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읽는 명상 여섯 번째]

정토마을 계간지 <정토마을>에서 2013년 여름호부터 연재되고 있는 김재성교수님의 <자애명상> 여섯 번째 이야기입니다.

 

慈愛명상 일곱 번째 이야기

 

 

 

자 애 慈 愛 명 상

고맙거나 존경하거나 은혜를 베풀어준 대상

 

김재성 전 교학처장

 

 

한정된 대상에 대한 자애명상의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고마운 사람, 존경하는 사람, 은혜를 입은 사람이나 단체

사랑하는 사람(가족, 친지, 친구)

중립적인 사람

싫은 사람, 미워하는 사람

 

다음으로 대상을 한정시켜서 하는 자애명상은 마음의 집중을 이루게 해주며, 마음의 벽을 차례로 허물어줍니다. 주의할 점은 죽은 사람은 항상 제외하고(마음이 집중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초보자의 경우 이성異性을 향해서 자애명상을 하지 않습니다. 애욕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평소에 잊고 살던 고마운 분들 또는 존경하는 분들을 생각하며, 그 분들이 진정으로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일으킵니다. 고맙거나 존경하는 분들에게는 잘 되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기 때문에, 자애의 느낌이 일어날 때까지 일정한 기간 동안은 고맙거나 존경하는 분들을 향해 자애명상을 합니다. 고맙거나 존경하는 대상에게 자애의 느낌이 일어나면, 다음은 사랑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합니다. 사랑하는 대상에게는 애잔한 마음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슬픔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사랑하는 사람 다음에는 중립적인 대상, 무관한 대상이며, 마지막으로는 싫거나 미운 대상, 까다로운 대상을 향해서 마음의 벽이 허물어져, 행복하고 평화롭기를 바라는 마음이 일어날 때까지 지속합니다.

 

한정된 대상을 향한 자애명상

단계: 고마운 분, 존경하는 분, 은인

살아있는 사람 가운데 고마운 분, 존경하는 분, 은인, 계정혜의 삼학三學을 갖춘 사람을 선택합니다. 예를 들면, 존경하는 스승이나 부모님을 대상으로 합니다. 선택된 대상의 고마운 면, 존경하는 면을 깊이 숙고한 후에 행복하고 평화롭기를 바라는 마음을 일으키면서 자애명상의 문구를 그 의미를 깊이 음미하면서 마음으로 반복합니다.

 

스승님께서 (진정으로) 행복하고, 평화롭기를 (바랍니다).

괴로움과 슬픔에서 벗어나기를 (바랍니다.)’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고 자연스럽고 편하게 앉아서 이 문구를 마음속으로 의미를 깊이 음미하면서 반복합니다. 자애명상의 대상을 일부러 형상화시키거나 눈으로 볼 필요는 없다. 만일 자연스럽게 대상이 떠오르면 그 대상 향해서 자애명상을 해도 좋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자애명상의 대상을 향해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자애명상을 하면, 마음에서 사랑을 느낄 수 있으며 , 그 때 마음은 평온해지고 고요해지며, 시원한 느낌이 생기기도 합니다.

 

한 대상을 향해서 5분에서 10분 정도 자애명상을 해도 마음에 사랑의 느낌이 생겨나서 향상되지 않으면 다시 한 번 그 대상의 고마운 면, 존경하는 면을 깊이 숙고한 후에 다시 5-10분 시도해 봅니다. 그래도 별 느낌이 없다면 대상을 바꿉니다. 만일 사랑의 느낌이 향상되면 15분에서 30분 정도 한 대상을 향해 자애명상을 지속합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은 30분이나 1시간 동안의 좌선을 하는 동안 대상을 너무 많이 바꾸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30분 동안 4-5명 이상 대상을 바꾸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한정된 대상을 향한 자애명상을 할 때, <청정도론>(대림스님역 2139쪽 이하)에 의하면 자애명상의 초보자에게 부적합한 다섯 대상이 있습니다. 처음 자애명상 수행을 하는 수행자는 다섯 대상을 향해서 자애명상 수행을 하면 명상이 잘 안 될 수 있으므로 삼갑니다.

 

먼저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할 때, 그 대상이 어려운 상황에 있거나 아프거나, 괴로움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떠오르면, 명상하는 이의 마음도 불편해지고 안정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사랑의 느낌도 생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애명상이 향상되면 사랑하는 사람을 한정된 대상으로 선택해도 좋습니다.

두 번째 대상은 좋지도 싫지도 않은 중립적인 사람입니다. 중립적인 사람에게는 사랑의 느낌이 일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피곤해집니다. 사랑의 느낌이 부족해서 피곤해지면 수행이 잘 안 됩니다.

세 번째는 좋아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미워하는 사람을 한정된 대상으로 했을 때, 사랑의 느낌이 일어나기 전에 미움이나 분노가 일어나게 되고 이 분노를 초보자는 제어할 수 없게 됩니다. 명상에 힘이 생기면 미워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해서 자애명상을 할 수 있습니다.

네 번째 대상은 이성異性입니다. 남편이나 아내 또는 이성의 파트너를 대상으로 했을 때, 자애의 느낌이 생기기 전에 감각적 욕정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부모는 대상으로 해도 좋습니다.

다섯 번째는 죽은 사람을 대상으로 해서는 안 됩니다. 죽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면 집중을 이루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죽으면 그 사람의 업에 따라 천상에 태어날 수도 있고, 인간으로 태어날 수도 있으며, 삼악도(지옥, 아귀, 축생)에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죽은 사람이 정확하게 어디에 태어났는지 모르기 때문에 그 사람을 향한 자애명상은 집중을 이루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위의 다섯 대상을 제외하고, 처음 한정된 대상을 향한 자애명상을 하는 초보자는 존경할 만한 스승, 특히 계정혜의 삼학三學을 갖춘 스승이나 고마운 사람, 은혜를 입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존경하는 사람, 고마운 사람, 은혜를 입은 사람이 행복하고 평화롭기를 바라는 것은 자연스럽고, 쉽게 행복과 평화와 평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자애의 느낌이 커지면 마음은 잘 집중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하고 평화롭고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마음가짐입니다.”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자애명상

자신, 모든 존재에 대한 자애명상 다음에 한정된 대상을 향한 자애명상의 대상으로 1단계의 고마운 사람, 존경하는 사람, 은인을 대상으로 자애명상이 만족할 정도로 향상되면 다음으로 <사랑하는 대상>을 추가합니다. 사랑하는 대상이란 가족, 친척, 가까운 친구들을 말합니다.

사랑하는 대상으로 애완동물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가장 가까운 사람보다 부담감이 없는 사랑하는 대상도 좋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하고 평화롭고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마음가짐입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는 여러 가지 정서적 역동 관계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까운 관계이기 때문에 사랑스러움뿐만 아니라, 과거의 여러 가지 일 때문에 섭섭함, 미안함, 애잔함, 또는 분노의 감정까지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랑하는 사람 가운데 부정적인 정서와 연루되지 않은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좋았거나 서로 보살펴주고 아껴주던 좋은 관계를 생각한 후에 그 대상(한 사람이나 집단)이 행복하고 평화롭기를 바라고, 괴로움과 슬픔에서 벗어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을 자애의 문구를 통해서 일으켜나갑니다.

 

사랑하는 대상을 향한 자애명상 도중에 부정적 감정(슬픔, 분노, 미안함, 섭섭함)이 일어나면, 그런 정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마음으로 소용하면서 자애명상을 계속 시도해봅니다. 하지만 그 부정적인 감정이 심해져서 힘들어진다면, 더 이상 무리하지 말고 일단 그 대상을 향한 자애명상을 그만둡니다.

내가 선택했기 때문에 내려놓기로 마음먹고 일단 내려놓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랑하는 대상을 찾아서 다시 시도합니다. (그 과정에서 먼저 자신 또는 고맙거나 존경하는 대상을 먼저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자애의 마음을 만족할 만큼 계속해서 길러나갑니다.

 

일단 명상을 할 때는 대상을 자주 바꾸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1단계와 같이 30분 정도의 좌선이나 걷기 명상 시간에 2-3 대상을 향해서 집중적으로 자애의 마음을 일으켜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할 때는 죽은 사람은 항상 제외하고, 초보자의 경우, 한 사람을 대상으로 할 때에는 성적 욕망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이성(異性)을 선택하지 않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동성애자의 경우에는 욕망이 일어날 수 있는 동성을 선택하지 않아야 합니다.) 하지만 자애명상이 향상되면 이성을 향해서도 할 수 있습니다. 가족을 대상으로 한 문구를 예를 들겠습니다.

 

내 가족이 (진정으로) 행복하고, 평화롭기를 (바랍니다).

괴로움과 슬픔에서 벗어나기를 (바랍니다).’

 

가족 구성원의 범위를 정하고 이 문구를 반복하면서 그 구성원들을 향해 자애의 마음을 계속 일으킵니다. 사랑하는 대상 가운데 가장 자애가 잘 일어나는 대상을 향해 충분히 일으킨 후에 다음으로 사랑하는 대상으로 확장해 갑니다.

처음의 고맙거나 존경하건, 은혜를 베풀어준 대상과 두 번째 사랑하는 대상은 자애의 마음이 잘 일어나는 대상입니다. 이 두 대상을 향한 자애심을 잘 길러야 다음의 중립적인 대상과 싫거나 미운 대상을 향한 자애심을 기를 수 있게 됩니다. <계속>

 

E-mail metta4u@empal.com 명상의 집, 자애 http://cafe.daum.net/mettaa

Posted by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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