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크게 벌리세요(스피치 특강 후기)
[마음이 머문 자리]
마음이 머문 자리는 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입 크게 벌리세요 (스피치 특강 후기)
윤 정 숙 ┃생명교육 전문가과정 2학기 재학생
“아~~~~~~~~ 셋, 넷, 다섯,......열”
어둠이 내려앉은 정토마을 3층 강의실에서 여남은 명 가까운 사람들이 목청껏 소리를 지르고 있으니 도감스님께서 문을 빼꼼히 열고 들여다보신다.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놀라셨으리라.
“자, 이제 한 분씩 아~~~ 10초씩 하시는 겁니다. 입은 치과에 가서 벌리듯이 크게 벌려야 합니다. 시~작!”
강사님의 또랑또랑 우렁찬 목소리만 들어도 의욕이 불끈 솟는다.
‘저 작은 체구 어디에서 저런 목소리가 나올까.....?’
모두를 집중시키는 목소리에 매료되어 시키는 대로 고함을 지르지만 강사님의 기대엔 턱없이 모자란 우리들이다.
“배에 힘 더 주세요, 배가 딴딴해야 합니다.” “입 더 크게 벌리세요.”
연이어진 주문에 든든히 먹은? 아니다. 배가 부르면 힘을 못 준다는 말씀에 적당히 먹은 저녁배가 꺼진다. 배가 고프다.
첫 날 인사하는 방법을 실습하며 찍은 영상들을 보며 부끄러워하기도 하고, 둘째 날 발음연습 문장을 읽으며 킥킥거리기도 하면서 우리 학생들은 모처럼 하나 되어 온 몸으로 웃었다. 셋째 날 아무 준비 없이 돌발영상을 보고 진행해야 했던 3분 스피치는 정점을 찍었다. 자신의 모습을 재생 시켜 보면서 듣는 피드백은 민망하지만 소중했다.
도반이란 이런 것이다.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까지 모두 내어 보여줄 수 있는, 그럼에도 부끄럽지 않은...
스피치 강의는 자기를 알아가는 또 하나의 도구였다.
자신이 말하는, 특히나 남 앞에서 말하는 나의 모습을 언제 객관적으로 본 적이 있었던가...
마지막 날 10분 스피치는 말하는 자료까지 총동원된 발표 실습이었다. 첫 날 서툴렀던 인사법은 너무나 자연스러워져 있었고, 입 크게 벌리기는 모두의 숙제로 남았다. 아! 그리고 재미있는 건배사를 배운 것은 덤이었으니, 이젠 건배사 제의에 절대 사양하지 않으리라.
토요일 종일 수업 후 저녁6시부터 밤8시 30분까지 이어진 4회의 스피치 특강은 고단한 몸을 웃음으로 가득 채워 활력을 주었고 도반들과의 사이 간격을 메꾸어주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박수진 아나운서의 열정어린 목소리는 큰 울림으로 남았고, 스피치 강의는 우리에게 귀하고 소중한 경험으로 남았다.
드디어 실전의 기말세미나 날, 우리들의 은밀한? 수업을 모르시는 장익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첫인사와 끝인사는 어디 내놓아도 손색없는 특급이었습니다.”
우리들의 발전을 위해 좋은 강사를 물색해준 대학원 행정 부장님께서도 발표 매너가 깔끔하고 좋아졌다하시니 이만하면 첫 술에 대단한 성과가 아닌가 자찬을 해본다.
같이 하신 도반님들의 소감을 간단히 들어보았다.
“남 앞에서 말하는데 자신감이 좀 생겼다.”
“스피치에서 어떤 점이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발음 교정의 기회가 되었다.”
“같이 공부하며 강한 유대감이 생겼다.”
“나의 모니터를 보며 내 문제점을 발견했다.”
“말을 배우는 아이처럼 새로움에 눈뜨고, 강사님의 열정에 같이 동화되었다.”
“입을 크게 벌리는 것이 참 중요하구나........”
“이.기.자. (이런 기회를 자주 만들자)”
아침 9시부터 밤 9시 가까이 수업하고 또 차로 멀리까지 가야함에도 마음 합하여 기꺼이 함께 해준 도반님들 모두 사랑하옵고, 늦은 시간에 정토마을까지 오셔서 열정적인 수업을 해주신 강사님께 감사하오며, 학생들을 위해서라면 대한민국을 다 뒤져서라도 좋은 선생님을 모셔오고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려 애써주시는 행정실 관계자 분들, 교학처장님, 원장스님, 모두모두 고맙고 사랑합니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