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문 자리

대학원 야외수업 후기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2019. 6. 1. 14:23

[마음이 머문 자리] 교육을 통한 생각들, 느낌들, 책이나 영화, 그 무엇에선가 문득 마음이 머무는 그 어느 구절들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머문 그 자리에, 함께 머물러 보세요.

 

대학원 야외수업 후기

 

송민정 (명상심리학과 석사과정 재학중)

 

햇살이 따사롭던 지난 511일 김경일 교수님과 저희 신입생 그리고 3학기 선배님들과 함께 밀양 영남 알프스 케이블카를 타고 천왕봉에 다녀왔습니다.

 

부산에서 카풀을 하고 울산을 거쳐 밀양으로 가는 길이 그날따라 유난히 아름다웠던 것 같습니다. 케이블카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케이블카 대기실에서 교수님과 일행 모두를 만나 기념 사진을 찍고 케이블카를 타러 갔습니다. 통유리로 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 온 사방천지가 5월의 푸르른 초록으로 저희를 반겨 주었습니다. 원래도 자연을 사랑했지만 명상을 알고 나서는 자연을 더 잘 느끼고 반응하는 사람으로 변하게 된 것 같아 그에 너무 감사합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주변 경치를 조금 감상하고 천왕봉을 향해 올라갔습니다. 케이블카에서 천왕봉까지는 1시간 반 가량의 짧고 완만한 등산 코스였지만 평소 운동을 안하는 저는 많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교수님, 선배님들과 담소를 나누며 가는 길에 여러 모양의 나무들도 보고 특히 가지가 여덟 개로 나뉜 특이한 소나무도 만났습니다. 저희는 이 나무를 팔정도(八正道) 나무(?)라고 이름붙이며 배운 지식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천왕봉에 올라 뿌듯한 느낌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총무님께서 챙겨주신 정성스런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좀 취한 뒤 하산하였습니다. 하산길에 막걸리와 두부김치, 그리고 인생라면을 파는 작은 주막에 들렀는데 거기서 먹었던 두부김치와 라면의 맛은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안주도 그렇거니와 그곳의 분위기와 함께한 사람들이 너무 좋아서 잘 못하는 술도 몇 잔 마셨더니 지금 여기가 바로 천국이구나 하는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다시 차를 타고 호박소로 향하였습니다. 뜨거운 햇살만큼 시원한 물줄기의 폭포와 계곡을 보며 개인적으로 소리 명상을 좀 하고 기념사진을 찍은 뒤 오늘의 명상수업을 위해 오천평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오천평은 평평한 바위가 넓게 펼쳐져 있는 곳이었는데, 평평한 바위가 그 정도의 규모로 펼쳐진 곳은 국내에서 손에 꼽을 정도라고 교수님께서 설명하셨습니다. 그 바위 사이로 물이 흐르고 사방은 숲으로 둘러 쌓인 마치 명상을 위해 만들어진 장소 같은 곳이었습니다. 저희 일행을 제외하고는 사람이 한명도 없어 더더욱 완벽한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곳 바위 한군데에 자리를 잡고 계곡물에 발을 담궈 보았습니다. 햇살은 따사로우나 아직 5월 초반의 계곡물은 살을 에일 듯한 온도로 다가왔습니다. 선배님들은 내 몸이 네 것이다이런 농을 던지시며 계곡물에서 오래 버티기 게임을 하였습니다. 몇 번이고 물에 들어갔다가 물 안에서 5초도 참지 못하는 제 모습을 보며 마음을 강하게 먹고 다시 들어가 버텨보기로 결심하였습니다. 5초가 지나고 고통스러웠지만 그 감각에 집중하기보다는 주변 경치를 감상하기로 마음 먹었더니 신기하게도 계속 버텨지고 물이 더 이상 차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명상적 체험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약간은 피곤했던 정신이 맑아지는 것도 느꼈습니다.

그 자리에서 우리 일행은 각자가 준비해 온 다양한 종류의 명상에 대해서 스피치를 하고 명상 시연을 하였습니다. 아름다운 장소에서 각자가 준비해 온 다양한 명상(숲명상, 만다라명상, 구름명상 등)을 하면서 교실 속 명상 시간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다채로운 경험을 하였고 지금 여기 이 순간에 온전하게 현존하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사람들과 아름다운 장소에서 함께했던 또 하나의 추억이 제 가슴 속에 남았네요.

모두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