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 세미나 참가 후기
[마음이 머문 자리]
마음이 머문 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임 주 은 │ 청춘연사(명상심리학 석사과정 2학기 재학생)
어린 날, 학원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서 문득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될까?’ 라는 다소 모호한 주제가 번뜩 떠올라 갖가지 상상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지속하며 집까지 걸어왔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발표준비를 하면서 어릴 적 기억이 하나 둘씩 떠올랐는데 꼭 어릴 적 소중히 가지고 놀았던 인형과 장난감들이 들어있는 함을 오랜만에 꺼내 본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여운들이 아직도 내 마음속을 맴돈다.
6살 처음으로 외증조할머니가 돌아가셨던 때 그날의 기억부터 호스피스병동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지금까지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는 이 과정에서 나는 죽음이 무엇인지 막연한 느낌들만 고스란히 담아두었던 것 같다. 두서없이 담아두었던 느낌과 감정들을 이번 연사를 준비하면서 하나하나 꺼내어 보았다.
처음 사별경험에서부터 지금의 경험에서 공통되게 느껴지는 감정들을 주제로 끌어내어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으로부터 느껴지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 공포를 시작으로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지점으로 가버린 고인으로 인해 묵묵히 담아두었던 죄책감에 대한 감정을 끄집어내면서 내가 ‘죽음’이라는 단어를 가볍게 떠올리지 못한 원인을 이해하게 되었다.
죽음에 대한 생각을 이어나가면서 죽음을 두려워했던 20대 초반의 나와 가까운 이의 임종을 경험하며 나에게 죽음이 오기 전까지 나는 어떻게 살아야할까에 대해 고민했던 20대 중반의 나도 만나게 되었다. 고교시절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할 때부터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다며 이와 같은 모토로 돈이 목적이 아닌 나의 보람이 우선인 직업을 갖고자했던 나의 바람이 당면할 죽음에 대한 대비였음을 다시금 자각하게 되었다. 이렇듯 어린 날 문득 들었던 ‘죽음’에 대한 호기심어린 생각이 지금까지 미미하게, 때로는 강렬하게 이어져오고 있었다.
혼자만 조심스럽게 꺼내어보던 ‘죽음’에 대한 생각과 얽혀있던 감정들을 대중들에게 드러내 이야기를 하면서 복잡하고 심오하기만 했던 주제가 좀 더 명쾌하고 정리되어 다가오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여정의 의미를 좀 더 깊이 새길 수 있었다.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살아감에 대해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과 같다. 가치 있고 의미 있게 살아가는 법을 알기 위해 죽음을 더욱 자유롭게 사유해나가며... 죽음 앞에 좀 더 자유롭고 여유 있는 나의 모습을 그려본다.
※(사)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 제8회 호스피스세미나 ‘죽음, 청춘이 묻다’는 생명을 경외 시 하는 사회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미래세대인 청춘들에게 죽음에 대한 물음을 던져, 그들이 생각하는 죽음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깊이 성찰해 볼 수 있는 자리로 마련되었으며,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석사 2학기 재학생 임주은님께서 청춘연사로 강연하였고, 석사 4학기 재학생 손재선님께서 사진촬영 재능기부를 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