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읽는 명상 네번째]

정토마을 계간지 <보디사트바>에서 2013년 여름호부터 연재되고 있는 김재성교학처장님의 <자애명상> 다섯 번째 이야기입니다.

 

慈愛명상 다섯 번째 이야기

 

 

자 애 慈 愛 명 상

용서에 대해서

 

김재성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교학처장

 

 

 

자애명상의 준비과정인 용서

용서는 두 방향으로 일으키는데 먼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합니다. 그리고 남의 잘못을 용서해주는 마음을 일으킵니다. 용서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누군가에 의해 상처를 받은 마음은 쉽사리 풀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신도 남에게 잘못한 일이 있음을 인정하고, 그 잘못에 용서를 구하는 마음을 일으킬 수 있다면, 타인의 잘못을 용서해줄 수 있는 이유와 근거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용서를 구하고 용서를 해주는 태도는 마음의 분노와 원한을 부드럽게 해줍니다.

용서는 상처받은 사람이 자신을 위해서 선택할 수 있는 덕목의 하나입니다. 용서는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또 치유된 마음은 다른 사람들, 특히 상처를 준 바로 그 사람들을 위한 마음을 낼 수 있게 해줍니다.

 

용서는 오래된 개념입니다. 용서의 본질적인 요소인 친절, 연민, 박애 등은 거의 모든 철학·종교적 전통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유대교와 기독교 전통에서 용서에 대한 가장 확고한 이미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인관계에서 용서에 대한 심리학적인 연구는 1980년대 이후부터 이루어졌습니다. 많은 학자들이 다음과 같은 용서의 핵심적인 특성에 대해 동의하고 있습니다. 용서는 관계회복(화해)과 같지 않으며, 용서는 부정적인 생각, 감정 및 행동을 중단하는 것이고, 또한 용서는 망각이나 변명이 아니며 깊은 상처나 악행으로부터 용서가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용서 연구 전문가인 심리학자 엔라이트(Enright)의 용서의 정의

 

다른 사람으로부터 부당한 상처를 입었을 때, 분노할 수 있는 우리의 권리를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해자에게 연민과 자애, 사랑을 베풀고자 함으로써 그에 대한 원한을 극복하려는 것, 그것이 바로 용서다.

우리가 이렇게 용서할 때, 용서하는 우리는 그 가해자가 반드시 용서라는 선물을 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게 된다.

 

상처받은 사람이 가해자에 대한 분노나 적대감을 버리고 오히려 가해자에게 동정과 자비, 사랑을 베풀려고 노력하는 복합적인 심리적 과정으로서 가해자에 대한 부정적 정서, 행동, 인지를 긍정적 정서, 행동, 인지로 대치하는 과정이다.

 

심리학자 딕 티비츠의 용서의 열 가지 법칙

 

(1) 삶은 공평하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일 때.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당신과의 다른 규칙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때.

(2) 자신이 처한 환경을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려 하지 않을 때.

(3) 당신에게 상처 준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그리고 당신이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뿐임을 깨달을 때.

(4) 불쾌한 사건이나 아픔을 주는 사건으로 당신이 화나고 상처받았음을 인정할 때.

(5) 당신이 받은 상처에 관한 이야기, 억울한 사연을 현재의 관점보다 더 넓은 맥락에서 살파볼 수 있도록 새로운 틀을 입힐 때.

(6) 용서하느냐 용서하지 않느냐를 오직 당신만이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7) 당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이 살아온 처지에 공감함으로써 그를 보는 시각을 바꿀 때.

(8) 불만족이 아닌 만족에 가까워지고자 할 때.

(9) 용서는 시간이 필요하며 채근하면 안 된다는 것을 이해할 때.

(10)당신의 삶과 미래를 스스로 책임지려 할 때. 살아가고자 한다면 당신을 어느 순간 용서를 선택해야 한다.

 

이렇게 이해해도 용서는 쉽게 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일단 용서하는 마음은 분노에 빠져있는 자신을 진정으로 위하는 선택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미움과 원한은 밖으로 나가기 전에 내부에서 독을 뿜어냅니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은 바로 자신을 죽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의학적으로 확인된 사실입니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4단계의 용서과정 모델은 다음과 같습니다.

 

4단계의 용서과정 모델

 

(1) 개방하기 : 부당한 대우와 그로 인한 상처가 있음을 인식하기

(2) 결정하기 : 용서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용서하고자 인지적으로 결정하기(용서의 시작단계)

(3) 작업하기 : 상처를 준 사람이 그가 준 상처 이상이라고 이해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기

(4) 심화하기 : 나도 다른 사람의 용서를 구한 적이 있는지, 내가 용서를 받았다면 어떠했는지 생각해본다. 용서는 움직이는 표적이다. 용서는 실천할수록 점점 더 심화되어 간다.

 

자애명상을 하기 전에 자신의 잘못에 용서를 구하고, 타인의 잘못을 용서해주는 마음을 다음의 구절을 통해서 먼저 일으킵니다.

  

만일 내가 다른 사람에게 몸으로, 입으로, 생각으로 잘못을 행했다면, 내가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용서받기를 원합니다. 또한 누군가가 나에게 몸으로, 입으로, 생각으로 잘못을 행했다면 그들이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나는 용서합니다.

 

 

심리학에서 제시하는 용서의 방법과 자애명상에서의 용서실습을 통해서 우리 마음의 분노를 다스리는 작업이라는 점, 용서도 방법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명상의 준비과정에서 하는 용서의 문구를 읽거나 암송할 때, 명상의 초보자들은 용서를 구할 대상이나 용서를 해 줄 구체적인 대상을 무리하게 선택하지 말고 일반적인 용서의 마음을 일으키는 것을 권합니다. 명상이 잘 진행되어 싫은 대상을 향해서도 되는 시점이 되어야 구체적인 대상을 향한 용서도 더 잘 될 것입니다. 서두르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씩 실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속>

 

 

E-mail metta4u@empal.com 자애명상센터 http://cafe.daum.net/mettaa

Posted by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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