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문 자리

2016학년도 석사과정을 졸업하며...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2016. 4. 21. 18:27

[마음이 머문 자리]

마음이 머문 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정미자(임상상담전문가과정 졸업생)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2013년 봄.

청바지에 배낭하나 메고 기차에 오르며 처음 느껴본 벅찬 설레임이..

그렇게 시작되었지요.

누구의 딸, 아내, 며느리, 엄마라는 수많은 수식어 속에서 잃어버렸던 정미자가 홀로 그렇게 길을 떠났습니다.

추운 새벽에 일어나 뚝방길을 30분 달려 지하철로 대전역에 40분이 걸려 도착하고, 가락국수로 아침을 먹고, 다시 울산역까지 그리고 승용차로 정토마을로 이어진 여정을 매주 2년 반을 쉼 없이 오고 간 지난 일들이 지금 생각하면 불가사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여정이었습니다.

무엇이 그토록 스스로를 끌어당긴 것인지 지금도 알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이 마치 예정된 일처럼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임상상담교육과 실습병동이 함께 갖추어진 환경, 그것도 불법을 실현하는 수행의 장으로 뜻을 펼치시는 능행스님과 그 일을 함께 나누며 공동체가 되어 나아가는 교육원 별이 부장님과 식구들이 탄탄하게 지지해주고 있었지요.

제가 평소 궁금하고 배우고 싶었던 모든 과목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은 특혜를 가졌습니다. 강의실에 앉아 수업을 들으며 너무나 행복하고 아름다운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그동안 강의실에서 울고 웃으며 함께했던 교수님들, 도반 스님들과 선배님들, 동료 후배들의 얼굴들이 하나 둘 떠오릅니다. 멋진 선연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릴 뿐입니다.

 

 이론으로만 알았던 부처님 가르침을 지금 여기 이 시점에 가장 고통 받고 아파하는 임상현장에서 제대로 활용하도록 풀어내는 모든 제 방편들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따라온 것이 자신의 성찰이었습니다. 또한 모든 과정에서 불법에 대한 깊은 통찰이 가장 큰 선물이었습니다. 자신의 삶과 역사에 대한 철저한 직면을 통해 내면이 성장할 때 다른 이들에 대해 가슴이 열린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실천행이 없이는 수행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인연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이 여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 중 그래도 매주 토요일을 아내의 빈자리를 묵묵히 넘기면서 물심으로 응원해준 남편에게 깊은 감사와 사랑을 보냅니다. 자주 못가 봬도 이해하시고 염려와 응원을 보내준 친정엄마, 시부모님께도 따듯한 마음을 전합니다.

 

 향후 조금은 더디고 느려도 마하보디 명상심리대학원이 명실상부한 심신통합치유 전인교육의 산실이 되어 대내외적으로 주목을 받게 되리라 기대됩니다.

아직도 부족한 것이 많지만 제가 할 수 있는 한 가까운 곳에서부터 배운 것을 실천하며 그 뜻에 동참하며 살아가겠습니다. 그것이 바른 회향이라 여겨집니다.

 

모든 선연들의 건강과 편안을 기원합니다.

불법승 삼보에 귀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