행적인 부분도 있고, 다른 여타한 부분들이 많은데 진정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서 자신이 변화해야 하는 거죠. 부처님과 동격인 사람은 변할 게 없을지 모르지만 일반인들은 그 가르침을 받들어서 스스로 변화하고 그 변화를 남들에게 삶으로서 전달해 주는 그것이 가장 중요하죠


특히 우리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학생들에게 있어서는 상담이라거나 남들에게 그런 삶을 전이해 주어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좀 더 내 삶의 변화, 지식적인 차원보다도 삶의 변화를 꾀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그건 공부를 통해서도 가능하고, 수행을 통해서도 가능하고, 또 대담을 통해서도 가능합니다. 가르치면서 배우는 것처럼, 다만, 본인이 먼저 어느 정도는 성숙되어야 하죠. 완전한 성숙이 아니더라도 내가 거기서 감동받고 변화를 느끼고 나서 남들에게 이야기한다고 하면 더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입장을 견지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은 순수 학문적인 부분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훨씬 더 그런 부분들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대학원생 후기 


"폭넓은 연구를 바탕으로 한 강의라서 좋았다." (2015년 졸업생)


"해박한 지식과 재미있는 강의법 감사합니다." (2015년 졸업생)


"상담공부를 더 진지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같습니다." (2015년 졸업생)

"힘들다고 포기하지 말고 그냥 계속 다니다 보면 저절로 스며드는 것 같다." (2016년 졸업생)


"실제 교육으로 이루어져서 더욱 좋았습니다." (2017년 졸업생)


"새로운 문제의식, 지적 호기심을 촉발해 주는 유익한 과정이었습니다."  (2018년 졸업생)


"새로움을 주고 생각할 수 있는 주제를 주어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2018년 신입생)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알게 되고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 돌봄이 되어 좋았습니다."  (2018년 재학생)


"삶의 지향점이고 실천의 장이다."  (2018년 재학생)



 


홈페이지 바로가기





*마하보디교육원 교육 안내*


불교호스피스교육 48기: 생사의 장 (신청 바로가기)


솔마더: 영적 치유 강화훈련 (신청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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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선택]

기회와 희망의 인연이 닿을 수 있는 교육행사세미나 등의 내용들을 공유합니다.



2019년 (전기) 신입생 모집 


  *홈페이지의 <신입생모집안내> 바로가기


2018 가을 시민공개특강

                                      *교육신청 바로가기


불교 임상기도, 임종의식 집중수련


                                     *교육신청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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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이 머문 자리NGO 생명교육 네트워크 "공존"의 감마교육 활동


그런 날이 있지요무심히 지나치던 어떤 곳어떤 사람어떤 풍경에 새삼스레 오래도록 시선을 머물게 되는 날. '시선이 머문 자리'에서는 그런 시선들을 담아보려 합니다.  




NGO 생명교육 네트워크 '공존'에서 감마 교육을 진행하였습니다. 

'공존'은 2017년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의 

생명교육전문가 과정 졸업생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하고 활동 중인 생명교육 단체입니다.


'공존'은 인류와 일체 생명이 평화롭고 안전하게 함께 존재할 수 있도록 

무료시민공개특강, 어린이명상수업 및 캠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활동 등 

교육을 통해 공존의 가치를 공유하는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2019년도에는 모두가 평화롭고 안전하며 함께 행복하기 위해서

환경과 생명을 주제로 한 특별 프로그램을 계획중이어서

'공존' 활동가들의 눈부신 활약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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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머문 자리]

마음이 머문 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느낌들책이나 영화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함께 머물러 보세요.


어린이명상캠프를 마치고


도우스님 / 어린이명상수업 지도법사



올여름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으로부터 초등학생 고학년을 대상으로 12일 어린이명상캠프를 진행해 보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순간 당황스러운 마음이 일어났다. 왜냐하면 어린이 명상을 처음 지도했을 때의 파랑지역아동센터 친구들과의 첫 만남이 주마등처럼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 때는 명상 지도도 처음이었거니와 어린이들과의 만남이, 그것도 다수의 어린이들과의 만남이 처음인지라 많이 긴장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얼굴 붉어지는 부끄러운 모습들이 기억 속에 역력하다. 그러한 만남을 다시 경험해야 한다는 생각에 문득 당황스러움이 느껴졌다. 이러한 나의 반사적인 반응에 파랑 어린이들과의 신고식이 적잖이 힘들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저절로 회고의 미소가 지어졌다

 


지금은 오랜 시간 함께하면서 파랑지역아동센터의 어린이들이 명상수업에 익숙해졌고 호흡이 척척 맞는 관계가 되었지만, 새로운 어린이들과의 만남은 만만한 일이 아니라서 흔쾌함보다는 망설임이 앞섰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잠시 생각을 돌이키면 어린이명상캠프는 여러 어린이들에게 명상을 경험하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평소 호스피스 활동을 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일 중의 하나가 어린이 사별에 관한 부분이었다. 일반적으로 어린이들은 본인과 가장 밀접한 관계의 어머니나 아버지가 돌아가셔도 남의 집 일처럼 뒤로 빠져 있기가 일수였다. 유족들은 어린이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임종 현장에서 멀찍이 떨어뜨려 놓지만 오히려 아이들에게는 상실의 고통을 더욱 크게 하여 일생 동안 마음에 깊은 상처로 간직하는 예가 허다하다.

 


이러한 임상을 통해 아이들이 죽음에 대한 시각이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죽음을 삶처럼 현실로 받아들이거나 죽음을 삶만큼 자주 성찰하게 된다면 막연한 공포로부터 벗어나고 갑작스런 상실감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의미와 가치도 되새길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어린이들의 건강한 생애를 위해서는 죽음에 대한 명상은 꼭 필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어린이 명상 캠프는 여름방학에 즈음하여 어린이 DIB(Death is Beautirul) 명상이라는 제목으로 태어남과 머뭄, 사라짐을 주제로 반성과 감사, 그리고 아름다운 마지막을 위한 명상을 하며 자신과 타인에 대한 생명의 존엄성을 성찰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에서 석사 과정 및 전문가 과정에 계신 선생님들도 자원하셔서 함께 준비하고 진행하였다. 모두가 어린이들과의 1박의 캠프를 설레임 반 걱정 반으로 조심스럽게 준비하였고 여러 가지 에피소드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었다. 어린이들은 죽음에 대해서는 복잡한 것, 나쁜 것, 임무가 다함, 두려움 등으로 표현하였고, 반면 산다는 것에 대해서는 특별한 것, 선택 한 것, 나의 책임, 기쁨, 사랑 등으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앞으로도 미래의 희망인 어린이들에게, 그들의 총체적인 삶의 질 향상과 의식성장을 위하여 어린이 명상에 대한 어른들의 각고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할 때라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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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이 머문 자리정성스러운 만남을 가져 보려 합니다소중한 인연들과 마음으로 소통하고 나누고 싶습니다지금만나러 갑니다.

 

이경화 선님을 만났습니다.



매일같이 구름이 자주 끼고 비도 자주 내리던 어느 가을날, 울주군 상북면에 있는 온실 속 식물원에 자리한 예쁜 카페 '온실리움'에서 대학원생 이경화 선님을 만났습니다. 식물원 특유의 달콤한 공기와 유리벽에 부딪쳐 흐르는 작은 빗방울들의 모습, 그리고 낮은 자리로 흐르는 그윽한 커피향의 이끌림 속에 이경화 선님과의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반갑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고 계신지요?


잘 지내고 있어요. 그런데 호스피스 봉사 시범사업이 연기되는 바람에... 20169월에 시작해서 20182월에 본 사업을 하기로 했는데 또다시 연기되어 2019년도 9월에 하기로 했어요. 우리 입장에서는 이미 본 사업에 들어가도 아무 문제가 없는데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하니까. 그렇다고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없는 상황이구요.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과 인연이 어떻게 시작되셨는지요?


제가 우리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 초창기 멤버예요. 2014년도에 개원했을 때 입사를 했죠. 당시에도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이 있었는데 그때만 해도 저하고 전혀 별개의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저는 원래 호스피스에 관심이 있어서 초기에 입사하자마자 마하보디교육원에서 하는 생사의 장 교육(불교호스피스교육)을 먼저 받았어요. 그 때는 대학원에 들어오고 싶은 생각까지는 없었죠


그런데 제가 병원에 계속 근무하던 중 2016년도에 우리 병원에서 호스피스 봉사 시범사업을 하게 되었어요. 그때 능행 원장 스님께서 호스피스 사업을 하는 사람은 CPE(Clinical Pastoral Education: 임상보디사트바교육)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씀하셔서 마하보디교육원에서 CPE 교육을 받게 되었죠. CPE가 마하보디교육원 프로그램의 하나잖아요


그런데 CPE 교육을 받아보니 너무 괜찮은 거예요. 감동 받았어요. CPE 교육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해 몰랐던 것, 내가 가지고 있는 부분을 스님께서 끄집어내 주시니까요. 그러면서 ", 이게 뭐지?" 하면서 이 분야에 대해 좀더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그래서 아, 한번 제대로 공부를 해보자 해서 마하보디대학원에 입학하게 되었죠.



CPE 교육 프로그램이 기본과정, 전문가 과정, 지도자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계속 교육 이수를 하셨나요?


그렇지는 않아요. 시간이 없었습니다, 대학원 공부 때문에(웃음). 2, 3차 교육 이수는 안했습니다. 제가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에서 다른 공부도 해보고 싶었거든요. 우리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이 최초의 불교호스피스병원이기도 하고 제가 책임자니까 우리 병원 공동체 안에 있는 교육기관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에 대해서도 알아야 되겠다라는 사명감 같은 것도 있었구요. 그래서 대학원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죠. 그런, 대학원에 들어와 보니 이런 수준은 정말 도전이죠. 그런데 힘들지 않아요(웃음).


 

대학원에 입학하셨을 때의 첫 마음은 어떠셨는지요?


첫마음은 호기심이었죠. 여기서 무엇을 가르칠까? 들리는 소문에 다른 곳에서 하는 흔한 학문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제가 무엇을 파악해서 하는 성격은 아니라 일부러 알아보지는 않았지만 일단은 외부에서 가르치는 공부나 이런 쪽은 아니고 마음, 자기를 알아가는 그런 공부가 많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저는 제가 아주 괜찮은 사람인 줄 알고 내가 나에 대해 더 알 필요가 뭐 있어?’ 그랬는데 CPE 교육을 받으면서 제가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된 거예요. 그래서 이쪽 분야에 관심이 생겼고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에서 뭔가를 가르쳐준다 하니까, 한번 해보자 하고 온 거예요. 호기심이죠.





지난 학기 학생회장으로서 학생회를 잘 이끌어 주시고 다음 학생회장에게 소임을 넘기셨는데, 소회 한 말씀 해주시죠.


작년 기수가 회장직을 넘기면서 우리 동기 세 명 중에 한 사람이 회장을 맡아야 했어요. 제가 가장 나이가 많았거든요. 사실 부담감은 있었죠. 하지만 그것도 또 다른 도전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앞에 나서는 것을 싫어하긴 하지만 어차피 주어진 일이니까 맡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회장을 하게 되면 중간 이상만 하자, 그 정도는 할 수 있겠지 싶어서 그냥 받아들이고 한 거예요. 그것도 다 도전이에요, 저에게는.



그런데 선두에 서셨어요(웃음). 대학원도 그렇지만 입사하는 순간부터 끊임없이 뭔가에 도전하게 하는 이곳에 머무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 이유는, 맨 처음 제가 능행 스님 책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이별이지는 않게를 읽고 이 병원에 오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병원이라는 곳이 다 조직이잖아요. 보통 조직에서 요구하는 것은 같아요. 그냥 일 잘하고 그러면 되는 거죠. 그런데 이곳은 뭔가 다른 것을 요구하시는 것 같아요. 공동체 안에서 사람의 마음이라든지, 일 중심이라기보다는 환자를 어떻게 대할지, 사랑이라든가 케어라든가 하는 다른 것을 요구하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이곳을 떠날 수 없는 커다란 이유가 있어요. 우리 병원만의 임종의식이 있거든요제가 병원 생활을 오래 해서 알지만, 보통 병실에서 죽으면 시체가 바로 안치실 냉장고에 안치되잖아요. 일반 호스피스 병동뿐만 아니라 다른 병동에서도 무조건 그렇게 해요. 그런데 우리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에서는 우리 병원만의 8시간 임종의식을 해요. 진정 인간으로서 존엄하게 품위를 지키고 돌아가실 데는 바로 여기밖에 없죠


다른 병원들은 경제적인 논리로 환자분이 돌아가셔도 8시간을 병실에 놔두지 않아요. 하지만, 우리 병원에서는 돌아가신 임종자가 침대에 계속 누워 계시고 가족들도 함께 계시면서 이별의 시간을 충분히 갖도록 배려를 해드려요. 가족들로서는 8시간도 충분하지는 않으시겠지만 우리 병원에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시간에 배려를 해드리는 거죠


그런 과정을 거치면 나중에 사별 가족들의 감정이 조금 완화되는 것 같아요. 가족들이 간호를 하면서 계속 환자 곁에 있었다 해도 어느 순간 갑자기 돌아가시면 엄마~ 아빠~ 이름을 부를 새도 없이 바로 헤어지게 되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우리 병원에서는 그런 여운을 정리할 수 있는, 감정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드리는 거예요. 제 석사 논문 주제도 그런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다른 호스피스 병원 선생님들은 끊임없이 지켜보는 죽음 때문에 힘들어서 병원을 떠난다고 말씀하시는데 선생님은 어떠신지요?


저는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전혀 힘들지가 않아요. 제가 받은 CPE 교육, 생사의 장, 대학원 수업, 이런 것들이 다 연계성이 있어요. 제게 힘이 생긴 거죠, 힘이. 저는 불교는 잘 몰라요. 그런데 이곳에 교육을 받으러 오는 교육생들은 불교에 많이 심취해 있으면서 깊이도 있고 그러시더군요. 저와 대화의 깊이가 다른 거예요. 처음에는 교수님께서 강의하시는 거, 단어도 모르겠더라구요.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뭔가 나아지겠지 했어요


그런데 제가 여기서 공부를 계속 하면서 얻은 것이 있어요. 마음을 살피는 것, 가족뿐만 아니라 환자분들의 마음까지도요. 기술적인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어떻게 다가갈지 몰랐던 부분을 배우게 되니 도움이 되었죠. 그것도 힘이 된 거죠.


저는 환자분들을 보내드릴 때 보람을 느껴요. 사람은 누구나 죽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죽느냐가 문제인데, 우리 병원에서는 너무나 존엄하게 돌아가실 수가 있다는 거죠. 저는 우리 병원에서 마지막 임종을 하시는 분들은 복 지은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분들이 가실 때스님들도 오시고 다른 분들도 오셔서 인간으로서 아주 품위 있게 돌아가실 수 있게 해주시잖아요. 아름다운 모습으로요. 다른 병원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모습들이죠, 아름다운 환자들의 모습은


시신을 모시는 업체분들도 우리 병원에 오시면 엄숙해져요. 그분들도 다른 병원에서 돌아가신 분들을 여러 번 모셔봤을 테지만, 여기는 다르거든요. 그래서 그분들도 처음에는 덜렁덜렁 왔다가 엄숙해질 수밖에 없는 거죠


저는 우리 병원 그 부분에 대해 엄청난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횟수로 보면 제가 임종을 100번 이상 봤을 걸요? 한 분에 8시간씩이니까, 800시간 정도 되겠네요. 적지 않은 시간이죠. 거기서 배운 것은, 잘 살아야지라는 것이에요. 선한 마음으로, 내 이 선한 마음으로 이 세상을 잘 살아내야지 하는 마음이 들어요. 끝도 괜찮으신 분이구나, 하는 말을 듣고 싶어요.




현재 4학기 재학중이신데 그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저는 심플해요. MT 갔던 게 가장 기억에 남네요.(웃음) 김경일 교수님과 대학원생들이 함께 우중산사 통도사에도 갔었고, 공룡 발자국 있는 데 반구대에도 갔었죠. 교수님과 학생들이 함께 MT를 가니까 친밀감도 확 느껴지고 좋았어요. 다 제가 학생회장일 때 간 거네요. 제 성향이 그래서인지 먹고 쓰는 것에 투자를 많이 했네요.(웃음)



인생을 살면서 받았던 최고의 선물은 무엇이었는지요?


가족이죠. 엄마 아빠는 다 돌아가셨지만 자매들 간에 우애가 정말 좋아요. 우리 자매들은 안 보면 안 되는 사이예요. 그리고 우리는 무조건 어디든 같이 놀러 다녀요. 남편 빼고 자매들끼리만 놀러다닐 때도 있고요.(웃음)



10년 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열심히 잘 살았네. 그리고 그 때도 여기서 일하고 있을 것 같아요. 그 때는 나이가 있으니 길게 일할 수는 없겠죠, 젊은 사람들도 여기에서 일하고 싶어할 테니까요. 그래서 4시간 정도? 아니면 일주일에 3? 그리고 65세 정도 되면 그 때는 놀러 다녀야죠.



우리 웹진 이름이 마음이잖아요. 선배님이 생각하고 느끼는 마음을 한마디 또는 한 문장으로 표현해 주신다면요?


마음은 나 자신이죠. 표현이 다 되니까. 또 하나 있는데, “마음은 역마살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시도 때도 없이 변하니까요.



사랑하는 후배님들께 꼭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걱정하지 마라, 이경화도 (대학원) 다녔다. (웃음) 당신은 뭐든 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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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읽는 명상]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김경일 교학처장님이 들려주시는 따뜻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불교 유식학(唯識學) 산책(1)


김경일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주임교수

 


불교 유식학은 중관학(中觀學)과 더불어 대승불교 사상의 두 기둥이라 불릴 정도로 중요한 가르침이다. 중관학은 흔히 공사상(空思想)이라 하여 불교신자들에게는 널리 알려져 있다. 공사상을 집약해서 나타낸 것이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이며 그 중에서도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은 공사상을 가장 함축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대부분의 불교의식에서는 반야심경을 독송한다. 그래서 공사상은 일반인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그러나 유식사상은 불교인들에게조차도 잘 알려진 것이 아니다.

 

유식학은 이론적이고 사변적인 것이 아니라 활용적이고 실천적인 사상이다. 보통사람(중생)들은 욕망을 채우기 위해 살아간다. 그것이 중생들의 속성이다. 욕망은 삶의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고통의 근원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욕망을 추구하는 삶은 갈등과 대립그리고 투쟁은 피할 수가 없다. 자신과 타인, 자신과 세상과의 갈등뿐만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갈등도 근원은 욕망이다. 욕망의 근원이 무엇이며 욕망이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깨닫게 해 주는 가르침이 유식사상이다.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불교사상이며 또한 보편적인 사상이기도 하다.

 

공사상은 진리 그 자체이다. 우주의 근본은 텅 빈, 공이다. 다만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현상들이 나타난 것으로 연기의 법칙으로 설명한다. 유식사상은 진리에 이르는 길을 통찰하게 하고 나아가 욕망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상세하게 안내하는 가르침이다. 진리 자체를 배우고 이해하여 남들에게 전하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식과 이론은 배워서 타인들에게 전달하면 된다. 그러나 자신이 진리에 이르는 것은, 달리 말하면 자신 안에서 진리를 구현하는 것은, 스스로 공의 삶을 살아가는 것은 진리 자체를 말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며 자비를 베풀고 이웃을 사랑하라고 가르치는 사람들은 많지만 실제로 자신이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드물다.

 

유식(唯識)이란 오직 마음이란 뜻이다. 글자의 의미는 오직 안다는 뜻이지만 안다는 것의 심리적 의미는 인식이다. 인식은 마음의 작용이며 마음의 작용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서로 다르기 때문에 주관적 인식이라고 하고 자기 마음대로 인식하기 때문에 착각이라고 한다. 그것이 오해와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인식은 존재하기 어렵다. 달걀을 달걀이라고 알아차릴 수는 있지만 달걀에 대한 의미는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서 결코 동일한 것이 아니다. 개개인의 인식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종자(성품)와 개인적 경험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현대물리학에서 밝히고 있는 물질의 최소단위는 원자핵이다. 원자핵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전자나 원자핵을 구성하는 양성자나 중성자 등은 움직이는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관찰하는 사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고정불변의 물질은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현상과 작용 그리고 갈등과 대립 등도 보는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르게 인식된다. 주관적인 인식이 존재할 뿐이다. 예측할 수 없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도 자국의 입장에서는 당연하고 옳은 것이다. 그것이 바로 주관적인 인식이다. 주관적인 인식의 근원은 마음이며 욕망이다. 마음을 알고, 마음이 움직이는 원리를 알면 갈등의 근원을 이해할 수가 있다. 유식사상은 마음이 움직이는 원리를 설명하고 순간순간 요동치는 마음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려서 열반(마음의 평화)에 이르게 하며 나아가 개인은 물론 사회, 국가 간의 갈등도 해소할 수 있는 지혜를 담고 있는 사상이다.

 

마음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을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보편적인 질문으로 받아들여서 질문에 대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해답을 찾으려고 밤을 새우며 노력한다면 그것은 부질없는 헛수고가 될 것이다. 마음에 대한 공부는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지식을 알아보았자 본인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견(知見)만 늘어날 뿐이다. 오로지 본인 자신의 주관적인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타인의 수고를 슬쩍 차용한다 해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 따라서 마음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나의 마음은 무엇인가?’라고 바꾸어야 비로소 올바른 과제가 되고, 넘어야 할 산을 구체적으로 마주하게 된다. ‘나의 마음은 무엇인가?’에 대한 살핌은 결국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성찰이 된다.

자신이 누구인지를 아는 사람은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이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모르는 사람은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자신을 아는 정도(의식성)에 따라 마음공부의 진전을 평가할 수도 있고, 정신장애의 심각성 정도를 구분할 수도 있다.


유식학은 마음에 관한 학문이고 자신의 마음을 살피게 하는 가르침이며 나아가 진정한 자유인, 참된 도인에 이르게 하는 가르침이다. ‘천천히 읽는 명상코너는 앞으로 유식학을 통한 자기 통찰과 자기 심리치유에 관한 내용을 연재할 계획이다. 같은 길을 걷는 도반들은 이 코너가 끝날 때까지 나는 누구인가?“라는 화두를 놓치지 않고 끊임없는 자기 성찰을 이어가길 바란다. 나무 불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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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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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이 머문 자리] 시선이 머물다 스물둘


그런 날이 있지요. 무심히 지나치던 어떤 곳, 어떤 사람, 어떤 풍경에 새삼스레 오래도록 시선을 머물게 되는 날. '시선이 머문 자리'에서는 그런 시선들을 담아보려 합니다.  


2018년 7월 27일부터 28일까지 1박2일간 어린이 명상 캠프가 열렸습니다. 


이 캠프는 여름방학을 맞이한 어린이들이 명상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고 살아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과 NGO 생명교육네트워크 '공존'이 함께 준비하였으며 

도우스님께서(명상심리학 석사 졸업, 어린이 명상지도 3년) 지도하시고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생 3명이 함께 참여해 주셨습니다. 


어린이들이 집을 떠나 하룻밤 동안 부모님가 떨어져 있으면서 

태어남, 머뭄, 사라짐을 주제로 명상 수업을 받았으며 

몸풀기, 요가 동작을 배우고 그룹별로 게임도 하면서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고 

자신을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린이 명상 캠프를 통해 

모든 생명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선한 마음의 씨앗을 찾아 키워갈 수 있는 

값진 시간이 되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Posted by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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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머문 자리]

마음이 머문 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1학기 기말세미나를 마치며


서 두 련 ┃석사과정 1학기 재학생



새싹이 파릇파릇 돋듯 삼월의 학교생활의 시작은 푸름 그 자체였다. 연푸름 사이로 비친 햇살만큼이나 신입생인 나에게도 열정이 쏟아 내렸다. 그렇게 시작된 푸름은 사월과 오월이 지나고 유월의 막바지까지 짙어가고 있었다.


짙은 푸름이 익어갈 쯤, 기말세미나 발표가 있었다. 1학기에 배운 내용을 토대로 각자 자기방식으로의 주제를 정하고 발표하는 것이었다. 발표를 한다는 것도 부담되었지만 어떤 주제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대상관계 관련된 심리내용, 유식학, 종교의 흐름 등 여러 주제들이 나에게 물음을 던져주고는 시간이 휙휙 지나가 버렸다.

 

그런 나에게 생사의 장특강 체험은 기말세미나를 준비하는 시간을 단축시켜 주었. 주제를 정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체험을 바탕으로 발표 준비를 하였다. 핑계를 대자면 준비 할 시간이 짧아서 이론에 대한 이해를 숙지하기보다 발표할 자료를 만드는데 급급하였다. 이 자료로 발표를 하자니 잘하고 싶은 욕구와 잘해야 한다는 욕구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 ‘있는 그대로 하자,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라고 마음을 다스렸다.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있는 그대로의 수용을 나 스스로에게 하면서 드디어 기말세미나 시간이 다가왔다.

 

기말세미나에 장익 위덕대학교 총장님과 김경일 교수님, 권기현 교수님, 김문정 교수님께서 함께 자리를 빛내주셨다. 이태승 교수님께서는 다른 일정과 겹쳐서 함께 하지 못하셨는데, 우리에게 기말세미나 준비하는 것에 대한 내용을 묻고 피드백을 해 주시는 등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였다.

 

 


대학원 선배님들의 세미나 발표를 시작으로 신입생들, 생명교육전문가 선배님들의 발표가 진행되었다. 다양한 주제와 각기각색의 생각들이 교실 안의 뜨거운 열기와 함께 내안에도 스며들었다. 발표하시는 분들과 교수님들의 피드백은 감동의 도가니였다. 모르는 것을 안다는 것과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것, 생각의 나눔은 경계를 세워 둔 긴장감을 스르르 녹여주었다. 사유할 여유를 머무르게 하였다. 고마웠고 감사했다. 그리고 소중한 만남이었다.

 

 


기말세미나를 마치고 뒤풀이 장소에서는 교수님과 선후배님들과의 수다 만찬이 준비되어 있었다. 발표한 소감과 1학기동안의 느낀 것을 나누고, 오고가는 대화 너머에는 학문과 삶에 대한 물음들이 화두로 남으며, 배움에 대한 길 위를 함께 거닐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있었다. 소감을 나눌 때의 교수님에 대한 사랑의 마음은 고요한 바다를 시작으로 거센 파도와 같이 일렁이다가 다시 고요한 바다로 닻을 내렸다. 유머와 재치 그리고 사랑은 또 다른 행복함을 주었다. 모든 것에 대하여 사랑하고 고요하리라.

 


유월의 마지막 날, 진하게 푸른 세상에 우리들은 한 알 한 알 영글어 가는 청포도 같았다. 그렇게 알알이 터질 듯, 청포도가 익어가는 칠월을 마주하였다. 한 송이 청포도 같이 오래오래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Posted by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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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읽는 명상]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김경일 교학처장님이 들려주시는 따뜻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의 증득, 진정한 힐링


김경일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주임교수

 


반야심경은 관음보살이 사리자에게 법을 설하는 독특한 형식의 경이다. 글자수는 비록 260자의 짧은 경이지만 반야부의 핵심경전이요 불교사상의 요체라고 볼 수 있다. 관음보살이 사리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핵심은 우주 삼라만상의 근원은 공이라는 것이다. 그것을 오온개공(五蘊皆空)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오온은 색수상행식(色受想行識)을 말하며 색은 물질을 뜻하고 수상행식은 정신의 작용을 망라해서 나타낸 말이다. 거기다 현장스님은 도일체고액(度一切苦厄)을 보태서 일체가 공임을 증득한 자에게는 그 어떤 고액도 없다는 것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반야심경은 아마도 동아시아 불자들에게는 가장 많이 암송되는 경이고 불교의식에서도 거의 빠지지 않고 독송되는 경이다. 과거에는 한자로만 독송되다가 요즘은 불자들이 보다 이해하기 쉽게 한글로 된 경을 암송하고 있다. 오온이 공함을 관하고 모든 고통의 바다를 건넜다는 가르침은 수승한 진리요 궁극적인 도피안이다.


오온이 공임을 지식으로 이해하고 암송하지만 실제 그 진리를 통해서 일체의 고액을 건너가고 있는지 아니면 진리는 진리로 존재할 뿐 실제적인 삶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지는 알 수가 없다. 개개인에 따라서 많은 차이가 날 것이다.

공을 지식으로 이해하는 것과 증득(證得)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현실의 생활 속에서 공을 구현하면서 살아야 공을 증득했다 할 것이다. 이론적으로 오온의 공함을 설명하고 오온의 무상함을 파헤친다고 공을 실현하는 것은 아니다. 불교를 모르고 반야심경을 몰라도 공에 가깝게 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근세의 대 도인이신 수월스님(1855-1928, 경허선사의 상좌)은 머슴살이를 하다가 스물아홉에 출가하여 관음을 찬탄하는 다라니경을 통해서 득도하신 분으로 알려져 있다. 해방되기 전까지 조선에서 가장 크고 유명했던 선방은 금강산 마하연의 동국제일선원이었는데 그곳은 이 땅에서 으뜸가는 참선도량이었다. 수월은 서른여덟의 나이에 마하연의 최고 어른인 조실스님으로 추대된 분이지만 평생 법상에 올라간 적이 없다고 하며, 설법이라는 형태의 가르침을 펼친 적도 없는 스님으로 알려져 있다. 스님은 오로지 삶 속에서 공을 보여주신 분이다. 어떤 것에도 얽매임이 없었고, 어떤 자리에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묵묵히 현실을 현실로 받아들이며 살아간 분이다. 당시 마하연에는 눈 밝은 수행자들이 많아서 스님의 진상을 알아보고 세속으로 치면 한 참 나이가 어린 수월을 조실로 받들어 모셨던 것이다.


중국 후한 시대에 승조라는 스님이 계셨다. 지혜가 출중하고 눈 밝은 것이 널리 알려져서 왕의 호감을 샀다. 왕은 그를 곁에 두고 국사를 논하면서 지혜를 빌리고 싶었다. 그래서 큰 벼슬을 내리고는 함께 있어 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러나 승조는 일찍이 대승의 가르침을 체득하고 있었으므로 권력의 무상과 부질없음을 간파하고 있었으니 그 부름에 응할 수가 없었다. 왕의 명령을 거부한다는 것은 죽음 말고는 달리 받을 것이 없는 시대 상황이어서 승조스님은 서른한 살의 나이에 죽임을 당하고 만다. 세속에서 보면 꽃다운 나이였지만 공의 세계에서는 더함도 덜함도 없는 나이였다. 그가 남긴 임종게는 공의 실체적인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다.

 

사대는 원래 주인이 없고(四大元無主) 오온은 원래 공이다(本來空)

칼날이 내 머리를 내리치겠지만(將頭臨白刃) 흡사 봄바람을 베는 것 같다.(恰似斬春風)

 

승조스님은 공의 세계로 공답게 사라져갔다. 공을 증득함에 있어서 마지막 관문은 역시 생사의 문제, 즉 죽음을 극복하는 것이다. 우리가 반야심경을 독송하고 오온이 공함을 말하는 것도 결국은 우리의 삶이 보다 공에 가까워지기를 염원하기 때문이다. 색이 공이요 공이 색이라는 진리를 아는 사람과 그 진리를 모르는 사람의 삶은 달라야 한다. 만상이 공임을 체득한 사람의 삶은 허무와 허망이라는 염세주의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보다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보살의 길을 가게 된다.

 

불교의 진리는 모두가 마음을 정화하는 가르침이다. 참선을 오래하고 불교교학을 깊이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은 그 힘으로 자신의 마음을 비우는 일로 나아가야 한다. 공사상은 불교의 핵심사상이요 힐링에 이르는 근원적인 가르침이지만 오온이 공함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언행의 불일치로 인해 마음의 병을 키울 수가 있다.


우리들을 휘감고 있는 부질없는 욕심부터 살펴야 한다. 물질적 욕심과 정신적 욕심이 모두가 공하다고 했으니 우선 정신적인 욕심부터 살피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현대인들을 괴롭히는 괴물은 물질에 대한 욕심보다 심리적 욕심이 훨씬 더 다양하고 강하기 때문이다. 타인에 대한 분노, 질투, 무시당했다는 생각, 그리고 과거의 억울했던 일들을 잊지 못하고 붙잡고 있다면 우선 그것부터 비우는 것이 좋다. 그것이 공으로 나아가는 실천적인 행동이 된다. 오온이 공함을 학문적으로 심오하게 이해만 할 것이 아니라 지금-여기에서 무엇인가를 비우고 내려놓을 때 우리는 부처님의 세계, 공의 세계로 한 발 더 다가서게 될 것이다


Posted by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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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이 머문 자리정성스러운 만남을 가져 보려 합니다. 소중한 인연들과 마음으로 소통하고 나누고 싶습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강민정 선님을 만났습니다.



유난히도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7월, 정토마을과의 인연으로 대학원 공부를 시작하셨고 졸업 이후에도 그 인연의 끈을 계속 이어가고 계신 대학원 졸업생 강민정 선님을 만났습니다. 바깥에서는 모든 것을 태워버릴 듯이 태양빛이 작렬하는데 강민정 선님은 그보다 더 뜨거운 카푸치노 커피를 시키셨습니다. 차분하고 낮은 목소리를 가지신 강민정 선님과의 데이트, 이제 시작해 봅니다.




반갑습니다. 올해 졸업하시고 요즘 어떻게 지내시고 계신지요?

 

지금은 좀 쉬면서 짧은 시간 잠시 알바 정도 하면서 그 동안 배우고 싶었던 것을 조금씩 보충하면서 지냅니다.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과 인연이 어떻게 시작되셨는지, 입학의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호스피스에 관심이 많았는데 정토마을을 알게 되었어요. 거기에서 생사의 장교육을 받았는데 대학원도 있고 여러 가지 교육도 하고 병원도 있고, 제가 평생 알지 못했던 여러 가지 부분들이 참 많더라고요. 다경 스님께서도 대학원 전문가과정을 권하셨고요. 저한테 많은 친구를 알게끔 해주시고 싶으셨던가 봐요. 그래서 생명전문가과정 수업을 받게 되었습니다.

 

제가 대학원에 갈 때 대학원을 나와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냥 하나의 끈을 만들고 싶었어요. 부산에서 거리도 멀고 그냥은 잘 안 와질 것 같은데, 대학원 수업을 들으면 사람들도 알게 되고 뭔가 할일이 생기지 않겠나 그런 마음으로 갔었죠. 그런데 이렇게 졸업을 하게 되었어요. 수업 과정에서 점점 제가 배우고 싶은 것, 내게 부족한 것을 더 배워야 되겠다 이런 계획이 서더라고요. 중간에 생명교육 과정으로 바뀌었는데 저는 거기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 뭐랄까 임상전문가과정이든 생명교육전문가과정이든 저에겐 하나의 끈이 중요했기 때문에 그대로 연결만 되면 상관없다고 생각했어요. 사람이 살다보면 힘든 일을 겪기도 하고 그러는데, 제가 자리를 잡지 못했었거든요. 제가 자꾸 방황하는 그런 것도 있었고요. 그런데 이제는 좀 방황하지 않고 뜰을 하나 만들고 싶고 정착하고 싶은 그런 욕구, 정토마을에 정착을 하고 내 거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저는 대학원에 입학하기 전부터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어요. 제가 경험했던 것들에 대해 강연도 해보고 싶고 그랬는데, 그 방법을 모르잖아요. 너무 막막했었는데 생명교육전문가과정을 하면서 수업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나의 기초 발판이 되었다고나 할까요. 제가 나중에 하고 싶은 일을 하자면 부족한 부분이 뭔지를 알고 조금씩 체계를 밟아가는 단계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지금 이 시간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살다보면 항상 불만도 생기고 뭔가 어려움이 생기잖아요. 그런데 산 너머 남촌이라는 말이 있어요. 제가 다른 데를 동경하면서, 아 거기는 나을 것이다, 지금 나 있는 곳이 가장 힘들다,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생명교육전문가 수업을 하면서 조금씩 성숙해졌다고나 할까요. 생각이 달라지면서, 제가 동경하던 산 너머 남촌 그쪽에서는 제가 있는 이 자리가 또 동경하는 산 너머 남촌이 될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현재 제가 이 자리에 처해 있는 이 공간이 가장 소중하고, 옆에 가까이 있는 사람이 가장 소중하다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제가 뭐랄까, 살다가 굉장히 겪기 어려운 힘든 일을 겪었어요. 처음에는 아, 왜 나한테 이런 일들이 생길까 그랬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게 다 제가 너무 현재에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어요. 자꾸 갈망하고이상만 자꾸 바라보고 쫓아가려고 하고, 그러다가 주변 사람이나 가족이나 누구를 마음 아프게 했던 것도 있고요. 이제는 내 현재 주변 사람이 가장 소중하다, 저쪽에서는 또 이쪽이 갈망하는 곳이 되는데 아무 소용없는 욕심을 제가 너무 많이 냈구나. 이런 생각을 하지요.

 

제가 또 말해주고 싶은 것은, 왜 누구나 펜도 독이 되고 말도 독이 된다고 하잖아요. 또 미운 대상도 있고 화나는 대상도 있을 적에 정말 울컥하기 전에 한번 잠시 멈추고 한번 더 생각을 해보라고 하고 싶어요. 사람을 대할 때 이 사람하고는 지금 이 대화는 마지막 대화다, 그렇게 생각하고 말을 하라고 하고 싶어요. 저도 가끔 안 될 때가 참 많은데, 정말로 한번 더 생각해 보면 상대방이 이해되고, 아무리 밉고 화가 나더라도 지금 이 사람하고 안 좋은 말로 헤어졌구나, 마지막이 되었구나 이런 후회는 안 남게 해야죠. 항상 누구나 다 소중하게 생각하고, 현재 가까이 있는 사람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라고 하고 싶어요. 그게 산 너머 남촌하고 거의 같이 결부된다고 할까요

 

저처럼 가족을 먼저 보낸다는 건, 특히나 자녀를 먼저 보낸다는 건 그게 뭐랄까, 다른 문제는 몰라도 치유가 백 프로는 안 되죠. 끝까지 영원히 안 될 것 같은데, 그렇지만 그걸 안고 제가 어떻게 생활하느냐 그것을 발판으로 또 그게 중요한 것 같아요.

 


대학원에 입학하셨을 때의 첫 마음 기억나시나요?

 

저는 처음에는 평범하게 시어머니 모시고 살림만 했고 그 다음에 직장생활을 하면서 살다가 처음으로 저한테 투자를 한 거예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직장, 살림 이외의 다른 세계에 들어와 보니까 굉장히 설레이기도 했고요. 몇십 년 만에 제가 다시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친구들,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고 그런 것도 있지만 또 수업 중에 상처를 받는 경우도 있었어요, 솔직히. 그런데, 그래도 포기를 안 하고 왔죠. 여기에서 좌절되면 이것은 완전히 실패다, 실패의 실패. 견딜 수가 없을 것 같았어요. 사실은 제가 걸어올 적에 울면서 내려온 적도 많았거든요. 그런데 제가 동그라미 안에서 나와 보니까 아무것도 아닌 거예요. 한발 나와서 보니까 양쪽 다 보이는 거예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내 안에 상처의 찌꺼기가 있어서 그렇게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차차 하나씩 알아 나가는 것, 성숙해져 간다는 게 아마 이런 것 같아요.

, 그 말을 안 했네요. 처음 입학할 적에 제가 몸을 많이 혹사시켜서 많이 아팠었거든요. 처음에는 목디스크 때문에 목에 깁스하고 왔다가 다음 학기엔 손에 수술을 했고, 양쪽 다 했잖아요. 팔에도 깁스를 하고 오고. 그러니까 김경일 교수님께서 붕대 감은 위치를 헷갈려 하셔서 웃고 한 적도 있는데. 정말로 힘들게, 그렇게 힘들게, 그러면서도 걸어서도 오고 그랬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때보다는 많이 좋아진 겁니다. 지금은 붕대가 지금 없어요. (웃음)



돌이켜 생각해보시면 선배님께서 대학원 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제겐 다 기억에 남는 순간이거든요. 좋은 점은 도반들과 같이 수업하고 질문하고 이런 거죠. 저도 몰랐습니다, 수업을 하면서 제가 그런 거를 참 좋아하는구나, 토론하고 이런 거를 참 좋아하는 거 같아요. 같이 질문하고 그룹으로 하는 내용 있는 수업을 굉장히 즐거워했던 것 같아요. 너무 적극적으로 신이 나서 했죠. 그러니까 붕대를 감고도 걸어서도 가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질문을 하면서 터특한 게 있는데, 여러 사람이 딱 공감할 수 있는 질문을 해야 된다는 거예요. 질문에도 예의가 있어야 하잖아요. 시간 이런 것도 봐야 하고요. 옛날에 우리는 형제 간에 여럿이 있을 적에 다섯, 일곱 될 적에 생선 두 마리만 딱 올려놓으면 말 안 해도 자기 몫이 얼만지 알아서 먹었거든요. 그렇듯이 질문도 시간이 임박할 적에 제가 질문해야 될 몫이 얼마만큼인지, 그런데 정말 좋은 질문도 시간이 너무 늦었거나 다른 스케줄에 차질이 가는 질문을 하면 답변해 주는 분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도 그 질문이 하나도 귀에 안 들어오거든요. 질문도 여러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것, 교수님께 따로 개인적으로 해야 될 질문, 그런 것은 잘 판단을 해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10년 후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10년 후에는 제가 필요한 곳에서, 어디 조그만 단체 이런 데서 제가 겪었던 상처 이런 것들에 대해서 강의를 하고 있을 것 같아요. 현재의 우리 세대 제 또래 분들이라면 누구나 다 문제를 겪고 있을 것 같거든요. 아주 곱게 늙어서 단아한 모습으로 강의를 하고 싶어요.

 

 

인생을 살면서 받았던 최고의 선물은 무엇이었는지요?

 

아버지께서 굉장히 좀 긍정 마인드이세요. 가장 큰 선물이라 하면, 제가 아버지 긍정 마인드를 많이 물려받은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지금도 이렇게 웃으면서 살 수 있는 것은 아버지 긍정 마인드를, 그 선물을 받았기 때문에 이렇게 살 수 있지 않겠나. 생활에 많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저희 웹진 이름이 마음이잖아요. 선배님께서 생각하고 느끼는 마음을 한마디 또는 한 문장으로 표현해 주신다면요?

 

마음은 하얀 도화지인 것 같아요. 그 도화지에 내 생각을 어떻게 그려넣느냐. 제가 좀 힘들고 부정적인 에너지로 살았으면 그 도화지에 마음을 아주 부정적으로 그려넣을 것 같고, 또 이렇게 밝게 행복하게 살면 행복하고 밝은 마인드로 도화지에 색칠했을 것 같고. 그런데 또 잘못 그려졌을 때는 우리가 살면서 고칠 수도 있으니까. 마음은 한마디로 하얀 도화지다.

 


사랑하는 후배님들께 꼭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요즘 후배들이 워낙 똑똑하고 잘해요. 더 잘해요, 선배보다. 다들 알아서 잘 하니 특별히 제가 선배로서 말해줄 것도 없는 것 같아요. 그렇게 자기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 계속 노력하기를 잊지 말라고 하고 싶어요.

 

Posted by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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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읽는 명상천천히 읽는 명상의 주인공은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김경일 교학처장님입니다.

교수님께서 들려주시는 따뜻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잘못도 인정하기 나름

김경일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주임교수

 

세상에 부족하지도 않고 결함도 없는 완전한 사람이 있을까? 비록 성인이라 할지라도 어려울 것이다. 흔히들 신은 완전하다고 하지만 그것 역시 인간의 간절한 염원이 만들어 낸 허구가 아닐까 싶다. 만약 신이 완전하다면 그것을 행위로서 인류에게 보여줘야 하는데 그런 적이 있었는가? 인간이 살아가는 이 세상에는 천재지변과 전쟁의 공포가 그친 적이 없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잔인하고 길게 이어진 전쟁이 바로 종교전쟁이다. 신의 이름으로 전쟁을 일으키고 신의 이름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참수하지만 신은 한결같이 침묵하고 있다. 기껏 전해오는 소리는 너희들이 죽으면 심판해서 천국과 지옥으로 보낼 것이다.’라는 확인할 수 없는 메시지만 보내고 있을 뿐이다. 물론 그 말을 철석같이 믿고 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자연은 스스로 그러한 존재이니 허물을 논할 수가 없다. 개는 개로 살고 소는 소로 살고 소나무는 소나무로 살아간다. 우열이 없고 좋고 나쁨도 없다. 자연의 법칙 안에서 평등한 생존을 이어간다. 그러나 인간은 자신의 에고와 의지로서 살아갈 뿐 아니라, 항상 관계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갈등과 충돌이 생기게 마련이다. 관계 속에서 갈등을 잘 해소하며 사는 사람들도 있고, 사람들과 부딪히는 것이 싫어서 외톨이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수행자들도 공동체 생활에 익숙한 사람들은 대중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수행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주로 혼자서 수행의 길을 간다. 무엇이 옳은지는 단정하기 어렵지만 생물학적으로 봐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무리를 이루어 살아가는 것이 그 속성이라 할 수 있다. 혼자 있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람들도 무리 속에 있으면 허물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그로 인한 갈등과 충돌이 일어나게 된다.  


자신의 허물이나 과오를 쉽게 인정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잘못했습니다.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이런 말들을 쉽게 하는 사람도 있고 매우 힘들어 하는 사람들도 있다. 정신분석적인 입장에서 보면 다양한 원인들이 존재할 수가 있다. 어린 시절에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부모나 양육자로부터 심하게 혼이 나거나 질타를 받은 사람들은 자신의 과오를 쉽게 인정하지 않는 버릇이 있을 수 있고, 어릴 때에 잘못된 행동을 이해받고 용서 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보다 쉽게 잘못을 인정할 수도 있다. 이러한 행동양식들은 자신의 경험에 근거한 것이기에 심리적 증상으로 볼 수 있다


타인과의 관계파탄이 두려워서 깊이 생각해 보지도 않고 타인의 비난이나 충고를 쉽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잘못이라고 인정하며 살아가는 가는 사람들도 있다. 자신의 행동을 깊이 성찰하지 않고 건성으로 뉘우치는 경향이 있으므로 정신적으로 건강한 것은 아니다. 이런 사람들은 대체로 자아강도가 약하거나 주체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타인에 대한 배려는 잘 하지만 자신에 대한 배려는 부족한 사람들이다.


타인과의 관계보다 자신의 존재감이나 자존심이 구겨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타인의 정상적이고 고마운 충고까지도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끝까지 부정하거나 변명을 한다. 이들은 자신의 행동을 깊이 성찰하는 능력과 태도가 부족하다. 역시 정신적으로 건강한 것은 아니다. 대체로 아상(我相)과 아집(我執)이 센 사람들이다. 자신에 대한 배려는 잘 하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는 부족한 사람들이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은 자신도 배려하고 타인도 배려하는 사람들이다. 무작정 타인을 따르지도 않고 완고하게 자신에게 집착하지도 않는다.


잘못이 있을 때 잘못했다고 말하고, 잘못이 없을 때는 상대방이 누구이든지 간에 잘못이 없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간단한 것 같아도 쉬운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오랜 세월동안 이미 쌓아온 습()이 있어서 그것을 금방 씻어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타인이 자신의 행동을 나무라거나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할 때는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올바른가? 한 사람도 아니고 여러 사람이 떼를 지어 나무란다면 깊이 성찰하지도 않고 그들의 지적이 옳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사는 것은 처세술로는 좋을지 몰라도 자신에 대한 배려는 부족한 것이다.


맹자의 가르침에 이런 것이 있다. 타인이 자신을 욕하거나 비난하면 우선은 자신을 돌아보라고 했다. 그런데 아무리 살펴보아도 자신의 잘못을 찾을 수가 없다면 욕하는 사람에게 다시 한 번 자세하게 물어보아야 한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잘못인지를. 다시 들어도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그것은 그 사람의 문제이지 나의 문제는 아닌 것이다. 타인의 문제를 붙잡고 그것을 해결해 주려고 내가 안달할 필요는 없다. 그냥 두면 된다. 참 좋은 가르침이다.

 


 허물과 과오가 없는 사람들은 없다. 부족하지만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서로 사랑하고 미워하면서 살아간다. 그것이 사바세계의 삶이다. 누군가 자신의 허물을 지적하면 고쳐야 한다. 그래야 발전과 성장이 있다. 그러나 진지하게 성찰하지 않고 건성으로 타인의 지적을 받아들이기만 해서는 안 된다. 잘못이 있을 때 잘못했다 하고, 없을 때는 없다고 하는 것이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다.


그런데 여기에도 운명적인 한계는 도사리고 있다. 자신을 살핀다는 것이 결국은 자신의 눈으로 자신을 살피기 때문에 항상 왜곡과 착각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에고를 극복하지 못하면 항상 자기 입장에서 자기를 살피기 때문에 합리화라는 왜곡이 일어나게 된다. 즉 자신을 정당화하고 미화하려는 속성을 지닌 것이 바로 중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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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선택]

기회와 희망의 인연이 닿을 수 있는 교육, 행사, 세미나 등의 내용들을 공유합니다.


         선택 하나 :) 2018년 (후기) 신입생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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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둘 :) 4회 시민공개특강 <치유와 성장의 힐링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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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셋 :) 4회 교사 소진예방 연수교육 <교사들의 자기치유 자기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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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넷 :) 교육원 특별 교육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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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이 머문 자리만남이 머문 자리에서는 정성스러운 만남을 가져 보려 합니다. 소중한 인연들과 마음으로 소통하고 나누고 싶습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권기현 교수님을 만났습니다

 

새벽부터 촉촉한 봄비가 잔잔히 내리던 날 오전,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의 행정업무를 지원해 주고 계신 권기현 교수님을 만나러 위덕대학교 대학원을 방문하였습니다. 때마침 부처님 오신 날을 하루 앞두고 임시휴일로 지정된 날이어서인지 아무도 없는 대학원 교정은 모처럼 고요하고 아늑한 침묵이 안개처럼 스며 있었습니다.


권기현 교수님 방에 들어서자 우리를 가장 먼저 반겨준 것은 책장 칸칸마다 하나 가득 진열되어 있는 수백 개의 소형불상들이었습니다. 교수님은 그 동안 외국을 다니면서 그 불상들을 하나하나 모으셨다고 합니다. 교수님은 바리스타를 자처하시면서 손수 커피를 뽑아주셨는데 신맛이 강하고 향이 부드러워서 우리가 준비해간 마카롱과 아주 잘 어울렸습니다. 교수님은 마카롱에 대해서도 전문가 수준의 일가견이 있으셨습니다. , 이제 권기현 교수님과의 데이트에 동행해 보실까요?






교수님, 정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요?


평소대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학교는 늘 같은 시간이 반복되기 때문에 불편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우리 대학원과 위덕대학교 불교대학원 협약에 따른 행정업무를 지원해주고 계시는데요. 그림자와 같은 조력자로 늘 함께 해주시는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교수님과 우리 대학원과의 인연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인연에 관해서는 저도 잘 모릅니다. (웃음)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과의 관계는, 일단 원장이신 능행 스님하고 장익 총장님이 원래 옛날부터 아시는 분들이었고, 그때 불교대학원 원장이 장익 현 총장님이시고 제가 불교대학원 주임교수로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었던 거죠. 여러 가지 수업들은 장익 총장님이 주로 해오셨고, 우리 불교대학원 수업으로는 김경일 교수님이나 그 외의 다른 여러 교수님들이 번갈아 가면서 강의를 하게 되었고, 저 같은 경우에는 행정적인 업무로 뒤에서 지원하는 그런 입장이었죠. 그러다 보니까 행사 때마다 어쩌다가 참석은 했지만 실제 학생들하고 강의실에서 만나서 뚜렷하게 서로 대화하고 홍보하고 한 적은 없었기 때문에 조금 뭐랄까 그림자 같은 사람(?) 그림자는 아닌데... 조력자이기도 하고, 실제는 그것도 아닌데... 뭐 조력자라고 해야겠습니다. (웃음) 처음부터 제가 주임교수로 지금까지 해오고 있으니까요.

 

교수님, 사실 우리 학교 학생들 석사 수업 받을 때 교수님께서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지도를 해주셨잖아요. 그렇죠? 여기서 기말 세미나 발표도 하고 그랬었죠?


. 그렇지만 논문 발표라든지 세미나라든지 할 때 이렇게 보았지 직접적인 수업은 한번도 한 적이 없어서 실제 뭐랄까 얼굴만 알지 인간적이거나 아니면 학문적인 거나 하는 경우는 사실 적었죠. 몇 번은 행정적인 지도교수를 해온 것이 사실이지만 그것도 수업을 같이 하면서 학생들하고 만나고 해야 하는데, 교수와 학생들의 매개체라고 하는 것은 수업인데 수업이 같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렇게 되었어요. 앞으로는 수업을 들어갈 수 있는 계기가 생겨서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좀더 저도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에 대해서 깊이 알 수 있고 학생들도 저뿐만 아니라 위덕대학교에 대해서 좀더 많은 정보를 가질 수 있지 않겠나 생각됩니다.


, 교수님 기대합니다. 누구나 살면서 산과 같은 고비를 만나게 되는데요. 교수님께서도 여러 고비가 있으셨겠죠? 교수님께서 삶 속에서 가장 큰 고비, 이런 것들이 있으셨나요?


큰 고비라고 하면 좀 그렇고, 작은 고비들은 좀 있었죠. 어려움. 고비들이라 하면 어려움들인데,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면 좀 그렇지만, 사실 교수가 된 사람들은 대부분 다 교수 되기 전에 상당히 많은 어려움들을 겪는 부분들이 많죠. 저도 인도에서 공부를 하고 왔기 때문에 오자마자 상당히 여러 가지 어려움들을 겪었죠. 뭐 저뿐만 아니라 다른 교수님들도 저와 같이 유학을 갔다 오고 대학에 자리를 잡은 사람들은 그 때가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저 역시도 마찬가지로 교수가 되기 전에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좀 많았죠. 교수를 포기하려던 생각까지도 했었고. 현실적인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었죠. 그 다음에는 강사 시절인데, 대부분 다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그 외에 인간적인 상황들도 없잖아 있었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그렇게 큰 어려움들은 없었습니다.

 

교수를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고 하셨는데, 그 고비를 어떻게 넘기실 수 있었나요?


크게는 없었죠. 운이라고나 해야 될까요. 사실상 어떻게 보면 내적으로는 그때 포기를 했었습니다. 다른 쪽에다가 간다고 이야기를 했었고, 그때 마침 저쪽에서 제 자리를 만들고 있었죠. 제게 불교 일을 하는 것은 일정한 것이었고 그곳도 불교일을 하는 곳이었으니까. 그런데 그 시점에서 학교에 자리가 나서 제가 위덕대학교에 머무르게 되었죠. 크게 힘이라고 할 것은 없었고, 저의 큰 것은 불교 일을 계속적으로 하는 거고 다른 것을 했어도 비슷했을 거예요. 또 인문학 하는 사람들은 좀 뭐랄까, 대학 다닐 때부터 교수가 꿈이라고 할까 희망이라고 할까 그런 것이 마음속에 있고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죠. 그런데 사실 저는 교수가 되리라고는 생각 안했습니다. 저는 그 당시 연구원 정도만 해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었고 그때는 결혼도 하지 않아서 그 정도면 되었다고 생각했어요, 현실적으로. 이제 공부하는 거 괜찮다 했는데, 주위에 많은 친구들이 출가하는 걸 보니까 다들 괜찮게 사시더라고. 그래서 , 나도 저렇게 출가도 언제든지 가능하구나하는 마음이 떠나지 않았어요. 그랬는데 또 우연히 결혼하게 되었고, 결혼을 하고 나면 또 출가를 할 수 없으니까 이제 생활인으로서의 삶을 살게 되었죠. 생활인으로서 살게 되면 현실적인 경제적인 거나 사회적인 거나 삶에서 필요성이 있으니까 그런 부분에서 힘들었죠. 그건 저뿐만 아니라 교수 된 사람들의 거의 70프로 이상이 아마 그런 과정들을 거의 다 겪고 있는 것으로 저는 압니다. (웃음) 제 주위에 있는 교수님들 거의 다가 그렇죠. 한 두서너 분 빼고는 제가 못 봤습니다. (웃음)

 

그 때 교수님이 안 되셨으면 어떤 일을 하셨을까요?


법사 하려고 했어요. 교수 하려고 했는데 교수 되기가 어려우니까 법사라도 하려고.. 불교를 버릴 수는 없으니까 불교계의 법사가 되려고 했죠.




교수님의 인생에서 최고의 선물은 무엇인가요?


제 딸들이죠. 제가 받은 선물을 말씀하시는 것 맞죠? () 딸이 둘입니다. 와이프는,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선물이라고. 요즘에는 와이프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하는 시대지만 실제 마음은 딸들인 것 같아요. 제가 제일 잘한 일도 오히려 딸 두 명 키운 일인 것 같아요우리 불교는 무소유고 세간의 삶을 중요치 않게 생각하는데 저 같은 경우는 어쨌든 결혼을 했고 자식을 얻고 했어요. 단순한 자식과 부모의 관계보다도 제가 어떤 사람들보다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딸들이기 때문에, 제가 또 자식을 키우면서 제 스스로 많은 것을 배우고 자식을 통해서 희노애락을 겪으면서 느꼈던 그런 것들이 선물로 생각되죠. 만약에 제가 출가를 했다거나 결혼을 안 했으면,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을 거예요. 저의 부모님이 저를 키워주신 것에 대해서도 제가 자식을 키우면서 어렴풋이 이해가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자식을 통해서 세상을 많이 알게 된 그것이 세상의 선물 중 하나겠죠. 그리고 불교 공부하는 데도 도움이 크게 됐고요.

 


교수님께서 세상에 남기고 싶은 선물은 무엇인가요?


불교학자로서는 그렇지만,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제 딸들이 불교 공부는 안하지만 불교적인 삶을 살아주었으면 좋겠어요. 불교의 근본은 욕심을 덜 내는 거니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욕심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 욕심을 자제하고, 그 다음에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세상에 흔들리지 않게 살아가는 게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교수님이 그리는 앞으로의 모습은요?


제가 위덕대학교 교수로 있는 이상은 여기에서 최선을 다하고, 학생들을 위해서나 학교를 위해서나 최선을 다하는 거죠. 그 다음에는 사실 인도에서도 브라만 4주기라고 있는데 그 마지막은 세간을 떠나서, 산야시(Sanyasi)라고 해서 떠돌아다니는 그런 삶을 살아가도록 돼 있어요. 지금 우리 불교 입장에서 보니까 브라만 4주기를 타종교의 삶의 방식처럼 생각하는데 실제 불교도 그런 삶에 근거돼 있어요, 마지막에는


사실상 방금 딸 이야기나 생활 이야기도 했지만, 그게 또 불편한 것은 아니지만 마음에 걸리는 부분은 있어요. 제가 하고 싶은 것을 다 못한다는 그런 거. 가족들을 위해서 절제 아닌 절제된 삶을 살아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정말 제가 하고 싶은 것은 계속 길을 떠나는 것처럼 출가 아닌 출가의 그런 삶, 그렇게 해서 제가 세상이 좀 궁금한 것들에 관해서 방랑? 만행? 등의 삶을 살고 싶고요. 좀 더 넓은 세상, 바깥에서 제가 뭘 찾으려고 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좀 새로운 것을 보고 싶은 거죠. 제가 또 이때까지 학교 안에서만 살아왔기 때문에 학교를 벗어나면 잘 못살 것 같아요. 그래서 외국에 가서 다시 학생으로 돌아가서 어떤 공부를 하고 싶고요. 그건 또 건강이 허락되어야 합니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좀 이렇게 제가 아직도 모르는 불교, 늘 관심은 가지고 있지만 제가 그렇게 시간을 투자하지 못했던 그런 분야에 관해서 혼자 어쨌든 해야 되는 길이므로 그런 것들을 좀 더 추구하고 싶은 그런 생각이 있죠.


 


마지막으로 우리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제자들에게 진심으로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저도 경험하고 있지만 불교를 흔히 종교적인 의미로서 생각하는 부분도 있고, 자신의 수행적인 부분도 있고, 다른 여타한 부분들이 많은데 진정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서 자신이 변화해야 하는 거죠. 부처님과 동격인 사람은 변할 게 없을지 모르지만 일반인들은 그 가르침을 받들어서 스스로 변화하고 그 변화를 남들에게 삶으로서 전달해 주는 그것이 가장 중요하죠


특히 우리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학생들에게 있어서는 상담이라거나 남들에게 그런 삶을 전이해 주어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좀 더 내 삶의 변화, 지식적인 차원보다도 삶의 변화를 꾀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그건 공부를 통해서도 가능하고, 수행을 통해서도 가능하고, 또 대담을 통해서도 가능합니다. 가르치면서 배우는 것처럼


다만, 본인이 먼저 어느 정도는 성숙되어야 하죠. 완전한 성숙이 아니더라도 내가 거기서 감동받고 변화를 느끼고 나서 남들에게 이야기한다고 하면 더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입장을 견지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은 순수 학문적인 부분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훨씬 더 그런 부분들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교수님, 우리 웹진 마음의 공식질문을 드리겠습니다.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마음을 한마디 또는 한 문장으로 표현해 주신다면요?


우리 불교는 마음이라고 하지만 마음은 행동인 것 같아요. 마음을 마음으로 알기가 어려우니까 행동을 통해서 그 마음을 유추하는 거죠. 그 행동이 바르고 옳다고 하면 그 마음이 옳은 거고 행동이 옳지 못하면 그 마음이 잘못된 마음이 아닌가, 전도된 마음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되네요.

 

교수님, 긴 시간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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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이 머문 자리]

그런 날이 있지요. 무심히 지나치던 어떤 곳, 어떤 사람, 어떤 풍경에 새삼스레 오래도록 시선을 머물게 되는 날. '시선이 머문 자리'에서는 그런 시선들을 담아보려 합니다.  



대학원생들의 통도사 우중순례


2018512일 오후,

김경일 주임교수님과 대학원생들이 함께

천년고찰인 영축총림 통도사로

우중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법화경을 설법하시던

인도의 영축산과 꼭 닮았다는 양산의 영축산 자락 아래

물안개가 드리워진 통도사 경내는

깊은 묵향처럼 경건하고 고즈넉하였습니다.


우리는 조용히 통도사 경내를 거닐면서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무언의 대화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손가락 굵기만한 바위굴에 살고 계신다는

금와보살(금개구리)을 친견하러 자장암에도 올랐습니다.

금와보살은 신심이 깊어야만 보인다는데

과연 누구 눈에 금와보살이 보였을까요?


묵언의 순례자들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을 뿐

굳이 알려고도 하지 않고 입으로 말을 내어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마음으로 아는 것이지요.


내려오는 길에는 스님께서 그윽한 차와 떡을 대접해 주셔서

비에 젖은 몸도 녹이고 마음도 맑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날 있었던 우중순례의 아름다운 일정은

모두가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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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머문 자리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지금 여기, 이 순간

 

송 형 준 2018 봄 시민무료특강 <치유와 성장의 힐링극장> 참여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3번째 봄시민 특강에 출석하기 위해 부산 온천장 전철역에서 동료들을 만나 함께 언양으로 출발하였다. 이번 특강은 치유와 성장의 힐링극장4강 중 3번째 영화 <소중한 사람, 2002 일본>이다.



<소중한 사람>은 가족영화이다. 가족 중 할머니는 치매 환자이다. 할머니를 모시는 며느리는 한시도 편안할 날이 없고 가족 간에도 마찰이 일어나는 일들이 자주 발생되곤 한다. 남편의 입장에서는 비록 할머니(남편의 어머니)가 간병하기 힘이 드는 치매환자이지만 함께 살기를 원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가정의 안정을 위해 부득이 치매 요양원으로 모시고 가는 도중 이 영화는 새로운 반전이 일어나게 된다. 며느리가 가지고 있던 시어머니를 향한 원망의 마음에 큰 변화가 일어나게 된 것이다


시어머니는 그 동안 자식에게도 하지 않았던 당신의 과거 일들을 덤덤히 말씀하신다.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양아버지 밑에서 자라면서 받았던 마음의 상처가 성장해서도 지워지지 않았고, 일찍 결혼하여 자식 셋을 두었는데 갑자기 남편을 잃고 젊은 나이에 홀몸으로 자녀 셋을 어렵게 키워야 했던 이야기 등. 시어머니는 처음으로 마음속 깊이 감추어 둔 상처투성이의 마음을 꺼내 보인다


며느리는 같은 여자의 입장에서 고단한 삶을 살아온 시어머니가 애처롭다. 무엇보다도 한 사람의 연약한 여자로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녀들을 잘 키워 모두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갈 수 있게 어머니로서의 책임을 다했던 시어머니를 다시 보게 된 것이다. 며느리는 그 동안 비록 한 가정을 이루어 살아가면서도 왜 사는가에 대한 인생의 의미를 알지 못하였다. 치매노인을 돌보며 사는 것이 그녀로서는 의미없는 삶으로 생각되었던 것이다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잠시 시어머니에 대한 측은하고 애처로운 삶에 대한 동정심도 들었지만 그 감정보다는 시어머니의 이야기로 인하여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된 것이다. 그녀에게 삶의 의미란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한 가정을 행복한 가정으로 지켜내는 것이다.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된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집으로 모시고 와서 새로운 생활을 하게 된다. 이제는 이전의 며느리가 아닌 새로운 며느리로 변화가 되니 생활이 바뀌고 남편은 물론이고 가족 모두에게 새로운 행복이 찾아온다


그렇지만 할머니의 병세는 점점 악화되어 이젠 가족조차도 알아보지 못하지만 가족 모두는 그러한 할머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예전과 다름없이 가족의 일원으로 행복한 가정을 이루게 된 것이다. 비록 모든 기억을 잊어버린 할머니지만 언제나 며느리에게는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야라고 말한다.


영화 <소중한 사람>은 가족이란 무엇인가, 더 나아가 삶이란 무엇인가를 제시하는 영화로서 삶의 의미를 알고 그 책임을 다하는 사람은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소중한 사람이라고 알려주고 있다.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누구에게나 소중한 사람인가? 내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 또한 그 의미가 주는 삶의 책임은 무엇인가를 스스로에게 반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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